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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강상무를 구하라

"다음 아이템 찾을 때가 아닙니다" "그럼, 달라질 건 없다는 뜻인가?"

김연희,강효석,장윤정 | 211호 (2016년 10월 lssue 2)

 

도무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은 채로 벌써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 물론 지금 우리미래생명사업본부가 업무로 인한 압박을 받고 있는 시기는 아니다. 팀원들이 힘을 모아 새로 출시한 신제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말에는 구성원 모두가 두둑한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니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일상적인 업무 처리 이외에는 집중력을 발휘하거나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어려운 회의도 아직은 없고, 구성원 중 몇몇은 이제야 늦은 휴가를 떠나는 등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 것일까?

팀원들 모두가 여유로운 가운데 나 혼자서만 머리가 아프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대표로부터 받은 특별한 과제 때문이었다.

 

때는 일주일 전.

강 본부장, 정말 수고했네. 역시 자네를 스카우트하길 정말 잘했다니까. 역시, 내가 보는 안목이 있었어. 허허허.”

과찬이십니다. 대표님.”

그런데 말이야. 이제 슬슬 다른 아이템을 고민해 봐야 하지 않겠나?”

? . 그럼요.”

다음 사업은 자네한테 모든 권한을 줄테니 좋은 그림 한번 만들어보라고. 지금까지는 강 본부장 데려오고 처음이라 내가 신경을 안 쓸 수 없었는데 이제는 안 그래도 되겠어. , 혹시 팀을 다시 꾸리고 싶으면 그것도 자네가 알아서 다시 구성해도 좋아.”

감사합니다. 회사에 누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지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이야기해보자고.”

 

그렇게 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뒤에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겠다. 나를 믿고 천거한 임금에게 인정받은 관리의 느낌이 이러할까? 하여튼 이제 할 일은 내가 부여받은 전권을 이용해 미래생명사업본부를 더욱 강력한 조직으로 만들고 또 다른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 새로운 팀 구성까지 염두에 두고 미래 계획을 짜다보니 구성원들과 편하게 의논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 속에서 남몰래 깊은 고독과 고민에 빠진 지 일주일. 모든 문제가 다 그렇겠지만 한 가지를 생각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나고, 그 고민을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점이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이 이제는 너무나 소심하고 우유부단해 보일 지경이다.

 

대체 뭐가 문제야! 어서 결정하고 추진해!’라는 마음의 소리와 동시에아니야, 신중해야 해. 너의 결정에 회사와 구성원의 미래가 걸려 있어!’라는 마음의 소리가 계속 충돌하면서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무엇인가 결정을 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이전 회사에서는 명쾌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이것이 잘 맞아떨어져서 소위이 좋다는 말도 종종 들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는 왜 이리도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졌는지 모르겠다. 내 편이 별로 없는 곳에 와서 지금의 팀워크를 구축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위기가 아닌 순간이 없었고, 결과에 초초하게 연연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일까? 게다가 더 큰 권한을 준다고 하니, 그게 더 완벽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어찌됐든 데드라인은 다가오고, 나는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새롭게 개발되는 신제품은 어떤 콘셉트를 가져가야 할지, 이를 위해 우리 미래생명사업본부의 조직은 어떻게 개편돼야 할지, 조직 개편을 위한 인력은 어떻게 새로 구성해야 할지, 일단 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했다. 신제품은 미래 기술을 총동원해서 최고의 제품으로 만들어볼까? 그러려면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서 그야말로 드림팀을 만들어볼까?’

 

최고가 남발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다시 찾아온 대표와의 면담 시간.

고민 좀 해봤나?”

“…….”

그래, 다음 아이템으로는 어떤 게 좋겠나?”

“…대표님. 지금은 신제품 개발에 나설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새로운 기획보다는 여기에 좀 더 집중해서 개인용 헬스케어 시장 자체를 좀 더 탄탄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향후 기술 진화에 따른 버전 업을 고려할 때 팀 구성도 이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신제품 개발도 필요 없다, 조직 개편도 필요 없다, 그러니까 결국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네?”

? 그러니까말이 그렇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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