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1. 유형별 구독 비즈니스 전략

1) 넷플릭스 2) 무비패스 3) 질레트 4) 렌털
어떤 유형이든 핵심은 ‘맞춤형 서비스’

301호 (2020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구독 비즈니스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차이점과 특징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독경제의 유형은 크게 넷플릭스, 무비패스, 질레트, 렌털 모델로 나눌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를 구독하는 넷플릭스 모델은 독점적 콘텐츠 확보에 주력해야 하며, 물리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무비패스 모델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가격 정책이 중요하다. 소모품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질레트 모델의 경우 원가 경쟁력과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내구재를 일정 금액을 내고 빌려서 사용하는 렌털 모델은 제품 브랜드와 품질, 가격경쟁력은 물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 불리는 다양한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정한 금액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신문이나 잡지의 구독처럼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구독경제라고 불리는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서 구독경제라고 하는 서비스는 모두 비슷한 것인지, 한 구독 서비스에서 성공한 전략이 다른 구독 서비스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하다. 또한 구독 서비스를 표방하는 많은 스타트업이 있는데 이들의 비즈니스에 대한 평가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구독 서비스의 유형을 분류해서 이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유형별로 어떤 다른 점과 유사한 점이 있는지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구독 서비스의 유형별 비즈니스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하려고 한다.

구독 서비스의 등장과 유형

구독경제란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널리 보급한 사람은 미국에서 주오라(Zuora)라는 회사를 창업한 티엔 추오(Tien Tzuo)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구독경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수 존재했다. 요구르트 배달이나 신문 구독이 대표적이다. 이들 서비스는 일정 금액(구독료)을 내고 정해진 기간에 해당 서비스나 물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구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구독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며 미래에 가장 빠른 성장 분야로 언급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2020년 글로벌 구독 서비스 시장의 규모를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5300억 달러로 예상할 정도로 성장이 빠르다. 또한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구독경제의 성장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 서비스에는 매우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최근에 등장한 흥미 있는 국내 구독 서비스 몇 가지만 예로 들자면 월 9900원에 약 5만 종의 전자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는 ‘밀리의 서재’라는 회사가 있고, 월 9900원을 내면 전국의 제휴 술집에서 칵테일이나 수제 맥주 등을 매일 한 잔씩 무료로 마실 수 있는 ‘데일리샷’이라는 회사도 있으며, 월 일정 금액(5만∼6만 원)을 내면 커피 원두, 콜드브루 커피, 혹은 커피 티백을 정기 배송해주는 ‘프릳츠’라는 회사도 있고, 월정액(3만3000원에서 시작)을 지불하면 집이나 사무실 벽의 그림을 일정 기간(3개월이 표준)에 한 번씩 바꿔주는 ‘오픈갤러리’라는 회사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구독 서비스는 하나의 비즈니스 개념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구독 서비스의 공통점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서비스나 제품을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경우, 같은 구독 서비스로 불리지만 이 공통점 외에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비즈니스로 봐야 하는 구독 서비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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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서비스는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필자는 구독 서비스를 1) 넷플릭스 모델, 2) 무비패스 모델, 3) 질레트 모델, 4) 렌털 모델, 이렇게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유형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넷플릭스(Netflix) 모델 (디지털 콘텐츠 제공)

넷플릭스는 대부분의 사람이 아는 콘텐츠 스트리밍 회사다. 넷플릭스의 서비스는 일정액을 내고 디지털 콘텐츠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IPTV, 유튜브, 앞에서 언급한 밀리의 서재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2. 무비패스(Movie Pass) 모델 (물리적인 제품•서비스 제공)

미국의 무비패스라는 회사는 월 50달러 정도를 내면 집 주변의 영화관에서 매일 영화를 1편씩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가 넷플릭스 모델과 다른 점은 서비스되는 대상이 물리적인 영화관 시설이라는 점이다. 넷플릭스나 영화관이나 영화를 본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넷플릭스는 소비하는 대상이 디지털 콘텐츠인 반면 영화관은 콘텐츠와 더불어 물리적인 시설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매우 다른 모델이다. 앞에서 언급한 데일리샷도 물리적인 술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이 모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성장하고 있는 구독 형태의 세탁 서비스도 물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무비패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3.질레트(Gillette) 모델 (소모품 정기 배송)

