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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in & Company Report

M&A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No, M&A 르네상스에는 이유가 있다

이혁진 | 148호 (2014년 3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의 리포트 ‘Renaissance in M&A: The surprising lessons of the 2000s’를 이혁진 한국 파트너가 감수하고 국내 기업 실정에 맞게 일부 수정한 내용입니다.

 

2007 4월은 M&A가 절정에 달한 시점이었다. 4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기업에서 발표한 M&A의 총 가치는 사상 최대치인 5000억 달러가 넘었다. 그해 전 세계 M&A 건수가 최초로 4만 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M&A의 누적가치는 46000억 달러로닷컴 붐이 한창이던 2000년보다 40% 높은 수치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M&A 열풍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러한 열풍이 갑작스럽게 끝나면서 후유증이 나타났다. 많은 기업 경영자들은 모든 형태의딜 메이킹에 대해 다시금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게 됐다. M&A는 리스크가 너무 크며 M&A를 통해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게 더 많다는 것이 당시 이들의 판단이었다. 일부는 엘리스 박스터(Ellis Baxter)라는 CEO 2004년 했던 발언에 적극 공감하기도 했다. 박스터는 M&A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하버드비즈니스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논문과 관련해결국 M&A란 브로커와 변호사, 자아도취적 성향의 CEO들의 합작품으로 상당한 결함을 안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의 발언은 다른 CEO들에 의해 종종 인용되곤 했다.

 

물론 당시 이 같은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M&A 활동을 냉철하게 평가해보면 딜 메이킹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다. 관련 조사 자료에 의하면 M&A를 활발하게 추진한 기업이 M&A를 기피한 기업보다 좋은 성과를 꾸준히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수의 M&A를 진행했고 M&A의 누적가치가 자사의 시가총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업들의 성과가 가장 뛰어났다.

 

M&A가 수익성장을 위한 성공적 전략의 필수요소였다는 얘기다.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며 M&A를 회피한 수많은 기업 경영진은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이와 관련된 자료를 한번 살펴보자.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상장기업을 표본집단으로 삼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00∼2010년 총주주수익률(TSR)은 연평균 4.5%였다. 이 같은 표본집단을 기업의 M&A 활동에 따라 분류한 끝에 다음과 같은 관찰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방관하는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의 성과가 월등하다 - M&A 활동에 참여한 기업의 총주주수익률은 연평균 4.8%였던 반면 M&A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의 총주주수익률은 연평균 3.3%에 그쳤다.

 

M&A의 규모가 갖는 중요성은 상당하다 - 다수의 M&A를 진행한 기업들은 평균보다 나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11년간 진행한 M&A의 누적가치가 자사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업의 경우 이 같은 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M&A의 황금률은 반복 가능한 모델이다 - M&A로 성장을 견인해온 기업, 즉 대형 M&A를 빈번하게 진행한 기업의 경우 총주주수익률이 평균보다 약 2%p나 높았다.

 

이 같은 통계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며 이들 연구는 M&A야말로 성장을 위한 강력한 도구임을 시사하고 있다. 성공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보유자산을 활용해 이러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확장할 수 있다. M&A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과 제품군에 진출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새로운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이를 통해 기업은 수익을 증대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어떻게 하면 M&A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느냐다.

 

M&A에 성공하는 기업의 비결

 

