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옌센 전 머스크 최고시장분석가 인터뷰

성장위주 기업에서 성과위주 기업으로..뼈 깎는 체질개선 ‘머스크맨’, 정상에 서다

165호 (2014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 HR

 

세계 최대의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은 창립 이래 약 100년 동안 해외 지사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빠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발전해왔다. 또 평생 고용을 보장해주는 대신 장시간의 근로를 당연하게 생각하는머스크맨의 터프한 조직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2002년 들어 머스크 경영진은 해운 산업에 저가 경쟁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중앙 통제형 조직으로 1차 변신을 시도했지만 오랜 시간 굳어온 조직 문화와 해외 지사의 강한 반발 때문에 실패했다. 그래서 2008년 시도된 2차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조직 문화 측면의 변화와 함께 진행되도록 세심하게 기획됐다. 2차 프로그램 시행 결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절반 이상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지만 큰 마찰이나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머스크는 성장 중심에서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로 거듭나는 데 성공하며 해운산업의 독보적 1위 자리를 굳혔다. 머스크의 조직문화 변신 사례는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한국의 대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조직문화 혁신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구글, 애플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이나 3M, 넷플릭스처럼 임직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문화를 가진 기업을 우선 떠올린다. 그러나 꼭 구글이나 사우스웨스트처럼 일하기 즐거운 기업으로 변하는 것만이 조직문화 혁신은 아니다. 산업 환경 변화에 맞게 때로는 즐겁고 자율적인 문화를 가졌던 기업이 지루하고 딱딱한 기업으로, 또 성장 잠재력을 희생하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하는 성과위주 문화의 기업으로 변하는 것도 필요하다.

 

산업 환경이 변함에 따라 성장 위주의 기업에서 성과 위주의 기업으로 변신한 예로 덴마크의 머스크그룹(A.P. Moller-Maersk Group)을 들 수 있다. 머스크그룹의 주력 회사는 덴마크의 대표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해운회사인 머스크라인(Maersk Line)이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머스크는 한국의 삼성, 핀란드의 노키아 같은 대표 기업이다.

 

1904, 뱃사람이었던 피터 머스크-뮐러가 설립한 머스크는 평생 고용, 가족적인 분위기, 해외 지사에 대한 과감한 권한이양 등 한국의대우맨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머스크맨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전통적인 해운회사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약 10년간에 걸쳐 일련의 구조조정, 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과거의 전통을 상당 부분 버리고 새로운 회사로 재탄생했다. 중앙집중적 통제, 효율성과 프로세스를 중시하고 냉정한 성과평가를 실시하는 미국식의 차가운 기업문화로 변신한 것이다. 또 창업자 가문 경영자들의 개인적 카리스마를 따르던 전통도 희미해졌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은 좋아졌지만 충성도는 떨어지고 이직률은 올라갔다. 25만 명을 넘던 그룹 직원 수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10만 명선으로 줄었다.

 

이런 구조조정과 조직문화 변화의 결과 현재 머스크는 세계 해상 운송 시장에서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15.2%.1  600척 이상의 화물선을 움직여 연간 3600만 개의 컨테이너를 운송한다. 재무 실적은 더욱 눈부시다. 2014년 상반기 매출은 136000억 원, 영업이익은 1900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해운업계 상위 15개사 중 오직 4개사만이 적자를 면했다.2 영업이익률은 경쟁사들보다 최소 5%포인트 이상 높다.

 

머스크라인에서 12년간 근무하며 최고시장분석가(chief market analyst) 직책을 맡았던 라스 옌센은 2010년에 회사를 그만뒀다. 그는 퇴사 후 시인텔 마리타임 어낼러시스(SeaIntel Maritime Analysis)라는 해운산업 전문 컨설팅 회사를 창업했다. 새 회사의 CEO로 일하는 동안에도대체 우리 머스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라는 의문과 아쉬움을 품고 있던 그는 직접 전현직 동료 약 110여 명을 인터뷰했다. 그가 정리한 머스크의 조직문화 변신 과정은 <1825일의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책으로 최근 한국에도 출간됐다.3

 

