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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c Thinking

성장은 결코 전략이 아니다

허문구 | 164호 (2014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성장은 목표가 아니라 전략의 결과로 얻게 되는 과실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가.

1) 매출액이나 시장점유율 같은 양적 목표가 아니라 장기적 수익성에 근거해 목표를 설정하라.

2) 오랫동안 경쟁력을 쌓아온 핵심사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찾아라.

3)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진출은 기존 사업에서 구축한 역량을 강화하거나 확장하는 방향으로 하라.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는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논문에서 전략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전략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요인으로성장하려는 욕구를 꼽았다. 그는 이를 성장의 덫(growth trap)이라고 불렀다.

 

많은 기업을 실패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에서행복한 가정은 서로 비슷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기 서로 다른 이유가 있다라고 한 것처럼 실패한 기업들은 각기 나름의 이유가 있다. 흔히 기업 실패의 원인으로 변화에 대한 무관심과 혁신 거부, 현실 안주 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짐 콜린스(Jim Collins) <위대한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How the mighty fall)>에서 지난 성공에 대한 자만심을 바탕으로더 큰 규모’ ‘더 빠른 성장과 같은 과도한 욕심이 실패의 주요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맞는 말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때 성공적이었던 기업이 몰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성장 추구에 있다.

 

전략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자로서, 현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 중의 하나가 많은 기업이나 경영자가 성장을 전략이라고 오해하는 것이다. 심지어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전략 컨설턴트까지도 말이다. 새로운 경영자가 취임하면 으레 비전을 발표한다. 그 비전은 ‘2020년 매출액 얼마’ ‘세계시장 몇 위같은 내용으로 채워진다. 성장은 전략이 아니다. 성장은 전략의 결과다. 따라서 성장 자체를 전략이라고 오해하는 그 순간부터 비극이 싹트며, 종종 나비효과처럼 기업의 운명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웅진그룹의 법정관리를 어떻게 봐야 할까? 서적 외판원에서 출발해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 됐던 윤석금 회장의 안타까운 좌초를 보면서 포터 교수가 이야기한 성장의 덫을 떠올리게 된다. 2008년 초 비전 선포식에서 웅진은 에너지, 금융 등 신사업 강화로 매출을 다섯 배 늘려 2010년까지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고 재계 3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소위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언론에서는웅진그룹의 전략적 청사진’ ‘성장 전략등의 표현을 사용했지만 필자가 아무리 내용을 들여다봐도 웅진의 새로운 전략을 발견할 수 없었다. 몸집을 키우겠다는 내용만 있지 어떤 전략을 통해서 성장을 이루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었다.

 

출판, 학습지, 식품, 정수기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인적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 역량을 통해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경쟁하고 성장한 웅진그룹은 개인적으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사업 진출, 극동건설 인수에서는웅진스타일을 볼 수 없었다. 2008년 초에 발표한 웅진의 비전에서도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었다. 오로지 성장, 매출액, 재계 몇 위와 같은, 전략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내용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다. 웅진은 2007년 극동건설 인수를 시작으로 새한과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건설, 에너지, 금융업으로 잇따라 진출했다. 무엇이 윤 회장이 이런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는지 의심스러웠다.

 

