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강한 유대, 넓은 다리로 혁신을 전파하라

271호 (2019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어떻게 해야 혁신 활동이 기업 조직 안팎으로 더 잘 퍼질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1. 행동의 변화는 복잡한 전염의 과정을 거쳐 전파된다. 단순 정보 공유와는 달리 다수의 출처를 통해 중복적으로 노출돼야만 행동이 변화한다.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페이스북에 가입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이 많아져야만 페이스북을 쓰게 된다.
2. ‘강한 유대’와 ‘넓은 다리’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것들이 새로운 기술과 행동을 채택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3. 서로 떨어져 있는 집단을 연결하는 개인 ‘브로커’의 역할을 인정하되 브로커가 정보는 전달할 수 있지만 행동의 변화까지 유도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9년 겨울 호에 실린 ‘The Truth About Behavioral Change’를 번역한 것입니다.



2006년 3월, 트위터가 등장했을 때 세상은 동요하지 않았다. 설립자들과 초기 투자자 몇 명이 트위터라는 기술에 흥분하긴 했지만 이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가 출시와 동시에 블록버스터로 성장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트위터의 사용자가 3억 명이 넘고, 기업은 물론 비영리 기관이나 정치인까지 적극 활용하는 영향력 있는 마케팅 도구가 된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실제로 트위터는 사업 초기 몇 달간 더딘 행보를 보였다.

그럼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끝날 수도 있었던 트위터는 어떻게 세계 최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중 하나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겉보기에 트위터는 저널리스트인 말콤 글래드웰(Malcolm Galdwell)과 와튼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인 조나 버거(Jonah Berger)가 말한 ‘전염성 있는(contagious)’ 유형의 기술처럼 보인다. 1 트위터 설립자들은 플랫폼 성장의 시동을 걸기 위해 2007년 세계 최대 창작자 페스티벌인 SXSW(South by Southwest) 인터렉티브 콘퍼런스에서 트위터를 홍보했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은 이때부터 트위터에 대한 입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퍼졌다고 생각한다. 네트워크 연구자들이 소위 말하는 ‘약한 유대’와 ‘긴 다리’ 덕분에 많은 사회적 접촉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 그로부터 2년 후인 2009년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오피니언 리더인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가 토크쇼에서 자신의 첫 트윗을 날렸고, 이를 계기로 트위터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트위터의 이야기는 단순하면서도 흥미진진하다. 스타트업과 그 투자자들에게 성공으로 향하는 로드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앞서 말한 트위터의 사례는 부정확할 뿐만 아니라 성공이 아닌 막다른 길로 향하는 로드맵이 될 수 있다.



흥미롭게도, 한 연구에 따르면 트위터는 지역 기반의 성장 패턴을 보인다. 3 놀라울 정도다. 친구나 이웃끼리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기술이 퍼져 나갔다는 의미다. 이는 사람들이 학교 학부모회 모금 행사에 참여하거나 입주민 대표 선거 후보에 관심을 보이는 패턴과 굉장히 비슷하다. 트위터는 인터넷상의 입소문을 통해 확산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활동처럼 국지적으로 퍼져 나갔다.

트위터의 성공담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입소문’ 신화처럼 극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가 어떤 식으로 행동적 변화를 촉진하는지 이해하는 데는 훨씬 도움이 된다. 이는 행동 변화를 ‘복잡한 전염’에 빗대는 연구들이 점점 늘어나는 현상과도 일맥상통한다. 복잡한 전염은 ‘강한 유대’와 ‘넓은 다리’를 필요로 한다. 각 용어의 의미는 곧 설명하겠다. 강한 유대와 넓은 다리는 기업이 혁신 상품을 출시하고, 고객과 직원들의 혁신 채택을 촉진하기 위한 확산 전술의 기본 요소들이다.


전염
단순한 전염 vs. 복잡한 전염
두 가지 종류의 전염, 단순한 전염과 복잡한 전염을 구분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지만 자주 간과된다. 이 둘은 성격이 다르다. 4 독감이나 홍역 같은 바이러스성의 ‘단순한 전염’은 보균자와 단 한 번의 접촉만으로도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전염’은 다수의 출처를 통해 노출돼야만 한다.

