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종합

윈윈 게임 핵심 룰: 호혜성 공정성 유연성

51호 (2010년 2월 Issue 2)

 
2004년 가전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7세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생산을 위해 합작 회사 ‘S-LCD’를 설립하는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후 두 회사는 공동 투자를 지속했으며 2006년에는 8세대 LCD 패널까지 생산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삼성과 소니는 합작 공장에서 생산된 TFT-LCD를 장착한 LCD TV를 각각 미국 시장에 출시해서 한 치 양보 없는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이는 기업 간에 경쟁을 하면서 협력을 도모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은 경쟁하면서 동시에 협력하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즉, 경쟁 기업과의 공생 공존을 도모하는 ‘윈-윈(win-win) 게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사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해 글로벌 자원을 적극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표)
 
미국 에모리대의 세트 교수와 조지메이슨대의 시소디아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현재 글로벌 경쟁 구도하에서는 업종별로 3대 또는 5대 기업만이 생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점유율 상위 3대 기업이 세계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30%는 특정 시장이나 제품군에 특화한 군소 전문 기업들이 갖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현재 각 업종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이 최소한 10% 이상 되는 메이저 기업들은 외형을 늘려 상위 3대 기업에 들기 위해 합종연횡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세계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 마이너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틈새시장에 특화하는 전문 기업으로 변신하거나 메이저 기업들과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게 좋다.
 
실제 항공 운송업계는 3개 동맹체, 즉 ‘스타얼라인스’ ‘스카이팀’ ‘윈월드’로 나뉘어 경쟁과 협력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공사들은 좌석 공유, 마일리지 적립, 공동 마케팅 등 항공기 운항 전반에 대해 협력해 비행기를 신규 투입하지 않고도 노선을 확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GM과 포드 그리고 일본의 도요타가 3강 체제를 구축하고 그 밖의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합종연횡을 진행했다.
 
기업 간 협력은 부가가치 창출 활동, 즉 연구개발(R&D), 조달, 생산, 마케팅, 서비스 등에 걸쳐 장기적 계약을 통한 전략적 제휴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고, 삼성과 소니처럼 서로 자본을 투자해 합작 사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는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이뤄지기도 한다. 장기 계약에 의거한 전략적 제휴는 서로 독립적인 주체들이 특정 분야에서만 협력한다는 점에서 각 개별 기업의 독자성이 유지되는 데 반해 M&A는 개별 기업의 독자성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물론 전략적 제휴에서는 제휴 목적이 달성된 후에는 협력 관계가 종결된다.
 

다른 기업과 협업해야 하는 이유
기업들이 협업을 추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차원의 경쟁이 펼쳐지면서 협업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전략적 제휴 등 협력을 통해 경쟁 우위를 높일 수 있는 첫 번째 원천은 다른 기업과 자원과 비용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경영 자원을 보유한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보완적인 제품, 기술, 지식 및 노하우 등을 갖고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특히 신기술이나 신제품 개발 투자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품 수명 주기도 단축되고 있다. 따라서 막대한 설비 투자나 R&D 비용을 마련하려면 이해관계가 맞는 기업들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협업의 두 번째 원천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서 신속하고도 공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와 통신(네트워크), 방송, AV 기기 등 각종 미디어가 통합되는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미국, 일본, 유럽 기업들은 신시장 선점을 위해 전략적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즉 케이블 회사는 비디오 제작 업체와, 영화 스튜디오는 컴퓨터 메이커와, 전기 통신 업체는 소프트웨어 업체와 닥치는 대로 협력 관계를 맺고 관련 산업 및 제품의 기술과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컨버전스 사업에 진출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부족한 기술을 지닌 기업과 공동 R&D 등 협업을 모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글로벌 경쟁 우위의 세 번째 원천은 신속한 국제 표준 규격 확립에 있다. 최근 모바일 방송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면서 이 분야 세계 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유럽, 한국 및 미국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예를 들면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DVB-H 기술을 모바일 TV의 세계 표준으로 확립하기 위해 인텔, 모토로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크라운 캐슬 인터내셔널 산하의 모데오 등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과 ‘Mobile DTV Alliance’라는 제휴 그룹을 구성했다. 현재 유럽표준기구가 유럽 모바일 TV 표준으로 DVB-H를 지원하고 있어서 DVB-H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퀄컴의 미디어플로(MediaFLO)와 한국의 지상파 DMB(T-DMB) 기술이 국제 표준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략적 제휴의 추진과 운영
제휴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합작 제휴의 성공 확률은 50% 미만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략적 제휴의 성공적 추진과 운영을 위해서는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기업 간 협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사안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첫째는 기업 자신이 제휴를 추진해야만 하는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고, 둘째는 최적의 파트너 선정이며, 마지막으로는 성공적 운영 규범의 확립과 실천이다. 세 가지 사안별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본다.
 