얀센의 정리에 따르면 2000년대 동안 머스크는 두 번의 대규모 구조조정/혁신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2002년 시행한 스타라이트(Starlight)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조직원들에게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경각심을 주고 경영진에겐 조직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 이를 토대로 다시 2008년 스트림라인(Streamline) 프로젝트를 시행해 이후 5년 동안 회사의 체질을 바꾸는 성공을 거뒀다. 성장성이 아닌 수익성을 새로운 가치로 설정했다. 이에 맞게 기업 조직과 문화를 바꾸는 과정에서 충성도 높은 직원들이 대거 회사를 나와야 했다. 그러나 이는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대부분의 해고자들도 인정한다는 것이 이들을 인터뷰한 옌슨의 관찰이다. 조직 혁신의 필요성을 모두가 인정했기 때문에 약간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부작용 없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머스크의 사례는 기업이 기존에 갖고 있는 조직문화가 아무리 훌륭하고 과거에 잘 작동했다 하더라도 외부 경제 환경, 산업 환경 등이 바뀌면 이에 맞춰 조직문화도 변하고 진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안다 해도 조직의 관성 때문에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머스크 역시 110년의 역사에서 나오는 독특한 가치관과 성장 중심의 문화 때문에 효율성 위주의 고성과 문화로 변신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조직문화를 개조하는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고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저자인 옌슨과 이야기했다. 보통 아침 7시에 출근한다는 그는 8시에 전화 약속을 잡았다. 전직머스크맨답게 어려운 단어는 쓰지 않고 또박또박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효율적인 비즈니스 영어를 구사했다.

 

라스 옌센 전 머스크 최고시장분석가

 

어떻게 머스크에서 일하게 됐나.

물리학 박사 출신이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AP 뮐러 머스크 그룹에서 일했는데 처음엔 머스크의 석유 및 천연가스 계열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2001년에 머스크라인(해운사)으로 옮겼고 컨테이너 운송 부문의 최고시장분석가로 선임됐다. 그전까지는 해운 산업에서 물류를 수리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물리학을 공부한 내가 책임을 맡게 됐다. 나중엔 머스크라인의 글로벌 시장분석 및 인텔리전스를 총괄 지휘했다.

 

왜 전직 임직원을 인터뷰하고 책까지 쓰게 됐나.

2010년 머스크를 떠난 후 컨테이너 운송 분야의 회사를 창업했다. 이쪽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지난 5년간 머스크를 떠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그들과 얘기하다 보면 공통점이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머스크에서 일어난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하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나도 어떤 일이, 그리고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책을 위해 인터뷰한 110명이 넘는 사람들은 각각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재밌는 점은 이들이 머스크를 떠난 후에도 여전히 머스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전 직장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었고 그들 스스로도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했다.

 

 

당신이 만난 전 직원들이 혼란스러워했다는 말인가?

혼란(confused)보다는 어리둥절(bewilderment)이라는 말이 더 적합한 것 같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머스크에서 25, 30년 일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경험한 바는 이렇다. 자기들이 너무도 잘 안다고 생각했던 회사가 어느 순간 그들이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고 편안하게 느껴지지도 않는 무언가로 변한 것이다. 그중 일부 사람들은 회사의합리화정책에 따라 해고당했고 나를 포함한 다른 일부는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회사를 나왔다.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라는 질문을 갖고 있었다.

 

당신 스스로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몰랐다는 말인가?

그렇다. 나는예전처럼 회사가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아라고 생각했지만 왜 그런지 설명할 수는 없었다. 이 책을 쓰면서야 비로소 내가 그렇게 느꼈던 이유를,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떠나야 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또 이런 변화가 만들어진 데에는 아주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도 이해하게 됐다. 당시 해운산업의 기반 자체가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일 그 당시 머스크의 문화가 변하지 않았다면 직원들은 여전히 행복하게 남아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대신 회사는 아주 많은 돈을 잃게 됐을 것이고 아마도 결국 파산했을 것이다. 산업 전체의 변화가 회사 문화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내가 인터뷰한 거의 모든 직원들은 이런 변화가 사업상 회사에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인정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슬픈 일이었을 것이다. 상당수의 옛 머스크 임원들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좋아하고 또 회사가 자신들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율적인 권한을 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머스크는 프로세스 기반 기업으로 변해버렸다. 이젠 조직 안에서 직원들이 갖는 권한과 자율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새롭게 변모한 머스크라인에서 출세할 수 있는 건 새로운 유형의 사람들이다. 자율성을 중시하던 옛날 사람들은 많이 떠나야 했다. 내가 본 바로는 이들 대부분은 대기업이 아닌 작은 기업으로 옮겨갔다. 대기업에서 정해진 계획에 따라 점진적인 발전을 하는 것보다는 작은 기업에서 큰 권한을 갖고 마음대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율성을 더 원하기 때문이다.

