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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실천 방안

확신에 찬 실천이 주는 행복감 조직원과 공유해야 ‘진정성 리더십’

박형철 | 75호 (2011년 2월 Issue 2)

 

 

 

진정성(authenticity)에 대한 정의는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말한너 자신을 알라 (Know thyself)’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철학, 윤리학, 심리학, 조직개발, 경영학 등 다양한 연구 분야의 수많은 학자들이 진정성에 대해 저마다 정의를 내렸다. 특정 학파 혹은 학자의 주장을 논하기보다는 다양한 선행적 정의를 필자가 종합해 간략히 소개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원하는 것, 가치를 두는 것, 목표로 하는 것, 그 목표로 자신을 동기부여 시키는 것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self-awareness)이 진정성의 첫걸음이다. 둘째, 자기 자신을 파악할 때 내·외부적으로 알려진 자신에 대한 정보를 왜곡·과장·거부·부정하지 않고(unbiased processing) 그에 따라 행동한다. 셋째, 어떤 처벌을 두려워해서, 남들을 그저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순간적인 모면을 위해서 자신의 목표, 신념, 가치, 원하는 바에 반하게 행동하지 않고, 오직 스스로에 대한 명확한 판단에 근거해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authentic behavior)한다. 넷째, 자신의 신념과 의지에 대한 개방적인 표현(openness), 속임 없는 투명성 (transparency), 끊임없는 의사교환(interactive communication)을 통해 진정성 있는 관계를 추구(authentic relational orientation)한다. 이는 자신이 파악한 자신의 목적, 가치, 신념 등을 거짓없이 타인에게 밝히고, 타인의 목적과 가치, 신념을 존중하며, 유사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신뢰(trust)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은 사실 그간 논의돼 온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 영적 리더십(spiritual leadership) 등과 많은 부분 중복되거나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과의 큰 차이는 진정성 리더십이 기존 리더십 개념에 비해 목표와 목표 실현 과정 및 방법에 있어서 투명성, 공정성, 도덕성을 더욱 중시한다는 점이다. 또한 리더 자신이 조직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보다는 일종의 역할 모델로서 구성원들에게 긍정적 기운과 동기를 적극적으로 부여한다. 이러한 진정성 리더십의 결과이자 목표는 리더와 구성원이 속한 조직의 영속적 발전(sustainable growth)과 생존이다.

 

진정성에 대한 정의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됐다면, 이제 리더십에서 진정성의 결여가 초래한 기업 경영의 실재 사례를 살펴보자

 

 

 

엔론, 월드컴, 리만브라더스

미국의 엔론(Enron)은 적어도 2000년까지는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통해 에너지 유통 시장을 혁신시키며 빠르게 성장해 온 고성과 기업이었다. 케네스 레이 회장 역시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 새로운 아이디어의 사업화 등으로 마치 오늘날 애플(Apple)의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에게 추앙받던 리더였다. 하지만 계속된 회계 부정이 드러나면서 이 회사는 하루 아침에 몰락했다. 이 과정에서 비단 엔론의 주주 및 구성원뿐 아니라 미국, 나아가 전세계 경제 구성원에게 작건 크건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초래했다.

 

미국 미시시피주의 작은 통신업체에 불과했던 월드컴(WorldCom)은 버니 에버 회장이 추진한 수많은 인수 합병(M&A)을 통해 2000년 미국 2위의 장거리 통신사업자로 성장했다. 당시 에버 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충만한 리더로 칭송받았었다. 유복하지 못한 가정 환경과 별 볼 일 없는 학력에도 불구하고 미시시피라는 지방에서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공격적인 인수 합병을 추진한 그의 리더십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하지만 2002, 미국 역사상 최대의 회계 부정과 회사 공금 유용이 밝혀지면서 회사는 파산했다. 에버 회장은 25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2008년 가을,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글로벌 투자은행 리만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렸다. 리만브라더스의 몰락을 논하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원인, 특히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당시 회장이던 리처드 풀드의 리더십이다. 풀드 회장의 독단, 소통부족, 지나친 경쟁 마인드(Win or die - Performance at all costs) 등이 도움이 필요한 결정적 순간에 정책당국과 기타 업계로부터 외면을 받게끔 했다는 것이다. 한때 리만브라더스에서 부회장을 역임한 로런스 맥도널드는 리만브라더스의 몰락 과정을 자세히 그린 그의 저서 <상식의 실패(A Colossal Failure of Common Sense)>에서풀드 회장은 최고경영진들과도 회사의 전략과 정책 등을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대화하지 못할 정도로 비밀주의와 측근주의가 만연했다고 폭로하며 리만브라더스 파멸의 가장 큰 원인을 풀드 회장의잘못된리더십(리더십의 기술과 기법이 부족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리더십의 근본과 목적이 잘못됐다는 뜻)에서 찾고 있다.

