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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자 오류 최소화 방안

꼼꼼한 기록과 상시평가, SNS 활용해 실시간 평가하라

김진술 | 198호 (2016년 4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평가자 오류를 막는 7가지 방법

1. 비전이 개별 직원들의 KPI까지 폭포처럼 떨어지도록 하자

2. 팀의 평가지표를 상하좌우로 연계시키자

3. 블라인드 평가에 임하는 자세로 직원을 평가하자

4. 평가근거를 꼼꼼하게 챙기고 근거 없는 평가에 대해서는 평가자 책임을 묻자

5. 평가자의 인식을 개선하자

6. 평가와 SNS를 결합하자

7. 오픈형 방식으로 공정한 평가제도를 견인하자

 

 

 

 

‘평가오류(Evaluation Errors)’는 비즈니스에서 지속적으로 화두가 돼왔다.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를 육성하고 저성과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에 늘 의문을 가졌다. 평가오류에 대해 논하기 전에 기업들이 평가를 하는 이유를 먼저 살펴보자.

 

성과평가의 첫 번째 목적은조직의 비전 달성(Vision Realization)’이다. 평가의 의미는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점인 비전(Vision) 달성을 위해 필요한 목표와 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이다. 평가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조직의 비전달성이어야 하며, 일체의 성과지표(KPI)는 비전 달성과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두 번째 목적은 직원에 대한 인정과 육성이다. 기업은 성과지표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평가한 후 조직 및 개인의 평가등급(Evaluation Grade)을 산출한다. 평가등급의 의미는 비전과 성과지표의 달성에 기여한 정도로 해석된다. 평가등급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연봉 인상 및 인센티브) 내지 신분적 보상(승진)이 연계되어야 직원의 노고와 성취가 인정될 수 있다. 나아가 과거의 성과 창출에 대한 인정을 넘어 평가과정에서 파악된 강점과 약점을 토대로 추가적인 개발과 육성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럼 앞에서 살펴본 성과평가 제도의 두 가지 목적에서 왜 평가오류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평가지표 때문에 바다로 갈 배가 산으로도 갈 수 있다.

 

평가지표의 핵심요건은 타당성(Validity)을 들 수 있다. 평가지표는 궁극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목적에 비춰 상당할 정도로 부합해야 한다. 평가지표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조건은 유기적인 연속성과 일관성이다. 조직의 비전이 각 하부조직을 거쳐 직원의 성과평가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직원의 성과지표가 조직의 비전으로 수렴될 수 있어야 평가지표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여기 세 가지 케이스가 있다. 세 가지 사례 모두 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이다.

Case 1:영업 중심의 조직구조를 가진 A 회사의 2015년 비전 및 전략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신규 고객 개척이다. 하지만 실제 영업 직원에게 적용되는 인센티브 평가지표는 고객유지율(Customer retention rate)이었다.

Case 2: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B 회사의 CEO 2015년부터 직원 역량 개발에 전략을 다할 것을 HR팀에 주문했다. HR팀에서는 이를 실행하기 위해 1인당 교육시간과 직무교육 건수를 KPI로 설정했다.

