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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달러 명품시계와 50달러 매스마켓 시계의 공존

장-마크벨라히 | 110호 (2012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2012 6월 발간한 보고서 ‘Luxe Redux-raising the Bar for Selling of Luxuries’ 중 일부를 발췌해 번역한 것입니다.

 



경제신문 헤드라인을 연일 장식하고 있는 불확실성과 우려는 세계적 명품 업체에 대한 최근 보고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세계적 명품 업체의 수익은 매년 두자릿수로 증가하고 있어 다른 업계에 종사하는 경영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중 명품 체험(luxury experiences) 부문의 성장세는 명품 제품(luxury goods) 부문의 성장세만큼이나 눈부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2011년 리서치 전문 기업 입소스(Ipsos) 및 세계명품브랜드협회(International Luxury Business Association)와 공동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스페인, 영국, 미국 등 8개 선진국과 BRIC(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 신흥국의 부유층 소비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소비자가 명품으로 꼽은 제품에 대한 연 소비액은 총 14000억 달러로 의류, 화장품, 시계, 보석류 등 명품 제품 매출에 흔히 인용되는 총액을 훨씬 웃돌았다.1 이 중 명품 자동차 판매는 약 3500억 달러, 예술품 경매에서부터 독특하고 새로운 여행을 총칭하는 명품 체험 비즈니스에 대한 지출은 7700억 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다.

 

장기적 성공을 목표로 하는 명품 업체는 변화를 위한 전략 수립 역량을 연마해야 한다. 명품 업체는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다음의 4개 분야에 역점을 두고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가속화되고 있는 명품 체험으로의 전환

명품 시장에서 가장 변화가 두드러진 곳은명품 소유에서명품 체험으로 이동해가고 있는 소비자 선호도다. BCG 조사에 따르면 명품 체험이 전 세계 명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에 이르며 명품 제품 판매 대비 연간 약 50%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명품 제품이 개인의 지위와 성공을 상징하고 브랜드가 중시되고 있는 중국에서조차도 명품 체험 비즈니스는 연 매출 증가율 22%, 연 성장률 28%를 기록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림1)

 



명품 체험 비즈니스는 비단 최고급 사파리 여행이나 스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집사, 셰프, 대리석 욕조가 딸린 디럭스 병실을 갖춘 병원이 점차 늘고 있는가 하면 프라이빗 스위트 좌석을 제공하고 있는 항공사, 극장 시설과 가상 골프 시설을 겸비한 고급 고층 아파트도 있다. 이러한 명품 체험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배경에는 다음 4가지 요소가 자리잡고 있다.

 

가장 강력한 첫 번째 요소는 인구통계적 요인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1990년대 명품 붐을 일으켰던 소비자들은 이제 은퇴하기 시작했다. 이들 소비자는 더 이상 새로운제품이 필요하지 않은 생애 주기에 접어 들어 오늘날 명품 체험 비즈니스의 주요한 고객으로 자리잡았다.

 

두 번째 요소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성숙해짐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소비 패턴이다. 고속 성장 중인 개도국 시장의 중산층 소비자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가장 먼저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로 자리잡으면서 이들은 평판을 갖춘 브랜드의 수명이 오래가는 제품에 끌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구매를 통해 명품 제품을 축적하는 것에서 새로운 경험에 지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명품 체험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세 번째 요소는 10대 후반과 20대 중반을 일컫는 Y세대다. 이들은 소유하고 있는 제품보다는 체험과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알라스카에서 헬기를 타고 즐기는 스노보딩, 파리에서 즐기는 주말 쇼핑 등 순간의 기쁨과 호화로운 경험에 끌리고 있다.

 

네 번째 요소는 더 큰 목표 의식과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바람은 명품 제품의 구매보다는 명품 체험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충족된다. 유니티 마케팅(Unity Marketing)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명품 제품을 구매했을 때보다 명품을 체험했을 때의 만족도가 3배 이상 높았다. 같은 조사에서 명품 제품 구매 시 느끼는 소비자 만족도는 크게 감소(최근 3년을 두고 조사한 결과 각각 5%, 16% 감소)한 반면 명품 체험 시의 만족도는 3% 증가했다.

