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아모레퍼시픽 ‘쿠션’ 신제품개발(NPD) 전략
Article at a Glance
아모레퍼시픽 ‘쿠션’ 화장품 성공 요인
세계 최초의 쿠션 화장품인 ‘에어쿠션 선블록’은 아모레퍼시픽 내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서로 다른 기능부서원들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08년 3월 출시됐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한 혁신적 제품인 에어쿠션을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펼쳐왔다. 사업 초기 4년 동안은 아이오페 단일 브랜드에서 쿠션 제품을 만들며 생산 기술 안정화 및 대량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다 2012년을 기점으로 헤라, 라네즈, 설화수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쿠션 제품을 출시하는 다(多)브랜드 전략으로 선회해 본격적인 쿠션 확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쿠션’이라는 용어를 각 제품에 일관되게 적용함으로써 지배적인 카테고리 라벨을 구축해 나갔다. 또한 소비자들의 사용 행태 분석에 기초해 쿠션을 자외선 차단제에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으로 리포지셔닝해 기존 메이크업 사용자들은 물론 비(非)메이크업 고객들까지 빠르게 흡수했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메이크업 시장에서 연 매출 1조 원대(소비자가 기준)에 달하는 신규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었다. |
편집자주
이 글은 <경영교육연구> 제31권 4호에 게재된 ‘아모레퍼시픽 쿠션화장품의 범주적 차별화 전략(이방실·김상훈·강진아)’ 논문을 요약·발췌해 재구성했습니다.
로레알의 명품 화장품 브랜드 랑콤은 2015년 1월 ‘미라클 쿠션’이란 신제품을 내놓았다. 미라클 쿠션은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머금은 스펀지를 휴대용 콤팩트 용기에 담은 제품이다. 랑콤 USA 공식 웹사이트에 소개된 미라클 쿠션의 제품 설명은 이렇게 시작한다. “파운데이션의 혁명이 도래했다. 바로 쿠션에 담긴 액상 메이크업이다(A foundation revolution has arrived - liquid makeup in a cushion).”
하지만 랑콤이 말하는 파운데이션의 혁명은 사실 한국의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에서 출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쿠션이 소파에 올려놓는 장식용 방석이 아니라 여성들의 메이크업 제품을 뜻하는 단어로도 쓰일 수 있음을 소비자들에게 최초로 각인시킨 업체다. 미라클 쿠션보다 무려 7년을 앞선 2008년 3월, 이 회사는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이오페를 통해 자외선 차단제와 메이크업 파운데이션은 물론 미백 기능까지 갖춘 신제품 ‘에어쿠션 선블록’을 출시했다. 유화액(emulsion) 형태의 화장품 내용물을 스펀지에 함침(含浸)시켜 휴대하기 간편한 콤팩트 케이스에 담는다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쿠션’ 화장품을 단순히 독특한 제품 유형 수준을 넘어 새로운 메이크업 카테고리로 확립시키며 한국 여성들의 메이크업 행태를 바꿔놓았다.
리서치 전문업체인 TNS코리아가 서울, 인천, 부산 등 국내 7대 도시 20∼50세 여성 800명을 대상으로 2015년 1월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여성의 75%가 쿠션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쿠션 사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베이스 메이크업 화장품 개수는 평균 2.2개에서 1.7개로 줄었으며, 베이스 메이크업에 소요되는 평균 시간도 기존 13분에서 7분으로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하기 간편한 콤팩트 케이스에 자외선 차단, 메이크업 파운데이션, 스킨케어(미백, 주름개선) 등 여러 기능의 화장품 내용물이 담겨 있는 덕택이다.
아모레퍼시픽 쿠션 파운데이션
불과 8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화장품 카테고리인 ‘쿠션’은 현재 핵심적인 베이스 메이크업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했다. 쿠션이란 단어는 이제 더 이상 ‘푹신푹신하게 만들어진 등받침이나 방석, 혹은 의자나 소파에 집어넣는 솜’을 지칭하는 말로 국한돼 쓰이지 않는다. 적어도 한국 여성들에겐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머금은 스펀지 타입의 콤팩트’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쿠션의 초기 시장 형성에 지배적인 역할을 하며 쿠션을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로 인식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총 3300만 개(해외 시장 판매 물량 650만 개 포함)의 쿠션 화장품을 팔았다. 이는 소비자가 기준으로 1조 원이 넘는 규모다. 작년 말까지 아모레퍼시픽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3개국에서 판매한 쿠션 화장품의 누적 개수는 8000만 개가 넘는다. 쿠션 화장품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하는 ‘100대 혁신기업(The World’s Most Innovative Companies)’ 중 28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어떻게 쿠션 화장품이라는 혁신적 신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메이크업 카테고리로까지 확립시킬 수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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