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비즈니스포럼 2017: Revisit Marketing 4.0

디지털 경제 환경 속 ‘마케팅 4.0’ 충성도 높은 ‘옹호자’를 확보하라

237호 (2017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마케팅 4.0의 특징

온·오프라인 결합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 상호작용에서 소비자들의 능동적 역할을 극대화함으로써 기업(브랜드)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수 있는 고객을 만들어내는 마케팅 접근 방법.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고객 커뮤니티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으며,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변치 않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역동성과 융통성을 겸비한 마케팅 활동이 요구됨.

소비자행동에 대한 마케팅 4.0의 새로운 프레임워크 5A’s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을 구매하기까지 ‘인지(Aware) → 끌림(Appeal) → 질문(Ask) → 행동(Act) → 옹호(Advocate)’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보는 시각. 마케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소비자행동이 기업(브랜드)에 대한 옹호라는 점이 전통적인 AIDA(Attention, Interest, Desire, Action) 프레임워크와 차별화되는 특징.
 


2010년 필립 코틀러가 자신의 책을 통해 마케팅 3.0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을 때, 그는 제품주도형 마케팅 개념인 마케팅 1.0이나 고객 중심적 마케팅 개념인 마케팅 2.0과 차별화하는 의미에서 인간 중심의 마케팅(human-centric marketing)을 강조했다. 마케팅 3.0에서 그는 소비자를 전인적인 존재로 보고 그들의 마음이나 정신과 관련된 인간적 가치를 포용하고 반영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마케팅의 미래를 지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들어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4.0을 새로 선보인다. 마케팅 3.0과 대조적으로 마케팅 
4.0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기술(IT)에 의해 펼쳐지는 새로운 마케팅 환경 변화에 주목한다. 특히 마케팅 4.0은 새로운 디지털 경제 환경 안에서 변모해 가는 소비자행동의 성격을 규명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마케팅 4.0이 기존의 마케팅 3.0이나 심지어 마케팅 2.0과도 상호배타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마케팅 4.0은 최근 급격하게 대두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소비자행동의 융합이라는 현상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코틀러와 그의 동료들이 도출한 마케팅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우선 마케팅4.0의 출현 배경과 그 특징에 대해 기술하고, 마케팅 4.0에서 소비자행동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시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최근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과 전술에 대해 서술한 다음, 마지막으로 마케팅 4.0의 의의와 한계점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마케팅 4.0의 출현 배경

마케팅 4.0이 출현하게 된 배경은 (1) 기업으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고객들’에게 파워가 이동해가는 현상, (2) ‘연결된 고객들’을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때 마케터가 경험하게 되는 패러독스, (3) 청소년, 여성, 네티즌처럼 소비자로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디지털 하위문화(subcultures)의 등장 등 크게 세 가지 이슈들로 집약된다.

1. ‘연결된 고객들’에게로의 파워 이동

코틀러는 지금 세계 전체가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권력 구조상의 극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변화는 배타성에서 포용성으로, 수직적인 것으로부터 수평적인 것으로, 개인적인 것에서 사회적인 것을 지향하는 방향성을 띄고 있다. 예컨대, 과거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나라들의 배타적 모임인 G7은 이제 더 이상 글로벌 금융위기조차도 해결할 수 없는 조직이 돼 버렸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들을 포함하는 G20이라는 좀 더 개방적인 체제가 등장하게 됐다. 기업 영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관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같은 대기업들은 더 이상 그들의 배타적인 조직 내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얻어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혁신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카이프(Skype)나 자포스(Zappos)를 인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배타성과 폐쇄성에서 포용성과 개방성으로의 파워 이동이 일어나는 현상에 더해 수직적 권력 구조가 수평적인 힘에 의해 약화되는 경우도 흔히 관찰된다. 예를 들면, 과거에 대부분의 일반 대중들은 그날의 뉴스를 알기 위해 공중파 방송의 뉴스나 일간지 기사를 많이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날의 소식을 접하기 위해 이 같은 전통적인 정보 원천이 아닌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나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의 ‘시민 저널리스트’들이 제공하는 뉴스에 의존하는 네티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페이스북은 그 가입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16억 명을 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는 ‘페이스북 합중국(United States of Facebook)’이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강력한 파워로 등장했다. 페이스북 가입자들은 수평적으로 서로 연결돼 과거에 수직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던 공중파 방송이나 주요 일간지들의 지위를 결정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권력이동에 있어 또 하나의 현상은 뛰어난 개인으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된 개인들 또는 집단으로 힘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어났던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은 월가의 금융업계 종사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는데, 이 운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지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끌었다.