 

코펜하겐의 머스크 본사

 

머스크에서 있었던 변화가 시스템의 변화나 프로세스의 변화일 뿐 아니라 구성원의 변화이기도 했단 얘기인가.

그렇다. 이런 완전한 문화와 전략의 변신을 위해서는 사람들도 바꾸는 것이 필요했다.

 

2000년대 이전에 근무하던 사람 중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는가.

정확한 숫자는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에 중간관리자급과 최고경영자급의 절반 이상은 머스크에서 오래 일해 온 사람들이다. 이는 상당한 비율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의 머스크에서 관리자급 거의 전부가 내부 승진자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고경영자들이 갖고 있는 가치도 달라졌을까?

회사가 갖고 있는 가치는 그대로지만 가치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접근방식의 변화가 편안한 사람은 남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떠났다. 그런데 확실히 달라진 게 있다. 10년 전 당신이 머스크의 한 사무실로 걸어 들어가서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외부에서 더 좋은 자리가 있다면 머스크를 떠날 의향이 있나라고 물어봤다면 그들 중 대부분이, 특히 관리자급에서는 아무도그렇다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직원들에겐 회사를 향해 아주 강력한 충성심이 형성돼 있었다. 오늘날은 다르다. 머스크의 중간급 관리자와 11로 만나서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대부분이물론이죠. 더 좋은 자리가 있다면 옮기겠죠라고 말할 것이다. 예전처럼머스크를 위해 난 어떤 일도 하겠다는 충성심은 직원들에게서 사라졌다.

 

이런 새로운 경향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건가?

당신이 이루려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일만은 아니다. 직원들의 충성도가 낮으면 이직률과 직원 회전율이 올라간다. 이는 곧 새로운 인력의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의 증가를 가져온다. 또 경험 많은 사람이 나감에 따라 회사의 지식도 감소한다. 반대로 직원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것뿐이다. 예전 조직문화에서는 회사가 평생 고용을 보장해주는 대신 아주 많은 근로시간을 요구했다. 지금의 문화에선 직업 안정성이 없다. 직원이 성과 목표를 초과한다면 승진하겠지만 장기간 지표에 미달한다면 해고당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KPI(key performance index), 보너스 같은 것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머스크에서 남는 것이다.

 

조직문화의 급격한 변화는 회사의 지배주주가 바뀔 때 많이 일어나는데 머스크에도 그런 지배구조의 변화가 있었나?

머스크의 지배구조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창립자의 후손들이 여전히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사회도 지배하고 있다. 머스크의 문화 변화는 오너십의 변화가 아니라 산업의 변화로 인해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한다.

 

컨테이너 해운 산업은 의외로 젊은 산업이다. 본격적으로 이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건 1970년대다. 모든 신생 산업에서 그렇듯 초기에는 성장세가 빨랐다. 이런 젊은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 역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조직에 기업가정신을 가진 구성원들이 많이 필요하다. 머스크는 이런 측면에서 완벽한 조직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산업이 변했다. 초기의 고성장 시대는 끝나고 저성장 성숙기가 찾아왔다. 이제 해운사의 목표는 빠른 성장이 아니라 지금 갖고 있는 자산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얼마나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가, 얼마만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가로 변했다. 그래서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구성원이 필요하다.

 

지배주주도 그대로 있고 관리자들도 상당수가 예전부터 있던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렇게 급격하게 조직 구성과 문화를 바꿀 생각을 했을까?

