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in & Company Report

개도국서 출발해 한 국가씩 확장! SAB Miller의 반복 가능한 M&A를 배워라

159호 (2014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모든 M&A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M&A가 주주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M&A를 위한 시장 환경이 당분간 양호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기업들은 매물로 나온 기업이 회사에 적합한지부터 살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동종 업계에서 사업 규모 확장을 위한 딜(Scale deal)과 이종 업계에서 사업 범위 확장을 위한 딜 또는 보유하지 못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딜(Scope deal) 중 어떤 딜을 할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M&A 추진을 위한 반복 가능한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모든 회사가 성공적인 M&A를 추진하기 위한 요소를 전부 갖추고 있는 건 아니다. M&A에 노련한 기업들은 자사 전략을 심도 있게 이해하며 자사의 강점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반복 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 대가로 이들은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은 매출, 수익, 주주수익률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편집자주

이 글은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의 리포트 ‘Renaissance in M&A: How to make your deals successful’을 이혁진 한국 파트너가 감수하고 일부 수정·보완한 내용입니다.

Source: Bain & Company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선도적 맥주회사를 구상하고 비즈니스를 시작한다고 할 때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를 첫 진격지로 고려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세계 2대 맥주회사인 SAB Miller는 회사의 이름처럼 1895년 설립된 남아공 브루어리(SAB·South African Breweries)라는 양조회사에서 출발해 전 세계를 호령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요하네스버그 인근 광부들을 상대로 사업을 해온 SAB 1990년대 들어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했고 2002년 미국 맥주회사 밀러를 인수해 현재의 진용을 갖췄다.

 

이 회사의 눈부신 성장은 많은 교훈을 준다. 첫째, 신흥시장 태생 기업의 지위가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기업의 성공을 위한 cross boarder M&A의 중요성이다. 이는 선진국 기업의 개발도상국 기업 인수에 제한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중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 회사가 현재의 지위를 구축하게 된 비결이다. 이 회사는 엄격한 관리 체계에 뿌리를 둔반복 가능한(repeatable) M&A모델을 수립했다. SAB Miller는 현지 맥주 회사 인수를 통해 본토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른 아프리카 국가, 유럽, 인도, 남미, 미국, 중국으로 점차 뻗어나갔다.

 

여러 측면에서 이 회사의 전략은 고성과 기업의뉴 노멀(new normal)’을 대표한다. 베인은지속적인 가치 창출 기업(11년 동안 매년 5.5% 이상의 매출 및 수익 성장을 달성하고 자본 비용을 충당하는 기업)’을 오랜 기간 연구했다. 이 기간에 진행된 M&A를 연구해 본 결과, 지속적인 가치 창출 기업 10개 중 9개가 M&A를 활발히 추진했으며 이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여타 기업 대비 시가총액의 최소 75% 이상이 M&A에서 유래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일반적인 기업들의 두 배 이상 됐다. 이는 본 시리즈의 1부에서 다룬 바 있는 M&A를 자주 추진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1 더욱이 M&A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과잉 유동성, 저금리, 높은 투자자 기대치로 특징 지어지는 오늘날 사업 환경에서 M&A는 기업이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M&A 시리즈 2부를 참조하기 바란다.2

 

M&A가 주주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M&A를 위한 시장 환경이 당분간 양호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다음의 중요한 3가지 질문을 살펴보자.

 

1) 매물로 나온 기업이 회사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 수많은 인수 후보 업체 중 우리 회사와 궁합이 맞는 기업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2) 동종 업계에서 사업 규모 확장을 위한 딜(Scale deal)과 이종 업계에서 사업 범위 확장을 위한 딜 또는 보유하지 못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딜(scope deal) 중 어떤 딜을 할 것인가?

-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정답은 지금까지 귀사의 M&A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3) 성공적인 M&A 추진을 위한 반복 가능한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 SAB Miller 외에 많은 기업들이 터득했듯이반복 가능한 M&A의 선순환 사이클 구축을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 조직의 문화 구축, 딜을 위한 세부적 분석을 위해 상당한 투자가 요구되나 동시에 그만큼 큰 보상이 되돌아온다.

