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신사업 추진을 위한 벤치마킹

‘Past-marking’ 넘어서 ‘Future-marking’으로

황윤일,신엽 | 68호 (2010년 11월 Issue 1)

 

벤치마킹은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많은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택하는 전략이다. 특히 1980년 이후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벤치마킹에 대한 관심은 신사업 발굴을 포함한 경영 활동 전반에 걸쳐 지속되고 있다. 효과적인 벤치마킹은 매우 의미 있는 경영 방법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최근 벤치마킹 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들이 맹목적인 베스트 프랙티스 위주의 벤치마킹이 주는 한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이다.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아는 기업들은 신사업을 발굴할 때 단순한 따라하기식의 벤치마킹을 지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차별화된퓨처마킹(Futuremarking)’을 통해 신사업의 성공을 준비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미래 신사업을 추진할 때 벤치마킹의 유용성과 한계, 효과적인 이용법을 알아본다.

1.신사업 벤치마킹, 왜 유용한가?

신사업을 추진할 때 벤치마킹은 단기간에 상당한 아이디어를 모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신규 사업의 후보 아이템 하나를 발굴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타사의 사례는 좋은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 벤치마킹은 1980년대 이후 경영 활동 전반에 도입되면서 최근까지도 신사업 발굴 프로젝트에 반드시 포함되는 방법론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이 더 중요해지면서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벤치마킹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왜 여전히 신사업 분야에서도 벤치마킹에 집중하는 것일까?

1)신사업 아이템 풀(Pool) 확보에 대한 용이성

벤치마킹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What to do?)란 질문에 대한 여러 대안을 발굴할 수 있다. 신사업 발굴 태스크포스팀에서 작업을 해 본 사람들은 제대로 된 신사업의 후보 하나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특히 최근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상당량의 정보가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어 참신한 정보를 통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선도업체나 경쟁사가 어떤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벤치마킹할 수 있다면 적어도 후보 아이템 몇 가지는 확보할 수 있다. 또 이런 후보 아이템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아이템들의 산업적 특성 및 분류 등을 통해 관련 산업에 대한 동향 및 변화 방향성도 파악할 수 있다.

2)신사업 진입 방향성의 개략적 모방

벤치마킹은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가(How to do?) 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답을 줄 수 있다. 벤치마킹은 정보 접근의 한계 때문에 다른 기업의 자세한 사업전략을 파악할 수 없더라도 시장 진입의 방향성 및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매우 유용하다. 동일 업종의 최고 선도기업을 벤치마킹할 때 아이디어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 사업 전개 방향을 분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상 기업이 라이벌 관계에 있다면 경쟁의식의 강화라는 다른 성과도 낼 수 있다. 물론, 다른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을 자세히 파악할 수 없고, 어떤 내부적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이 추진되는지에 대한 분석도 힘들다는 점에서 벤치마킹의 한계도 있다.

3)의사결정을 위한 컨센서스 또는 설득의 보조수단

특히 이 부분은 신규 사업 중에서도 신기술 기반 선도 사업을 추진할 때 큰 효과가 있다. 아직 의사결정권자들이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에 빨리 진입해야 한다면 해당 신사업의 성공사례 벤치마킹 보고서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신기술 사업화는 리스크가 많은 반면,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장점이 크다. 따라서 반드시 동종 산업이 아니더라도 이종 산업 간의 성공사례가 경영진 설득에 도움이 된다. 때로는 벤치마킹 자체를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때에도 동종 및 이종 신산업의 성공사례가 제공하는 정보 및 시사점은 한계가 있다. 벤치마킹은 결국 의사결정을 위한 보조 자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2.벤치마킹의 오류: Past-marking!