Case 3: C 회사는 수주율을 영업부서의 KPI로 설정했다. 직원에게 보다 적극적인 영업 마인드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케이스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첫 번째 케이스에서는 회사가 지향하는 목적과 평가지표가 다르게 설정됐다. 회사의 방향과 평가지표가 맞지 않으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은 인센티브를 위해 고객유지율이라는 목표를 위해 움직인다. 이렇게 되면 정작 회사가 추구하고자 전략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케이스에서는 지나친 지표의 정량화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B 회사는 역량개발을 위해 교육시간이나 직무교육 건수라는 정량지표(Qualitative Indicator)를 설정했다. 이 경우 정량적인 측면에서 실적을 내느라 교육의 전략관련성 및 업무연계성 부문에 미진한 점이 발생할 수 있다. 정량적인 부문에만 초점을 맞추다 목표했던 바에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케이스에서 C 기업은수주율이라는 지표를 강조했다. 이렇게 되자 직원들은 수주율을 높이기 위해 수주 가능성이 높은 입찰에만 참가했다. 이는 조직의 영업전략을 소극적으로 만들고 장기적인 목표 설정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케이스는 모두 평가지표가 갖춰야 할 타당성이 부족하고 세부요건에서 결격사유가 발생함으로써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 팀장은 박 과장이 항상 이 과장보다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성과평가는 성과를 창출해온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그 사람이 만들어온 성과 자체를 평가하는 작업이다. 보통 성과평가는 주관성을 배제한 체 객관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팀 내부적으로 승진문제 등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는 회사가 대다수다. 또 너무나 많은 의사결정과 판단을 해야 하는 팀장 입장에서 팀원에 대한 관심과 정보의 부족 역시 객관적 판단을 어렵게 한다. 지연과 학연 등이 중시되는 보수적인 한국의 조직문화도 성과평가를 어렵게 하는 한 요인이다.

 

팀장은 하루에도 수십 번의 보고를 듣고,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렇다 보니 하루에 소모하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이런 심리적 고단함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경영자들은 종종 심리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는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만약 김 팀장이 총애하는 박 과장이 가져온 보고서에서 군데군데 실수가 있다면 이는 별로 큰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맡은 일을 잘해온 걸로 봐 이 보고서도 결정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런 신뢰 관계가 없는 이 과장이 가져온 보고서는 다르다. 바로 눈에 띄는 실수가 보이지 않더라도 왠지 탐탁지 않다. ‘혹시 문제가 있을지 몰라 불안하다라는 심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발동한다. 이것이 바로 구두쇠 심리다. 김 팀장은 일상에서의 심리적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성과평가에서도 구두쇠 심리를 작동시킨다. 이 과장의 성과가 박 과장에 비해 부족한 것이 없거나 혹은 이 과장의 성과가 다소 낫더라도 과거에 늘 잘해왔던 박 과장에게 더 좋은 평가등급을 주는 것이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

 

많은 회사에서의 평가주기는 회사의 회계연도에 맞춰 1년 단위로 설정된다. 1년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선 365일 전부터 발생해온 상황을 기억하고 그때마다 팀원이 어떻게 했는지를 상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확대,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흔히 나타나는 몇 가지 오류가 있다.

 

먼저최근 효과. 원칙적으로는 365일 성과활동에 대해 다방면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사실상 1년 동안 있었던 모든 것을 기억하기란 불가능하다. 보통 팀장들은 평가를 앞둔 한 달, 1주일 전의 상황에 대해서 강한 인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10개월 전 있었던 성과 등은 무시하고 최근의 성과만 기억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기록의 부재와 함께 인지적 구두쇠 효과가 작동하면 이외에도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특정 팀원의 강점 하나에만 의존해서 팀원의 전체 성과를 평가하거나(후광 효과), 특정 팀원에 대해서는 유독 가혹하게(가혹화 경향), 혹은 관대하게(관대화 경향)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혹은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아예 모든 팀원을 중간점수로 주려고 하는 오류도 많이 발생한다(중심화 경향).

 

 

 

 

이런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꼼꼼한 기록이다. 일부 기업은 반기별, 혹은 6개월 단위로 평가를 실시하기도 한다. 팀장에게 주간성과활동 보고서(Weekly Performance Log)를 작성하도록 해서 축적된 매주의 기록을 평가에 반영하도록 한 기업도 있다. 평가주기를 세분화할수록, 팀장이 기록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주관적인 기억의 부작용이 완화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비전이 개별 직원들의 KPI까지 폭포처럼 떨어지도록 하자(Cascading)

‘폭포(Cascade)’라고 하면 중력의 영향으로 물줄기가 수직 낙하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조직의 비전은 폭포처럼 전체 하부 조직으로 퍼져야 한다. 조직의 KPI와 개인의 KPI가 일관성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그렇다고 가정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팀 목표의 사각지대(Dear Zone)나 중복지대(Overlap Zone)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정해진 목표가 회사의 전략 및 비전과 일치하는지 검증할 수 있는 2차 제도가 있으면 좋다. 성과지표와 목표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간극을 제거하기 위해 한 국내 대기업은 KPI Cascading Matrix를 사용하고 있다. 이 지표를 쓰면 팀 성과목표, 역할 등이 어떻게 팀원에게 배분돼 있는지에 대해 한눈에 볼 수 있다.