 

1. 좋은 매물을 판별하는 방법은?

M&A는 회사의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될 때 비로소 성공적일 수 있다.

 

전략은 회사의 목표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그 방법을 정의한다. (그림 1) 회사는 진입할 시장을 선정해야 하고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차별화된 역량을 갖춰야 한다. 경쟁사 대비 우수한 경제성을 갖추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시장 선도업체들은 경쟁사 대비 원가 우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시장 가격 결정에 대한 영향력이 높으며 브랜드 인지도, 차별화 수준도 높다. 이러한 경쟁 우위는 성과로 이어진다.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 기준으로 선도업체들은 후발업체 대비 2배 높은 성과를 보인다.

 

M&A로 시장의 선도적 지위를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다면 이는 좋은 딜이라 할 수 있다. 네슬레는 화이자의 유아영양식품 사업 인수를 통해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주요 전략적인 아시아 거점에서 네슬레의 시장 지위를 크게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M&A를 통해 네슬레는 이미 강력했던 유아 분유 시장에서의 선도 지위를 더욱 강화했다.

 

그림 1전략은 회사의 진출 시장과 경쟁 전략을 반영한다.

 

 

성공적인 M&A의 또 다른 특징은 부족한 역량을 확보하거나 기존 사업의 약점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M&A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거나 확장할 수 있으며, 새로운 지역에 진출하거나, 고객군을 확보하고, 새로운 채널로 진출하는 문이 열리기도 한다. 또한, 공급망상의 자산을 확보하거나 독자적인 연구조사 결과를 획득할 수도 있다. 어떤 기업에 미운 오리새끼였던 사업이 다른 기업에는 백조가 될 수 있다. 폴크스바겐은 SEAT, 스코다, 벤틀리, 포르셰 등의 자동차 제조업체를 인수한 후 브랜드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했다. 예를 들면 modular transverse matrix(이종 결합이 가능한 블록)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에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원가와 제조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 경우 M&A의 투자 논거보다는 인수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수를 통해 해당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규모나 역량이 아니라 인수 자체에 가치를 두는 무리한 투자와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미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그 외에도 회사의 현금 흐름, 회사 자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해봐야 한다. 그러나 선도 기업에 적합한 매물이 후발 기업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회사의 상황에 따라 해답은 달라진다. 재정적으로 건실한 기업들은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실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성공적인 합병 후 통합 작업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2. 규모 확장의 딜이냐, 범위 확장의 딜이냐?

딜을 규모의 관점에서 보느냐, 범위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인수 후 장기적인 가치 창출 방향성이 달라진다. 규모 확장의 딜(Scale deal)은 인수업체와 피인수업체 간 사업 중복 정도가 높아 기존 사업 확장이 용이해 진다. 범위 확장의 딜(Scope deal)은 인수업체가 영위하는 사업과 피인수 기업의 사업에 연관성은 있을지 모르나 각각 별개의 사업으로 인수 회사가 완전히 새로운 시장, 제품군, 채널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둘 다 유용한 방법으로 M&A 시장에서는 어떤 딜이 더 좋은 딜이냐에 대한 오랜 논란이 있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는 규모 확장의 딜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두 회사가 강점을 보이는 제품과 시장이 달라 통합을 통해 상호 간의 역량 강화가 가능했을 수 있으나 동일한 사업에서 경쟁하는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장 지위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규모 확장의 딜의 특성을 갖는다.

 

롯데그룹의 하이마트 인수는 범위 확장의 딜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두 회사 모두 유통 채널이겠으나 롯데그룹과 하이마트는 명확히 다른 사업모델과 사업 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역량이 요구되는 상이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롯데그룹은 하이마트 인수를 통해 category killer라 불리는 전문화된 유통 채널 사업에 신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동종 산업 내 해외 회사에 대한 인수는 규모 확장의 딜인가, 범위 확장의 딜인가?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범위 확장의 딜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현지 시장에서의 브랜드, 유통망, 생산시설, 판매망 등 부족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범위 확장의 딜로 보는 것이 맞다.

