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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종합

실물 옵션 전략,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빛난다

이승현 | 176호 (2015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재무회계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때 비용 대비 성과를 예측하는 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은 현재가치 계산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불확실성이 없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오히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도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추구할 수 있는 대안으로 리얼옵션 전략이 있다. 리얼옵션은 새로운 정보가 주어졌을 때 해당 시기에 알게 된 정보를 활용해서 다시 새로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기본 구조로 한다. 고위험군 고객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시도한 Capital One이나 신생 Biotech 기업에 일정 금액을 투자했다가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 인수해버리는 미 제약회사들의 사례가 리얼옵션 전략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옵션(Option)이란?

리얼옵션을 들어봤거나 알고 있더라도 실생활과 거리가 멀다고 느끼거나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리얼옵션이란 무엇이며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는 것이 이 원고의 목적이다. 사용 예를 보기에 앞서 옵션의 개념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옵션이란 지정된 날짜 전에 지정된 가격으로 특정한 자산을 구매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말한다. 옵션이라는 개념은 Black-Scholes formula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옵션 공식을 그대로 보는 것은 어렵고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리얼옵션의 관점에서 그 의미들을 잘 살펴보면 옵션이 실제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될지를 파악할 수 있다. 중요한 개념을 중심으로 보면 옵션 행사가격이 낮을수록, 또는 만료까지 기간이 길수록 옵션가치가 커진다. 또한 불확실성의 정도가 커질수록 옵션가치가 커진다. 따라서 이렇게 계산한 옵션가치보다 적은 금액을 지불하고 옵션을 살 수 있다면 이 옵션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1

 

주식옵션이 아주 쉬운 예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옵션이 3만 원에 어떤 주식을 지정된 날짜 전에 아무 날에나 살 수 있는 권리를 준다고 하자. 어느 날, 그 주식 가격이 5만 원이 되면 옵션 보유자는 당연히 옵션을 행사할 것이다. 이를 통해 2만 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주식 가격이 1만 원으로 떨어진다면 주식을 반드시 사야 할 의무는 없으므로 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유연성을 갖기 위해 옵션에는 옵션 자체에 대한 가격만 지불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옵션은 하방 위험(downside risk)은 줄여주고 상방 가능성(upside potential)은 높여주는 성격을 지닌다. 이런 상방 가능성은 불확실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옵션 보유자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요인이다. 하방 위험은 제한되지만 상방 가능성은 무제한적이기 때문이다.2

 

이런 구조가 실물에 적용됐을 때 이를 실물옵션 또는 리얼옵션이라고 부른다.3 특정 사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놓고 이 기회에 투자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옵션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그 기회가 좋은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는 적은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이 투자를 옵션을 구입하기 위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옵션행사를 통한 이익으로 본다. 여기서 다른 중요한 요소는 만기 기간과 불확실성의 정도, 그리고 옵션을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금액이다. 마지막으로 주식옵션에서 쓰는 무위험이자율(은행 예금처럼 실패할 위험 없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중요한 요소인데 실물옵션에서는 투자의 기회비용이 이에 해당한다.

 

 

기본 개념만 놓고 본다면 주식옵션과 실물옵션은 잘 매치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반인은 물론 학자들도리얼옵션이 실제로 쓰이기는 합니까라고 물을 때가 많다. 리얼옵션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한 설문에 따르면 CEO들이 정확히 옵션 공식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CEO 27% 정도는 항상 어떤 형태로든 옵션의 개념을 머릿속에 가지고 의사결정을 한다.4 사실 내용을 알고 보면 CEO가 아닌 일반인들도 많은 경우 리얼옵션적인 사고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얼옵션을 일상에서 쓰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불확실성을 고려사항에 넣는다는 것 자체를 불확실성으로 보고 이를 회피하려 하거나, 상당히 많은 가정이 들어맞아야만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할 때 불가피하게 맞닥뜨리게 되는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욱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면 기업에서 투자 등을 평가할 때 흔히 사용하는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NPV) 계산법은 그다지 문제의식 없이 사용할 때가 많은데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현재가치 계산법이 현실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 현재가치 계산법은 불확실성이 없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후 계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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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현lee.1085@utdallas.edu

    - (현) 댈러스 텍사스대 경영학과 교수
    - 한미경영학회(Association of Korean Management Scholars)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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