가령, 당신의 인적 네트워크에 독감에 걸린 사람이 딱 한 명만 있어도 그 사람이 옆에서 재채기를 하면 당신은 독감에 걸릴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재채기를 하면 그들 역시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병원균은 이런 식으로 빠르게 확산된다. 병에 걸려 달라고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정보는 독감처럼 단순한 전염을 통해 퍼져 나간다. 당신이 오늘 벌어진 스포츠 플레이오프 경기 결과를 알고 있다면 파티에서 그 정보를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것이다. 또 누구든 당신에게 결과를 들은 사람이라면 그 정보를 또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할 것이다. 뉴스는 이런 식으로 한 네트워크 안에서 자연스럽게 퍼져 나간다.

하지만 기술 혁신이나 그 실행, 혹은 의미 있는 행동 변화들은 이런 식으로 확산되지 않는다. 이런 행동을 채택하는 데에는 금전, 심리, 평판과 관련된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복잡한 전염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를 강화하는 다수의 출처가 필요하다. 이 현상은 다음 4가지 심리적 기제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 전략적 상호 보완성: 어떤 혁신이나 행동을 택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 혁신의 가치는 더 커진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혹은 전화나 팩스처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거나 채택이 쉬운 기술도 지인 중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기술의 확산에는 많은 노출과 시간이 필요하다. 5

● 신뢰성: 어떤 행동을 채택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 사람이 신뢰할 만할수록 리스크가 있더라도 그 행동을 채택할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 커진다. 신뢰성은 개인이나 조직이 값비싼 신기술에 투자할지를 결정할 때 상당히 큰 역할을 한다.

● 타당성: 어떤 행동을 채택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다른 사람들도 그 행동을 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창피나 제재를 당할 리스크도 낮아진다. 패션 트렌드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정서적 전염: 어떤 행동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더 신이 나서 그 행동을 채택하게 된다. 직장 워크숍에서 다른 직원이 새로운 업무 방식을 열정적으로 배우는 모습을 보면 나까지 쉽게 동화되는 것도 바로 이런 메커니즘 때문이다.


이 4가지 메커니즘은 최소 한 명 이상의 사회적 승인을 필요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우리 모두는 어떤 새로운 기술이나 시장에 투자하거나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선정하는 등 무언가를 ‘채택’할 때 이런 사회적 승인을 구하는 경향이 있다. 결정에 따르는 위험 부담이 크고, 이런 리스크를 낮추고 싶기 때문이다. 단순한 전염은 동일한 사람에게 몇 번만 노출돼도 충분히 퍼질 수 있지만 복잡한 전염이 확산되려면 여러 소스에 노출돼야 한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당신이 어떤 신기술 채택이나 사업 파트너 선정을 고려하고 있는데 그 기술이나 사업을 보증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면 당신은 한층 편한 마음으로 투자를 추진할 것이다.


사회적 유대
약한 유대 vs. 강한 유대
행동 변화가 복잡한 전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제는 사회적 네트워크에 있어 약한 유대와 강한 유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존 통념을 재고할 차례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마크 그래노베터(Mark Granovetter)가 1970년대에 소개한 약한 유대와 강한 유대의 차이점은 강력하고도 명료하다. 콘퍼런스장이나 우버 차량 안, 아니면 크루즈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은 당신과 약한 유대 관계에 있다. 약한 유대는 당신을 새로운 사람들과 이어주는 임의의 고리다. 이는 당신의 사회적 인맥 가운데 외부 집단을 이룬다. 반면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은 당신과 강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당신의 사회적 인맥 가운데 내부 집단을 구성한다.

그래노베터는 강한 유대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파하는 탁월한 경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6 왜 그럴까? 서로가 서로를 다 알기 때문에 인맥이 중복되는 문제가 있었다. 아무리 흡인력 있고 귀가 솔깃할 만한 메시지라도 강한 유대를 통해 퍼지다 보면 아이디어가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 주변에서만 이리저리 맴돌게 되는 것이다.