 

하나의 조직, 특히나 거대한 글로벌 기업이 순식간에 몰락하는 데는 아마도 한 개인의 잘못보다는 시장 상황 변화, 규제환경의 변화, R&D 실패 등 좀더 복합적이고 거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소개된 세 회사의 몰락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최고경영자(CEO)의 잘못된 리더십이다. 실제 <타임(TIME)>지에서 뽑은미국 역사상 가장 잘못된 10대 경영자’ ‘미국 역사상 가장 큰 10대 경영자 스캔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10대 파산모두에 위 세 회사와 세 회사 경영자가 등장한다.(1)

 

 

 

그 만큼 경영자 개인의 리더십이 회사의 몰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며, 이들의 잘못된 리더십은 결국 개인의 실패에서 머무르지 않고 조직 전체의 몰락과 해체를 가져왔다.

 

엔론의 케네스 레이, 월드컴의 버니 에버, 리만브라더스의 리처드 풀드 회장 간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한때 높은 성장과 성취를 구가하며 조직 내 신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면서 개인의 판단과 결정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했다. 둘째, 개인의 성취 신화에서 형성된 자신감은 조직 내 구성원과의 원활한 교류의 기회를 감소시켰으며 나아가 외부 이해관계자와는 파트너십보다 경쟁을 통한 지배를 추구했다. 결국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내·외부적으로독단적인 리더로 평가됐다. 셋째, 당장의 성장과 성과, 이익을 위해 회계 부정이나 상거래상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르거나 장기간 묵과한 바 있다. 넷째, 단기적 성과 창출을 위해 리스크 관리, 다수의 의견 청취, 조직 내 다양한 검토 및 보완 절차 등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때로는 무리한 자금 동원이나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다섯째, 부정 또는 외부환경변화로 문제가 커져 조직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내부 구성원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이를 적시에 정확하게 알리려 하지 않았으며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회사 내부의 중요한 의사결정 및 추진, 위기의 극복과 관련해 구성원에 대한 권한위임이나 공동해결노력 등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여섯째, 개인의 능력만으로, 혹은 주변의 친밀한 소수의 도움만으로도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비상식적 확신으로 사태에 임했다.

 

위 세 리더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필자가 앞에서 소개한 진정성을 구성하는 어떤 조건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우선 이들은 자신들이 세운 목표가 과연 합당하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했고(unbiased processing의 결여), 그 목표를 실현함에 있어 자신의 강·약점을 파악하는 데에도 실패(self-awareness 결여)했다. 그 결과 무리한 사업확대를 추진하다 조직을 파멸로 이끌었다. 또한 자신의 목표와 가치를 추구함에 있어 공정성과 도덕성을 무시했으며 내·외부 구성원들에게 거짓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authentic behavior 결여)함으로써, 결국 진정성 있는 관계 네트워크 구축에 실패(authentic relational orientation 결여)했다.

 

이들의 리더십 중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관찰해 보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유행되거나 집중돼온성과창출 리더 성과부진 리더의 리더십 차이에 대한 연구와 고찰보다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단기 실적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조직을 생존으로 또는 파멸로 이끌고 가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기성과: 진정성 있는 리더의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조직의 영속적 성장과 생존을 위해 리더는 당연히 회사가 파산하지 않고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다만 단기적 관점의 성과보다는 영속적 생존과 성장이라는 관점에서의 성과가 강조돼야 한다.