 
①협력 타당성 검증 기업 간 협력을 추진하려면 기업 스스로 전략적 위치를 명확히 이해하고 어떤 분야에서 미래에 기회가 생기는지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제휴의 구체적 목표와, 파트너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목표, 그리고 향후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된다.
 
기회는 새로운 시장이나 사업으로의 진출, 또는 신기술이나 신제품 도입,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부상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등을 포함한다. 만약 기업이 이런 기회를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 제휴나 협력은 필요가 없다. 하지만 단독으로 기회를 개발하는 게 여의치 않다면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즉, 기업들은 단기간 내에 자신이 구축할 수 없는 기술이나 능력을 파트너로부터 얻고 배운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제휴는 두 개 이상의 기업이 관여하기 때문에 양측 간에 누가 더 명료한 목표를 가지고 제휴를 추진하느냐에 따라 제휴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좋은 예가 CD-ROM을 장착한 게임기 개발을 위한 일본 닌텐도와 소니가 맺은 제휴이다. 게임기 분야에서 선두 위치에 있었던 닌텐도는 별 전략이 없었던 반면, 소니는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향한 명확한 전략 목표를 수립해놓고 있었다. 그 결과, 닌텐도는 게임 사업의 노하우만 소니에게 전수해줬다. 결국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이란 신제품을 개발해 고성능 게임기 시장에서 세가(Sega)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면 닌텐도는 이 분야에서만큼은 후발 주자로 전락했다. 기업이 장기적 계획과 전략적 의도 없이 제휴를 추진하면, 이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일 산업 내에서 기업 위치에 따라 제휴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전통적으로 선두 주자인 대기업들은 R&D, 조달, 판매에 있어 중소기업들과 제휴 관계를 맺기보다는 지배를 통한 수직적 통합 체제 구축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도 이해관계만 맞는다면 중소기업과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산업 내에서 시장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들도 보다 나은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상호 동맹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즉, 규모가 작아 경영 자원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들은 제휴를 통해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만일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친다면 단독으로 기회를 살리기 힘든 특정 세분 시장 분야에서 얼마든지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사실 전략적 제휴는 기업들이 택할 수 있는 전략적 옵션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전략적 제휴의 추진을 결정하기 전에 여타 옵션, 즉 인수나 단독 사업 추진과 비교하여 전략적 제휴의 이점과 문제점, 그리고 전략적 제휴에 따른 제반 위험에 대한 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휴의 타당성은 다음 세 가지 점에 의거해 최종 평가할 수 있다. 첫째는 전략적 시너지를 내포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즉, 파트너 간 결합된 강점이 독자적인 강점보다 더 커야만 한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1 + 1 = 3’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해당 제휴가 시장 지위 구축과 새로운 기회 현실화에 어느 정도 공헌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즉, 신제품 개발과 판매, 기술이나 원·부자재의 확보 등에서 유리한 위치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는 위험 경감 효과다. 위험 분담 효과가 클수록 제휴 타당성이 높아진다. 기술 및 제품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개발비용도 점점 높아져 대기업들이라 할지라도 단독으로 이를 감당해내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위험 분산을 위한 기업 간 협업이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②최적 파트너 선정 전략적 제휴의 성공 여부는 어떤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파트너 선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파트너 선정의 첫 번째 기준으로는 상호 ‘전략적 적합성(strategic fit)’을 들 수 있다. 전략적 적합성이란 제휴 관계가 관련 기업 모두에게 전략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제휴가 파트너 모두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양측의 경쟁적 지위 향상에 도움이 되며, 아울러 협력 관계 없이 기업 단독으로 자신의 전략적 목표를 성취할 수 없어야 한다. 전략적 적합성이 높을 경우 상호 공유할 수 있는 공통 관심사가 많아지고, 상호 협력의 결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반대로 제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은 낮아진다.
 
전략적 적합성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상호 신뢰도 구축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삼성과 소니의 합작 사업이다. 두 회사의 협력에서 전략적 적합성은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삼성은 소니와의 협력을 통해 제품 표준화를 주도하고 LCD 패널의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소니 측도 ‘S-LCD’의 최첨단 패널이 TV 사업의 성공에 매우 중요했다. LCD TV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략적 적합성이 높았기 때문에 양측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결국 TV 제조 노하우의 외부 이전을 절대 금기시했던 소니가 과감하게 이 원칙을 깨고 색감을 풍부하게 해주는 LCD 백라이트 기술 등 핵심 기술을 삼성 측에 공개하기도 했다.
 
