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제임스 H. 길모어, B. 조지프 파인 2세

“진정성을 비즈니스 규율로 확보하라 수십년의 시간이 걸릴지라도…”

136호 (2013년 9월 Issue 1)

 

 

진정성 마케팅은 이들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는 과장해야 하고 마케팅은 가식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일 때 이들은오늘날의 비즈니스는 진정성이 전부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충분한 양과 합리적인 가격, 우수한 품질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으며 구매 대상이 자신의 이미지와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가 소비의 중요 기준으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기류를 읽어내지 못하고 대응에 실패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충고였다. 이들의 책이 나온 지 7년째, 과연 진정성 없는 기업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진정성의 힘(Authenticity)>의 공동 저자 제임스 H. 길모어(James H. Gilmore) B. 조지프 파인 2(B. Josepe Pine Ⅱ) e메일 인터뷰했다.

 

기업에 진정성은 왜 중요한가?

 

길모어: 오늘날 진정성은 구매를 위한 새로운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진정성은 무수히 많이 나눠져 있는 카테고리들에서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 지배적인 소비자 감성이다. 소비자는 고품질과 적정한 가격,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넘어 진짜 음식을 먹고, 진짜 이웃을 만나며, 진짜 차를 타고, 진짜 장소에 가서, 진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파인: 소비자는 더 이상 가짜를 구입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진짜에서의 진정성을 원한다.

 

저서 <진정성의 힘(Authenticity)>에서 언급했듯 오늘날 마케팅에서 체험(experience)을 제외하는 것은 가능하다. 상업적 체험과 기계화, 전문화 등으로 가득한 이 시대에 기업이 진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길모어: 좋은 지적이다. 사실 우리는 전반적인 마케팅, 특히 광고가 가짜를 생산하는 거대한 하나의 기계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떤 체험에 대해 소비자와 약속을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이 약속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는 <고객 체험의 경제학(The Experience Economy)>이라는 이전 저서에서체험 마케팅(experiential marketing)’이라는 단어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단어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해보기를 원한다는 것을 감지한 마케터들이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되는 제품을 체험하게 하기보다는 마케팅 자체를 좀 더 체험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 자체의 역할도 존재하기는 하겠지만 마케팅은 제품을 표현하는 일의 본질이 아니라 제공하는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파인: 마케터들은 기업이 마케팅, 특히 광고에서 스스로를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소비자가 기업과 소통할 때 만나는 것과 (광고에서 일컫는 것이) 실제로 일치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짜 브랜드가 되고 말 것이다.

 

 

책에서 기업이 스스로를 진정하다고 말하지 않을 때 진정성을 보여주기가 더 쉽다고 했다. 기업이 진정성을 자초하면 반감을 사기 쉽다는 의미 같은데 이런 부작용을 피하면서 진정성을 드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파인: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맞다. 기업과 제품을 의심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진정성을 스스로 공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대신 기업은 소비자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정교한 단계를 통해 진정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는 책에서 진정성의 두 가지 핵심 기준을 규정하는폴로니어스 테스트(Polonius Test)’를 포함해 기업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다. 두 가지 핵심 기준 중 하나는 스스로 진정해지는 것(being true to self)이고 다른 하나는 말한 대로 되는 것(being what you say you are)이다. 이 두 가지 기준은 어떤 상황에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우리가진실한 진짜(Real-real)’ ‘진실한 가짜(Real-Fake)’ ‘가식적인 진짜(Fake-real)’ ‘가식적인 가짜(Fake-Fake)’라고 부르는 4가지 전략적 접근법을 정의한다. 또한 기업이 제품을 통해 어필할 수 있는 진정성의 다섯 가지 장르(자연성(natural), 독창성(original), 특별함(exceptional), 연관성(referential), 영향력(influential))에 대해서도 상세히 서술했다.

 

 

 

저자들은 진정성이 지니는 두 가지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1. 자기 자아에 충실한 것.

2.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

기업들은 생산하는 모든 상품과 제품, 서비스, 체험, 변용에 이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해서 진정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이를폴로니어스 테스트(Polonius Test)’라고 한다.

 

1. 산출물은 자체적으로 충실한가?

2. 산출물은 자체적으로 말하는 정체성과 일치하는가?