질레트는 면도기 회사지만 면도날 판매가 이익의 주요 원천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질레트는 자사의 면도날을 유통망을 통해서 판매하기도 하지만 고객이 일정 금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소모품을 필요한 때에 맞춰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질레트 모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앞에서 언급한 ‘프릳츠’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4. 렌털 모델 (내구재 대여)

이미 정수기나 자동차를 렌털로 사용하는 사람이 매우 많기 때문에 렌털은 대부분의 사람이 잘 아는 비즈니스 형태다. 대상이 내구재이기는 하지만 일정액의 사용료를 내고 일정 기간 제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렌털도 일종의 구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렌털의 개념을 조금 확장해서 요즘에는 매트리스나 자동차 타이어 등을 렌털해 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또한 자동차 리스도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자동차를 일정 기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렌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오픈갤러리도 대상은 미술품이지만 일정 금액을 내고 내구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 유형의 구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구독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은 많은 이유가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첫째,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에는 고해상도의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전달이 가능해 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컴퓨터, TV를 통해서 고해상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일상이 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구독 형태로 소비하게 됐다. 둘째, 구독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이 개별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인데 인터넷, 스마트폰, IoT 등으로 이것이 적은 비용으로 가능해졌다.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고, 기업은 개별 소비자의 세세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알 수 있게 됐다. 셋째, 배송이 빨라지고 일반화되면서 개별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쉬워졌다. 물리적인 제품을 구독 서비스 형태로 소비하는 데 중요한 것은 물건의 배송이 정확하고 빠르게 이뤄질 뿐 아니라 저비용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택배 산업의 발전과 성장으로 인해 제품을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실행하기는 쉬워졌다. 넷째,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다. 이미 소비자들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서비스를 받는 비접촉(untact)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었는데 구독 서비스는 이러한 경향에 잘 맞는다. 최근에 등장한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에는 편리한 서비스를 선호하고 또한 남들과 다른 소비를 하는 데 큰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를 특히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구독경제의 작동 원리와 전략

구독경제의 비즈니스는 어떻게 작동할까? 구독경제에 속하는 비즈니스도 기본적인 비즈니스 원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 혹은 기업에도 해당되는 공통적인 비즈니스의 원리로서 ‘기업의 생존 부등식’을 들 수 있다. 기업의 생존 부등식은 아래와 같이 표시되며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아주 간단한 원리를 보여준다.

가치(V) > 가격(P) > 원가(C)1

즉,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서비스의 가격(price: P)은 그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들어가는 원가(cost: C)보다 높아야 손실이 나지 않으며, 다시 그 가격은 그 제품•서비스의 가치(value: V)보다 낮아야 고객들이 구입을 한다는 원리다. 이 생존 부등식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다른 것들에 정신이 팔려서 종종 잊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위의 생존 부등식에 추가해 ‘경쟁(competition)’이라는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경쟁에 따라서 가격을 어쩔 수 없이 낮춰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또한 고객이 느끼는 상대적인 가치도 경쟁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어쨌든 간단하고 기본적인 이 생존 부등식은 유형별 구독경제의 작동 원리가 어떻게 다른지, 어떤 전략이 효과적인지를 설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일반적인 비즈니스에서는 위의 생존 부등식에서 가격을 다양한 형태로 결정할 수 있다. 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가격을 자주 올리거나 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고객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매길 수도 있다. 물론, 구독경제에서도 소비자가 지불하는 일정 금액(구독료)을 할인해 주거나 다양한 가격 정책을 적용할 수도 있지만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제품•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이 구독경제의 장점이며 특징이기 때문에 가격을 매우 다양하게 하거나 자주 바꾸기는 어렵다. 즉, 구독경제에서는 가격 정책이 전통적인 서비스와 매우 다르다. 따라서 구독 서비스의 가격 정책은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구독 서비스의 특성상 가격을 자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의 전략을 수립할 때는 가치와 원가 쪽을 집중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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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모델의 전략