웅진의 실패는매출액 10조 원 달성’ ‘재계 30위권 진입과 같은 양적 성장목표가 잉태한 것이다. 성장은 전략이 아니라 전략의 결과다. 그런데 웅진그룹에서는 성장목표가 전략을 대체해버렸다. 그러니 기존 사업의 시너지도 없고 자사의 역량을 이용할 여지도 없는 태양광이나 금융업에 진출하는 의사결정이목표 달성이라는 이유로 조직 내에서 정당성을 얻게 된 것이다. 극동건설을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된다. 웅진의 몰락은 성장을 전략으로 착각한 바로 그 시점에서부터 예정됐다. 이 과정에서 성장전략을 추구하며 윤 회장이 야심차게 영입한 전략 컨설턴트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Crown Cork & Seal in 1989. 웅진그룹의 몰락을 보며 생각난, 경영전략 과목에서 현재도 널리 활용되는 사례다. 이 사례에는 코넬리와 에이버리라는 전·현직 경영자 두 명이 등장한다. 코넬리는 크라운이 부도 직전이던 1957년부터 그가 은퇴를 결정한 1989년까지 32년 동안 최고경영자로 재임하면서 크라운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1989년 오랫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에이버리가 CEO로 등장하면서 두 가지 전략적 의사결정에 직면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컨티넨탈 캔 인수에 참여할 것인가 하는 것과 크라운의 주력 분야인 금속용기 산업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던 플라스틱 용기 분야로 진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두 가지 이슈에 대한 에이버리의 대응은 “Yes”였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투자은행 출신들로 별도의 기업인수 팀을 꾸렸다. 그 후 컨티넨탈 캔을 인수하여 사업규모를 두 배로 키우고,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인 콘스타와 합성수지용기 제조업체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1995년에는 유럽 최대의 용기 제조업체인 카노메탈박스를 인수했다. 1997년까지 무려 20여 차례의 인수합병을 통해 크라운은 세계 최대의 용기 제조업체가 됐다. 에이버리는 규모가 커지면 공급업체에 대한 가격협상력이 높아지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통제하고 간접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코넬리 시절부터 크라운의 강점은 생산 유연성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었지 비용 통제가 아니었다. 결국 인수를 통해서 강점이 더 강화된 것은 아니었다.

 

세계 최대의 용기 제조업체가 된 순간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장환경 악화로 새로 진출한 시장에서 성장은 정체하거나 퇴보했으며, 치열한 경쟁에 따른 가격인하로 이익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결국 1996 55달러에 달했던 주가는 2001 5달러까지 하락했고, 에이버리는 사임했다. 에이버리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크라운의 강점을 강화하거나 활용하는 전략이 아니라 단지성장을 통해 활력을 일으켜야 한다’ ‘세계 최대의 용기 제조업체가 되면 지속 성장의 발판이 구축된다는 것과 같은 성장에 대한 맹목적 집착에 매몰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에이버리의 인터뷰는 그의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다. “회사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습니다. 1980년대에는 회사의 성장이 너무 정체되었습니다.” 그리고 잇따른 인수합병의 목적에 대해더 큰 회사로 성장해서 우리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습니다. 금속 및 플라스틱 포장용기 부문의 글로벌 리더가 되면 국제적으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잘 보면 어떤 전략을 통해 성장을 일군다는 내용은 빠져 있고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성장해야 한다, 알맹이 없는 구호만 있을 뿐이다.

 

맥도날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8년 최고경영자가 된 그린버그는 1990년대 들어 정체된 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점포 수 확장, 지속적 메뉴 확대와 신규 고객 증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성장을 추진했다. 이러한 성장 일변도의 정책은 곧 문제를 야기했다. 신규 점포가 기존 점포의 매출을 앗아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 점포당 매출액은 1993 130만 달러에서 2002년에는 90만 달러로 하락했다. 해외시장에 대한 과다한 비용 지출로 말미암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동안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익 감소를 만회하려고 프랜차이즈 점포들은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음식 질이 낮아졌으며, 화장실은 더러워졌고, 매장 직원들은 불친절해졌다. 2002년에는 맥도날드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고 주가는 16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사회는 그린버그를 해고하고 캔털루포를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그는 맥도날드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운영수월성(operational excellence)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략의 초점을 분명히 했다. 새로운 점포 개설이나 국제시장 진출은 늦추고 기존 점포 혁신, 메뉴 개선과 빠른 제공, 청결한 화장실 관리, 스태프 직원의 사기 고양 등을 통해서 다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자 이익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가는 극적인 반등을 기록했다. 그린버그의 전략이성장을 위한 성장이었다면 캔털루포의 전략은강점의 강화를 통한 성장이었던 것이다.