 

규모 확장의 딜이냐, 범위 확장의 딜이냐가 왜 그리 중요할까? 어떤 딜이냐에 따라 투자 논거와 통합의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해외 동종 회사의 인수 시 무리한 완전 통합을 시도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 Cross boader M&A 시 이를 범위 확장의 딜로 보고 진행해야 이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3. 어떠한 경우 매물을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성공하는 기업의 대부분이 M&A를 활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엄격한 M&A 체계를 갖춘 업체들은 기존에 정의된 주요 전략적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선별적으로 M&A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본 M&A를 통해 선도적인 경제성 달성이 가능한가? , 원가, 고객, 역량, 재무구조를 토대로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 달성이 가능한가?

● 현금 흐름은 얼마나 예측가능하며 향후 예상 수익률(리스크) 변동성에 어느 정도의 할인율을 적용하는가?

● 본 자산과 관련된 일반적인 통념은 무엇인가? 통념 중 잘못된 부분은 무엇인가? 이는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 비용 및 매출 시너지 실현을 위한 충족 요건은 무엇인가?

● 해당 기업을 보유함으로써 창출되는 옵션 가치는 무엇인가?

●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이며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 시장은 본 M&A 발표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이미 결론은 나 있다. M&A 경험이 별로 없는 기업들은 기존 시장에서 자사의 지위 개선 또는 강화를 위한 규모 확장의 딜이 중심이 된다. 반면 M&A 경험이 많은 기업들은 규모 확장의 딜과 범위 확장의 딜을 평균 5050 비중으로 추진하며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품군, 진출 지역, 기타 중요한 역량 확보를 동시에 꾀한다. <그림 2>는 이러한 대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시가 총액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M&A를 빈번하게 추진하는 ‘Mountain Climber’와 간헐적으로 대형 인수를 추진하는 ‘Large Bets’ 유형의 기업 성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베인의 최근 조사는 M&A 경험이 많은 기업일수록 자신감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접시장으로의 진출에 대해 묻자 응답자 중 73% M&A가 성공적이거나 적어도 무()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성공적일 것이라고 답한 반면 M&A를 자주 하지 않는 기업은 그렇게 생각하는 응답자가 55%에 불과했다. M&A 경험이 많은 기업이 보다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다는 점도 본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그림 2Mountain Climber가 추진한 M&A 절반 가까이가 규모 확장의 딜이다

 

 

M&A로 인한 성과와 리스크는 딜에 따라 상이하다. 규모 확장의 딜은 일반적으로 비용 시너지가 투자 논거의 주가 된다. ‘이 회사를 인수할 경우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리스크는 규모가 커진 기업의 몸놀림이 둔해지고 예상했던 시너지가 실현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범위 확장의 딜은 성장이 투자 논거의 가장 핵심이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새롭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맥락이다. 익숙하지 않은 사업을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것이 범위 확장의 딜의 리스크다. 규모 확장의 딜과 범위 확장의 딜은 내재적으로 리스크가 달라 전략 수립에서 통합에 이르기까지 딜 전체 프로세스에서 각 요소를 다르게 관리해야 한다. 규모 확장의 딜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속한 통합, 비용 시너지의 실현,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광범위한 문화 통합이 필요하다. 범위 확장의 딜의 경우에는 피인수 업체의 독자적인 특성을 그대로 보존하는 한편 꼭 필요한 영역에 한해 통합을 진행할 때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또 상이한 두 기업이 가진 각자의 강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범위 확장의 딜이 성공할 수 있다. 인수 기업이 경험을 쌓을수록 규모 확장의 딜과 범위 확장의 딜의 차이점을 이해하게 되며 이에 따라 리스크를 관리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SAB Miller의 사례는 경험, 특히 해외 M&A 경험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SAB Miller는 지난 20년간 30개가 넘는 국가로 진출했는데 이는 거의 모두 현지 업체 인수를 통해 이뤄졌다. 업계 내 통념인 모든 맥주는 지역 브랜드라는 점을 반영해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3 동시에 SAB Miller는 인수 때마다 SAB Miller만의 경험과 역량을 통해 피인수 기업의 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글로벌 차원의 통합 구매와 양조 기술 공유로 비용 절감을 달성하고 있으며 SmartGate라는 혁신 툴을 활용해 각 시장에서 효율적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개발된 ‘SAB Miller Ways’는 마케팅, 브랜드 관리, 인재 개발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의 선진 사례를 규명해 이를 현지 사업 운영에 전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4