신사업 발굴 벤치마킹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팀을 구성하고, 계획을 세우고, 또 정보를 수집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수행한다. 그러나 실제 벤치마킹 과정에는 기업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가 있다. 바로 벤치마킹 대상 기업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고 진화하고, 또 미래를 대비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 성공사례라고 판단해 벤치마킹 대상으로 정한 기업이 내부적으로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문제에 봉착해 지금 다른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 수 있다. 또 벤치마킹 대상 신사업의 성과 창출 시점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벤치마킹을 통해 단순 따라하기가 아닌, 사업의 경쟁우위를 위한 차별화 방안도 마련해야 하지만, 그 기업도 미래 경쟁우위를 위해 또 다른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는 가정도 유념해야 한다. 결국, 이런 관점을 놓친다면 신사업 관련 벤치마킹은 이미 지난 상황을 분석하는 패스트마킹(Past-marking)이 될 가능성이 크며, 성공 확률은 점점 낮아진다. 신사업 발굴 관련 벤치마킹에서 기업들이 흔히 범하는 몇 가지 오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Global Top Player Only”

신사업을 처음 발굴하고자 하는 기업일수록 자사의 매출규모나 경쟁 지위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글로벌 톱클래스의 기업들만 벤치마킹 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글로벌 톱클래스의 기업들이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기까지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했다는 사실은 간과한 채, 신사업 아이템의 매력만을 주로 생각하는 습성도 있다. 예를 들면, 매출규모가 약 1000억 원 정도의 정보통신 분야 기업이 HP IBM만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정한다면, 좋은 보고서는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 도움은 안 될 수 있다. 이는 편의 소매점을 새로 오픈하려는 사람이 유통업이라는 범주 하에, 월마트를 벤치마킹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계적 수준의 업체들을 벤치마킹 하여 많은 시사점을 도출한다 해도, 결국 그 결과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문이 따르게 마련이다. 벤치마킹을 하는 목적을 분명히 설정하고 가장 적합한 대상을 정해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사점들을 찾을 수 있다.

2)“Same Field Only”

또 하나의 오류는 지속적으로 동종 업종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벤치마킹한다는 것이다.일단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실제로 미래를 대비한 신사업 후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후보군들이 중복될 수밖에 없다. 보유 역량이 비슷하고 주요 경쟁자가 특정 신사업을 하면 모방하는 기업도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실제 특정 업계 주요 기업들의 제품개발 로드맵을 수집해보면 많은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동종 업계에서만 벤치마킹을 하면 경쟁사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도록 제품 로드맵의 빈칸을 채워 넣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밀도이론에 의한 경쟁과열의 문제다. 동일 업종만을 지속적으로 서로 벤치마킹하다 보니, 같은 신사업 아이템에 대한 중복 선택, 중복 투자가 이뤄지고 이는 업종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미래 유망 산업인 태양에너지, 전기 자동차, 환경 신사업 등의 예를 보더라도 수많은 동종 기업들이 동일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3)“Success Story Only”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성공 사례에만 집중하는 벤치마킹이다. 신사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의 벤치마킹은 대부분 성공사례 위주로 이뤄진다. 어떤 사업 아이템을 누가 어떻게 잘 하고 있는가의 문제에서 성공사례의 벤치마킹은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신사업에 대해서 무엇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 리스크 관리라고 한다면, 실패 사례도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한다. 성공사례만을 벤치마킹할 때 예상하지 못한 많은 리스크 환경에 대처하는 방법론에 대해 소홀해질 수 있다. 특히 경쟁기업이 많거나, 이미 타 기업의 주력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할 때, 실패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은 매우 효과적이다.

3.전략적 벤치마킹: Future-marking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사회 현상에 비춰볼 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단순히 선도기업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는가라는 단순한 패스트마킹을 뛰어넘어 해당 기업의 미래 비전에 부합하는 미래 지속성장을 열어가는 퓨처마킹이 중요하다. 톰 피터스(Tom Peters)벤치마킹은 이제 끝났다. 퓨처마킹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종업계에 대한 벤치마킹이 자사의 경쟁력 확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쟁업계를 추월해 한 단계 성장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을 추진할 때 단순히 경쟁사 벤치마킹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미래를 대비해 차별화 역량을 확보하면서, 성공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벤치마킹 전략이야말로 퓨처마킹이다