그래노베터는 이런 답답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약한 유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약한 유대는 기존의 강한 유대만으로는 절대 알지 못할 사람들이나 아이디어를 당신과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이들이야말로 당신이 추진하는 프로모션 캠페인에 참여시킬 가장 좋은 후보다. 약한 유대 관계는 당신을 지금까지 전혀 몰랐고 앞으로도 만날 일이 없었을 낯선 사람들과 연결해 준다. 기존 인적 네트워크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집단과 당신을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다. 당신의 아이디어도 그들에게 닿을 수 있다.

실제로 오프라 윈프리 같은 인플루언서가 큰 힘을 갖는 이유는 그들이 소셜네트워크상에 약한 유대를 맺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의 메시지는 수백 개의 사회적 인맥 집단에 전달된다. 이때 주목할 점은 아이디어가 단지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에게 노출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식의 노출은 바이럴, 즉 바이러스성 확산의 핵심이다.

단순한 전염의 경우에는 약한 유대만 있으면 된다. 그래노베터는 ‘확산돼야 할 것이 무엇이든’ 약한 유대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전파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단순한 전염이 가진 특징을 복잡한 전염에까지 일반화해 적용할 수는 없다. 7

사람들이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려면 중복된 유대(redundant ties)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영인은 이 사실을 모른다. 여전히 혁신의 전파와 관련해서도 “아이디어는 바이러스와 똑같은 패턴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말콤 글래드웰의 바이럴 이론을 더 신봉하기 때문이다. 8

사실 복잡한 전염일수록 다양한 출처의 사회적 승인이 있어야만 확산될 수 있다. 그래노베터는 강한 유대가 정보 공유 같은 단순한 전염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지만 같은 이유로 강한 유대는 혁신의 채택 같은 복잡한 전염을 촉진한다.


다리
좁은 다리 vs. 넓은 다리
강한 유대는 기본적으로 신뢰를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강한 유대가 복잡한 전염을 촉진하는 이유가 단지 신뢰 때문만은 아니다. 강한 유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복수의 출처에 노출되다 보니 전염성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다리는 확산을 이해하는 열쇠” 9 라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도 바로 이것이다.

그래노베터의 선구적 연구가 나온 뒤, 연구자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연결을 ‘다리’라 불러왔다. 일반적으로 다리의 가치는 그 길이, 즉 다리가 뻗어 있는 거리에 따라 매겨졌다. 긴 다리는 약한 유대의 사람들이 입소문을 퍼뜨릴 수 있는 경로였다. 긴 다리는 주로 단순한 전염을 중복 없이 직선거리로 전파했다. 예를 들어, 평소 개발팀과 영업팀 간에 직접적인 교류가 전혀 없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회사의 제이컵이라는 연구원이 라시드라는 영업사원과 접촉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이컵과 라시드는 개발팀과 영업팀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직원들이다. 이들의 유대는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 속한 서로 다른 두 집단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두 사람이 없으면 개발팀과 영업팀 사이에 직접적인 소통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다리는 긴 유대라고 할 수 있다.



