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

부정한 기업이 성과? 결국엔 정직함이 이긴다

301호 (2020년 7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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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Fraud and innovation” by Yanbo Wang, Toby Stuart and Jizhen Li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20, forthcoming. pp.1-31.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직한 기업(Honest company)과 부정한 기업(Fraudulent company)은 행동방식도 서로 다른가? 아쉽게도 우리는 기업이 부정을 저지르면 처벌을 받는다는 규범만 되새길 뿐 정직한 기업과 부정한 기업의 행동은 어떻게 다른지, 이들을 사전에 어떻게 감지해 내는지 등 현실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 이들을 특징지을 객관적인 데이터도 없다. 학자들은 기업들이 이해관계자 모두를 조직적으로 기만하는 행위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기업들이 대체로 더 정직해졌다고는 믿지 않는다. 누구도 알아차리기 힘든 크고 작은 부정과 사기 행위가 여전히 빈번하며 다만 감지되지 않을 뿐이라고 한다. 두 기업군을 사전에 감지하고 식별해 낼 수 있다면 경영 환경은 훨씬 더 투명하고 효율적이 될 텐데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미국, 중국, 싱가포르의 학자들은 공동으로 정직한 기업과 부정한 기업을 어떻게 구분하고 이들의 행동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간략하고도 명확히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두 기업군의 가장 명확한 차이점은 필요한 재무자원을 정직하게 획득했는지, 그리고 획득한 자원을 정말 의도한 대로 사용했는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부정한 기업들이 결국에는 정직한 기업들에 비해 혁신 성과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정한 기업에는 처음부터 부정행위를 계획한 기업과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 이기주의 등에 의해 부정행위를 하게 된 기업 두 종류가 있는데 두 경우 모두 정직한 기업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 원인을 필요 자원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기업일수록 정직한 기업에 비해 애초의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며 이로 인해 성과도 기대 이하로 나타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즉, 부정한 기업은 부정하고 손쉽게 자원을 취득하게 되고, 이렇게 획득한 자원은 정말 필요한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 쓰이게 돼 결국 성과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467개의 중국 첨단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주장을 검증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첨단 기술 기업 간 기술 유출, 도용, 회계부정 등이 타 국가에 비해 매우 빈번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연구 대상 기업의 약 50% 이상은 연구진이 제기하는 범위 내에서 부정을 저지르고 있었으며 이 중 약 60%는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으며 필요한 재무자원을 비교적 손쉽게 조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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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선정된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이익 창출 규모는 얼마나 과장해왔는지, 특허는 몇 건이나 취득했는지,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은 얼마나 받고 있는지, 우수 인력은 얼마나 자주 유치했는지 등 측정 지표를 중심으로 주장을 검증했다. 검증 결과, 부정한 방식으로 수익을 부풀려 정부로부터 쉽게 지원금을 받아낸 기업일수록 결국 자금을 우수 인력 육성이나 기술 혁신 활동 등 애초에 약속했던 분야에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정직하고 합법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에 비해 혁신 활동에도 크게 뒤처지며 혁신성과도 매우 소소한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줬는가?

본 연구 결과는 실제로 부정한 기업들이 일상의 기업 활동과 행위에서도 정직한 기업과 큰 차이를 보임을 중국 시장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부정행위가 감지되지 않고 횡행할 때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할 비용은 더욱 커진다. 누구도 정직한 방식으로 기업 활동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너무 정직해도 손해만 볼 것이라는 불신이 팽배해질 것이다. 그러니 법에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 우리 스스로도 이들을 식별해 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연구 결과는 이 점에서 일정 부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무엇보다 수단이 아무리 나빠도 결국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속설이 본 연구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쉽게 얻은 자원은 결국 제대로 쓰이지도 못해 원하는 바도 이루지 못한다는 메커니즘이 입증된 셈이다. 결국에는 정직한 기업이 이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08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2020년 11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