넷플릭스 모델은 일정 금액을 받고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특징은 서비스에 따른 변동비(variable cost)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비용(로열티나 제작비)은 매우 크지만 일단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를 추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비용, 즉 변동비는 적다. 그렇기 때문에 구독자가 늘어나도 원가가 비례해서 늘어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100만 명의 고객에게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비용은 10만 명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비용의 10배보다 훨씬 적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정비에 비해서 변동비가 미미해서 100만 명의 고객을 서비스하는 비용과 10만 명을 서비스하는 비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 모델에서는 추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이익으로 직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 디즈니, IPTV와 같은 넷플릭스 모델의 구독 서비스는 고객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이상의 설명은 콘텐츠 확보 비용이 고정비로 지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반대의 예로서 콘텐츠에 대한 로열티를 고객이 사용하는 횟수에 비례해서 지불하기로 한 경우라면 이것은 넷플릭스 모델이 아니라 뒤의 무비패스 모델에 가깝다. 넷플릭스 모델의 핵심은 디지털 콘텐츠를 고정비를 지출해서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변동비가 아주 적은 경우라는 점이다.

가치 측면을 보면 넷플릭스처럼 디지털 콘텐츠를 구독하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한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가치다.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가치이다 보니 같은 조건이라면 당연히 콘텐츠가 풍부한 서비스를 선호한다. 현재는 넷플릭스나 다른 경쟁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대부분은 외부의 영화사나 방송사에서 제작한 것이다. 자신들의 콘텐츠를 로열티를 받고 제공하는 영화사나 방송사 입장에서는 구독 서비스 제공 회사가 엄청나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자사의 콘텐츠를 한 회사에만 독점적으로 제공할 유인이 별로 없다. 따라서 많은 콘텐츠가 대부분의 콘텐츠 제공 회사에 공통적으로 제공된다. 다시 말해서 외부 콘텐츠는 대부분의 구독 서비스 회사가 공통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경쟁에서의 차별점이 별로 없다. 만일 어떤 구독 서비스 회사가 직접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서 다른 경쟁 서비스에는 없는 풍부한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다면 이는 경쟁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이 전략이 매우 익숙하게 들릴 것이다.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나 ‘킹덤’과 같이 넷플릭스 독점(Netflix Originals) 콘텐츠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면 된다. 디즈니가 콘텐츠 서비스에 진출하자 넷플릭스가 크게 긴장하는 것도 디즈니에는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독점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모델에서는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주요 콘텐츠 제작회사와 전략적 제휴나 독점 계약 등이 효과적인 경쟁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확보한 콘텐츠가 소비자가 추가 가격을 지불하고 볼 정도로 매력적인 경우다.

또한 넷플릭스 모델에서는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자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정확히 찾아서 제시해 주는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도 큰 가치 중의 하나다. 디지털 콘텐츠는 종류가 너무 많고, 소비자별로 취향이 달라서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서비스 회사는 오래전부터 고객에게 맞춤형 추천(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러한 큐레이션이 정확하면 고객들은 쉽게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콘텐츠 소비도 늘어나고 만족도도 올라간다. 따라서 넷플릭스 모델의 구독 서비스에서는 고객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의 가치를 올려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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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비패스 모델의 전략