 

여기에 대한 대답을 통해 현재 진실/가식 도표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파악하라. 대답은 네 가지 항목(진실한 진짜, 진실한 가짜, 가식적인 진짜, 가식적인 가짜) 중 하나다. 이론적으로 모든 비즈니스의 목표는 진실한 진짜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진실/가식 도표의 네 가지 항목들은 어떻게 하면 진정성을 연출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대답에 따라 진정성을 연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식적인 가짜라는 답이 나왔을 경우: 인조화하라.

허위성을 밝혀라. 진실성을 주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뻐하라. 인조 모피처럼 의도적이고 공개적이며 영리하게, 명백히 가식적인 산출물을 생산하는 것이 성공의 기회다. 아주 솔직하게 가식적인 가짜가 되면 진실성을 연출할 수 있다.

 

가식적인 진짜라는 답이 나왔을 경우: 믿음을 창조하라.

허위성을 감춰라.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드러내지 않는 산출물을 생산하라. 매력적이면서도 그럴 듯한 환상이나 가상 세계, 테마 환경, 현실도피성 산출물(영화 등)을 창출하는 것이 당신의 과제다. 소비자들을 위해 창출한 허위성이 오히려 진실한 가치를 전달한다.

 

진실한 가짜라는 답이 나왔을 경우: 가식성을 드러내라.

간접적으로 암시하든, 직접적으로 인정하든 허위성을 공표해야 한다. 다른 곳에서의 진정한 자아와 지금 이곳에서의 산출물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라. 예를 들면 공장형 아웃렛과 일반 도매점에서 구입하는 제품이 품질이나 가격에 차이를 갖고 있다는 점 같은 것이다.

 

진실한 진짜라는 답이 나왔을 경우: 진실해져라.

허위성을 초월해야 한다. 기존의 긍정적인 인식을 저해하는 행동을 피하고 진정성의 인식을 강화하는 추가적인 요소를 더하라.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말의 가식적인 징후라도 포착된다면 순식간에 증폭되면서 회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7년 밸런타인데이에 동부 해안에서 눈보라가 발생했을 때 제트블루 항공사가 고객을 냉대했을 때를 생각해보라.

 

 

길모어: 이 프레임을 포함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비용 관리나 품질 개선과 같은 비즈니스 규율이 돼야 한다. 기업의 분명한 관리 영역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 능력은 시간이 갈수록 발달해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며 자동적으로 실행되는 일도 아니다. 묘책(silver bullet)은 존재하지 않는다. 숙달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야 한다.

 

파인: 진정성과 같은 필수 추구 요소들은 점점 더 소비자 감성의 최우선 순위가 되고 있다. 누구에게서 무엇을 살 것인가를 선택하는 문제는 지배적인 구매 기준이다.

 

기업이 진정성을 연출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진정성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인가?

 

길모어: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그렇다. 디자인이나 마케팅, 이사회 등에서 결정을 내릴 때 비용이나 품질 요소를 고려하는 것처럼 해당 결정이 진정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염두에 둬야 한다.

 

파인: 이런 인식을 염려한다는 것은 - 이를 생각하지 않고 일하는 것과 비교해 - 아마도 <타임(TIME)>에서 우리의 시각에 대해인위적인 진정성(synthetic authenticity)’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될 것이다.

 

길모어: 그렇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아이러니한 활동이다.

 

‘경제적 가치의 진화(evolution of economic value)’의 다섯 단계를 소개한 바 있다. 각 단계에서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알려 달라.

 

길모어: 다섯 단계는 <체험경제학(The experience economy)>에서 우리가 경제적 가치의 진화라고 불렀던 경제적 활동의 다섯 가지 레벨을 의미한다. 이는 재화(commodities)에서 제품(goods), 서비스(services), 체험(experiences), 전환(transformations)에 이르는 단계들이다. <진정성의 힘(Authenticity)>에서 우리는 이 과정을 다시 따라가면서 이를경제적 만물 이론(economic theory of everything)’이라고 불렀다. 진정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제시한 틀이나 모델들이 이런 경제적 산물의 어느 하나, 특정한 형태에 단순히 적용하기만 하면 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천연 산출물(상품)과 유형의 물품(제품), 무형의 활동(서비스), 인상적인 이벤트(체험), 효과적인 성과물(변용)을 이끌어내기 위한 단계들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고려돼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가 살고 있는 세계를 꼼꼼히 관찰해야 한다. 그들이 진짜와 가짜가 만들어지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진정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 상품: 자연계에서 추출된 후 시장에서 대체가 가능한 천연 산출물로 거래되는 것