보다 포용적이고 수평적이며 사회적인 방향으로의 권력이동은 마케터들이 당면하고 있는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는 지리적 및 인구통계학적 장벽을 허물어 소비자들이 서로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기업들 간의 협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시장을 배타적 시장이 아닌 포용성 있는 시장으로 만든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기업에서 자기 브랜드에 대해 일방적으로 쏟아붓듯이 전달하는 수직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친구, 가족, 동료 등과 같이 인터넷에서 수평적 관계를 갖고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으로부터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또한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의사 결정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선호에만 의존하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친구, 친지, 동료 등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이미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남긴 리뷰를 참고하는 경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서로 연결된 소비자들이 사회적인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연결된 고객들’과 마케팅 패러독스

구글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약 80%가 상점 안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가격 비교나 상품 리뷰 검색 등 구매와 관련된 정보 탐색을 한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TV 시청자들 중 절반 이상은 TV 광고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정보 탐색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연결된 정도가 높아지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마케팅 측면에서 몇 가지 패러독스를 불러일으킨다.

인터넷과 연결된 고객들과 관련된 첫 번째 마케팅 패러독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의 상충관계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온라인 쇼핑의 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데이터를 보면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유통경로를 통한 매출 비율이 세계적으로 크게 신장하고 있다. 그러나 코틀러는 아무리 소비자들의 인터넷 연결성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오프라인 쇼핑을 온라인 쇼핑이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인터넷에 강하게 연결될수록 마케터들은 인간들이 직접 서비스하는 하이터치 상호작용(high-touch interaction)을 새로운 차별화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온라인 의류 및 신발 소매점인 자포스(Zappos)는 고객들에게 신발 선택에 친절한 조언을 해주는 등 매우 인간적인 콜센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경우 고객들이 ATM에서 거래를 하는 동안 은행원과 비디오 채팅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ATM의 편리함과 개인화된 인간적인 서비스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이터치(high-touch)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서 하이테크(high-tech) 접점을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성공한 사례들도 있다. 예컨대, 메이시백화점은 고객이 백화점에 머무는 동안 고객의 휴대폰을 통해 그 고객에게 적합한 추천 상품 리스트를 제공하거나 특정 점포 앞을 지날 때 고객에게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할인 쿠폰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쇼핑 경험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 같은 융합형 서비스는 향후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쌓여나갈수록 빅데이터 분석기술(big-data analytics)의 발전과 함께 더욱더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앞으로 펼쳐질 마케팅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상품의 구매와 소비를 위해 거쳐가는 전체 경로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그 소비자가 최적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융합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마케터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이 될 것이다.

소비자들의 인터넷 연결성과 관련한 두 번째 패러독스는 고객이 활용 가능한 상품 정보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의해 오히려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인터넷 연결성이 높아질수록 품질이 열악한 제품을 피해갈 수 있는 정보를 가족이나 친구 또는 다른 네티즌들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휴대폰 등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소비자들이 특정 정보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과 의사결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해되기 시작한다. 특히 시간 제약이 큰 현대인들은 많은 경우 상품 대안들의 품질과 가격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구매의사결정을 위한 정보 원천으로 광고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신뢰성 높은 타인의 추천을 선호한다. 따라서 구전(word of mouth)은 마케팅에 있어 그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 국립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인간의 주의 지속 시간(attention span)이 2000년에는 12초였던 데 비해 2013년에는 8초로 짧아졌다. 아마도 이는 사람들이 휴대전화 등을 통해 즉각 처리해야 하는 메시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환경하에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에게 차분하게 정보를 전달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마케터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메시지에 노출됐을 때 놀라움과 호기심을 유발해 즉각적으로 ‘와우!(Wow!)’라는 감탄사를 내지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더해 마케터들은 고객들의 커뮤니티 내에서 자사 브랜드에 대한 많은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떤 고객이 우리 브랜드에 대해 커뮤니티 내에서 질문을 던졌을 때 우리 브랜드에 유리한 쪽으로 응답하는 충성도 높은 옹호자들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과 연결된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에서 당면하는 세 번째 패러독스는 광고와는 달리 마케터가 커뮤니티 내에서의 구전 내용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들 중에는 우리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부정적 의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부정적 의견이 없으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우리 브랜드 옹호자들의 활동도 활발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들과 미워하는 소비자들을 균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사실 맥도날드의 경우 소비자들 중 33%가 맥도날드를 사랑하는 옹호자들인 반면 29%는 맥도날드를 싫어하는 혐오자들이다. 스타벅스의 경우에도 30%는 좋아하지만 23%는 싫어한다. 브랜드가 강한 캐릭터를 가질수록 옹호자들과 혐오자들이 극명하게 갈려서 양극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혐오자들이 없으면 인터넷 내에서의 브랜드에 대한 대화는 오히려 지루하고 심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케터가 우리 브랜드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해 줄 옹호자들의 그룹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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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향력 있는 디지털 하위문화의 등장