진정한 퓨처마킹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벤치마킹 모델을 구분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사업을 추진할 때 수행하는 벤치마킹은 신사업의 영역 또는 성격에 따라 각각 다른 벤치마킹 방향을 추구하는 게 좋다. <그림>에서는 자사의 역량 수준 및 향후 확보 가능성과 현재 또는 미래의 시장성을 고려할 때, 발굴하고자 하는 신사업에 대한 벤치마킹 모델을 영역별로 구분했다(역량과 시장이 모두 불확실한 경우의 신사업은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벤치마킹 모델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또 이런 벤치마킹 모델별 전략적 접근을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서 명확한 방향성이 설정돼야 한다. , △벤치마킹 대상 기업이 동일업종인지, 이업종인지벤치마킹 대상 태스크가 성공 사례인지, 아니면 실패 사례인지벤치마킹의 구체적인 분석 포인트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1) Zone I: 제휴와 파트너십에 역점을 둬라

이 영역의 신사업은 시장은 존재하지만, 경쟁력 측면에서 역량이 부족하거나 향후에도 역량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특성을 갖는다. 이때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벤치마킹은 동종업계의 경쟁사를 타깃 기업으로 삼을 수 있다. 또 차별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성공사례를 위주로 분석하되, 역량확보를 위한 기술적 제휴(alliance)나 파트너십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한 가지 핵심 포인트는 벤치마킹 시 신사업의 밸류 체인(value chain) 상의 각 업체들의 사업 현황 및 역량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한 뒤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업체들을 직접 접촉하는 것이다.

단순 경쟁사 현황 및 역량 벤치마킹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쟁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킨 IBM 사례를 살펴보자. 세계적인 기업인 IBM은 미래 산업을 선도할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위해 경쟁사 중 기술적 파트너십이 가능한 업체들의 현황 및 역량을 파악했다. , 경쟁사 따라하기가 아닌 경쟁사와의 파트너십에 중점을 뒀다. IBM은 동종 업계 업체들과 연구 개발 역량을 통합하기 위해 경쟁사인 소니 및 도시바와 콜래보러토리(Collaboratory·협업 연구로 collaboration laboratory의 합성어) STI 디자인 센터(Sony Toshiba IMB Design Center)를 설립했다. IBM은 이를 통해 차세대 칩(Chip)을 개발해 자사 제품인 IBM 블레이드 센터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공동 연구 개발에 참여한 경쟁사인 소니도 자사 제품인 플레이스테이션3에 이 차세대 칩을 적용해 프로세싱 성능을 무려 50배 이상으로 향상시켰다. 이처럼 시장은 존재하나 독자적으로 신사업 또는 신제품 연구/개발 추진이 어려울 경우, 동종 업계 내 경쟁사와의 제휴나 파트너십을 통한 벤치마킹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2) Zone II: 야망과 비전을 제시하라

이 영역의 신사업은 기술적 역량 또는 독창적인 마케팅 능력은 보유하고 있으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초기단계(embryonic)에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규모의 불확실성이 높다. 신사업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최고 의사결정자의 결단을 위한 이종산업의 성공 사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영역에서는 동종업계의 사례는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실패 사례에 집중하기보다는 성공 사례 위주로 비전(vision)을 제시하는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애플은 MP3 플레이어 시장의 빠른 성장을 예상했고, 자체적 역량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제품의 기획 및 디자인, 신제품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분야를 제외한 플래시 메모리, 자기 헤드(magnetic head) 등의 부품 제작을 포함한 조립 라인의 아웃소싱을 통해 신속한 개발과 저비용을 실현했다. 그 결과 애플은 전 세계 MP3 player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1990년대부터 MP3 음악파일의 교류가 불법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디지털 음악 콘텐츠 시장 분석을 통해 MP3 Player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했고, 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합법적인 콘텐츠 사업인아이튠스(iTUNES)’까지 성공시키는 신화를 창조했다.

