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마케팅 유형과 전략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유튜브, SNS 등 스마트 환경의 출현은 1인 미디어 오너가 된 소비자를 만들어 냈다. 기업은 기존의 대중매체에 의존한 마케팅과 기업 사명의식으로는 소비자의 요구와 사회적 희망을 담아내기가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자연스럽게 대두된 것이 기업들의 고객 커뮤니티 활동인데 이는 대부분 문화를 핵심 콘텐츠로 한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라면 자연스럽게 구성된 ‘부족 커뮤니티’ 등과는 달리 몇 가지 요건이 필수적이다. 커뮤니티인 만큼 온라인·오프라인 ‘공간(Territory)’은 가장 중요하다. 그 외 목적성(Purpose), 정체성(Identity), 지속성(Continuity), 교환(Exchange)이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여기에 Story까지 더해 커뮤니티의 구성요건인 P.I.C.E-S가 완성된다. 이렇게 구성된 커뮤니티를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하위문화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
사례 1홍대 앞 피카소거리에 있는 상상마당은 기존에 만화, 음악, 사진, 영화 등 대학생 창작 콘텐츠 사이트였던 ‘온라인 상상마당’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복합 문화센터다. 2007년 9월에 개관한 이후 홍대 앞 랜드마크가 됐다. 지상 7층, 지하 4층 건물로 지상은 디자인 소품 몰, 상설 예술 전시관, 스튜디오, 아카데미,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고 지하는 밴드 공연장과 독립영화관으로 운영한다. 월 평균 3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데 주로 대학(원)생, 문화인들이다. 현재는 논산에 폐교를 개조해 만든 논산 예술학교와 1980년대에 박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춘천 어린이 회관을 개조해 2014년 4월 개관한 춘천 상상마당(레지던스 포함)까지 상상마당에 속해 있다.
사례 22006년 7월 IBM은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 프로그램을 온라인에 개설하고 고객과 컨설턴트, 직원 가족 등을 포함해 10만 명이 넘는 사람을 초대했다. 온라인에서 서명을 한 참가자는 물류 시스템 개선, 무역, 건강 관리, 환경, 재정 문제 등 미래와 관련된 아이디어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를 갖는다. IBM은 동영상, 가상 여행, 흥미진진한 신기술에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다. 오픈 소싱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회사는 내부에서 얻기 힘든 다양한 의견을 얻을 수 있었고 기업이 전략을 짜기 위해 사용하는 관리 과정을 참신하게 바꾸었다.
이 사례는 게리 하멜의 <경영의 미래> 중 ‘새로운 원칙을 만들어라’ 부분에서 유전자 풀(Pool)을 넓힌 사례로 꼽혔다.
사례 31983년에 결성된 ‘할리 오너스 그룹(HOG)’은 할리데이비슨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모터사이클 투어링 행사인 ‘HOG랠리’를 개최하는 등 열성적인 활동을 벌였다. 위기에 빠진 할리데이비슨을 살리는 데 든든한 후원자이자 배후자 역할을 해낸 셈이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뉴욕, 새크라멘토 마일에서 캐나다 밴쿠버까지 랠리를 한 후 H.O.G.의 인기는 높아졌고 1984년에는 랠리 프로그램이 완전히 자리 잡아 전국적인 행사가 됐다. 이 행사는 미국 전역의 모든 멤버들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3000명으로 멤버가 한정됐으나 1985년에는 34개 지역 6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Ladies of Harley’가 창립됐고 사진과 각종 랠리와 행사일정 등을 다룬잡지가 발행됐다. 현재 HOG는 전 세계 7000개 지부와 1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사례 4‘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터스>가 2011년 7월13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제안하면서 그해 9월17일부터 시작했다. 보스턴, 워싱턴 D.C. 