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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으면 누구라도 기분 나쁘지...연말정산 大亂, 행동재무학에서 답 찾아라

강형구 | 171호 (2015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재무회계, 혁신

연말정산 대란이 일어났다. 정부는매달 세금 많이 떼고 13월에 많이 돌려받는 시스템에서매달 세금 덜 떼고 13월에 덜 돌려받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요지부동이다. 국민의 이 같은 반응을 이해하고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회계, 손실 회피, 프레이밍 효과 같은 행동재무학의 원리를 정책 개발과 홍보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올해 연말정산 대란은 상당 부분 행동재무(beha-vioral finance)로 설명하고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논의에서 행동재무는커녕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도 거의 언급이 되고 있지 않다. 정부 관료들이 행동경제학에 관한 이해가 없이는 연말정산 대란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향후 각종 정책 개발과 집행에 있어 비슷한 실수를 계속 반복할 것이다. 민간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이 행동경제학을 알았다면 땅콩회항 이후 반복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을 많이 줄였을 것이다.

 

 

일단 다음과 같이 가정해보. (1) 납세자들의 달력에는 13월까지 있다. (2) 1만 원을 줬다가 다시 1만 원을 빼앗으면 납세자들은 화를 낸다. (3) 납세자들은 납세할 때 자신이 가진 자산의 총액 변화보다는 이전의 납세와 직관적으로 비교를 한다.

 

 

위와 같은 가정을 받아들이면 정부의 이번 세제 개편과 대응이 얼마나 미숙했는지 논리적으로 도출된다. 그럼 위의 가정들은 얼마나 현실적인가, 즉 위와 같은 가정을 하면 납세자들의 합리성(rationality)을 무시하는 건 아닌가라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위 가정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면서 이번 연말정산 대란을 생각해보자. 다음에 설명하는 행동재무학 이론들은 모두 개별적 이론이라기보다는전망이론(Prospect Theory)’의 일부지만 편의상 별도로 설명한다.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

납세자들의 마음에는 ‘13월의 봉급이라는 장부가 존재한다. 최경환 부총리도 긴급 브리핑에서올해 연말정산, ‘13월의 월급감소 측면 있다고 말했다. 이젠 ‘13월의 세금폭탄이란 말까지 생겼다. 13월의 봉급이란 말에는 납세자들의 기대와 계획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그런데 13월의 봉급은커녕 13월의 세금폭탄이 온다는 것이다.

 

 

물론 연간 현금흐름이 중요하지 13월의 월급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복권이 당첨돼도 친구들에게 식사도 대접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묻고 싶다. 복권이 당첨되더라도 궁극적으로 누가 부자인지가 더 중요하니 복권까지 감안한 자산의 총량에 따라 식사를 사야 한다고 주장할 것인가? 적어도 필자는 복권에 당첨만 되면 복권 따로, 이전 재산 따로 구분해 심리적 회계를 할 것이다. 그래서 복권 당첨금으로 친구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것이다. 복권 당첨금이라는 심리적 장부에는 들어오는 게 나가는 것보다는 훨씬 많기 때문이다.

 

 

납세자들의 마음에 있는 ‘13월의 봉급과 같은 현상을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산이나 소득에 대해 마음속에 나름대로 별도의 계정을 두고 그에 따라 분류한다. 그리고 계정별로 적자와 흑자를 따로 계산한다. 특정한 심리적 회계 항목에 속한 재화는 다른 항목으로 쉽게 이동되지 않는다.

 

 

몰론 왜 하필이면 작년과 이익과 손실을 비교하는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역시 전망이론에서 말하는 기준점(Reference Point)과 관련이 있다. 전망이론에선 기준점을 중심으로 이익과 손해를 계산한다. 기준점은 다년간 납세자들의 경험에 의해 심리적으로 형성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2014 13, 납세자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손실회피(Loss Aversion)

‘하녀’라는 영화에서 배우 전도연 씨의 처연하고도 분노에 찬 눈빛, 그리고 이어진 대사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줬다 뺏는 건 나쁜 거잖아요.” “나 복수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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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형구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한국재무관리학회장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과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를 지냈다. 주 연구 분야는 혁신/기술금융과 기계학습(계량경제학), 금융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빅데이터 기반 행동 재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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