 

웅진, 크라운, 맥도날드의 세 사례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성장이 전략을 대체해버린 것이다. 자사가 구축한 전략적 포지션이나 강점을 강화함으로써 수익을 증대하고 성장을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그 자체에 매몰되어성장을 이루면 모든 것이 저절로 따라온다는 경영자의 생각이 기업을 위험에 빠뜨렸다.

 

원칙이 없는 성장 추구가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실패를 야기한다는 수많은 역사적 교훈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성장의 기억은 경영자에게 마약과 같다. 경영자의 성장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이 거꾸로 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 성공을 이룬 경영자들은 고속 성장의 성취감과 추억을 갖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소위 어떤 사업이든 잘할 수 있다는 Super CEO의 신화다. 고속성장을 경험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경영자일수록 성장의 정체(사실은 정상궤도로 가는 과정이지만)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동안 키운 사업에서 성장이 정체되면사업은 성장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에 사로잡혀 어떤 방법으로든 성장을 지속하려 한다. 웅진의 윤 회장도 인터뷰에서뭐니 뭐니 해도 사업은 키우는 것이 맛이다라는 말을 했다. 또 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STX 그룹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둘째, 회사 핵심사업의 성장이 정체되거나 경쟁이 치열해져서 사업전망이 예전과 같지 않으면 많은 기업이 새로운 사업 분야로 눈을 돌리고 정체된 성장을 다른 분야에서 만회하려고 한다. 제록스의 금융업 진출, 코카콜라의 영화산업 진출 등이 이런 사례다. 물론 모두 실패했다. 제록스는 복사기 시장에서 창출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금융업에, 코카콜라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영화산업에 진출했지만 이런 세계적인 기업에게도 자사의 강점을 활용할 수 없는 사업에서 성공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셋째, 단기적인 관점도 한몫한다. 경영자는 자신의 임기 중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고 싶어한다.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은 매일의 치열한 노력과 활동이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되어야만 비로소 그 성과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특정산업 분야에서 기업이 독특한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 최소 5,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린다. 경영자는 이런 험한 길 대신에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고 싶어한다. 성장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넷째, 투자은행이나 경영 컨설턴트도 기업의 무원칙한 성장을 부추긴다. 사실 실패로 끝난 수많은 M&A의 이면에는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의 탐욕과 욕심이 자리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IBM을 회생시킨 거스너 회장은 투자은행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은 수많은 회사를 떠올리면서우리의 성공은 상당 부분 우리가 하지 않은 그 모든 거래들 덕분이었다. 투자은행 직원들은 기회만 있으면 두꺼운 책자를 들고 찾아와 신비한 오즈의 나라로 가는 노란 벽돌길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어떤 거래도 우리를 오즈의 나라로 인도하진 못했을 것이다라고 회고한 바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투자은행, 경영 컨설팅 기관, 로펌 등은 M&A 거래를 중개하고 거래 규모에 따라 천문학적 수수료를 받는다. 이들에게는 이런 중개가 돈을 벌기 가장 수월한 방법이다. 그러나 M&A를 통해 기업이 망해도 이들이 수수료를 돌려줬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가?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올바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포터 교수는차별화된 전략적 포지셔닝 구축을 위한 여섯 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첫 번째 원칙으로서 매출액이나 시장점유율 같은 양적 목표가 아니라 장기적 수익성에 근거해 목표를 설정하도록 권하고 있다. 목표가 잘못 설정되면 전략은 길을 잃고 기업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 앞서 제시한 웅진이나 크라운 등이 이를 증명한다. 또 목표와 전략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전략은 반드시 구체적 행동을 포함해야 하며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 행동과 자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것이어야 한다. 무원칙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일수록 비전, 사업계획 등에 목표만 나열돼 있고 구체적인 전략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 오랫동안 경쟁력을 쌓아온 핵심사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한다. 수요 감소, 새로운 경쟁자 출현, 후발국 추격 등과 같은 요인으로 핵심사업의 상황이 전과 달라지면, 많은 기업이 기축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기업 활동의 초점을 다른 사업 분야로 바꾸고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맨다. 포스코도 본업인 철강업이 중국의 거센 추격과 공급 과잉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여러 사업으로 다각화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돼 최근에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한때 신용카드업이 부진을 겪자 케이블TV, 엔터테인먼트 등 신사업 진출로 이를 만회하려 했다. 물론 어떤 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다. 대부분 한 기업의 경쟁력은 핵심사업에 있다. 진정 위대하고 성공하는 기업은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끊임없이 핵심사업을 갱신하고 재정의하는 과정을 거쳐 성장을 이룬다는 사실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IBM에서부터 코카콜라, 디즈니, 나이키, 애플에 이르기까지.