 

선도적인 명품 업체들은 조심스럽게 이런 추세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최근 슈발 블랑(Cheval Blanc) 호텔을 짓고 있는 루이뷔통 모엣 헤네쉬(LVMH)가 좋은 예이다. 루이뷔통은 이미 프랑스 스키 리조트인 쿠르슈벨(Courchevel)과 몰디브에 이 호텔을 하나씩 소유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오만과 이집트에도 오픈할 예정이다. 루이뷔통은 호텔 경영은 계약을 통해 직접 수행할 예정이지만 호텔 부지를 매입하거나 호텔 건축에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다른 기업들도 자사 제품에 경험과 서비스를 가미하고 있다. BMW는 고급 자동차 제조 업체로는 최초로 신차 인도 대기 과정을 불만스러운 경험에서 재미있는 경험으로 전환시켰다. 미니 쿠퍼를 구매한 고객이 자신이 주문한 자동차의 조립 과정과 공장을 벗어나 이송되는 과정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유사한 예로 애플은 자사 매장에서 쇼핑을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켜 넓고 채광이 잘되는 매장에서 고객이(cool)테크놀로지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세포라(Sephora)는 대부분 매장에서뷰티 스튜디오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뷰티 서비스뿐만 아니라 90분간의 개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위스의 시계 제조 업체로 본사에 시계 박물관을 설치하기도 한 IWC는 홍콩 플래그십 매장에서 초대형 스크린과 서라운딩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비행 시뮬레이터기에탈 수 있는기회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자사 파일럿 시계를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긍정적인 출발이다. 하지만체험 중시트렌드를 활용하고자 하는 명품 업체라면 민첩하고 강력하게 움직여야 한다. 현재까지 자사 제품, 웹사이트 또는 매장 내 경험에 체험적 요소를 가미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그친다. 체험적 요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서 재무적 성과에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항상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가치

명품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동향 중 하나는 바로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대상의 확연한 변화다. 물론 글로벌 소비자가 몰리는 제품과 서비스가 보편적이고 단일한 속성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다.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도는 소비자가 속해 있는 지역, 연령 및 기타 요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위(status)와 부(wealth) 등 명품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인식은 이제 선진국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고속 성장하고 있는 BRIC 국가에서 지위는 여전히 중요성을 지니고 있으나 명품이 그 자체로서 지니는 가치는 감소하고 있다. 모든 조사 대상국에서 가치(value), 가족(family) 및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웰니스(wellness) 등의 요소가 소비자에게 훨씬 큰 중요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최근의 금융위기로 인해 소비자들이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과 비교해 명품 핸드백이나 신발을 하나 더 구입하는 것의 중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 건 분명하다. , 소비자의 가치가 스타일에서 본질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위기 이외에 이러한 소비자 가치의 전환을 촉진시키고 있는 다른 요소는 무엇일까? 그 결정적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명품 시장과 매스마켓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 명품 구매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소비자를 확신시키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명품 및 명품에 비견되는 제품이 판매 채널을 달리해 판매가를 낮추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이는 정말 맞는 얘기이다. 일례로 대량구매 창고식 할인 매장인 코스트코는 다수의 유명 샴페인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주요 패션 브랜드 기업의 사장은 최근 BCG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사 매장에서 195달러에 판매 중인 액세서리의 품질이 자사 아웃렛 매장에서 7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관련 제품과 비교해 그다지 높지 않아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유명디자이너 하우스가 매스마켓 및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명품과 외양은 유사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을 확산시킴으로써 더욱 심화됐다. 지미 츄(Jimmy Choo)와 베르사체(Versace) 라벨을 H&M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고 미소니(Missoni)는 타깃(Target) 매장에서 한동안 제일 잘나가는 브랜드였다. 구글에서 칼 라거펠드(Karl Lagerfeld)를 검색하면 샤넬(Chanel) 런웨이 쇼에 서있는 그의 사진들이 나오지만 그 옆에는 메이시스(Macy’s)에서 판매하는 제품 라인을 홍보하는 사진도 찾아볼 수 있다.

 

명품 업체 다수는 매스마켓 업체와의 차별화를 더욱 확실하게 꾀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케팅 메시지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최근 18개월 동안 BCG는 마케팅 메시지가 성별, 지위, 부의 적극적 과시 등 기존 요소에서 탈피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파텍 필립(Patek Philippe)과 같은 일부 명품 브랜드는 아버지와 아들을 등장시킨 광고에 아버지를 다음 세대를 위한 시계의 수호자로 묘사하는 카피를 삽입, 헤리티지(heritage)에 호소한다. 제품의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에 초점을 맞추는 명품 브랜드도 있고 자사 제품이 수작업으로 제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브랜드도 존재한다.

 

마케팅 메시지의 변화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명품 제품과 서비스에 새로운 목표의식을 불어넣어줄 수는 없다. 브랜드의 신뢰도 구축을 위해서는 메시지에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명품 브랜드는 자사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명품 제품의 가치를 강화하는 것은 매스마켓 업체들이 지니는 영향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어적인 대응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통해 중요한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가치를 증대시킴으로써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릴 수 있다.