제이컵이 더 진취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긴 유대를 최대한 더 많이 맺으려 들 것이다. 그래야 영업뿐만 아니라 생산, 디자인, 마케팅팀과 다리를 놓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다리들은 새로운 정보가 확산되는 속도를 높여주고, 제이컵은 회사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조직 전체로 봐도 제이컵은 긴 유대를 여러 갈래로 맺고 있기 때문에 ‘정보 중개’라는 조직 내 요직을 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다리의 가치는 길이가 아닌 폭으로도 측정할 수 있다. 여기서 폭이란 다리에 포함된 유대의 개수를 뜻한다. 제이컵이 다양한 부서와 새로운 유대를 맺는 대신 개발팀 동료들에게만 라시드를 소개하고, 라시드는 영업팀 직원들과 제이컵의 개발팀 동료들 사이에 회의를 주관해서 관계를 맺게 한다면 어떨까? 이런 상호작용은 기술팀과 영업팀의 소통 경로를 넓혀줄 것이다. 물론 제이컵의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팀과 유대를 맺을 때 차지할 수 있었던 유리한 입지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그가 영업팀과 다른 팀 사이에 오가는 정보 흐름에서 더이상 유일한 중개자가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팀과 영업팀 사이에 놓인 다리의 폭은 훨씬 더 넓어지게 됐다. 제이컵과 라시드 두 사람만 연결하던 긴 유대가 다수의 사람으로 엮인 넓은 다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제이컵이 개발팀과 영업팀의 유대 강화를 위해 굳이 자신이 차지하고 있던 입지, 즉 개발과 다른 여러 팀 사이 교차점에서 유일한 중개자가 될 기회를 굳이 포기할 이유가 있을까? 장거리를 이동하는 긴 다리의 수가 적어지면 단순한 전염의 속도는 더 떨어지지 않을까? 실제로 그렇다. 하지만 복잡한 전염에서 긴 유대는 문제가 된다. 좁은 다리를 통해 오가는 신호는 어떤 사회적 강화 작용도 없이 홀로 건너편에 도달하게 된다. 즉, 좁은 다리는 복잡한 전염이 확산되는 데는 유용한 경로가 아니다.

좁은 다리는 확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확산을 방해한다. 약하고 거리가 먼 관계에 정보가 흐르는 속도를 높이고 더 효율적인 경로를 만들려는 노력이 도리어 행동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강화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조직 전체의 관계망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려는 제이컵의 리더십을 개발팀 직원 모두가 따른다고 생각해 보자. 그 과정에서 개발팀 직원들이 회계나 고객관리 등 다른 부서 직원들과 관계를 맺으며 ‘외부 집단’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개발팀 ‘내부 집단’과의 유대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됐다고 가정해 보자. 이렇게 직원들이 전체 조직 차원의 네트워킹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개발팀 내부에서 유지되는 유대의 수는 적어진다. 그 결과 모순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개발팀 직원들이 외부의 약한 유대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팀 내부에는 고작 몇 개의 유대만 명맥을 잇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개발팀 안에서 추진하던 혁신 전파 노력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빠른 정보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하면 혁신을 전파하는 힘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조직 내부 집단의 연대를 강화하거나 복잡한 기술 지식을 전파하고 새로운 문화 규범을 확산하려 할 때 같은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10

트위터의 성공이 입소문 효과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가 잘못됐다는 것도 이런 좁은 다리의 논리에서 유추할 수 있다. 당신의 지인 한 명이 트위터를 사용한다고 해서 당신까지 꼭 트위터를 써야 할 정당한 이유는 없다. 한 번의 접촉을 통해 트위터의 존재를 빨리 알게 됐다고 해서 트위터를 빨리 채택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을 때만 새로운 혁신을 채택한다. 사람들이 트위터를 쓰는 이유는 다른 많은 사람이 트위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트위터의 효용은 사라진다. 트위터를 성공시킨 것은 폭이 넓은 다리 덕분이었다.

트위터만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연구자들은 페이스북과 스카이프도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전염의 방식으로 확산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1 이런 플랫폼들은 당신과 교류하려는 사람들 다수가 채택해야만 당신도 채택할 가치가 생긴다. 특히 확산 초기에는 넓은 다리를 통한 사회적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복잡한 전염의 확산의 관건은 거리가 아닌 중복이다.


조직 안팎으로 혁신 전파하기
제이컵이라는 연구원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로널드 버트(Ronald Burt)라는 사회학자가 말한 구조적 공백(structural holes)의 개념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조직 차원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네트워크 이론이다. 12 버트는 구조적 공백을 “서로 다른 두 개의 사회적 클러스터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라고 정의한다. 이 공백은 중복되지 않는 정보에 대한 접근을 막는다.

이 구조적 공백에 다리를 놓는 개인 브로커들은 전략적으로 엄청난 이점을 누린다. 새로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인 브로커들은 다양한 사람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시야도 넓어지고, 새로운 기회들을 접할 가능성도 크다. 이런 이점은 더 많은 이점을 부른다. 예를 들어, 브로커들은 새로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개자를 통해 이 정보를 얻으려는 이들에게 더 매력적인 존재가 된다.