무비패스 모델은 넷플릭스 모델과 다르게 물리적인 제품이나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칵테일이나 맥주, 미용 서비스, 영화관 등을 일정액을 내고 이용하는 것이다. 무비패스 모델은 서비스 대상이 제품인 경우와 시설인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제품의 경우, 물리적인 제품의 특성상 한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변동비)이 상당하고 사용량에 비례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을 철저히 분석해 봐야 한다. 서비스의 가격이 고객을 서비스하는 데 들어가는 변동비보다는 높아야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비패스 모델의 가격 책정에서 하나의 어려움은 구독 서비스의 경우 고객이 실제로 몇 번이나 사용할지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비스를 제공할 때마다 가격을 받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구독 서비스를 전환하는 경우에는 기존 고객의 평균 서비스 사용 횟수를 추정치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돈을 내는 경우의 소비 패턴과 횟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의 소비 패턴은 많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추정이 정확하다는 보장이 없다. 만일 구독 서비스의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비용이 수입을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특히 자주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의 경우에는 구독 서비스를 사용할 이유가 없게 된다. 따라서 물리적인 제품을 서비스하는 무비패스 모델의 경우에는 정교한 가격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시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만일 어떤 회사가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같은 시설을 소유하고 있고 현재 해당 시설의 가동률이 낮다면 구독 서비스로 전환해서 가동률을 높이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제품과 달리 시설의 경우에는 고객이 늘어도 시설의 수용 능력까지는 추가 비용이 크게 늘지 않기 때문에 단가를 낮추더라도 고객 수가 더 늘어난다면 전체적으로 이익이다. 또한, 본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제공하더라도 고객이 늘어나면 팝콘,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의 판매로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시설을 소유하지 않으면서 사용하는 횟수에 비례해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라면 이 전략이 효과가 없다.

무비패스가 실패한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무비패스의 고객은 무비패스에 월 일정 금액을 내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무료로 관람하지만 무비패스는 영화관에 자사의 고객이 이용한 횟수에 비례해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였다. 2011년에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월 50달러에 매일 영화 1편을 볼 수 있는 서비스였는데 가격을 점점 낮춰서 2017년에는 월 10달러 정도까지 내려왔다. 그러자 무비패스 고객이 급격하게 늘었고 무비패스가 영화관에 지불하는 돈도 비례해서 늘면서 큰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무비패스의 초기 분석에서는 월 10달러 정도의 구독료를 내는 경우 고객당 평균 월 1회의 영화를 볼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고객들이 이보다 영화를 훨씬 더 많이 봤다. 미국의 영화표 값이 평균 10달러 남짓이기 때문에 고객이 한 달에 영화 1편만 봐도 적자가 나는 구조였다. 적자를 견디지 못한 무비패스는 2018년에 신규 고객의 가입을 중단하고 기존 고객도 1일 1편에서 월 3편만 볼 수 있게 가격 정책을 수정했다. 그러자 무비패스 서비스에 가치를 느끼지 못한 고객들이 무더기로 구독을 취소했다. 무비패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물리적인 제품이나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무비패스 모델은 가격 정책을 잘 세우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

가치 측면에서 보면 무비패스 모델은 넷플릭스 모델과 동일하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러 번 소비할 수 있다는 점, 즉 ‘가성비’가 가치라는 점에서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했듯이 물리적인 제품은 사용량에 비례해서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고객이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회사가 시설(제조 혹은 서비스를 위한)을 소유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줄 파트너 회사를 잘 섭외해야 한다. 시설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단품 서비스의 가격을 매우 높게 책정해서 고객이 정기 사용권을 구입하는 구독이 싸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다. 헬스장이 대표적인 예다. 앞에서 설명했듯 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이익이다. 헬스장의 경우에도 고객이 한 달에 한 번을 오거나, 10번을 오거나 들어가는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1회 사용권이나 1개월 회원권 가격을 비싸게 매겨서 1년 장기 회원권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헬스장 입장에서는 이익이다. 1개월 회원권은 10만 원인데 1년 회원권은 30만 원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경우에도 당연히 고객의 소비 패턴에 따른 비용 분석을 통해 가격 정책을 잘 수립해야 할 것이다.