 

 

대기업 B사는 연초에 목표를 설정할 때 팀장과 팀원이 두 번 만난다. 우선 Team Objective Sharing Workshop을 통해서 회사 전체의 전략 방향에 대해 결정한다. 그 다음 팀장과 팀원이 만나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개인 목표가 정해지면 다시 전체 팀원들이 모여서 각 팀원의 성과지표와 목표를 공유한다. 이는 팀의 단합심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개인의 목표가 조직 전체의 비전과 연결되고 또 공유된다면 사각지대나 중복지대를 걷어낼 수 있다.

 

 

 

 

2. 팀의 평가지표를 상하좌우로 연계시키자(Aligning)

팀의 성과지표는 전사 조직도에서 파악돼야 한다. 위로는 본부와 전사의 전략과 목표, 아래로는 팀원들의 목표와 연결돼야 한다. 수평적으로는 유관팀 및 업무상 전후방의 관계를 가지는 팀의 목표와도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만일 목표가 수직적으로만 정렬돼서 수평적인 연계가 미흡한 경우 사일로 현상(Organizational Silos Effects)이 심화된다. 또 유관 부서 간에 목표공유 및 합의가 되지 않아 부서 간 협력이 저해되거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 외국계 제조업 C사는 비전부터 수직으로 Cascading돼 정렬된 팀의 고유 KPI에 본부 내지 본부 간 협업지표(Division or Interdivision Cooperation Index)를 추가로 설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어떤 협업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며, 어떤 부서가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한 것이다. 이 협업지표를 통해 조직의 사일로현상은 물론 지나친 경쟁 내지 무관심 등의 조직적 폐단을 줄이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본부 협업지표를 설정하는 경우 성과책임에 대한 오너십을 명확히 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현재 본부 협업지표의 비중은 낮게 구성하고 있다.

 

 

 

 

3. 블라인드 평가에 임하는 자세로 평가하자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편견과 선입견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팀원들의 개별 책임과 역할 및 업무 등에 대해 알고 있는 팀장이 완전히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소한 평가 시점에는 블라인드 평가에 임하는 자세로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사실과 관찰에 기반한 객관적 자료에 따라 평가를 해야 한다. 따라서 평가자는 단순히 기존 결과를 평가한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미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코치의 관점에서 평가자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평가등급을 위한 평가보다는 코칭을 위한 성과관리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평가자가 사실이나 직접 관찰이 아닌 주관적 판단에 따라 평가한다면 피평가자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는 피평가자의 성과 향상에도 별 도움이 안 된다. 국내 한 대기업에서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수시로 기록하고 필요할 때 정보를 찾을 수 있는고과수첩또는 ‘Fact finding’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많은 다국적기업들은 성과관리의 주기를 단축시킴으로써 사실과 관찰에 기반한 평가뿐만 아니라 즉시적 피드백 제공을 통해 피평가자의 성과 향상을 돕고 있다.

 

국내 대기업 D사의 평가제도를 살펴보자. 상시 성과관리를 하는 이 기업에서는 피드백(feedback)이 아닌 피드포워드(feedforward)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피드백은 상황이 종료된 후 그 상황에 대한 평가자의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반면 피드포워드는 향후 성과 개선을 위한 사전적 코칭과 의견 제시를 말한다. 이는 과거에 대한 평가를 넘어 성과 강화를 위한 미래지향적 과정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이 회사에서는 분기별로 수립된 목표를 평가하기 위해 매월 실적을 등록하고 그 실적을 대상으로 월 1회 이상의 코칭을 의무화해서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 나아가 분기 평가일 전이라도 성과를 인정할 만한 단기 성과가 있다면 즉시 보상을 통해 평가와 보상의 상관 관계를 강화하고 성과 창출자에 대한 동기부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4. 평가 근거를 꼼꼼하게 챙기고 근거 없는 평가에 대해서는 평가자 책임을 묻자