그들에겐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내린 결정은 아니고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진 과정이다. 2001, 2002년경에 이미 이런 변화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을 경영진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2년의 첫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문화의 변화를 사람들에게 강요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이런 변화가 가능해졌다. 이전 경험도 있었고, 또 회사의 재무 실적이 극단적으로 나빠지면서 구성원 모두가급진적인 변화 없이는 힘들겠다라고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머스크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스타라이트스트림라인

머스크는 북유럽에 기반을 둔 회사답게 고품질 서비스를 지향하는 해운사였다. 즉 정시 운항을 가장 중시했다. 코펜하겐에서는머스크 배가 들어오는 걸 보고 시계를 맞춰도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해운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범용화(commiditization)되면서 업계에 가격경쟁 바람이 불었다. 2000년대 초중반 해운업 호황기에는 전 세계 해운사들이 앞다퉈 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했다.

 

컨테이너 운송 산업이 공급과잉으로 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머스크 경영진은 2002년에 베인컨설팅의 도움을 받아스타라이트(Starlight)’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스타라이트는 비용 절감과 서비스 표준화를 위해 해외 지사의 권한을 축소하고 본사의 통제를 강화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자율성을 중시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좋아하는 조직 문화에 정면충돌하면서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옌센은 책에서 스타라이트로 촉발된 내부의 논의와 권력 투쟁은 역설적으로 머스크 경영진이 조직 문화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눈뜨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문화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제대로 시행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이런 교훈이 있었기에 2008년 시작한스트림라인(StreamLINE)’ 구조조정 및 혁신 프로그램은 조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과 함께 진행됐다. 새로 취임한 아이빈드 콜딩 사장이 문화적 변화의 선봉장을 맡았다. 금융전문가이자 변호사인 그는 자신이 참석하는 회의 문화부터 중앙통제식으로 바꿔서 자율성을 중시해오던 직원들에게 강력한 신호를 줬다. 또 직원의 상대평가 제도와 새로운 리더십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지금까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홍보와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강화했다. 초반에는 각 해외지사 간 브랜드 전략이 일치하지 않고 새로 인수한 회사 구성원들과 마찰이 생기는 등 문제점이 도출됐지만 시행착오 과정을 거치며 점차 개방적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정착됐다.(‘사내 e메일 문화의 변화참조.)

 

 

 

 

2002년의스타라이트프로젝트는 실패로 간주한단 말인가? (‘머스크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스타라이트’와스트림라인’’ 참조.)

스타라이트는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 중 하나는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지사장들이 갖고 있는 권력을 뺏어오는 것이었다. 이전까지 지사장들은 해당 국가에서 자기 마음대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당시 이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놓고 싶지 않았고, 최고경영진 역시 이들의 반발을 눈감아줬다. 2008년에 회사의 실적이 급격히 안 좋아지고 상황이 심각해진 다음에야 변화가 먹혀들었다.

 

재밌는 점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해운사가 머스크 혼자가 아니라는 거다. 지금 업계에 남아 있는 대형 해운사들 모두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하나는 예전과 같은 자율적이고 전통적인 문화를 유지하면서 틈새시장의 플레이어로 남는 길이다. 그러나 이들이 메이저 글로벌 해운사가 되고 싶다면 머스크와 같은 길을 걷는 수밖에 없다. 이제 이 산업은 덩치와 비용절감의 싸움이다. 다른 제조업들과 마찬가지로 린 매니지먼트와 프로세스 위주의 경영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머스크를 제외한 대형 해운사들 대부분이 현재 고전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머스크는 굉장히 성공적으로 문화를 바꾼 사례다. 다른 해운사들은 머스크의 사례를 통해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공부해야 한다. , 머스크는 5∼6년에 걸쳐 변화를 가져갈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 나머지 해운사들은 그럴 만한 재정적 여유가 없다. 물론 몇 달 만에 조직 문화가 확 바뀔 수는 없겠지만 열심히 머스크를 배우고 따라한다면 2∼3년 안에 변하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2002년의 스타라이트 프로젝트와 2008년의 스트림라인 프로젝트에 모두 컨설팅 회사가  참여했다고 하는데 이들은 어떤 역할을 했나.