3. 질레트 모델의 전략

면도날이나 커피 등과 같이 고객이 필요한 소모성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것이 질레트 모델이다. 이 모델의 원가 측면을 살펴보면 대상이 되는 제품이 물리적인 제품이라는 점은 앞의 무비패스 모델과 같다. 차이점은 무비패스 모델의 대상은 영화 관람과 같이 소비량이 가변적인 반면 질레트 모델은 면도날이나 커피와 같이 상대적으로 소비량이 일정한 소모품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질레트 모델은 사용량에 비례해서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은 무비패스 모델과 같지만 사용량이 안정적이고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다. 질레트 모델은 소비자가 마트에서 살 수도 있는 제품을 소비 주기에 맞춰 배송해 주는, 일종의 직접 유통이라고 볼 수 있다. 유통망을 건너뛰는 것이기 때문에 유통 마진을 서비스 회사와 고객이 나누어 가지면서 서로 이익을 보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서 만일 서비스 제공 회사가 직접 제조 시설을 갖추고 낮은 원가로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면 싼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고도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어서 경쟁에서 유리하다. 질레트와 같은 제조회사가 이 구독 모델을 오래전부터 활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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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고객이 질레트 모델로부터 얻는 가치는 앞에서 언급한 싼 가격(가성비) 외에 필요할 때마다 배송해준다는 편리함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기호 식품의 경우에 내가 좋아하는 제품을 정확히 맞춤형으로 배송해 주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다양한 종류를 소비해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커피 원두 구독 서비스를 예로 들어 보자. 커피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면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정기적으로(예를 들어, 2주일에 1번) 배송해 줄 것이다. 이때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지정해 놓고 그것만 받을 수도 있지만 많은 고객이 새로운 커피를 시도하고 싶어 한다. 이 경우 회사에서 고객이 좋아할 만한 커피를 선정해서 배송을 하는데 이때 보내준 새로운 커피가 내 취향이라면 만족하겠지만 내 취향이 아니라면 다음 배송까지 불만일 것이다. 이런 불만족의 경험이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계속되면 아마 많은 고객이 구독을 취소하고 직접 커피를 구입하려 할 것이다. 배송량도 마찬가지다. 면도날과 커피와 같은 소비량이 일정한 소모품이라도 실제로는 소비량에 변동이 있다. 예를 들어서 커피의 경우, 여행을 가는 바람에 커피가 남거나 손님이 많이 와서 커피가 모자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고객이 직접 주문량을 조정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빈번히 주문량을 바꿀 것이라면 차라리 구독 서비스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매번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정리하자면, 소모품을 정기 배송하는 질레트 모델의 경우에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려면 1) 가격이 월등히 싸거나 2) 고객의 취향에 정확히 맞는 제품을 제공하거나 3) 고객의 소비량에 맞춰서 배송량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중에서 하나만 제대로 해도 고객이 가치를 느끼고 구독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겠지만 단순히 소모품을 정기 배송한다는 것만으로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질레트 모델 중에서 독특한 것이 신선 식품(perishable goods) 배송이다. 신선 식품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없어져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를 통해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면 가격을 좀 낮게 받아도 폐기하는 상품이 줄어들어 이익을 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다른 채널을 통해 구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이익이다. 즉, 신선 식품은 제품의 특성상 구독 모델을 적용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유, 요구르트, 녹즙, 반찬 등이 일찍이 구독 형태로 제공돼 온 것은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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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렌털 모델의 전략