 

5년 장기 플랜을 가지고 혁신적인 제품영역을 기술 혁신과 연관 다각화를 통해 성장시키는 게 조직의 영속적 성장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최고경영자가 있다고 하자. 첫 해는 사업구조를 재조정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둘째 해는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인력 확보 및 연구개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셋째 해는 시제품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 확충을 끝내고, 넷째 해는 완제품 생산과 유통망을 확보하고, 다섯째 해는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가는 계획을 수립해 시행했다고 가정하자. 당연히 해당 5년간 회사 전체의 이익이나 매출 증가는 투자와 사업구조 재조정으로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기 비전 하의 혁신이 없다면 해당 회사는 성숙 산업에서 지속적으로 가격경쟁만을 꾀하다 쇠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성 있는 리더라면, 비록 단기간의 업적과 이에 따른 자신의 막대한 성과급을 포기하더라도, 조직의 전략적 포지션과 강·약점을 면밀히 파악해 장기 혁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끊임없이 계획의 실행을 독려할 것이다. 또한 현재 사업이 충분히 새로운 투자를 지탱할 수 있는지 다양한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체계를 통해서 면밀히 관찰하고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계획을 보완시켜 나갈 것이다. 반면 진정성이 없는 리더라면 자신의 임기가 3년인데 5년 장기 계획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하며, 기존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와 운영비용 효율화 등에 집중해 최대한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나친 비용 효율화로 수반되는 조직의 피로감이나 구성원의 사기 저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당장의 경쟁상황과 재무적 목표대비 달성 정도를 들이대며 조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켜 장기 비전에 대한 목소리를 잠재우려 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진정성 있는 리더는 자신의 공과 자신에 대한 보상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단기성과 지상주의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끊임없이 미래를 꿈꾸게 하고, 이러한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힘으로 조직이 활력을 갖고 끊임없이, 또한 장기적으로 성장하게 한다.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한 방법

진정성 리더십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보이며 구성원 모두에게 역할 모델이 돼야 한다.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진정성 리더십의 역할모델로 더욱 폭넓게 공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행동과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리더의 목표와 조직 목표 간의 일체성(personal & organizational identification) 강화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와 조직의 목표를 일치화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동참과 의견수렴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의 최고경영자(CEO) 게리 켈리는 회사의 전략 방향과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일종의 의인화 방식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전략과 경영방침을 ‘Garry’s Update’ ‘Garry’s Newsline’ ‘Garry’s Blog’ 등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브랜드와 매체를 통해 정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그림1)

 

 

 

그 결과, ‘CEO = 조직이라는 등식이 성립, 조직전략에 대한 구성원들의 이해도가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구성원 개인이 조직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 (Fun)’ 경영을 통해 고객의 마음에 닿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조직의 목표가 더욱 분명해지고 구체화됐다.

 

국내 모 기업의 사례도 인상적이다.(그림2)

 

 

 

진정성 리더십의 첫걸음이 개인이 원하고 목표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자각(self-awareness)하는 것인데, 이를 조직차원에서 규정(organization awareness)했다. 이 과정에 많은 구성원들이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하게 했고, 중간관리자 이상의 간부들에게는 조직의 목표와 그에 대한 나의 목표는 무엇인지, 그것이 과연 부합하는 것인지를 파악하게 했다. 재무성과 일색이던 최고경영진과 임원들의 성과지표에 조직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표, 예를 들어 인재육성 의지에 대한 다면평가, 인재 육성 및 채용 활동과 과정에 대한 참여도, 사내 강연·강사 활동 등의 비재무적 지표를 추가했다. 이러한 방법은 얼핏 하향일방적인 조직과 개인의 일체화 접근방법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조직의 사명과 목표에 대한 자각, 이에 대한 개인의 역할 및 적합성에 대한 자각, 그리고 타 구성원들에게 조직과 개인 간 정합된 목표와 가치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이에 대한 타 구성원들의 자각 및 동참을 촉진시키는 데 결과적으로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밖에 조직의 핵심가치 실천도에 대한 설문(credo survey)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거나, 조직 차원의 결과와 개인차원의 결과를 개개인의 역량개발계획(IDP·individual development plan)과 비교하게 하는 것도 조직 내에서 개별 구성원의 진정성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육성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조직의 사명과 목표, 신념 및 철학 등이 규정된 핵심가치가 개인 차원에서는 얼마나 이해되고 있고, 얼마나 개인의 신념과 부합되며, 다른 동료들 간에 얼마나 체화돼 있는지 설문을 통해 공유하는 작업은 조직의 정체성에 대한 개인의 이해도와 개인의 신념 간 부합도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이 결과를 개인 리더십 역량개발 계획과 비교·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면, 과연 자신이 원하는 조직 내의 목표가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와 일치하는지, 본인이 강화하고 보완하기를 희망하는 역량이 조직 내에 중요한지 등을 더욱 구체화시킬 수 있다.

