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글로벌 가전박람회 ‘IFA(국제가전박람회) 2015’는 전 세계 IT 강자들의 신기술 경연장이었다. 사실 이 행사를 ‘가전박람회’로만 부르는 것은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삼성, LG, 애플 등 IT 강자들이 사물인터넷, 스마트 워치 등을 무기로 기술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 됐기 때문이다. IFA는 모바일,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등 모든 기술이 개인용 모바일 디지털 기기로 통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연장이 됐다.
IFA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바로 디지털로 무장한 ‘개인’의 영향력이 더할 수 없이 막강해졌다는 점이다. 과거 B2C, B2B가 기업 중심의 경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인지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소셜, 모바일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이제 소비자 개개인이 경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바야흐로 ‘C2B(Consumer to Business) 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기술의 변화에 따라 급변하고 있다.
C2B 경제에서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소비자가 기업에게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을 강력히 전달할 수 있다. 기업은 이를 반영해 회사의 상품뿐 아니라 전략까지 수정해 나간다. 이를 위해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C2B 경제에서 소비자들은 ‘나만을 위한 맞춤형 경험’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고객 기반의 디지털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또 고객들의 구매 여정에서 어떻게 순간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까? 해답에 접근하기 위해 IBM의 솔루션이 반영된 최근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이 관건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위스의 유명한 초콜릿 기업 린트(Lindt)는 오프라인에서 팔리는 제품과 똑같은 포장제품을 온라인에서도 판매했다. 고객과의 개인화된 거래를 강화하기 위해 판촉을 강화하고 공급량을 조절했다. 또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등 휴가 시즌에 맞춰 개인화된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초콜릿과 포장, 디자인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겨울 휴가기간 동안 모바일을 통한 매출이 300% 늘었다.
둘째, 새로운 에코시스템 및 파트너와의 연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나의 제품이나 업종만으로 경쟁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IT를 중심으로 모든 제품, 서비스 산업이 융합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 ‘왓슨’을 활용한 에코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꼽힌다. 노스페이스는 ‘플루이드 전문가 개인 쇼핑 도우미(Fluid Expert Personal Shopper)’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개별 소비자들에게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어떤 높이의 산에 며칠간 등산을 가려는 등산객에게 왓슨은 맞춤형 배낭과 기타 등산 제품을 추천한다. 왓슨을 활용해 헬스케어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지니MD사도 대표적 예 중 하나다. 지니MD 모바일 앱에서 수집된 개인의 건강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로 특화된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의 건강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셋째, 무엇보다 개인화된 맞춤화 서비스가 성공의 열쇠다. 멕시코의 대형 은행인 반노르테는 고객 중심 뱅킹 모델을 도입 한 뒤 첫 2년간 2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 이 뱅킹 모델의 핵심은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뤄지는 고객들의 거래활동에서 고객 특유의 개인적인 특징을 통찰력 있게 분석한다는 점이다. 차량 구매, 대학 등록금 납부 등 고객들의 라이프사이클 변화를 추출한 뒤 개인화된 맞춤식 금융상품을 제안한다. ‘넥스트 베스트 액션(Next Best Action)’이라는 분석 예측 솔루션을 통해 지점이나 콜센터 대표에게 고객 대응지침을 제공하고 이에 따라 맞춤식 영업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C2B 경제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부터 제품에 이르는 모든 비즈니스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의 파급효과는 점점 커지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면서 시장, 전략, 가치에 대한 새로운 사고가 요구되고 있다. 기업이 디지털 재창조를 통해 패러다임의 전환에 성공하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C2B시대에 성공하고 싶다면 ‘순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제프리 로다 한국IBM 대표이사
제프리 로다 대표는 IBM 성장시장 공공 부문 총괄 부사장, 글로벌 시장 공공 부문 총괄 사장, 호주 및 뉴질랜드 대표이사직을 거쳐 현재 한국IBM의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성장시장 공공 부문 총괄 부사장 재직 기간 중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 등의 각국 정부 및 의료, 교육 관련 고객사를 대상으로 경기부양지원 및 스마터 시티 프로그램을 총괄했다. 30여 년간 IBM의 영업, 마케팅, 채널 등의 분야에서 근무했으며 IBM 글로벌 리더십팀, 기업 성장 및 혁신팀의 멤버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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