● 제품: 상품을 재료로 생산되는 유형의 물품

● 서비스: 개별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무형의 활동

● 체험: 개인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인상적인 행사

● 변용: 소비자들이 자아의 차원을 바꿀 수 있도록 이끄는 효과적인 성과물

 

저자들은 경제적 가치의 진화에 따라 진정성을 어떻게 연출해야 하는지 구조화했다. 다섯 가지 경제적 산출물에서 인지되는 진정성은 다음과 같다. 기업은 전략을 세울 때 이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 상품: 자연성의 진정성

사람들은 가공되거나 합성되지 않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상태에서 진정성을 발견한다.

 

● 제품: 독창성의 진정성

사람들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며 복제나 모방이 아닌 최초의 디자인을, 독창성을 갖춘 진정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 서비스: 특별함의 진정성

사람들은 각별한 봉사 정신이나 배려심을 가진 사람에게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체험: 연관성의 진정성

사람들은 한 사람의 과거에서 우리 모두의 공통된 추억과 소망과 열망을 이끌어내는 참신한 움직임을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변용: 영향력의 진정성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더 높은 목표로 이끌기 위해 더 나은 방식을 제시하는, 논리적이고 의미 있는 영향력을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수없이 다양한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기업은 이것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가?

 

파인: 맞다. 진정성은 개인적으로 결정된다. 우리는 진정성을 자아상을 따라 구매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개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개인 소비자들의 독특한 선호를 이해한다든지, 그것을 기초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내 첫 번째 책 은 저비용, 대용량, 효율성에 대한 개인적인 욕망에 기업이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는지를 서술했다. 그리고 만약 개인이 자신만의 제품이나 서비스, 체험을 디자인하는 과정에 참여한다거나 심지어 기업과 함께 만들어간다면 그것은 당연히 그 사람의 자아상을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거짓된 진실(pseudo truth)과 진실한 가짜(truthful fake) 중 무엇이 기업에 더 유리한가?

 

길모어: 오늘날 진실성의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지금 스스로에게 진실하자고 말하는 것이다. 진실 그 자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와 가짜를 논하는 것은 진실과 거짓을 논하는 것과 다르다. 우리는 반쪽짜리 진실이나 설득력 있는 거짓말을 옹호하지 않는다.

 

파인: 우리는 가짜 혹은 진실과 유사한 경험들을 말한다. 진실된 가짜와 거짓된 진짜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네 가지 전략적 옵션들은 모두 진실되게 행해질 수 있고 그렇게 행해져야 한다.

 

지속적으로 진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파인: 한번 하고 마는 업무로 봐서는 안 된다. 비용 관리와 품질 관리가 지속적인 비즈니스 이슈로 자리 잡기 위해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듯 소비자의 진정성에 대한 인식을 관리하는 일 또한 마스터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길모어: 하지만 이는 지속적으로 추구될 때만 마스터될 것이다.

 

파인: 진정으로 추구될 때만 말이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제임스 H. 길모어는 와튼스쿨을 졸업했고 P&G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B. 조지프 파인 2세는 MIT슬론 경영대학을 졸업했고 IBM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기업의 새로운 가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Strategic Horizon LLP의 공동 창립자다. 이들이 함께 펴낸 첫 번째 책 <고객 체험의 경제학(The Experience Economy: Work in Theatre&Every Business a Stage)>은 전 세계 15개 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됐고 체험 디자인과 체험 마케팅, 소비자 경험 경영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톰 피터스로부터매우 탁월하며 절대적으로 독창적인 책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명성을 높인 것은 2007년 공동 저술한 <진정성의 힘(Authenticity)>이다. 이 책은 진정성 마케팅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물론 진정성이라는 요소가 기업 마케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은 8개 언어로 번역됐고 출간된 해 아마존에서 그해에 가장 많이 읽힌 경영서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타임(TIME)>은 커버스토리에서 세상을 바꾼 10가지 생각 중 하나로 이 책을 꼽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