이런 이점은 조직에서 브로커가 가지는 가치로도 해석될 수 있다. 브로커가 없으면 정보가 기존 클러스터를 벗어나 확산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구조적 공백을 잇는 다리들은 조직 안팎의 문화 교류와 지식 전파를 촉진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13

하지만 조직 내부에서 혁신의 채택과 행동의 변화를 촉진하는 데 있어서는 브로커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들이 사회적 강화가 필요한 관행이나 규범을 전파하는 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개인 브로커가 반드시 신뢰할 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브로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쪽 모두를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양쪽 모두 브로커가 서로 단절돼 있는 두 집단을 이어주는 유일한 연결고리라는 점을 알고 있다. 이런 점은 단순한 정보 공유에 있어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 방식을 전파하거나 값비싼 새 도구를 채택할 때에는 메시지 전달자의 진실성과 신뢰도가 메시지만큼 중요할 수 있다. 14


하지만 다리의 폭이 넓으면 양쪽 집단에 속한 개인이 여러 번 중첩해서 정보를 접하게 된다. 따라서 양쪽에 전해질 수 있는 잠재적인 평판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들 행동에 제약을 가하게 된다. 15 중개자 개인의 부주의나 이익 갈취 행위도 쉽게 감지되고, 이런 리스크 때문에 부당 행위가 덜 발생한다. 집단 사이에 놓인 다리의 폭이 넓으면 조직의 다른 부문에서 전해지는 메시지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둘째, 한 집단이 가진 혁신적인 신기술이나 사업 방식이 다른 집단에도 꼭 유용한 것은 아니다. 브로커가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혁신을 주도하는 집단의 이익과 목표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집단의 목표와 이익과 너무 달라서 변화를 채택할 만큼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16


하지만 두 집단 사이에 놓인 다리의 폭이 넓으면 혁신 채택 과정을 더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혁신을 채택하는 집단과 혁신을 주관하는 집단의 구성원 다수가 중복으로 접촉하는 경우에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팀 하나가 새로운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팀 직원들이 이 팀 직원들과 여러 번 접촉해 왔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아직 소프트웨어가 없는 팀은 혁신을 채택한 팀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예전보다 얼마나 더 쉽게 협력하고 있는지, 업무 성과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개선됐는지 관찰할 수 있다. 상대 팀과의 접촉을 통해 정보가 강화되면 수용 집단은 혁신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17

셋째, 두 집단 사이에 브로커가 한 명만 있으면 그 사람은 나약한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한 명의 브로커가 이런 구조적 지위를 통해 힘을 누리는 것은 그 사람이 조직을 떠날 때 발생하는 비용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복은 이런 이점을 없앤다. 다리의 폭이 넓으면 중개자가 아무리 자주 바뀌어도 버틸 수 있다.

폭이 넓은 다리가 중개자를 통한 유대보다 유리한 점은 특히 조직 간 파트너십과 관련이 높다. 조직 사이에 놓인 다리의 폭이 넓을수록 그 관계는 더 견고해지고 상대편 조직의 문화나 혁신적 업무방식을 채택하는 데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18

우리가 입소문을 통한 성공담을 꿈꾸면서도 네트워크라는 맥락을 얼마나 고려하지 않는지를 깨닫는다면 왜 그렇게 많은 혁신의 시도와 변화를 향한 노력들이 실패로 끝나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염의 특징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는 일이 이를 방해하는 각종 입김과 긍정적 강화에 얼마나 많이 좌우되는지 제대로 인식하는 것과 같다. 이런 특징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한편 혁신을 전파하고 행동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강한 유대와 넓은 다리를 활용하면 확산에 성공할 가능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필자소개
데이먼 센톨라(Damon Centola)는 펜실베이니아대 정보통신대학원과 공과대학 부교수로 있으면서 네트워크다이내믹스그룹(Network Dynamics Group)의 소장을 겸하고 있다. 그는 『How Behavior Spreads』의 저자다. 이 글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60206에 남겨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2호 Hyper-personalization 2020년 3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