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

신제품 출시 때 ‘대척점 카테고리 전략’ 어떻게

299호 (2020년 6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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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The double-edged sword of oppostional category positioning: A study of the US E-cigarett category, 2007-2017” by Greta Hsu and Stine Grodal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20, forthcoming. pp.1-47.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전에 없던 새 상품이나 브랜드를 출시할 때 경영진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될 만한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는가이다.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상품을 소비자들이 알기 쉽고 감성적으로도 와 닿게 할 프레임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독특한 슬로건과 문구, 감성적 디자인, 광고를 통한 대대적인 노출, 이벤트 등의 방법이 사용되나 얼마큼 효과적일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비교적 효과성이 입증된 전략 중 하나로 ‘대척점 카테고리 전략(Oppositional category positioning)’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상품과 대비되면서 차별성과 우월성을 강조하는 이 전략은 기존 제품과 연결 지으면서 신상품의 의도와 기능이 어떻게 차별화되고 우월한지를 쉽게 연상시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제맥주, 초목유제품(Grass-fed milk), 풍력발전(Wind energy) 등은 시장에 처음 소개될 때 기존 시장 주력 상품의 대척점에서 차별성과 진정성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의 뇌리에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 성장할 수 있었다.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이 같은 대척점 카테고리 전략의 성공 요소를 재조명했다. 연구진은 이 전략이 생소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그 원인으로 일부 이해관계자의 부정적 태도를 꼽았다.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를 만드는 과정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의와 인정을 통해 가능한데 이미 기존 상품을 오롯이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집단(예를 들면, 상품의 생산과 크게 관계없는 외부 단체, 지역사회, 위원회 등)이 존재한다면 어떤 개선된 상품이 소개돼도 마찬가지의 극렬한 저항과 혐오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상품의 본질과 무관하게 다른 소비자들에게도 혼란과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이시켜 결국 새로운 시장과 상품 카테고리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난 2007년 시장에 처음 출시됐던 전자담배가 기존의 담배 시장과 대척점에서 차별성과 우수성을 내세워 신시장을 개척하려 했던 지난 10년간의 노력에 주목하고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함으로써 주장을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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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2007년 시장에 처음 출시된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비교해 개선된 유해물질 제거 기능, 편의성, 심지어 도덕성까지 크게 부각함로써 손쉽게 인지도를 높이고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비자들이 두 제품군을 동일시하면서 뚜렷했던 두 시장 간의 경계는 점차 사라졌다. 오히려 기존 담배 시장에서 팽배하던 부정적인 이미지, 치명적인 유해성과 한계, 각종 논란 등이 그대로 전자담배 시장에도 전이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오명을 그대로 이어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 담배에 과도한 수준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소수의 이해관계자가 전자담배라는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음에도 기존 인식을 바꾸지 않고 기존 담배와의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제품 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본 연구는 대척점 카테고리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 충족해야 할 핵심 조건이 무엇인지를 시장과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 상품 카테고리의 탄생은 해당 기업의 혁신과 기술개발 등 내부적인 노력과 함께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해, 설득, 동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기존 제품이나 시장에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던 일부 이해관계자를 설득하지 않는 한 이 제품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어떤 형태의 신상품도 장기적으로는 같은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결국 새로운 상품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차별화된 시장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성장 또한 지속하기 어렵다.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일부 신의약품에 엄격히 금지된 마약류인 마리화나가 큰 사회적 저항 없이 활용되고 생산되는 미국의 사례는 신상품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극렬히 반대하는 일부 이해관계자까지 설득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