평가지표별로 평가한 결과가 모여 종합 점수가 나오고 종합 점수를 기준으로 평가등급이 산정되므로 팀원의 종합 점수나 등급에 대한 근거는 물론이거니와 각 지표별로도 평가 근거를 챙겨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최상위 등급이나 최하위 등급으로 평가된 지표에 근거가 부실하거나 없는 경우 평가결과 자체가 부인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참고할 만하다.

 

세계 SNS 시장을 이끌고 있는 외국계 IT 기업에서는 평가 근거를 모으기 위해 SNS를 통해시시콜콜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 발표 정말 잘했어” “어제 너의 보고서 덕에 우리 팀의 문제가 풀린 것 같아” “오늘 보고가 잘 안 풀려서 힘들었지등과 같은 SNS상의 단문이나 댓글 등을 살펴봄으로써 그날 직원들에 대한 평가의 참고자료를 얻는 것이다. 이렇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6개월 동안 모아 반기평가를 실시한다. 글로벌 기업인 이 회사에서는 개인의 SNS까지도 인사평가의 정확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 하나, 댓글 하나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일정 기간 동안 이런 것들을 빼곡히 모으면 직원평가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된다.

 

또 다른 외국계 IT 기업에서는 평가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분기별 평가를 도입했다. 국내 일반 기업이 연 1회 성과평가를 하는 반면 이 기업에서는 연 4회 직원평가를 하는 것이다. 분기 단위로 목표수립-중간점검-평가의 과정을 되풀이한다. 의미 있는 세부과정으로는 ‘Weekly 대화의 시간이 있다. 매주 팀장과 팀원들이 모여서 한 주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공유하고 이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이 과정을 기록해서 분기평가에 활용한다. 평가단계도 자기-동료-매니저-Committee-사업별 총괄의 5단계여서 근거 없이 직원을 평가하기 힘든 구조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지표별로 S(최고)-D(최저) 등급평가로 소위 5지선다형 평가가 아닌 에세이 위주의 주관식 평가로 설정했다. 팀장이 근거 없이 직원에 대해 악의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힘들도록 한 것이다.

 

 

 

 

 

 

 

 

 

 

5. 평가자의 인식을 개선하자

심리적 구두쇠 효과는 일상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의사결정과 판단으로 생기는 심리적 고단함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자 방어기제다. 그래서 팀장들에게 인센티브 등의 유인을 줘 심리적 알뜰함을 자발적으로 깰 수 있을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계 정유회사는 평가감사(Evaluation Audit)제도를 도입해서 구두쇠효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선 특별한 사유 없이 업적과 역량평가 점수가 현격하게 차이 나거나 명확한 근거 없이 전년과 대비해 점수가 30점 이상 차이가 있는 경우 등을 평가오류의 유형으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 평가내용과 결과를 분석해서 평가오류로 판단되는 경우 평가자 책임을 물어서 경고장을 발부하고, 이 경고가 이후 팀장 본인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도록 연결했다. 평가는 팀장의 전권이자 재량에 속하는 영역이라는 팀장의 인식에 큰 영향을 줘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고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외국계 소비재기업에서는 평가자들의 지표와 목표수준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Calibration Session(평가조정 세션)’을 운영한다. 통일적인 기준을 가지고 직원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평가자가 생각했던 고성과자가 다른 평가자의 눈에는 저성과자로 비칠 수 있다는 성과의 상대적 기준을 공감하면서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이를 통해 자신이 만들어온 구두쇠 효과에 더해 특정인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다. 결국 반복적인 Calibration Session의 효과로 모든 팀장의 성과에 대한 잣대가 영점조준돼 일관적인 평가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6. 평가와 SNS를 결합하자

워크닷컴(work.com) SNS 기반의 클라우드 HR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이 회사의 기치는 ‘New work realities- Connected, Open & Collaborative - Real time’이다. SNS를 기반으로 성과들이 상시적으로 연결되고, 성과가 투명하고 협력적으로 관리되면서 평가의 새로운 타임프레임인 실시간(Real Time)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고 있다. 이 회사 인사담당자는 클라우드 HR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자료를 축적하고, 또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줘 평가의 정확성을 높여준다고 했다.