 

셋째,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진출은 기존 사업에서 구축한 역량을 강화하거나 확장함으로써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성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성장을 추구하다가 회사가 지켜야 할 핵심가치나 고유의 역량을 잃지 않아야 한다. 머크는인간을 위한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성장과 수익은 이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것이다라는 오랜 사업목적을 버리고 우선적 목표를 성장에 뒀다. 1995년 머크의 CEO 레이 길마틴(Ray Gilmartin)은 회사의 첫 번째 사업목표를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로 정했다. 이에 따라 성장이 혁신적 신약개발, 수익성, 연구개발역량 향상 등과 같은 오랜 핵심가치를 대체했고 그 결과 머크는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뉴트로지나는 피부에 좋은 건강한 비누를 만들고, 피부과 의사를 대상으로 마케팅하고, 약국을 통해 유통함으로써 고유의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성장을 위해 샴푸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월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업체를 통해서도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뉴트로지나가 갖고 있던독특함을 잃게 되었으며, 결국 존슨앤드존슨에 인수되고 말았다.

 

성장은 전략이 아니다. 건강한 성장은 비상한 아이디어나 한순간의 조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성장은 구축한 역량을 강화하거나 확대함으로써 나타나는 결과다. 우수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이는 성공적인 혁신과 창조성 발휘의 결과이며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뼈를 깎는 일상적, 지속적 노력의 산물로 얻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체로 이런 성장에는 이익도 커진다.

 

전략이론에서 경쟁우위 원천의 심화를 수반하지 않는 성장은 위험하다. 매출액, 시장점유율과 같은 양적 목표는 기업의 전략을 왜곡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기업사례를 통해서도 증명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과 경영자들은 원칙 없는 성장을 추구하다가 기업을 나락에 빠뜨리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성장은 목표가 아니라 전략의 결과로 얻게 되는 과실이어야 한다. 우리의 강점은 무엇이며, 이러한 강점을 어떻게 강화하고 확대할 것인지, 기업 고유의 독특한 포지션을 어떻게 구축하고 강화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이 전략의 본질이다. 성장은 그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다. 더 이상 성장목표에 매몰되어 경쟁력을 상실하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기를, 성장을 전략으로 착각하는 경영자가 없기를 바란다. 환경주의자인 에드워드 애비(Edward Abbey)가 말했던성장을 위한 성장은 암세포의 이데올로기다라는 말은 어쩌면 비즈니스에 더 타당한 이야기가 아닐까?

 

허문구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moongoo@knu.ac.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전략 및 조직이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센터장과 포스코 자문위원을 거쳤으며, 한국전략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경북대 우수강의상와 매경우수논문상, 한국인사조직학회 최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전략이란 용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만큼 몰이해와 오해가 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허문구 | - (현)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 포스코 경영연구소 센터장 역임
    - 포스코 자문위원 역임
    - 한국전략경영학회장 역임
    moongoo@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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