우리 브랜드를 옹호해 줄 수 있는 고객들을 확보하고자 할 때 어떤 그룹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지를 확실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 중에는 자신의 선호만을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부류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상품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좀처럼 공유하지도 않는다. 반면 어떤 부류의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브랜드들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기도 하고 자신의 의견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마케터들이 중시해야 할 소비자들은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인터넷상에서 브랜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는 소비자들은 주로 청소년, 여성, 네티즌(Youth, Women, & Netizens·YWN) 그룹에 많이 분포돼 있다.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권위와 권력이 중·장년층과 남성, 일반 시민들에게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점점 더 YWN으로 대표되는 하위문화가 주류문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는 YWM이 인터넷상에서 상대적으로 더 광범위한 커뮤니티와 친구, 가족 구성원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음악, 영화, 스포츠, 음식, 패션, 하이테크 등의 대중문화 영역에서 소비 트렌드를 좌우하는 소비자층으로 등장했다. 중·장년층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대중문화의 추세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간적 여유나 융통성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분야의 소비생활에 있어서는 청소년들의 추천을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 여성들은 많은 경우 가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가정에서 소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꼼꼼하게 따져서 선택하는 데 필요한 (남성들은 갖지 못한) 인내심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또한 네티즌 그룹은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상에서 자유롭게 표출하며 온라인상에서 다른 소비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기를 즐긴다. 그들은 여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후기를 인터넷상에 남기기도 하고, 다른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논평들을 쓰기를 즐긴다. 일반적으로 YWN 그룹을 자사 브랜드의 옹호자로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일단 그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고 나면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케팅 4.0의 특징

마케팅 4.0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식노동의 자동화와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로보틱스(robotics), 3D프린팅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마케팅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개념으로 출현했다. 마케팅 4.0의 핵심은 기업과 고객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상호작용을 결합하는 데 있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는 기업의 시각에서 행해지는 일방적인 시장세분화, 표적시장 선정 및 포지셔닝(Segmentation, Targeting, & Positioning·STP)을 중시한다. 반면 마케팅 4.0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소비자들에게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즉, 자연스럽게 형성된 고객 커뮤니티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허락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을 수행할 것을 권유한다. 또한 마케팅 4.0에서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자사 제품이 제공하는 특정 편익을 심기 위한 포지셔닝 노력보다는 구글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변치 않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역동성과 융통성을 겸비한 활동을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더해 마케팅 4.0에서는 마케팅 믹스 측면에서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예컨대 에어비앤비(Airbnb)나 우버(Uber)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P2P(peer-to-peer) 유통은 고객들이 서비스 유통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가능하다. 마케팅 4.0에서 마케터들은 이 같은 새로운 움직임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마케팅 4.0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함으로써 기업과 소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역할을 극대화하고 그 결과로 자사의 브랜드나 기업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수 있는 고객을 만들어내는 마케팅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행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마케팅 전략 및 전술

코틀러는 마케팅 4.0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도출하기 위해 소비자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소비자들의 구매의사 결정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전통적인 틀 중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이다(AIDA)에선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기까지 주의(Attention), 관심(Interest), 욕구(Desire), 행동(Action)의 네 가지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본다. 반면 마케팅 4.0에서는 5A’s, 즉 인지(Aware), 끌림(Appeal), 질문(Ask), 행동(Act), 옹호(Advocate)의 다섯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행동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을 좀 더 분석적으로 포착해내기 위한 소비자행동의 개념화 시도로 보인다.

5A’s 틀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마케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소비자행동이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옹호(Advocacy)라는 점에 있다. 전술했듯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의 원천은 커뮤니티 내의 다른 소비자들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브랜드를 지지해주는 확고한 옹호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소비자행동을 살펴보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소비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브랜드의 옹호자가 돼가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에 근거해 마케팅 4.0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몇 가지 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소비자들이 자신의 친구로 여길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트 마케팅(content marketing),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데 거쳐가는 여러 경로를 감안해 온·오프라인상의 최적 경험을 목표로 하는 옴니채널 마케팅(omni-channel marketing) 전략,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고양시키기 위한 모바일 앱 사용전략, 사회적 고객관계관리(social CRM), 고객 보상 프로그램처럼 소비자로부터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게임화(gamification)전략 등이 그것이다.


마케팅 4.0의 의의와 한계점

마케팅4.0은 전통적인 마케팅을 부정하기 위한 마케팅 개념이라기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을 조화롭게 융합하기 위한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케팅 4.0은 코틀러가 이미 제안한 바 있는 인간 중심의 마케팅 개념인 마케팅 3.0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소비자행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함께 기업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소비자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마케팅 전략/전술 및 성과 측정방법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4.0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마케팅 4.0이 제안하고 있는 소비자행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기존의 소비자행동에 대한 이론이나 개념적인 틀보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행동을 과연 얼마나 더 잘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인 증거가 아직은 미약하다. 코틀러가 제안하고 있는 개념적인 틀은 아직까지는 그의 직관적인 통찰과 몇몇 사례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향후 학계에서 좀 더 엄격한 방법으로 검증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3D프린팅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 아직도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으며, 마케팅의 어느 영역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마케팅 환경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마케팅 실무계와 학계에 하나의 화두를 던진다는 의미에서 마케팅 4.0은 매우 시의적절한 시도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향후 마케팅 전반을 끌고 갈 수 있는 개념적 틀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영원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ywha@sogang.ac.kr
 
필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onsumer Reserach』 『Psychological Review』 등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한국소비자학회 회장, 한국마케팅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의사결정의 심리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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