 

매스마켓, ‘매스티지(‘대중을 위한 명품을 의미하는 용어로 명품 브랜드의 하향 확장을 뜻한다)’, 주요 명품(core-luxury), 울트라 명품(ultra-luxury) 간의 가격 격차를 벤치마킹한 결과, 상품 카테고리별로 가격 책정 수준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시계 등 일부 품목에서는 탁월한 방식으로 제품이 지니는 가치를 명확히 표현함으로써 5만 달러가 넘는 명품 시계가 50달러짜리 매스마켓 제품과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과 같은 기타 카테고리의 경우 명품 브랜드와 매스마켓 제품 간의 가격 격차는 매우 작다. (그림 2)

 



이렇게 가격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 부문에서는 차별화와 가치 창출을 통해 가격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최고의 품질과 상류층만이 누릴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중시하는 부유층 여성 고객의 욕구를 자극해 구찌를 회생시킨 디자이너 톰 포드(Tom Ford)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에스티로더와 함께 다른 명품 화장품보다 몇 배 더 비싼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매스마켓 제품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톰 포드 립스틱의 가격은 48달러(평균 명품 브랜드의 립스틱 가격은 30달러)이고 그의 산탈 블러시(Santal Blush) 향수의 가격은 475달러로 동종 향수 대비 4배나 비싸다.

 

BCG는 울트라 명품 부문의 성장 여지가 다른 부문보다 더 크다고 확신한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대량 생산의 시대에서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동경하고 있으며 지위보다는 진품, 품질 및 진정성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바뀌고 있는 전 세계명품 지도

새로운 메트로폴리탄 지역이 명품 소비의 중심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상하이와 두바이는 명품 쇼핑지로 이미 그 명성을 확보한 상태다. 대부분의 명품 기업은 오늘날 소위신흥시장이라고 불리는 국가에서 견조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이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주요 8개 명품 업체를 대상으로 한 BCG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08년과 2011년 사이 이들 브랜드 매장은 아시아 지역 42%, 유럽에서 28%, 기타 나머지 국가에서 31%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북미 지역의 매장 증가율은 5%에 그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신흥 부유층 소비자들이 활발한 명품 소비로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실제로 주요 명품 브랜드의 경영진은 해외 매출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있는 추세에 발맞춰 샤넬은 최근 몇 년간 파리-상하이 콜렉션을 개최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특별 런웨이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부 명품 기업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의 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고 던힐, 버버리 등의 브랜드는 2(tier) 이하의 중소도시에서 입지를 늘려가고 있다. 명품 브랜드가 대도시 이외의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건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BCG 2020년이 되면 2010년 상하이와 동일한 수준의 가처분 소득을 갖게 될 중국 도시가 330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며 2015년이 되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명품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BRIC 국가의 대도시들 역시 명품 브랜드의 주요 중심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브라질의 부유층은 자국을 넘어 해외로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플로리다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마이애미와 뉴욕의 명품 업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BCG는 브라질과 중국 소비자들의 총 명품 구매 중 절반은 해외 여행을 통해 이뤄진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부상하는 명품 허브(new regional luxury hubs)가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것들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현지 매장 내에서의 고객 경험을 그 지역 특성에 맞게 맞춤화할 수 있는 방법과 해외 고객뿐만 아니라 현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CRM 툴과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직원을 고용하는 건 매장 내에서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지만 효과적인 CRM AS 역시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CRM 시스템이 중국어를 인식할 수 있는가? 혹은 고객이 글로벌 네트워크 어딘가에서 제품을 구매했을 때 CRM 시스템이 이 고객을 식별해 추적할 수 있는가? 또는 각 매장에서 해외 구매 제품에 대한 수선, 환불 또는 질의를 처리할 수 있는가?