스타라이트에는 베인컨설팅이, 스트림라인에는 맥킨지컨설팅이 들어왔다. 이들의 기본 역할은 전략 프로세스를 실행하는 걸 도와주는 것이었는데 이들이 실제로 한 일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증언들이 있다.

 

우선 이 스트림라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던 머스크의 전략담당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변화 프로세스를 돌리고 다른 산업의 사례를 분석하는 일 등을 맡았는데 어떤 팀이든 맥킨지 사람들의 숫자보다 머스크 사람들의 숫자가 많도록 만들었다. 스트림라인은 머스크가 만드는 프로세스여야 했고, 맥킨지의 전략으로 보여서는 안 됐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도와주기 위해 왔을 뿐, 운전석에 앉아 있다고 여겨져서는 안 됐다.

 

그런데 스트림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머스크 직원들은 대부분 스트림라인을 맥킨지가 주도한 프로젝트였다고 기억한다.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이슈였다. 맥킨지의 프로젝트라고 여겨지면 현업에서 실행으로 옮길 때 많은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는 2002년 베인컨설팅과 했던 스타라이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다.

 

 

사내 e메일 문화의 변화

머스크라인의 예전 조직문화를 가장 잘 보여준 것으로 MISE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과 MCS라는 전자메일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1984년 도입돼 2000년대 중반까지 쓰였다.

 

MCS는 검은색 화면에 투박한 녹색 글씨로 이뤄진 단순 텍스트 기반 시스템이었으나 당시엔 첨단기술이었다. 국가 간 통신이 중요한 해운업계에서는 이전까지 텔렉스를 주로 썼는데 텔렉스는 전보처럼 글자 수를 따져 과금이 됐기 때문에 최대한 간결하게 메시지를 줄이는 것이 중요했다. 또 머스크 특유의 실용적 문화까지 겹쳐 직원들은 MCS 시스템에서 전자메일을 보낼 때도 하고자 하는 말을 최대한 줄여 썼다. 예를 들어 ‘Best regards(안부를 전합니다)’라는 일상적인 인사말을 ‘BRGDS’라 썼다. 또 회사는 개인별 전자메일 주소 대신 부서별, 직무별 전자메일 주소를 부여해 사람이 바뀌어도 업무에는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이런 시스템은 1990년대 말부터 문제점을 드러냈다. 머스크와 거래하는 외부인들에게는 FRASALEXP@maersk.com(프랑스 영업 수출담당)이라는 식의 전자메일 주소가 익숙지 않았다. 특히 2005 P&O사를 인수한 이후 옛 P&O 측 직원들이 머스크 측 직원들을 예의 없고 무례하다고 지적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그들에겐 ‘BRGDS’처럼 말을 줄여 쓰고 필수적이지 않은 인사말 등은 아예 생략하는 문화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말 조직문화가 바뀌면서 MCS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사장됐고 메시지를 짧게 줄여 쓰는 문화도 거의 사라졌다.

 

 

 

 

한국에서는 맥킨지, 베인, BCG 같은 컨설팅사가 존경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기업 경영진이 조직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일부러 컨설팅사에 중요한 전략을 만들도록 맡기는 사례도 있다. 덴마크는 그 반대로 컨설팅사를 무시하는 문화가 있나.

한국처럼 덴마크의 많은 기업들도 컨설팅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준다. 그러나 머스크는 뼛속부터 문화가 달랐다. 머스크라인 사람들은 머스크가 세계 최대의 선사일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선사라고 생각했다. 그들이야말로 해운 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했기 때문에 컨설팅 회사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줄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 즉 자신들이 컨설턴트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중간급 관리자들은 맥킨지에서 온 컨설턴트들을 전문가로 전혀 대접해주지 않았다. 그들은 맥킨지뿐 아니라 외부 사람들을 다 그렇게 낮춰 봤다.

 

그렇다면 두 프로젝트를 하면서 컨설팅사 사람이 머스크로 영입된 적은 없나?

내가 알기론 없다. 컨설턴트들은 맡은 일만 해주고 떠났다.