 

SAB Miller는 범위 확장의 딜에 있어 확고한 전문성을 확보했는데 이는 새로운 국가 진출 시 해당 시장에 맞는 새로운 가치 제안, 신규 공급망, 새로운 유통 채널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놀라운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을 해 온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이 좋은 사례다. 그룹 사업 개발과 M&A를 담당하는 전담 팀이 구축돼 있으며 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로 구성돼 있다.

 

4. 반복 가능한 M&A 역량 개발

이는 비단 맥주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양한 선도기업들은 반복 가능한 M&A 역량을 구축, 일련의 기업 인수를 통해 성장을 촉진해 왔다. 선도기업들은 마치 기업의 일상적인 기능인 마케팅 또는 생산 기능을 새로 개발하고 강화하듯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M&A 역량을 육성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역량 구축을 생각하는 한 가지 방식은 인수 과정을 각 M&A건마다 유사하게 반복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간주하고 각 단계별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 반복 가능한 M&A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림 3) 본고의 핵심 주제는 그림에서 중앙의 빨간색 동그라미, , M&A를 위한 역량이며 이러한 역량이 없다면 다른 모든 노력들이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반복 가능한 M&A 역량 개발을 위해 회사가 갖춰야 하는 요소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 3반복가능한 M&A 선순환 사이클은 본부의 M&A 역량에 따라 달라짐

 

 

1) 회사의 전략실, CEO, 이사회와 긴밀히 협업하는 강력한 그룹 또는 전사 사업 개발실이 필요하다.

IBM이 대표적인 사례로 2000년 이후 140개 이상의 딜을 추진한 IBM은 다양한 기업 인수를 통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영역에서 고부가가치의 고수익 기술 및 시장 기회를 공략해 왔다. IBM의 사업개발부는 회사 전략에 기반한 M&A를 추구한다. 회사의 누적된 M&A 역량을 토대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도움을 준다. 각 인수 기회에 대해 “IBM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강화하거나 확장시키는가?” “인수 대상 기업은 확장 가능한 지적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가?” “인수 대상 기업 또는 사업이 우리가 진출해 있는 170개 국가의 네트워크를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라는 3가지 주요 질문을 던진다. IBM의 사업개발부는 M&A 서비스 제공업체를 관리하고 사업부와의 연결 창구 역할도 담당한다. M&A건의 성과를 측정 및 추적하며 실질적인 M&A 학습 조직의 역할을 한다.

 

2) 신규 사업은 사업부가 책임지고 추진한다.

사업부에서는 인수 관련 아이디어가 있을 경우 본사에 직접 아이디어를 개진할 수 있다. 또 사업부는 인수된 사업의 운영 프로세스를 직접 책임진다. 다각화된 제조업체로 주기적으로 소형 및 중형 기업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는 Illinois Tool Works의 각 사업별 책임자들은 담당 사업 관련 새로운 M&A 기회 발굴이 필수적인 역할 중 하나다. 일례로, 이 회사는 지난 몇 년에 걸쳐 자동차 세차, 왁스, 기타 유지관리 제품 업체 인수를 통해 자동차 용품 사업에 새로 진출했다.