 

명품 업체는 현지에서 새로운 경쟁사와의 경쟁에도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힌트를 하나만 들어보겠다. 중국의 주얼리 기업인 저우다푸(周大福·Chow Tai Fook)는 가파른 성장세와 최근의 기업공개 등으로 주목을 받아 서구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급신장하고 있는 명품 체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두바이 기업인 주메리아 호스피탈리티 그룹(Jumeriah Hospitality Group)은 최근 10년간 선진국의 프리미엄 호텔과 스파의 반열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에서 부상 중인 명품 서비스 기업도 존재한다. 스파 부문에서는 허보리스트(Herborist)와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등의 프리미엄 체인이, 호텔 부문에서는 홍콩에 기반을 두고 있는 샹그릴라(Shangri-La) 등이 그 예이다.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최상의 조직 구성 및 적합한 인재 영입 방법에 대해서도 자문을 해봐야 한다. 글로벌 명품 기업 중 다수는 새로운 시장에 맞춰 자사 경영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지는 않다. 최근 연구의 일환으로 25개 글로벌 명품 업체를 조사한 결과 서구 경영인 중 82% 이상이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림 3)

 



이를 다시 말하면 고속 성장 국가의 경영진, 심지어 신흥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구 경영진조차도 글로벌 명품 기업의 최고경영진 팀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저조하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다수 명품 기업은 과도하게 중앙 집중화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유럽 또는 미국의 본사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명품 업체들은 진정으로 국제적인 최고경영진 팀을 구성해야 한다.또한 업무와 책임을 평가해 특정한 업무와 책임을 신흥국 현지 팀에 이양해 줄 것인지 또는 중앙집중적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중앙집중적 모델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신흥국 시장이 가지는 특수한 니즈가 중앙 본사의 업무에 완벽히 통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품 업체는 고립된 상태에서 신흥시장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해서는 안 될 것이다. 통합된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하고 기존에 진출한 시장 내에서 미개척 분야를 공략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미국 명품 시장 다시 보기참조). 이를 위해서는 크게 달라진 명품의 정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례로 미국 소비자들은명품하면자동차를 떠올린다고 한다. (그림 4) BCG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른 국가 및 이들 국가의 경제 규모, 그리고 고액자산가들의 규모와 비교했을 때 미국 및 독일 소비자들은 개인 명품 제품보다는 고급 자동차를 더 많이 구매하고 있다.

 



 

진행 중인 디지털 혁명

최근 10년간 많은 명품 브랜드가 인터넷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 그리고 순전히 디지털 세계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가장 최신의 명품 패션과 함께 에디터가 선정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넷어포터(Net-a-Porter.com)와 같은 정가판매 사이트와 쇼핑 시간을 한정하고 품절되기 전 구매를 자극함으로써 쇼핑에 스릴을 더하고 있는 루랄라(ruelala.com) 같은 할인판매 쇼핑몰이 대표적 예다. 새로운 통합 미디어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서 지난해를 중심으로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BCG 2010 2월을 기점으로 2년 이상 주요 명품 브랜드의 페이스북 팬 수를 집계한 결과 페이스북에서 명품 브랜드를 팔로잉하는 팬의 수가 급증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림 5)

 



멀티미디어 분야의 선두 기업 중 하나는 버버리(Burberry). 버버리의 페이스북 팔로잉은 2010 2 60만에서 약 2년 후 1200만으로 급증했다. 고객들이 사진을 올릴 수 있는트렌치의 예술(Art of the Trench)’ 캠페인이 눈부신 성공을 거둔 이후 버버리는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 고객들이 2011년 봄/여름 런웨이 쇼가 개최되는 동안 제품을 선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런웨이에 소개된 제품이 매장에 전시되기도 전에 소비자가 최신 의류를 구매할 수 있는 패스트 패션 체인의 사업 방식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노드스톰(Nordstrom) 역시 테크놀로지 활용에 능한 기업이다. 원격 구매를 위한 아이패드 어플을 출시했을 뿐만 아니라 끊김 없는 멀티채널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매장에 와이파이 기능과 충전 스테이션을 갖춰 매장에서 아이패드의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매장에 아이폰 사용을 통합시킨 것이다.

 

메이시스에서 제공하는 메이크업 노하우 또는 C. 원더(C. Wonder)에서 제공하는 개인 피팅룸 등 테크놀로지를 통해 소매 환경에서 새로운 고객 접점의 형성이 가능하다. 기술이 지니는 셀프 서비스 속성 때문에 이용을 꺼리는 일부 소비자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주요 패션 업체의 사장은젊은 세대들은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낮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자체에 반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구글과 전자상거래에 익숙한 쇼핑객들에게도와드릴까요라고 물으면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대답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고객 서비스로 평판을 구축한 노드스톰과 같은 기업에서조차도 이러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통합된 디지털 진출은 다른 유형의 고객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명품 브랜드들이 다음과 같은 어려운 질문에 직면할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도입된 민주화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페이스북 팬 수가 800만을 넘긴 상황에서 명품 브랜드의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맥락(context)이 중요한 명품 브랜드가 인터넷상에서 자사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명품 의류 브랜드와 관련한 포스트가 상류층이라기보다는 하류층에 가까운 복장을 한 고등학교 친구 사진 옆에 게재돼 있다고 상상해 보라. 의도적인 건 아니지만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 이미지가 나란히 소개된다면 그 브랜드의 본질은 약화될 것인가?

