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코로나19가 유발한 전례 없는 공급망 쇼크의 주된 원인은 공급업체들의 대응 능력 부족과 정부의 개입이다. 수요 예측에 실패한 제조업체가 무리한 양의 주문을 넣자 공급업체는 시장의 수요와 주문량을 불신하고 생산 능력을 즉각 확장하지 않았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기금금리를 낮추고 은행에 대출을 권유해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났다.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도 팬데믹과 같은 장기적인 위험에 대비하는 건 어렵다. 예측이 어려운 정부 개입만 추가되지 않는다면 이번 공급 부족 사태는 2022년 2분기에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디지털판의 2021년 10월25일자 스포트라이트 기사 ‘What Everyone Gets Wrong About the Never-Ending COVID-19 Supply Chain Crisis’를 번역한 것입니다. |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광범위한 제품 부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공급망(supply chain)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 보도 등으로 문제가 어느 정도 밝혀진 부분도 있지만 JIT(Just-In-Time, 적기 공급 생산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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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잘못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러 요인이 현재 상황을 초래했지만 특히 중요한 두 가지 원인이 있다. 바로 급증하는 수요에 대한 공급업체의 대응 능력 부족과 정부의 개입이다. 코로나19발 팬데믹으로 비롯된 제품 부족 사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2020년 초부터 이러한 문제들이 어떻게 진행돼왔고 그로 인해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물류 문제가 발생하게 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팬데믹 효과2020년 3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 패턴이 갑자기 바뀌었다. 학교가 폐쇄되고 회사는 재택근무로 전환됐다. 더 큰 주택, 가정용 기기, 컴퓨터 및 통신 장비, 가구, 장난감 및 레크리에이션 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제조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팬데믹 동안 제조업체들은 노동력 및 자재 부족, 간헐적인 공장 폐쇄 및 배송 지연 등의 악재를 마주했다. 결국 수요와 공급 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조정 작업들을 제시간 내에 해내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단기적인 공급 위기는 시장에서 가격이 올라 수요가 억제되고 다시 공급이 늘어 시장 균형이 회복되는 방식으로 빠르게 해소된다. 하지만 이처럼 표준적인 경제 이론에서 시사한 과정과는 달리 이번 팬데믹 이후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동안 경제 전반에 걸쳐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
예를 들어 화물 운송을 생각해보자. 팬데믹 초기 운송 시스템은 항공 여행에 대한 제한과 선박 승무원 및 장거리 트럭 운전사에 대한 검역 요건 강화 등으로 활동에 큰 제약을 받았다. 이후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이 경제 활동을 빠르게 재개했지만 문제는 항구들이 다시 늘어난 선적량을 처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전체 운송, 유통 시스템은 물류 흐름이 증가하는 속도에 맞춰 처리 용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노동력 부족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그 결과 대형 컨테이너 선박들이 주요 항구 밖에 몇 주 동안 정박하는 지연 상태가 발생했고 대기 중인 선박에 갇혀 다시 적재를 하거나 선적할 수 없어 해상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운송 비용도 천정부지로 급증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 해안까지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비용은 컨테이너당 약 1400달러에서 약 2만 달러로 올랐다. 목재 가구처럼 부피가 크고 상대적으로 무게당 가치가 낮은 상품을 취급하는 수입 업체들은 손실을 피할 만큼 가격을 올릴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주문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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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불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수입 업체는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고 시장 전체 가격도 더 높아졌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등으로 코로나19 사태 종식이 지연되면서 지속적인 공급 부족 사태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