 

3) 차별화되고 준비된 실사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투자 은행으로부터 투자제안서(offering memorandum)를 받기 전에는 실사를 시작하지 않는다. H.J. Heinz의 방식은 다르다. 주요 전략 영역에 대해서 Heinz는 본격적으로 인수에 나서기 전에 체계적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인수 대상을 변별하고, 각 인수 기회를 평가한 후 적극적으로 매물 찾기에 나선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경쟁자들보다 더 준비된 시각과 정보를 가지고 자산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체계적인 프로세스 덕분에 Heinz Auction이 아닌 수의 계약에 의한 딜의 비중이 높다. 또한 각 인수 기회별로 인수 포기 가격(walk away price)을 명확하게 정해놓고 딜에 임하며 타깃의 가격이 인수 포기 가격 이상으로 올라가면 과감히 딜을 포기한다. 또 합병 후 통합(PMI) 계획은 인수 후가 아닌 실사 시작 시점에서 조기에 수립한다. Heinz의 실사 작업은 항시 투자 논거와 연계돼 진행되며 그 덕분에 전체 진행 과정에 걸쳐 원칙을 준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이 좋은 사례다. 그룹 사업 개발과 M&A를 담당하는 전담 팀이 구축돼 있으며 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작은 규모의 딜로 시작해 점차 규모가 큰 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전략을 기반으로 M&A에 접근하며 타깃을 미리 선별하고 능동적으로 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정밀한 실사를 통해 투자 논거를 개발하고 있으며 딜 단계에서부터 통합을 고려하고 있다.

 

4) 통합은 필요한 영역에 한해 진행해야 한다.

살펴본 바와 같이 규모 확장의 딜인지, 범위 확장의 딜인지에 따라 통합 프로세스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그러나 유형을 불문하고 모든 M&A는 인수로 인한 가치 창출의 근원을 실현하는 데 집중해야 하며 주요 인력과 프로세스를 딜에 따라 통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Kraft 2010년 사탕 제조업체인 Cadbury를 인수하면서 41개의 국가 조직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그러나 매출 및 잠재 시너지의 75%를 차지하는 11개 국가에 우선순위를 뒀다. 해당 11개 국가에는 통합 프로세스를 주도할 전담 현지 팀을 개설하고 팀의 고위 임원들이 핵심 의사결정 사안에 집중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Kraft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Cadbury의 유통 및 공급망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등의 문제와 같이 가장 중요한 source of value에 집중하도록 했다. Kraft와 같이 M&A에 노력한 기업들은 PMI의 역설을 잘 인지하고 있다., 소수의 주요 이슈들을 해결하는 것이 통합에서 가장 중요하나 반면 매우 세세한 문제들이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기능부서는 PMI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노련한 인수업체들은 반복 가능한 통합 모델 수립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통합 작업이 종료될 때마다 통합의 성과를 평가해 개선 분야를 파악한다. 통합 지침서(playbook)를 만들고 통합 담당자의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한다. 통합을 핵심 역량으로 키우며 이를 통해 M&A의 승산을 높인다.

 

5) 인수 후 변화 관리 원칙을 수립하고 적용한다.