 

둘째, 긍정적 감정과 행동의 확산(positive emotion and behavioral model contagion) 노력이다. 카리스마만 중시하는 리더는 칭찬, 긍정 및 인정(recognition and appreciation)보다는 위기의식 강조와 철저한 신상필벌로 조직을 다스리려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리더는당근과 채찍이라는 인센티브적 요소를 활용하기보다는 자신이 세운 확고한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자신감을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 타 구성원 역시 리더와 동일한 목표를 향해 갈 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동기를 가지게 한다. 실패와 과거를 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는 미래와 희망, 좀 돌아가더라도 또는 좀 천천히 가더라도 방향성을 잃지 않고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상황에 대한 설명 등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색깔과 내용이 된다면, 조직 분위기의 활성화는 물론 조직 내 긍정적 감정과 행동의 확산을 주도하는 리더를 역할모델로 따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진정성 리더십을 갖춘 리더, 진정성 리더십을 원하는 구성원을 효과적으로 발굴하고 그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론을 갖추어야 한다.(2)

 

 

 

우선 스스로에 대한 파악과 자각(self-awareness)은 개인이 가진 신념, 가치, 동기, 목표 등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이것이 옳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많은 실증 연구에서 개인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 확신, 그리고 감성 지능이 강한 사람일수록 스스로의 목표에 대한 파악이 더 구체적이고 목표로 향하는 데 본인의 강·약점과 그 정도에 대한 이해가 더 체계적임인 밝혀진 바 있다. 또한 명확하게 본인의 강·약점을 이해함으로써 스스로 어떤 면을 계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파악도 용이하다. 따라서 리더의 선발과 승진에서 조직의 장기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면 반드시 자신에 대한 긍정적 확신의 정도(positive self-concept)와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평가해봐야 한다. 다면평가와 이에 연계된 피드백 프로세스 (multi-source feedback)는 리더의 스스로에 대한 자각능력 배양과 아울러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 편향된 판단을 하지 않게 해준다. 특히, 자신이 이해하는 자신과 동료, 부하직원 및 상사가 이해하는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를 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이해의 정교함을 높여줌은 물론, 목표수립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구체적으로 개발하게 해주는 데 매우 유용하다.

 

많은 조직에서 실제 전면적 또는 부분적 다면평가를 실행 중이나, 사실 그 결과를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다면평가 자체를 본인 스스로에 대한 자기계발 근거로 활용하기보다는 그 최종결과치인 점수를 일반화해 평가 등급을 내는 데 사용하는 사례가 더 흔하다. 진정성 리더십 개발을 위해서는 정형화된 설문 항목에 점수를 주는 방법보다는 주요 역량의 보유 및 발현 정도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기술할 수 있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실제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다면평가 결과를 직접 평가점수나 등급에 반영하기보다 개인역량 개발 계획,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 개선 계획 등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인재가 스스로에 대한 자각을 위해 비편향성(unbiased processing)을 가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정직성(integrity) 여부와 도전적 상황의 경험과 완수를 통해 개인의 역량을 높이려는 의지가 있는지(learning goal orientation)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만약 특정 인재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평가자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능력이나 역량을 증명하려 한다면(performance goal orientation) 편향성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비편향성을 측정하고 개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직원들을 특정한 상황과 역할에 처하게 한 후 이 과정에서 개인의 행동과 반응을 관찰해 봄으로써 현 수준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역할 게임(role playing game)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 참가자의 특성과 반응을 관찰해 볼 수 있는 평가센터를 구축하고 활용하면 리더의 비편향성을 줄여나갈 수 있다.

