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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제품 개발을 위한 세 가지 방법

진영규 | 15호 (2008년 8월 Issue 2)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노력을 들인 만큼 딱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지요. 한 회사에서 나온 제품이라 하더라도 모두 비슷한 수준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만들더라도 어떤 때는 실패작이 나오기도 하고, 꽤 괜찮은 제품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결국 확률 싸움이라 할 수 있지요. 이를 중학교 때 배운 표준편차 곡선<그래프 1>을 떠올려 생각해 볼까요.
 

어느 회사가 만들어 내는 제품의 평균적 수준을 C라 하고 B는 어쩌다 나오는 히트상품 수준, A는 이 회사가 목표로 하는 혁신적인 제품 수준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는 표준편차 곡선의 밖에 있는 점이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는 만들 수 없습니다. 즉 이 상태에서 무작정 새로운 제품을 계속 생산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놀랄만한 제품 A를 만들기 위해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래프를 통해 어떤 변화들을 시도할 수 있을까요.
 
별동대 만들기-그래프 2
첫 번째는 전체 그래프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간 별동대를 조직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쉽게 시도할 수 있고 또 자주 시도되는 일인데 한마디로 태스크포스(TF)팀 등의 이름으로 소규모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TF팀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같은 조직에 있던 멤버들이고 본래 조직의 영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기존의 그래프 안에 머무를 확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어쩌다 한 번 A제품을 만들어 낸다 하더라도 다음에 또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다양한 시도 해보기-그래프 3
두 번째는 그래프의 볼록한 부분을 위에서 아래로 꾹 눌러 쭉 늘리는 방법입니다. 물론 표준화나 프로세스 정형화 등으로 그래프의 봉우리를 올려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평균적인 완성도의 제품을 만들어 낼 기회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가운데 A제품을 만들 가능성을 늘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A방향뿐 아니라 반대쪽도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에는 용납할 수 없던 최악의 실패작인 F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을 쓰려면 이런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가 선행돼야 하겠지요.
 
조직의 평균 역량 키우기-그래프 4
세 번째 방법이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입니다. 조직의 역량 전체를 상향 이동시키는 것으로,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죠. 한두 개에 불과한 히트 상품을 단발로 만드는 회사라면 사실 별로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모토로라가 레이저폰 열풍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추가로 내지 못해 휴대전화 부문이 분사되는 신세가 된 것처럼 말이죠. 애플같이 꾸준히 우수한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가 평균값이 높은 회사입니다. 그들의 제품을 보고 ‘저 정도는 우리도 열심히 하면 만들 수 있어’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평균값이 높은 회사들은 언젠가 오른쪽 끝에 있는 생각지도 못할 만큼 놀라운 제품을 만들어 낼지 모르므로 두려운 존재입니다.
 
하나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려면 그 회사가 만드는 모든 제품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져야 합니다. 이처럼 그래프 덩어리 전체를 오른쪽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일단 두 번째 방법을 시도해서 A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그 경험과 능력을 토대로 A점을 고정해 다시 몸을 세워야 합니다. 마치 애벌레가 꿈틀꿈틀 기어가는 모습처럼 오른쪽으로 꾸준히 기어 나가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일명 ‘꿈틀꿈틀 혁신’입니다.
 
필자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소프트웨어랩 미래경험그룹에서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다. 같은 부서의 동료와 함께 UXlog라는 팀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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