 

“워크닷컴을 통해 직원들이 업무에 대해 실시간으로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의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고 다른 직원에게 사적이거나 공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워크닷컴에 올라온 글은 직원들의 실적 평가와 보너스 결정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니퍼 트레팩츠 인사부팀장, 리빙소셜. <월스트리트저널> 2012 8

 

이런 SNS 기반 평가제도의 핵심 작동원리는 Align-Motivate-Perform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목표설정 단계에서 지표와 목표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개선되므로 Cascading Aligning 기준에서 흠잡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효과가 발휘된다. 이어서 역시 실시간으로 다른 팀이나 다른 팀원의 진척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게 하며 기대할 수 있는 보상, 그리고 추가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동기부여 효과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작동원리인 실시간 실행을 들 수 있다. 평가는 흔히 1년의 성과활동을 마무리하면서 평가 시즌에 한다고 생각하지만 SNS 기반의 평가제도에서는 아니다. 단순히 평가시즌에 국한돼서 직원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성과를 관리하고 평가함으로써 상당수의 평가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게 된다.

 

7. 오픈형 방식으로 공정한 평가제도를 견인하자

평가에서 여러 가지 문제나 오류가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평가지표와 방식이 전사적으로 공유되지 않아서이다. 매니저 혼자서 결정하다 보면 중복지대나 사각지대가 생기고, 평가방식 측면에서도 관대화, 가혹화 내지 중심화 경향이 생기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은 기존의 폐쇄형 방식과 이로 인한 폐단을 오픈형 평가방식으로 극복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한 외국계 소비재 기업은 팀원이 수립한 목표를 전 조직원들에게 공개했다. 목표는 관대하게 하는 대신 지속적은 소통을 통해 편법을 미연에 방지하고 상호간에 팀워크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팀원들이 서로의 목표에 대해 상호 리뷰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지표 수준에 대한 일관성과 적절성이 강화된다. 또 다른 외국계 IT 기업은 매 분기 전사 단위 조직목표에 대해 전 직원이 참여하는공유-질문-설명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1∼2주에 걸쳐서 글로벌 본사 및 각 지사에서 전사 전략, 목표 공유프로세스를 진행하며 내부 시스템에 게시된 분기별 조직목표에 대한 질의응답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 나아가 각 팀원이 자신의 직무기술서에 기초해 개인목표인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를 자세하게 작성하게 한다. 이후 팀 동료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직원들도 같이 열람할 수 있도록 개인목표와 주별 활동실적을 오픈함으로써 평가오류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아무리 체계적인 평가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아무리 정량적인 성과지표를 구축하더라도 평가자 오류가 제거되지 않으면 평가결과의 객관성은 낮아진다. 이는 곧 피평가자의 수용도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위의 7가지 방법을 참고하면 평가결과의 객관성을 제고하고 좀 더 건강한 경쟁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진술KAYEN Consulting 대표 jinsool.kim@kayen.co.kr

 

필자는 영국 외무성 장학금을 받고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EU Socrates 장학금을 받고 독일 브레멘대에서 노사관계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MIT에서 Strategy Leadership HR Strategy 과정을 이수했다. 머서컨설팅에서 HR컨설턴트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전문위원으로, 삼성생명에서 매니저로 근무했다. 2009 KAYEN Consulting을 설립해 주로 외국계 회사와 대기업에 컨설팅, 강의, 자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김진술 | - 머서컨설팅 HR컨설턴트
    -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전문위원
    - 삼성생명 매니저 근무
    - 2009년 KAYEN Consulting 설립, 외국계 회사 / 대기업 컨설팅, 강의, 자문 등 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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