모든 인수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수반되며, 특히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을 막론하고 직원들의 감정 기복으로 인한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은 인수 이후 큰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되는데 초기에는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엄습한 후 갑자기 낙관주의가 팽배하다가 다시 회의주의가 맹위를 떨친다. 노련한 기업들은 이러한 자연스러운 리듬을 알고 있기에 관련 리스크를 능수능란하게 해결한다. 독일 화학 및 제약 업체인 Merck KGaA 2010년 미국의 생명공학 장비 업체인 Millipore를 인수했을 때 PMI 작업으로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양사 임원진이 참석하는 일련의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이었다. 첫째로, 워크숍 참석자들은 통합 기업의 비전을 함께 수립했고, 둘째로, 회사의 미래상을 세부적으로 정의했다. “5년 후 통합된 회사의 미래상은 무엇인가?”처럼 말이다. 셋째, 최대 잠재치(full potential) 달성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실행과제를 선정했다. 모든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된 회사의 비전, 미래상, 최대 잠재치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할 수 있다면 그만큼 통합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5가지는 지속적이며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반복 가능한 M&A 모델의 주춧돌이 된다. 인도에 본사를 둔 가정 및 개인용품 업체인 Godrej Consumer Products의 성공 방정식도 바로 여기에 뿌리를 둔다. 회사의 전 세계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M&A가 필수적임을 간파한 이 회사는 M&A 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전에 2년 동안 관련 준비에 착수했다. 강력한 M&A 팀을 만들고 적절한 매물을 찾아내기 위한 체계적인 매물 선정 과정을 포함한 playbook을 개발했다. 각 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미리 수립된 탄탄한 투자 논거, 깊이 있고 세부적인 실사 과정을 토대로 엄격한 원칙하에 M&A를 추진했다. Godrej의 관심 분야는 신흥국의 3개 제품 카테고리에 국한된다(가정용 살충제, 염색 및 개인 세정용품). 시장 내 선도업체에 한해 인수를 진행하며 각 건별 가치 창출 방식을 사전에 계획하며 통합 시에는 해당 딜에 맞춤화된 접근법을 취한다. 이 회사는 2005년 이후 인도가 아닌 해외에서 11개의 인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여기에는 인도네시아의 2대 가정용 살충제 업체인 Megasari 인수 같은 대형 인수도 포함된다.

 

체계적인 M&A 전략 덕분에 Godrej 2002∼2012년에 연평균 27%의 매출 성장과 33%의 수익 성장으로 대변되는 건실한 사업 실적을 이어왔다. 동 기간 주가는 경쟁사보다 높은 42% 상승했으며 회사의 시가총액은 45배 이상 급등했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M&A를 할 때 꼭 필요한 역량을 육성함으로써 일련의 M&A를 반복적으로 추진하고 성사시키며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결론

이번 호에 이르기까지 3부에 걸쳐 M&A에 대한 베인의 분석과 견해를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했다.

 

첫째, M&A를 하지 않는 부담은 스스로 져야 한다.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M&A를 추진하지 않은 기업은 M&A를 추진한 기업보다 실적이 뒤떨어졌으며 M&A를 많이 한 기업일수록 성과가 뛰어났다.

 

둘째, 지금처럼 M&A에 우호적인 사업 환경도 드물다. 자본이 넘쳐나고 있으며 금리는 낮다. 전 세계적으로 좋은 기회들이 넘쳐나고 있다. M&A를 통한 시장 진출은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포착할 수 있는 최고의 툴이다.

 

본 기사의 주제이기도 한 세 번째는 M&A 베테랑들은 반복 가능한 모델을 수립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M&A를 할 때 꼭 필요한 역량을 육성함으로써 일련의 M&A를 반복적으로 추진하고 성사시키며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SAB Miller는 이러한 성공 사례의 전형이다. 이 회사는 소규모 개도국 시장에서 처음 시작해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단계별로 확장을 거친 후 이제는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모든 회사가 성공적인 M&A를 추진하기 위한 요소 모두를 갖추고 있는 건 아니다. M&A에 노련한 기업들은 자사 전략을 심도 있게 이해하며 자사의 강점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반복 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 대가로 이들은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은 매출, 수익, 주주수익률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이혁진·데이비드 하딩·사티시 샨카르·리처드 잭슨

이 리포트를 감수·편집한 이혁진(Hyukjin Lee)은 베인앤컴퍼니 서울 오피스 파트너이자 M&A프랙티스 대표다. 데이비드 하딩(David Harding)은 베인 보스턴 오피스의 파트너이며 글로벌 M&A 부문의 공동책임자로 재직하고 있다. 사티시 샨카르(Satish Shankar)는 베인 싱가포르 오피스의 파트너이자 아태지역 M&A 부문 책임자다. 리처드 잭슨(Richard Jackson)은 베인 런던 오피스의 파트너이며 유럽·중동·아프리카 M&A 부문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