 

인재가 자신의 신념과 의지대로 일관되게 행동(authentic behavior)할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타인지향성(other-directedness)과 자존감(self-esteem)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타인지향성은 낮은 반면 자존감은 높아야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타인지향성을 줄이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코칭(coaching)과 멘토링(mentoring)이다. 코칭이란 기본적으로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일련의 질문과 대답 과정을 통해 육성의 대상이 되는 인재가 스스로 생각한 방법과 스스로의 기준으로 답을 찾아나가게 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본인의 신념과 가치에 의해 해결방법을 찾고 행동을 하게 하는 태도와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이때 진정성 있는 리더가 영감을 주는 리더와 짝을 이뤄 각각 코칭과 멘토링을 병행한다면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진정성 있는 리더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과에 집중하기 때문에 코칭을 해 주는 당시 시점에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자칫 코칭을 받는 인재가 진정성 리더십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전략적 혜안을 가졌거나 비즈니스 성공경험이 있는 멘토와 진정성 리더십을 가진 코치가 함께 인재 육성을 한다면, 육성의 대상이 되는 인재들은 진정성 리더십에 대해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태도를 형성할 수 있다.

 

관계에 있어서의 진정성(authentic relational orientation)을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인재와 과거 직·간접적으로 관계 및 커뮤니케이션이 빈번했던 사람들로부터 얻은 피드백을 참고하는 것이다. 만약 외부로부터 인재를 영입하는 경우, 구조화된 인터뷰(structured interview)를 통해 관계에 있어서의 진정성을 간접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진정성이 현저히 낮을 경우,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역할 교환, 또는 다른 부서에서의 역할 체험 등을 통해 타인의 관점과 상황을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관계에서의 진정성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의 자율성에 대한 전폭적 지원과 과감한 권한위임(supporting self-determination)을 통해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미 경영현장 일선에서 인재의 육성, 역량 개발, 리더십 개발 등과 관련해 실증적으로 검증되거나 공감되는 부분 중 하나는 지식의 일방적 교육(in-class learning)도 중요하지만 실제 경험과 업무를 통한 학습(on the job training)이 더욱 효과가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경험이 축적되고 해당 업무에 선호와 확신을 보이는 구성원들에게는 업무에 대한 자율권과 의사결정의 위임을 통해서 개인이 해당 업무를 행하는 방법에 대해 인정하고 스스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함으로써 자신이 목표로 하는 바가 더욱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발현되게 할 수 있다. 아직 경험이 충분치 못한 구성원이라면, 다양한 직무경험과 프로젝트 부여, 그리고 이와 연계된 코칭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장 업무수행 과정에서 자신의 목표, 선호, 가치, ·약점을 파악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사실, 조직 내 상당수 구성원들은 입사 후 동일한 직무를 수행한 지 5년이 지나도 과연 현재 이 업무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며 지속하고 싶은 일인지, 내가 이 업무를 하게 된 이유나 동기는 무엇인지, 과연 이 업무가 나 스스로나 내가 소속된 팀, 그리고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인지, 내가 이 업무를 더 잘하고 싶어하는지, 그렇다면 이 업무에 대한 나의 강·약점은 무엇인지, 만약 그게 아니라면 내가 진정 하고 싶어하는 업무는 무엇이고 그 업무로 전환하기 위한 나의 강·약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바와 강점이 무엇인지를 다양한 현장 직무와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케 하고, 효과적인 코칭 프로그램과 피드백을 통해 진정 본인과 조직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과 목표는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구성원들이 보다 빠른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진정성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다.

