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벤처투자팀의 직간접투자를 통해 260여 개 스타트업 포트폴리오 운영
2. 피투자사의 당면 문제를 해결해주는 단기 파견 전문가 집단 ‘CoE’ 운영
3. 투자사들 간, 혹은 투자사들과 기존 조직 간의 우연적인 창발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조직구조와 각종 혁신 툴 사용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백성진(한국외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GS홈쇼핑은 구글이나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주도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 이하 CVC) 제도를 도입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를 쇼핑업이라는 분야의 특성, 또 한국적 기업문화의 특성에 맞게 변용해 적용하고 있다. 단지 재무적 투자 성과 혹은 연구개발(R&D) 투자 성과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벤처 조직과 대기업 조직이 인적으로 밀접하게 엮여 함께 근무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IT(정보기술), 테크 업계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반 대기업도 참고할 수 있는 CVC 사례로 GS홈쇼핑의 도전 과정을 소개한다.
유통업의 최전선에 서다과거 ‘홈쇼핑’은 카탈로그 판매와 TV/라디오 채널 등을 통한 판매를 말했다. 홈쇼핑의 가장 오래된 형태인 카탈로그 판매는 가정집에 여러 제품을 소개한 카탈로그북을 우편이나 인편으로 보내주면 소비자는 그걸 보고 전화나 편지, 웹사이트 등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주문하는 형태다.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한 TV홈쇼핑은 산업 전체의 구도를 바꿔놓았다. 미디어로서의 TV의 위력을 이용해 소품종 대량 판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홈쇼핑 산업의 첫 번째 지각변동이었다.
한국의 TV홈쇼핑 산업은 1995년 케이블TV 방송 개시와 함께 시작했다. 이전까지 TV 채널은 공용 주파수대를 이용해 방송을 내보내는 4사(KBS, MBC, SBS, EBS)와 일부 지역에서 수신 가능한 미군 채널 AFKN 정도였지만 케이블 네트워크나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통해 수백 개의 채널을 볼 수 있는 길이 열렸고 TV홈쇼핑도 그 안에 들어가게 됐다. 최초 사업자는 한국홈쇼핑(현 GS홈쇼핑)과 삼구쇼핑(현 CJ오쇼핑)이었으며 현재는 7개 홈쇼핑 업체와 10개 T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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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등 총 17개 업체가 경쟁 중이다. 이 중 GS홈쇼핑과 CJ오쇼핑, 현대홈쇼핑이 빅 3로 꼽힌다.
경쟁이 치열한 유통시장 환경 속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홈쇼핑 업계들은 꾸준히 혁신과 변신을 추구해왔다. 우선 상품의 구색이 늘었다. 초창기엔 전자제품과 값싼 의류, 일상 잡화, 식품에 치중했지만 현재는 보험, 여행, 공연 같은 무형의 상품을 비롯해 심지어 아파트까지 판매한다. 고객 서비스 역시 업계 전체적으로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 상위 업체들은 빅데이터 분석과 콜센터 확장 등을 통해 꾸준히 반품률을 낮춰왔다. 무엇보다도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의 변화가 판매 채널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카탈로그에서 TV로의 대전환이 있었던 것처럼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의 등장, 특히 모바일 쇼핑의 급부상은 홈쇼핑 업체 관계자들을 긴장시켜왔다.
GS홈쇼핑은 인터넷 초창기였던 2000년에 LGe숍을 열어서 온라인 쇼핑몰의 선두주자로 활약했다. 또 모바일 서비스 역시 경쟁사보다 앞서 관심을 갖고 투자해왔다. 2016년 3분기 기준 매출은 TV/모바일/인터넷/기타 분야가 약 6대2대1대1의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GS홈쇼핑은 플랫폼 다변화와 함께 지리적인 다변화 역시 추구해왔다. 2009년 국내 홈쇼핑업계 최초로 해외(인도)에 진출했으며 이후 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 총 8개국에서 현지 사업자들과 공동투자로 합작법인을 세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수평적, 수직적 확장과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을 통해 회사는 창립 후부터 꾸준히 매출을 키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