렌털 모델은 내구재를 일정한 금액을 받고 일정 기간 빌려주는 서비스다. 이 모델은 복사기, 정수기, 자동차의 렌털이나 리스 등의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제공됐기 때문에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다. 자동차의 경우 차종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했다. 과거에는 렌터카를 사용하면서 자동차에 문제가 있지 않은 한 계약기간 동안 같은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 원하면 정해진 회수(예를 들어 한 달에 3번)만큼 차종을 바꿀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였다. 이 서비스도 결국은 일정 금액을 내고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렌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원가 측면을 살펴보면 렌털 모델도 물리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량에 비례해서 변동비가 발생한다. 그러나 제공하는 제품의 수량은 미리 정해져 있고 수량에 비례해서 돈을 받기 때문에 제품의 원가관리가 복잡한 분야는 아니다. 물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경쟁 회사보다 월등히 원가가 싼 회사가 경쟁 우위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렌털의 경우에는 제품과 결합해 제공되는 서비스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복사기를 렌털하는 고객은 제품 자체의 브랜드나 렌털비도 고려하지만 고장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해주는지가 더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인 경우도 많다. 정수기의 경우에도 고장의 신속한 조치 외에도 정기적인 필터 교환과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얼마나 친절하고 시간을 잘 지키며, 필터 교환과 청소를 얼마나 철저하게 시공하는가 등이 중요한 요인인 경우가 많다. 렌털 모델은 제품의 브랜드나 가격도 중요하지만 부수적인 서비스도 고객의 만족도와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서비스 비즈니스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렌털 모델의 경우는 제품 자체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도 중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렌털 모델의 가치 측면을 살펴보면 고객이 렌털 서비스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편리하다는 점과 더불어 부가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렌털을 이용하면 제품의 유지 보수와 관련된 서비스가 같이 제공되고 중고 제품의 처분도 대행해 주는 것도 장점이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대신에 리스를 하는 사람들은 자동차의 유지 보수나 보험, 중고차로 판매하는 등의 불편함을 리스 회사가 대신해 주기도 한다. 또한 늘 새 차를 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비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리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정수기나 복사기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등장한 미술품 대여 등의 경우에는 새로운 미술품을 정기적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장점과 자신의 집이나 사무실에 어울리는 미술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가치를 갖는다. 단순히 미술품을 대여해주는 것이 아니라 미술품이 위치할 고객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해서 구조와 인테리어 등을 고려해 적절한 미술품을 추천을 해주는 서비스가 미술품 대여 서비스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하면, 렌털 모델은 서비스가 중요한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으며 미술품 대여와 같이 표준화되지 않은 다양한 제품의 렌털의 경우에는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큐레이션 능력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구독경제의 미래

다른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지만 구독경제의 미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구독경제와 관련한 몇 가지 명확한 트렌드는 있다. 첫째, 구독경제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니즈가 증가할 것이고, 둘째, 반대로 구독경제 관련 서비스의 공급이 증가할 것이며, 셋째, IoT나 AI를 비롯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이 앞으로 구독경제에서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지금보다도 더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이미 직접 접촉하지 않고 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비접촉(untact)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온라인 비접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욱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비접촉 서비스를 제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구독 서비스가 될 것이다. 또한 이제 시장에 막 진입한 젊은 소비자인 밀레니얼•Z세대는 특히 남들과는 다른 제품을 소비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통신이나 음악, 게임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에 익숙하며 편리하다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런 욕구에 잘 맞는 것이 바로 매번 새로운 제품을 집까지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다.

구독경제 형태로 비즈니스를 하지 않던 기업도 구독 서비스 형태를 병행하거나 구독 서비스로 전환할 유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를 보면 현재는 제조회사가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는 유통망에 넘기는 형태가 보통이다. 그 이유는 제조회사는 유통, 판매를 위한 전문 지식과 역량이 없기 때문에 이를 전문으로 하는 유통망에 판매를 맡기는 것이 나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 유통이 일반화되고 고객의 니즈나 주문을 온라인으로 세세하게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전문성이 없이도 제조회사가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게다가 자체적인 물류망을 갖출 필요 없이 기존의 택배회사를 이용하면 개별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서 어느 정도 브랜드 파워가 있는 제조회사라면 자사의 제품을 정기 배송 형태로 구독 서비스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기 배송을 하는 질레트 모델의 경우는 제조회사가 원가의 이점이 있고 유통마진을 소비자와 나누는 형태가 되면서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제조회사 중 이를 고려하는 회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 서비스가 성장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구독 서비스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구독 서비스의 대부분은 개별 고객의 니즈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가 성공의 열쇠이다. 따라서 앞으로 구독 서비스에서는 고객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나 IoT 기기를 사용해서 고객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과 수집된 대량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서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I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경제는 매우 다양한 비즈니스를 묶어서 한꺼번에 부르는 용어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독경제라는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비즈니스도 그 성격에 따라 작동 원리와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비즈니스의 특징을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02호 About Work 2020년 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