M&A는 연구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사례연구 방법론을 학습한 경영자들은 개별 M&A 사례에서 교훈을 이끌어내려 할 때가 많다. M&A를 옹호하는 이들은 M&A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사례를 강조하는 반면 M&A에 회의적인 이들은 고전적인 실패사례를 꼽으려 노력한다. 문제는 M&A와 관련된 그 어떤 가설에 대해서도 각각 부합하는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M&A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도 여럿 있다. 이케아나 한국타이어가 대표적이다. 사례연구를 통해 찾아낸 근거는 M&A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M&A의 세계로 안내하는 지침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딜 메이킹의 전반적 결과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자 베인앤컴퍼니는 1600여 개 상장기업이 2000∼2010년 기간 중 진행한 18000여 건의 M&A를 다룬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M&A에 참여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다수의 M&A를 진행한 기업과 상대적으로 M&A 건수가 적었던 기업의 실적을 비교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시가총액 대비 M&A 누적 규모가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살펴봤다. (미니박스 참조.)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2000∼2010년 동안 딜 메이킹이 탁월한 기업성과로 이어졌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M&A를 활발하게 추진한 기업은 주주수익률뿐만 아니라 매출성장률 및 수익성장률 면에서도 M&A 참여가 저조했던 기업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또한 M&A를 추진한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드러났다. 일부 기업은 M&A를 통해 꾸준히 높은 성과를 달성한 반면 이보다 훨씬 미미한 성과를 달성한 기업은 물론이고 의도한 성과를 거두는 데 아예 실패한 기업도 있다.

 

모든 M&A는 저마다 특성이 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차이를 유발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가 주요 요인이다. 첫째는 M&A빈도, 둘째는 M&A 규모다.

 

1) M&A 빈도

 

첫째 요인인 M&A 빈도부터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M&A 경험이 많은 기업일수록 M&A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연구에 포함된 기업 중 M&A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은 기업, 2000∼2010년 기간에 M&A를 전혀 추진하지 않았던 기업의 연간 총주주수익률은 3.3%였다. (그림 1) 1∼6건의 M&A를 진행한 기업의 총주주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4.5%였으며 6건 이상 진행한 기업의 경우 총주주수익률이 5%에 달했다. 얼핏 보면 연간 총주주수익률에 차이가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10년에 걸친 성과를 살펴보면 격차는 엄청나다. 일례로 M&A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한 기업군의 경우 M&A 추진이 저조했던 기업에 비해 수익률이 무려 21%나 높았다.

 

M&A 빈도가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경험이다. M&A 추진 건수가 많은 기업의 경우 적절한 피인수기업을 다른 기업보다 자주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 입찰에 필요한 실사도 철저하게 수행할 것이고 인수 후 통합(PMI)과 잠재 시너지 달성도 더욱 효과적으로 이룰 가능성이 높다. 스탠리 웍스(Stanley Works)가 대표적인 사례다. M&A를 통해 지금은 스탠리 블랙 앤 데커(SB&D)가 된 이 기업은 2002년부터 공격적인 M&A 계획에 착수했으며 이후 여러 해 동안 25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했다. 스탠리 성취 시스템(Stanley Fulfillment System) 등의 운영역량을 활용해 피인수업체의 성과를 개선했고 인수 후 통합을 통한 시너지 달성에 있어서도 점차 성공적인 면모를 보였다. 2010년에는 자사의 2배 규모인 핵심 경쟁사 블랙 앤 데커(Black & Decker)를 인수한 후 해당 M&A에 대해 원래 예상했던 비용절감분 추정치를 40%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2000∼2010년 기간 동안 SB&D 10.3%에 달하는 연간 총주주수익률을 기록했다.

 

 

2) M&A규모

 

M&A 성과를 결정하는 두 번째 요소는 M&A 규모다. 베인의 연구를 포함한 기존 연구에서 M&A를 통한 기업의 예상수익률을 판단할 때 M&A 빈도가 중요함을 이미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또 다른 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바로 기업가치와 대비해 살펴본 M&A 누적 규모다. 기업의 시가총액 중 M&A로 창출한 가치의 비중이 크면 클수록 기업의 성과가 좋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자사 시가총액 중 75% 이상을 M&A로 창출한 기업의 경우 M&A 추진이 저조한 기업보다 연 2.3%p 높은 성과를 기록했으며 M&A 건수가 적은 기업과 비교했을 때는 연 1%p 높은 성과를 보였다. (그림 2)

 

M&A의 가치를 연구할 때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M&A로 얻은 가치가 시가총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이유는 적절한 피인수업체를 찾아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성공을 거둔 기업이라 M&A를 추진하기에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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