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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al as a Niche Player in Red Ocean: The Case of ‘Mad for Garlic’

말빠른 ‘열정사원’들만 뽑았다?

안상훈 | 59호 (2010년 6월 Issue 2)
 
 

 

‘밥 장사는 절대 안 망한다’는 말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진 데다 음식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외식 산업은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특히 외환위기 후부터 금융위기 전까지 약 10년간 전성기를 구가했던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1월 국내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이 매물로 나왔고, 2월엔 베니건스가 바른손에 팔렸다. 이미 지난해 TGI Fridays(T.G.I.F)는 사업 부진으로 계열사인 롯데리아에 합병된 바 있다. 매출 감소로 점포를 없애는 외식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이 와중에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업체가 있다. 국내에서는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의 거센 공격을 물리쳤고, 해외에서는 국내 외식업체 최초로 로열티를 받고 레스토랑 브랜드를 수출까지 한 매드포갈릭(Mad for Garlic)이다. 2001년 6월 설립된 매드포갈릭은 현재 총 13개의 매장을 보유한 국내 최초의 ‘와인 & 갈릭 레스토랑’이다. 스파게띠아, 토니로마스, 레드페퍼 리퍼블릭 등 다양한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를 소유한 외식업체 썬앳푸드의 대표 브랜드이기도 하다. 보조 식자재인 데다 특유의 향취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마늘을 레스토랑 이름 및 주 재료로 사용했다는 사실 때문에 설립 초기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웰빙과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마늘의 효능이 입증되면서 마늘 요리 마니아가 늘었고, 강렬한 냄새와 매운 맛을 잠재우는 독특한 공정으로 음식 맛이 좋다는 평을 받으면서 서서히 매장 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매드포갈릭은 올해 초 로열티를 받고 싱가포르에 1호점을 내는 등 해외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매드포갈릭은 현지에서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에 판권을 넘겨주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인 외식업계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매드포갈릭의 성공 비결을 분석해본다.
 
느림과 비효율을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활용
외식업계는 ‘규모의 경제’ 이론이 통하는 대표 산업이다. 대부분의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100개가 넘는 매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매드포갈릭은 설립한 지 10년이 다 됐지만 아직 전체 매장 수가 13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1∼2년간 많이 늘린 게 이 정도다. 썬앳푸드의 전체 매장도 35개가 고작이다. 한꺼번에 수 십 개씩 지점을 여는 다른 업체와 정 반대 행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방장을 철저히 내부에서만 육성하기 때문이다. 가게 하나에서 몇 년간 주방장을 키워 그 주방장을 새로운 가게에 보내고, 그 가게에서 다른 주방장을 키워내다 보니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매장을 책임지는 주방장을 하나 키우려면 평균 3년이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이나 다른 레스토랑 출신 요리사를 뽑아 이 교육기간을 단축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요리를 전공한 학생이나 요리와 담을 쌓고 지냈던 문외한을 뽑아 오랫동안 꾸준하게 교육을 시킨다.
 
신서호 썬앳푸드 총괄이사는 “요리를 좀 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일수록 창의적인 메뉴를 개발하는 일이나, 기존 관념과 배치되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드포갈릭은 4주 단위로 메뉴를 개발하고 신상품을 출시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여러 혁신적인 시도가 이뤄진다. 요리를 좀 했다는 사람일수록 ‘이건 요리도 아니야’라는 식으로 혁신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낼 때가 많다. 때문에 아예 내부에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식자재를 반가공 상태로 공급하지도 않는다. 매드포갈릭은 매장에서 직접 주방장이 식자재를 다듬고 그 자리에서 음식을 완성하는 시스템을 철저히 지킨다. 애초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공장도 없다.
 
느림과 비효율을 경쟁력으로 삼아도 성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매드포갈릭의 2006년 매출액은 220억 원이었지만 올해 매출액은 2배에 가까운 44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썬앳푸드 전체에서 매드포갈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늘고 있다. 2006년에는 매드포갈릭의 매출이 썬앳푸드 전체 매출의 절반에 조금 못 미쳤지만 작년에는 그 비중이 70%로 껑충 뛰었다.
 