3) Zone III: Operation Excellence & Differentiation Focus

시장 현황 및 고객을 잘 알고 있고, 사업을 추진할 역량도 확보하고 있는 경우의 신사업 아이템의 발굴은 비교적 용이하지만 이미 레드 오션(red ocean)일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을 위한 벤치마킹은 동종 경쟁사의 실패 사례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조사 분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어떻게 자사의 역량을 차별화해서 이 사업을 조기에 성공시킬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신사업 아이템의 전 가치 사슬(value chain)에 있어서 가능한 많은 분석 자료가 필요한 반면, 정보수집에 대한 접근성은 매우 제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신사업 추진의 실패 사례를 살펴보자.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인 듀퐁(DuPont) 5억 달러라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첨단 신소재 섬유인 케블라(Kevlar)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이 신소재는 안장 강도 측면에서 철보다 5배 이상 우월하지만, 무게는 철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최첨단 소재였다. 하지만 고객이 이런 훌륭한 기능을 인지하지 못함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이 부족해 결국 신소재의 사업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또 트리니트론(Trinitron) 방식으로 1970∼1990년대 세계 TV 시장을 석권했던 소니는 액정표시장치(LCD)시장의 성장성을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기본 트리니트론 제품군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에 주력한 결과, 세계 시장 점유율의 지속적인 하락을 맛보며 결국 삼성에도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아무리 시장에 대해 많은 정보 및 내부적으로 높은 역량 수준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동종 업계 내 경쟁사의 실패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벤치마킹 분석을 기반으로 최상의 운영 체제(operation excellence)를 달성해야 한다.

4.벤치마킹의 양면성

벤치마킹은 기업의 성공적인 신사업 추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벤치마킹의 목적과 주제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상이하다. 벤치마킹의 대상 기업이 동일한데도 그 목적과 주제에 따라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어떤 기업에는 성공사례로 또 다른 기업에는 실패사례로도 평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코닥(Kodak) 1980년대까지 사진영상분야 세계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던 세계 초일류 기업이었지만, 1990년대 들어 경영실적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필름 사업의 사양화로 악화일로에 있던 코닥은 기업 체질 개선과 새로운 비전을 모색했다. 이에 따라 코닥은 기존 사업을 정리했을 뿐 아니라 디지털 이미지 사업에 대한 비전을 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즉 디지털 카메라와 영상전송 등 이미지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디지털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재조정했다. 코닥의 위기 극복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1995년도 코닥의 기업가치는 133억 달러로 코카콜라·맥도날드·IBM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1998년 일부 국내 기업도 외환 위기 이후의 경제 회복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 기업으로 코닥을 선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코닥은 신규 사업 창출 측면에서 경쟁사인 후지필름(Fuji Film)에 비해 실패한 기업으로 벤치마킹되곤 한다. 후지필름은 사진용 필름 제조의 핵심기술인 TAC(Triacetyl Cellulose) 생산에 관한 역량을 적극 활용해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던 LCD의 핵심소재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TAC 필름 사업에 성공했다. 반면 코닥은 안타깝게도 그 기회를 놓쳤다. 코닥의 기술 수준은 오히려 후지필름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래 사업의 기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이런 코닥의 사례를 신사업 관련 실패 사례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이와 반대로 자신들의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사진재료인 콜라겐이 피부미용에 좋다는 아이디어를 활용한 것이다.

벤치마킹은 여전히 신사업 창출을 위한 매우 매력적인 접근 방법이다. 다만 벤치마킹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파악해야 한다. 벤치마킹을 통해 신사업 발굴 및 추진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전략적인 퓨처마킹을 실시해야 한다.

황윤일 삼성정밀화학 상무는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고분자학 석사, 카네기멜론대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LG화학을 거쳐 ADL 한국지사에서 전자, 화학, 에너지 분야의 신사업, 기술 전략을 수립했다. 현재 삼성정밀화학에서 신사업 추진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신엽 ADL 컨설턴트는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금융과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전공한 뒤 아서디리틀을 포함한 글로벌 전략컨설팅 회사에서 기업의 신사업 발굴, 중장기 비전 수립, 해외 시장 진출 방안, 턴어라운드 전략 등 다양한 전략 및 오퍼레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