 

젊은 사원들을 교육했던 MISE 프로그램이 없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사라진머스크맨문화참조.)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그리고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심이 낮아지면서 MISE 프로그램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이것이 한 가지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덴마크의 사회적 변화다. 예전처럼 고등학교 졸업자 중에서 똑똑한 사람들을 찾기 힘들어졌다. 젊은 사람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MISE 프로그램은 아주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대학교 졸업자들에게는 맞지 않았다. MISE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의 자질을 가진 리더들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점점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의 특성을 가진 인재를 원하게 됐다. MISE는 좋은 프로그램이었고 그 역할을 다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 가치가 줄어들게 됐기에 없어졌다.

 

 

사라진머스크맨문화

1990년대까지 머스크는 고도성장기 한국의 대기업 종합상사나 건설·엔지니어링회사를 연상시키는머스크맨문화를 갖고 있었다. 이는 가족적이면서도 진취적이고, 직원 개개인에게 큰 자율성을 부여하는 기업가적 문화(entrepreneurship culture)였다. 머스크맨은 거칠고 강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 좋아했다. 건실하고 듬직하며 명예와 고객과의 약속을 중요시한다.

 

머스크맨의 상징은 MISE라는 채용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18∼20세의 젊은 남성이 대상이었다. 전문지식이 없어도 건전한 상식을 갖추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덴마크 청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에 대학 졸업장은 요구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미래 리더들을 양성하는 이 프로그램엔 한 기수당 최대 500명 가까이 뽑혔다. 이들은 한국 대기업의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처럼 규율이 강한 교육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3번 지각하면 바로 퇴사 조치됐다. 교육 중 복장은 항상 정장차림이고 셔츠나 양말 색깔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집에 돌려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동기애를 키우기 위한 4일간의 서바이벌 야영 훈련이었다.

 

이런 군대식 교육을 마친 MISE 신입사원은 2년간 세 곳을 돌며 국내 근무를 마친 후 다시 2년간 해외의 소규모 지사로 파견됐다. 이들은 불과 20대 초반의 나이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열악한 지역에 위치한 해외지사에서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본사의 간섭은 최소화됐고 매출 확장을 위해서 많은 권한을 받았다. 또 머스크의 기업 문화를 해외 사업장에 전파하는 문화 전도사의 역할도 수행했다.

 

MISE 프로그램 수료생들 외에도 머스크에는 이런터프가이문화가 일반적이었다. 상사가 시키거나 일이 있으면 늦은 밤이나 주말에도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덴마크인 평균 근로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일했으며 상사가 출근하기 전에 출근하고 상사가 퇴근한 후에 퇴근하는 것도 한국의 대기업 문화와 비슷했다. 또 해외 사업이 많은 회사 특성상 불과 2주일 전에 해외 발령을 통보받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덴마크 시민들에게머스크맨완벽한 정장을 입은 덴마크 남자. 언제나 시간을 엄수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하루 24시간, 7일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머스크그룹 로고에 있는 일곱 개의 별이 주 7일 근무를 상징한다는 농담도 있었다.

 

열심히 일하고 진취적인 머스크맨이라는 정체성은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덴마크 젊은이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서 MISE 프로그램에 들어갈 좋은 인재를 찾기가 힘들어졌다. 또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도가 낮아지고 이직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MISE 같은 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교육생들 사이에서도지각 3번 하면 해고와 같은 정책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불만이 쌓여갔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2009년 폐지됐고 주로 대학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연하고 현대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한편 머스크의 또 다른 특징이었던 해외지사 위주의 경영 문화 역시 변했다. 예전에는 각 국가의 지사마다 별도의 업무 프로세스를 갖고 있었고 필요한 경우 본사의 사전 허가 없이 지사장 재량으로 신규 사업을 시작하거나 현지 법인을 만들 수 있었다. 빠른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글로벌 차원의 비용 절감을 위해 국가 간 프로세스의 통합이 중요하게 생각되면서 본사와 지역본부의 통제가 강화되고 지사에서 근무하는 현장 직원들의 권한은 축소됐다. 매출 성장과 확장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둔 성과주의 문화가 대세가 됐다.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졌고 대신 야근과 주말근무가 줄어들어 직원들에게 많은 여가시간이 주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향후 리더가 될 엘리트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에 고졸 사원들을 뽑는 사례가 드물다.