 



아무리 리더십에서진정성(authenticity)’을 이해한다 해도 실상 경영 일선 현업에서 인재 개개인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이를 개발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진정성이란 개념 자체가 철학적이고 학문적인데다, 진정성을 평가하고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평가센터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센터를 구축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활영과 운영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경영 일선 현장에서 진정성 리더십을 좀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머서(Mercer)의 리더십에 대한 관점과 접근방법 중 하나인균형 잡힌 리더십(Whole Leadership)’이 하나의 보완이 될 수 있다.

 

균형 잡힌 리더십은 크게 머리(Head), 마음(Heart), 배짱(Guts) 세 영역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 냉철한 판단을 통해 자신과 조직이 나아갈 바를 명확히 파악하고(Head), 이를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다듬어 나가고 공감하며(Heart), 지속적으로 실천한다(Guts)는 측면에서 리더십을 평가·개발하는 방법론이다. 진정성 리더십의 핵심이 편향되지 않은 정보에 근거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신념 및 가치를 파악(Head)하고, 이를 타인과의 진실한 관계(Heart) 속에서 일관되게 행동으로 실천(Guts)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균형잡힌 리더십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균형잡힌 리더십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조직 형태는 머리와 마음, 배짱 세 가지 영역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상태다. 예를 들어 개인에 대한 평가 결과를 종합한 결과 너무 머리(Head)에만 치우친 조직이라면 기획, 계획과 보고업무는 과중하나 그 중 별로 실행되는 안이 없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이러한 발견은 최고경영진의 조직활성화와 개발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줄 것이다. 평가 센터를 구축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비용이나 시간상 용이하지 않다면 기존에 활용중인 교육 과정을 균형잡힌 리더십 모델의 세 가지 영역에 따라 단순히 이동, 배치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브라질의 셈코(SEMCO)라는 회사는 업무 분장도 조직도도 없지만 지속적으로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특이한 회사다. (그림3)

 

 

 

이 회사의 경영원칙은직원들을 일일이 통제해야 하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성인으로 대해야 한다라는 단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상사를 투표로 선출(Seen from Below)하고 근무시간과 형태에 대한 자율권과 이에 연계해 자신의 보상 수준을 결정(Up’n Down Pay)할 수 있다. 특히 신입사원은 첫 업무와 근무를 본인 스스로의 판단 하에 결정(Lost in Space)한다. 일면 무질서와 혼란으로 비효율성이 커지면서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할 듯 보이지만, 셈코는 지속적 성장을 구가하며 현재 브라질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꼽히고 있다.

 

셈코의 비현실적 실험이 성공한 배경의 핵심에는 바로권한위임(empower-ment)’이 있다. 회사의 사업영역과 목표 내에서 개인 스스로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일, 부서, 상사, 근무형태, 시간 및 보상을 결정하게 함으로써 개개인의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ownership)을 높였다. 또한 신제품이나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참여자격의 제한을 두지 않고 누구나 원하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한 제도(Go, No Go Meeting) 등을 통해 회사의 전략과 정책에 대한 개인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셈코 사례가 보여주듯, 자율성과 권한위임은 진정성 리더십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자 방법이라 판단된다.

 

진정성 리더십은 반드시 최고경영자들만 가져야 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각과 이의 실천이 진정성 리더십의 핵심이기 때문에, 사실 가능한 한 많은 구성원이 진정성 리더십을 발현할 때 조직의 영속적 발전과 생존이 보장된다. 최고 경영진이 중간관리자들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권한위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중간관리자들은 다시 해당 팀원이나 후배 구성원들에 대한 자율성 인정과 권한위임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될 것이다. 이런 순차적 과정을 통해 조직 활성화가 극대화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는 리더 개인의 성공은 물론 조직 전체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며, 향후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또 다른 진정성 있는 리더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시사점이라 할 수 있다.

 

 

박형철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테네시 주립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앤더슨 컨설팅과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머서의 한국 지사장 겸 공동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글로벌 인재관리 전략, M&A 후 인사통합 및 성과관리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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