등 미국 주요 도시로 번져나가며 규모가 커졌다. 시위대는 10월15일을 ‘국제행동의 날’로 지정해 시위를 세계로 파급시켰는데(이 활동엔 ‘Political Hackathon’이라는 특정 지휘자 없이 움직이는 소셜미디어 군단이 있었다. ‘해카톤’은 자유로운 방식으로 창의를 고취시키는 ‘페이스북’ 사내 프로젝트 별칭이다.) 이날 82개국, 900여 도시에서 유사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1% 대 99%’라는 빈부격차에 대한 공감과 분노가 세계적 현상임을 반영했다. 시위대들의 직접적인 불만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누적된 상대적 박탈감에 기인한다. 미국 정부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융회사 등을 살리기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 금융을 월가에 투입했으나 월가 금융회사들은 보너스만으로 200억 달러를 나눠 가졌던 반면 2011년 8월 말 압류주택 통보를 받은 주택은 9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국민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졌다. 시위대가 2011년 11월 경찰에 의해 해산되면서 시위는 사실상 73일 만에 일단 막을 내렸지만 2012년 11월부터 ‘빚 탕감 운동’을 주도하는 ‘롤링 주빌리’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 4개의 사례는 목적이나 발생 원인, 운영 방식 등에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과 관련한 커뮤니티 활동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마지막 4번째 사례가 기업과 무슨 상관이 있나 싶지만 원인 제공은 미국 부실 금융회사들이 했고 후속 활동 단체인 ‘롤링 주빌리’ 역시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한 불만 고객들의 ‘안티 커뮤니티’이므로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무관하지 않다.
이 중 첫 번째 사례인 ‘KT&G 상상마당’은 필자가 직접 관여했던 커뮤니티이고 한국 기업 문화전략 측면에서 드문 사례라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상상마당의 전(前) 버전은 ‘온라인 상상마당’이지만 뿌리는 더 깊다. 2002년 민영화를 선포한 KT&G가 TV 광고로 내걸었던 “대한민국 젊은 상상을 응원합니다”가 모태다. 1년 이상 집행된 광고는 구체성과 비전이 결여된 구호성 광고라 한계가 있었기에 KT&G는 후속을 모색하게 된다. 그러다가 2004년 5월에 혁신의 아이콘인 서태지의 6집 앨범 발매에 맞춰 상상체험단 800명을 공모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문화 원정 이벤트를 기획했다. 한국 최대 원정 이벤트 ‘서태지와 상상 체험단’이 그것인데 그 프로젝트는 회사에 두 개의 성찰을 남겼다. 큰 비용이 들었지만 일회성 이벤트라 파급력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대규모 참가자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것이라 안전 리스크가 너무 컸던 점 역시 반성할 지점이었다. 그래서 후속으로 기획된 것이 온라인상에 상상을 실현하자는 ‘온라인 상상마당’ 사이트 개설이었다.상상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작게 꾸준히 가자는 것이다. 상상은 아주 많지만 그중에서도 차기 대한민국을 끌고 갈 대학생들의 ‘풀뿌리 문화 콘텐츠 상상’에 초점을 맞췄다. 대학생들의 창작 열정은 기대 이상이었다. 사이트는 개설 2년이 되기도 전에 대학생 선호 톱 사이트 위상을 갖게 된다. 그런데 온라인은 관리 비용이 적게 들고 기동성 등이 뛰어나긴 하지만 상상의 ‘랜드마크’가 되기엔 한계가 있었다. 참여자가 제한됐고 또한 ‘콘택트 강도’가 약한 아쉬움도 있었다. 온라인 상상마당은 두 가지 갈래로 진화하게 되는데 하나가 홍대 앞 ‘문화 플래닛- 상상마당’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대학생 20만 명 정도의 온라인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상상 유니브’다. 상상 유니브에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과 창작 지원, 국내외 사회봉사와 농촌 체험, 취업 지원 등이 이뤄진다. 브랜드나 기업 PR 등은 배제된다. 진정성과 지속성 문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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