 

일부 브랜드는 디지털 세계에서 여러 종류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러한 노력은 탄탄히 준비된 전략에 기반한 비전에 의해 추진된다기보다는 다분히 하의상달적(bottom-up)이고 어떤 게 효과를 발휘하는지 시험해 보자는 식의 접근법에 의존하고 있다. 테스트와 학습(test-and-learn) 전략이 지니는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명품 업체는 온라인 진출, 디지털 매장 콘셉트(고객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험의 구분이 모호해 지는 것 등), 위치기반 서비스 및 기타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단일 상업 플랫폼과 연계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 및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지출은 효과적인 마케팅 기술과 측정 툴로 강화돼야 한다. ‘디지털전담 부서를 지정해야 하며 이 디지털 부서가 신생 부서라 할지라도 이에 대한 자금 및 경영진의 지원이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디지털은부수적인요소가 아니라 매장 내, 머천다이징 및 기타 비즈니스 의사 결정 수립 시 중점적으로 고려돼야 할 요소로 인식돼야 한다.

 



앞으로의 전망

BCG는 앞서 소개한 동향에 대응해 주요 업체가 쇄신을 추구함에 따라 명품 업계의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확신한다. 개인 명품 제품의 전 세계 매출은 2012년과 2014년 사이(대규모 경제위기가 도래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약 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럽, 일본의 GDP 1.5% 감소하고 신흥국의 GDP 성장률이 3% 감소한다는 최악의 경우에도 개인 명품 제품 시장은 연 3%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명품 체험 부문의 경우 향후 2년간 연 12%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경영진은 앞으로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가? 명품 업체는 다음의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야 한다.

 

명품 체험 부문으로의 확대 진출. 전체 제공 요소에서 체험의 비중을 늘리고 중요한 감성적 요소를 파악하며, 새로운 분야의 체험을 개척하고, 풍부하고 흥미진진하며, 지속적인 만족감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체험을 개발하고 제공할 것.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부가적인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규명하고 개발할 것. 브랜드의 고유함을 강력하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 브랜드의 증대된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가격점을 수립할 것.

 

여러 국가 출신으로 구성된 진정한 글로벌 경영팀을 구축하고 경영진에게 출신 국가 및 지역 이상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것.

 

라이선싱, 공동브랜드, 선정된 유통업체와의 독점 계약 체결 등 새로운 유통 모델을 발굴, 평가, 개발하고 이러한 모델을 각기 다른 시장과 국가 상황에 맞춰 변경할 것.

 

CRM과 고객옹호 마케팅(advocacy marketing)에 중점을 둔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을 구축할 것. 이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의 모든 접점을 평가해 기업이 고객의 욕구를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고 고객과의 영구적인 친밀감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함. ‘마이크로 CRM’ 플랫폼을 올바르게 계획하고 관리하면 이러한 목표를 실현할 수 있으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존의브랜드 주창자(brand apostles)’ 고객들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낼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됨.

 

디지털을 기업의 핵심 요소로 간주하고 이에 따라 마케팅과 상업적 접근법을 심도 있게 재고할 것.

 

명품 업체는 세계 경제에서 소폭의 매출 증대에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제적 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고속 성장 국가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해서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없다. 현재의 성공 수준에 관계없이 장기적 성공을 꾀하고자 한다면 소비자의 가치 변화, 명품 구매의 속성 변화, 고속성장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는 매우 다른 유형의 신시장,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로 인한 명품과 가치에 대해 오랫동안 고수돼 왔던 인식의 변화 등에 맞춰 변화를 위한 전략 수립 역량을 연마해야 한다.

 

 

 

-마크 벨라히미셸 아이린버크 클루츠안토넬라 마이-포흐틀러엘마 비더린

-마크 벨라히(Jean-Marc Bellaiche) BCG 뉴욕 사무소의 시니어 파트너이자 럭셔리/패션/뷰티 분야 글로벌 리더다. 미셸 아이린버크 클루츠(Michelle Eirinberg Kluz) BCG 뉴욕사무소 이사이자 럭셔리/패션/뷰티 분야 핵심 멤버다. 안토넬라 마이-포흐틀러(Antonella Mei-Pochtler)와 엘마 비더린(Elmar Wiederin)은 각각 BCG 비엔나 사무소와 제네바 사무소의 시니어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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