 

말 느린 직원 안 뽑는 독특한 채용 전략
많은 한국 기업들은 과묵하고 진지해 보인다는 이유로 말이 없거나 느린 사람을 선호한다. 말이 많고 빠른 사람은 경박하고 가볍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서호 이사는 “말이 느린 사람치고 열정적인 사람은 없다. 어설프고 두서가 없더라도 열정이 넘쳐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정신 없이 내뱉는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인재”라고 말했다.
 
매드포갈릭이 원하는 열정 있는 인재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건물 2층에 위치했던 모 매장의 간판은 주변의 나무들에 뒤덮여 잘 보이지 않았다. 이에 고객들의 발길이 뜸했고 여러 사람들이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때 한 직원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당시 해당 건물 1층에는 편의점이 있었다. 편의점의 현황을 며칠 동안 자세히 관찰한 이 직원은 그 편의점의 골칫거리가 삼각김밥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유통기한이 하루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날 팔지 못하면 그 즉시 손해를 봐야 했다.
 
이 직원은 바로 편의점장에게 제휴를 의뢰했다. “해당 편의점의 삼각김밥을 사는 고객들에게 매드포갈릭의 쿠폰을 무료로 준다고 써 놓으면 삼각김밥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늘 것이다. 쿠폰은 내가 얼마든지 줄 테니 쿠폰을 받아가는 고객에게 바로 매장은 2층에 있다는 한 마디만 해 달라.” 이 간단한 아이디어는 엄청난 성공을 불러왔다. 썬앳푸드 전체 매장 중 매출이 가장 저조한 편이었던 해당 매장은 쉽게 흑자로 탈바꿈했다. 이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말단 직원에서 매니저급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다른 직원은 매장 인근 야쿠르트 지점과의 협업을 통해 매출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야쿠르트의 지점 소장의 최대 과제는 야쿠르트 판매원 아주머니들의 판로를 개척해주는 일이다. 야쿠르트 판매원들이 출입 절차가 엄격한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을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줘야 매출이 빨리 늘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야쿠르트 지점장에게 ‘썬앳푸드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여러 건물에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대신 야쿠르트 판매원 아주머니들이 야쿠르트를 팔 때 매드포갈릭의 쿠폰도 동시에 나눠주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역시 대성공이었다.
 
신서호 이사는 “썬앳푸드는 대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비를 많이 지출할 수가 없다. 이런 아이디어는 높은 학력이 아니라 열정에서만 나온다. 역량은 개선시킬 수 있어도 열정은 개선시킬 수 없다. 열정은 개선시키는 게 아니라 타고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내 공모를 통한 네이밍 전략
한국인이 섭취하는 대부분의 음식에는 마늘이 빠짐없이 들어간다. 또 마늘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된 최고의 성인병 예방 식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를 찌르는 강렬한 냄새, 매운 맛 등으로 그간 고급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고, 데이트 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가뜩이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마늘을 브랜드 명에 표기하는 것도 모자라 ‘미치다(mad)’라는 단어까지 더했다는 점 때문에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때문에 레스토랑 콘셉트 자체는 물론, 매드포갈릭이라는 네이밍에 회의적인 사내 직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썬앳푸드 남수정 사장은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려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침이 심하고 트렌드 변화가 빠른 외식산업의 특성 상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브랜드가 등장했다 사라진다. 고객이 접하는 상표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고객의 머릿 속에 진심으로 살아남는 브랜드의 수는 당연히 줄어든다. 때문에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더라도 강렬하고 톡톡 튀는 이름이 고객에게 더 오랜 잔상을 남겨줄 거라는 기대에서였다.
 
브랜드 명칭은 물론이고 메뉴의 이름에도 이 철학을 반영했다. 죽을 만큼 매운 볶음밥이라는 의미의 ‘수어사이드 라이스(Suicide Rice)’, 드라큘라가 죽을 각오를 하고 먹을 정도로 맛있다는 뜻의 ‘드라큘라 킬러(Dracula Killer)’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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