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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프 요한슨 “욕먹는 것을 두려워 마라” 外

조선경 | 84호 (2011년 7월 Issue 1)



레이프 요한슨욕먹는 것을 두려워 마라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이 볼보자동차다. 1997년 볼보자동차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레이프 요한슨은 2년 뒤 볼보를 살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보자동차의 매각을 결정했다. 그 사실을 공표하자 스웨덴 국민들은 스웨덴의 자존심을 팔아버렸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볼보자동차는 스웨덴의 국민브랜드로 자리매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매국 행위나 한 것처럼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의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그는 경쟁력 없는 자동차를 매각하는 대신 트럭과 중장비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지속적인 수익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는최고경영자의 위치는 원래 욕먹기 쉬운 자리다. 욕을 안 먹겠다는 것은 리더로서 잘못 생각하는 거다. 난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매각이라는 선택은 정서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이성적으로는 해야만 하는 결정이었다고 회고했다.

 

일반적으로 최고경영자가 외로운 결정자라는 사실엔 쉽게 동의한다. 그렇다고 외로워도 괜찮다고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 최고라는 자신의 지위를 걸고 자존심이나 평판에 해가 될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어렵게 얻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 회사보다 경영자 개인의 이름이 더 널리 알려진 경우, 평판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하려는 유혹에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에 대한 평가에 도움이 될 만한 선택을 하거나 대중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결정을 하려고 한다. 욕먹지 않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 정당성을 증명해줄 온갖 이론적 근거 마련에 신경 쓰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거듭 주문하면서 직원들을 지치게 한다. 남의 시선에 신경 쓰다 보면 자신의 방향을 잃기 쉽다. 옳은 길을 찾아가는 여정에서는 두려움을 길잡이로 삼지 말고 소명과 책임감의 안내를 받아보자.

 

론 바바로둘 중 하나라는 선택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푸르덴셜캐나다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던 론 바바로는 사망보험금 선지급 제도의 선례를 만들어 창의적 사고의 좋은 사례로 종종 소개된다. 그는 질병으로 생의 마지막 시기를 비참하게 보내면서도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목격한 뒤 불합리한 보험업계의 관례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당시 보험업계의 관례는 사망보험금은 반드시 사망 후에 받을 수 있는 것, 즉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이를 지급하는 일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입자가 질병으로 고통을 겪을 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약관의 맹점은 수정될 필요가 있었다. 거의 바꿀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견고한 이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의 창의력이 발동했다. 사망 전에도 보험금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논쟁으로 흘러가던 이슈를 가입자가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3의 대안을 찾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 보험산업의 혁명이 될 만한 제도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려는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한다. 어느 순간에는 둘 다를 포용하는 게 더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두 가지 상반되는 선택지가 있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갑론을박의 출발선을 상기해보면 두 가지 대안 모두 필요할 때도 있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면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려야 될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이것과 저것 둘 다를 충족시킬 대안 찾기로 관점을 옮겨 보면 완전히 새로운 선택지가 보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조직에서 A 또는 B를 선택하기 위해 열심히 논쟁 중일지 모른다. 논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결정이 지연될 때는 회의가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선택 자체가 목적이 돼 버린 상황은 아닌지 냉정히 관찰해볼 것을 권한다.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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