그것은 머스크가 해운사로서 100년 동안 가져온 전통 덕분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을 데려다가 무역에 관련된 훈련을 시키고 큰 책임을 맡겨서 빨리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키웠다. 머스크는 오랫동안 덴마크에서 가장 크고 또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었다. 따라서 과거 고등학교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들이 머스크에 취직하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 가장 똑똑한 학생들은 모두 대학에 가기를 원한다. MISE 프로그램에 들어올 인재를 찾기 힘들다.

 

과거 MISE에서 했던 4일간의 서바이벌 야영 같은 프로그램도 없어졌나?

없다. MISE와 서바이벌 야영 같은 프로그램들의 목적은 회사에 대한 강한 충성심과 동료들과의 팀워크를 길러주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젠 그런 가치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문화 변신과 구조조정의 결과, 전체적으로 회사는 좋아졌지만 회사를 구성했던 사람들은 상당수 떠나야 했다. 당신이 볼 때 회사가 더 중요한가, 사람이 더 중요한가.

직접적으로 말하긴 힘들다. 회사가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를 흑백논리로 생각하긴 싫다. 나는 생존을 위해 머스크가 회사의 모든 문화와 영혼을 이렇게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믿는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문을 닫고 파산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다른 해운사들에도 적용되는 교훈이다. 한국을 보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라는 두 대형 선사가 있는데 이들 역시 생존을 위해 고전하고 있다. 해운 산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어떤 경쟁사들은 국가로부터 많은 보조금을 받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선사들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선사들은 재정적 지원은 아닐지라도 다른 형태로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는 머스크로서는 이런 비대칭적인 경쟁 구도 아래서 먼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된 상태였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는 회사들 역시 이젠 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해운시장 분석 전문가인 내가 볼 때 앞으로 10년 내에 글로벌 20대 해운사 중 적어도 절반은 문을 닫아야 한다. 그 정도로 치열하고 성숙한 시장이 돼 가고 있다.

 

개척정신과 자율적 의지가 강한 머스크의 옛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다른 산업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쓸 수는 없었을까? 한국의 재벌 기업들은 한 계열사에서 필요가 없어진 인재들을 다른 계열사나 신규 사업으로 보내 활용하곤 한다.

머스크는 정반대의 길을 갔다. 머스크그룹도 과거엔 한국의 재벌 못지않은 대형 기업집단(conglomerate)이었다. 2000년 무렵에는 전 세계적으로 1000개 이상의 법인을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온갖 사업을 다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소수의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해운과 석유, 에너지, 부두 운영 등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의 전략이다.

 

머스크의 컨테이너선

 

당신은 과거가 그립지 않은가. 지금이 예전 머스크에서 일할 때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나.

현재의 머스크가 예전의 머스크보다 더 좋아졌다고, 혹은 더 나빠졌다고 말하기는 싫다. 그저 아주 달라졌다고 하고 싶다. 사람에 따라 현재의 머스크가 예전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고, 나처럼 과거의 머스크에서 더 행복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나는 의사결정을 빨리 내리고 새로운 일들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머스크에선 많은 자율권을 갖고 일하는 게 가능했다. 지금의 나는 머스크 밖에서 그런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회사들 역시 이젠 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해운시장 분석 전문가인

내가 볼 때 앞으로 10년 내에 글로벌 20대 해운사

중 적어도 절반은 문을 닫아야 한다. 그 정도로

치열하고 성숙한 시장이 돼 가고 있다.”

 

다른 머스크 전 임직원들도 회한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내가 만난 사람들도 머스크에 대한 분노는 갖고 있지 않았다. 회사를 떠나야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회사를 아주 좋아하고 회사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얘기한다. 과거 머스크에서 보낸 25, 30년을 회상하며 흐뭇해한다. 그러면서도 이들 모두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현재의 머스크는 자신들이 다녔던 머스크와는 다른 회사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조진서기자 cjs@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