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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ounting

경영자의 외향성이 CSR 활동 증가시켜

김진욱 | 354호 (2022년 10월 Issue 1)
Based on “Dispositional Sources of Managerial Discretion: CEO Ideology, CEO Personality, and Firm
Strategies” (2019) by Abhinav Gupta, Sucheta Nadkarni, and Misha Mariam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64(4), 855-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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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생물학적 요인과 유년기 사회적 환경에 따라 생긴 이념적 성향은 성인이 되면서 더욱 확고해지며 평생 지속된다. 이데올로기는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특히 정치 이데올로기는 개인이 이상적인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를 반영한다. 정치 이데올로기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들은 불평등과 사회 변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보수주의자는 차등적인 보상을 지지하며 전통, 질서 및 권위를 존중한다. 그래서 이들은 질서, 안전성, 차별적인 보상, 재산권 등을 강조한다. 반면 평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진보주의자는 계획된 변화가 발전적 개선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따라서 이들은 평등, 취약 계층 지원, 반대자에 대한 관용 및 사회 개혁 등을 중요시한다.

미국 워싱턴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동 연구팀은 경영자의 정치 이데올로기가 기업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정치적 이념은 개인의 행동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경영자는 재량권(managerial discretion)1 을 통해 자신의 이념을 기업의 행위에 주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연구팀은 경영자의 정치 이데올로기가 기업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과 인원 감축(downsizing)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기업의 CSR 활동이 진보주의 이데올로기와 부합하며 보수주의 이데올로기와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가설을 세웠다. 보수주의자들은 주주의 부(wealth)를 극대화하는 것을 기업의 목표로 생각하므로 이를 위해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주의 경영자는 사회적 활동을 경영자의 책임 범위에 벗어나는 것으로 간주하며 때때로 CSR 활동을 주주 소유 자원의 비윤리적인 남용으로 간주한다. 이와 반대로 진보주의자들은 기업의 책임을 보다 넓은 범위로 이해해 여러 이해관계자와 사회 전반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평등, 책임 분담, 사회 변화에 가치를 두는 진보주의자들은 인권, 빈곤, 자연환경과 같은 광범위한 사회문제에 관심이 크다. 따라서 진보주의 경영자는 사회경제적 구성원 간의 평등을 강화하고 자연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CSR 활동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운사이징은 의도된 인력 감축을 수반하는 조직 구조조정이다. 이는 기술, 규제, 수요 변화 등으로 촉발된 낮은 기업 성과를 극복할 수 있는 최후 대응 전략으로 간주됐으며 최근에는 효율성, 생산성 및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전 예방적인 관리 조치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연구팀은 경영자의 정치적 이념이 기업의 다운사이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자유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진 보수주의 경영자는 주주 가치 극대화에 집중하고 효율성, 생산성, 자원의 최적 사용을 우선시하는 반면, 직원 등 2차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에는 낮은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보수주의자들이 기업의 합법적인 소유자는 주주이며 ‘재산권 우선성’에 따라 주주의 재산권은 보호돼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주의 경영자는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해 주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원 감축(다운사이징)을 필수 전략으로 강조할 수 있다. 자칭 보수주의자인 잭 웰치 전 GE CEO는 기업이 다운사이징을 회피하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거짓 친절’이라고 묘사했다. 반대로, 직원의 복지와 고용 안정에 상대적으로 높은 중요성을 부여하는 진보주의 경영자들은 다운사이징에 신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포천(Fortune) 500 기업에서 CEO를 지냈던 경영자들을 표본으로 삼았다. 경영자들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은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deral Election Commission)2 에 보고된 정치후원금 자료를 이용해 측정했다. 기업의 CSR 활동은 KLD3 가 제공하는 CSR 관련 다섯 개의 범주(다양성, 공동체, 노사 관계, 제품 및 환경)를 종합해 측정했고, 다운사이징 활동은 표본 기업들에서 발생한 214개의 다운사이징으로 인한 직원 감소 비율로 측정했다.

실증 분석 결과는 연구팀의 가설과 일치했다. 경영자의 진보주의 수준이 증가할수록 기업의 CSR 활동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영자의 보수주의 수준이 증가할수록 기업은 다운사이징에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경영자가 재량권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CSR 및 다운사이징과 같은 기업의 전략적 활동에 주입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의 결과는 경영자가 재량권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CSR 및 인원 감축과 같은 기업의 전략적 활동에 실제로 반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모든 경영자가 똑같은 수준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기업 활동에 투영할까? 자신의 재량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인적 이데올로기를 기업 활동에 주입하는 경영자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을까.

연구팀은 경영자의 외향성(extraversion)과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는 개인적 특성에 주목하고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경영자의 외향성은 진보주의 경영자의 CSR 활동을 증가시키고 보수주의 경영자의 인원 감축 활동을 늘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영자의 나르시시즘은 진보주의 경영자의 CSR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향성과 나르시시즘을 가진 경영자들은 자신의 재량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치 이념을 기업 활동에 주입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극도의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나르시시스트들은 자기 몰입과 자기 중심주의로 자기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지능과 리더십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나르시시즘적 경영자들은 그들이 가진 객관적인 재량에 관계없이 자신의 재량을 과대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향성의 핵심 구성 요소인 사회적 지배(social dominance)는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때 독단적인 동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즉, 외향적 경영자들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미치고, 조직화하는 데 능숙하다. 이들은 반대 의견을 극복하고 자신의 전략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열정적이고 강력하게 표현함으로써 업무 추진력을 생성한다. 즉, 나르시시즘적 경영자들은 자신의 재량을 과대평가함으로써, 그리고 외향적 경영자들은 자신의 전략을 이해관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피력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기업의 전략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최근 MBTI(Myers-Briggs-Type Indicator)4 검사가 유행이다.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대한 심리적 선호도를 16가지 유형으로 나눠 설명하는 MBTI의 첫 번째 태도 지표는 외향성(extraversion)과 내향성(introversion)이다. 카를 융의 초기 분석심리학 모델에도 등장하는 외향성과 내향성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개인의 태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간주되는데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행동 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는 외향적인 경영자들이 자신의 재량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개인적인 정치 이념을 기업 활동에 주입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향성은 상대적으로 쉽게 관찰 가능한 경영자의 개인적인 특성이므로 기업 이해관계자들이 경영자의 외향성과 내향성을 파악한다면 이들의 재무, 투자 의사결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레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를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세무회계학회 부회장, 금융감독원 재무공시 선진화 TF 위원, 국가회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조세 회피이다.
  • 김진욱 김진욱 | - (현)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
    - (현)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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