파트너 선정에서 두 번째로 주의해야 할 기준은 자원과 능력의 ‘상호 보완성(complementarity)’이다. 파트너 양측의 강점과 약점이 상호 보완 관계에 있을수록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지고 그만큼 협력 관계에 대해 더 높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따라서 제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물론 잠재적 파트너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론적으로는 상대방은 자신이 강한 분야에 약해야 되고, 반대로 자신이 약한 분야에 대해서는 강해야 한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성립되면 파트너 간에 존중과 신뢰 관계가 구축되고 불화의 여지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과거에 일본의 도시바와도 LCD 분야에서 기술 제휴를 맺었는데, 삼정전자는 상대적으로 양산 기술에, 도시바는 기초 기술에 강했다. 양사는 보완적인 역량들을 결합하면 부품 개발 및 표준화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LCD 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예로 일본 NEC와 미국 휴렛팩커드(HP)가 초속 잉크제트 프린터 개발을 위해 협력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제휴에서 NEC는 소프트와 컨트롤러 기술을, HP는 하드웨어 기술을 제공했다. 펩시와 립턴 양사도 캔 아이스 티(iced tea) 시장으로의 성공적 진입을 위해 서로 다른 그들의 강점을 결합시켰는데, 립턴은 홍차 사업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펩시는 음료수 유통에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펩시는 단독으로 캔 아이스티를 생산 및 판매할 수도 있었으나 이 분야에서 낮은 인지도 때문에 립턴과 제휴를 맺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세 번째는 절대 조건은 아니지만 가급적 힘(power)의 균형을 이루는 파트너가 바람직하다. 힘이란 상대편에 대한 영향력, 즉 파트너 측의 의사결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이다. 협력 관계에서는 자본, 제품 개발 기술, 제조 능력, 유통 능력 등의 자원 공헌도가 매우 중요하다. 즉, 상대편에 대한 자원 의존도가 높을수록 자신의 힘은 약화된다. 만일 양측 간 힘의 불균형이 심화되면 강력한 쪽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력 관계를 이끌어가려 할 것이다. 또 약한 파트너 측의 무임승차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한편, 미력한 파트너 측은 협력 관계에서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항상 예의주시하게 된다. 이는 결국 파트너 간 장기적인 신뢰 관계 구축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최대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기 힘들다.
 
③성공적 운영 전략적 제휴는 두 개 이상의 파트너 기업들이 참여하는 역동적 상호작용 관계에 의거한다. 따라서 최적의 파트너를 선정했더라도 상호작용 관계가 잘못 관리되면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제휴 관계의 성공적 관리를 위한 첫 번째 규범으로 ‘호혜성(give and take)’을 들 수 있다. 제휴 운영은 기술, 노하우, 지식, 자본 등 유무형 자원의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공생 공조의 과정이다. 이는 파트너 간 상호작용과 교류에 있어서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만일 파트너의 한 측이 자기 이익만 추구하고 상대편에게 혜택을 줄 수 없다면 장기적인 상호 신뢰 구축은 기대하기 힘들다.
 
둘째는 공정성이다. 전략적 제휴 운영에 있어 파트너 양측 입장을 공평하게 반영해야 한다. 어느 한쪽 입장만 고려하면 양측 간 갈등을 야기해 결국 신뢰 관계에 금이 간다. 공정성은 두 가지 형태의 정당성에 대한 준수를 전제로 한다. 하나는 혜택과 위험 부담에 대한 배분적 정당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파트너를 대하는 방침과 관련된 절차적 정당성이다. 따라서 제휴 사업의 책임자는 주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 어느 일방의 대변자가 아니라 공정한 심판관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세 번째 규범으로 유연성을 들 수 있다. 유연성이란 상황 변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 초기에 전략적 제휴의 타당성이 높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 변화(신기술 출현, 고객의 욕구 변화, 새로운 경쟁자 출현, 시장 침제 등)가 나타나므로 양측 모두 적응하고 조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제휴 초기에 모든 사업 내용을 상세히 협상하고 이를 법적으로 명시한다 해도 새롭게 대두되는 환경 변화와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파트너 간 공고한 관계가 금이 가고 만다. 예를 들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실린 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 기업 간에 성사된 49건의 합작 제휴 중 약 67%가 초기 2년 내에 상황 변화로 여러 문제점에 직면했는데 파트너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융통성을 발휘한 경우보다 수월하게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 운영을 위한 마지막 기준으로 파트너 간 쌍방향 의사소통을 들 수 있다. 파트너 간 원활한 의사소통은 제휴 운영과 관련한 중요한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가능케 한다. 이는 결국 양측의 오해와 잘못된 기대를 사전에 방지하고, 상호 신뢰감 구축에 일조하며, 나아가서 상호작용과 이해를 촉진시켜 파트너 간 결속을 증진시킨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사소통은 단순히 정보 전달 차원이 아니라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돼야 한다. 특히 외국 기업과 협력할 때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오해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파트너의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역동적 제휴 역량 구축
글로벌 경쟁 시대에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 마케팅, 인력 등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제품과 기술의 수명 주기가 단축되고 소비자의 기호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결국 속도가 경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이는 제휴를 통해 글로벌 자원을 적절히 이용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략적 제휴는 유행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의 ‘제휴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휴 관리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제휴 관리팀의 핵심 업무는 제휴 기회의 개발과 관리다. 또 업무 효과성 증진을 위해 제휴 매뉴얼 작성도 필수적이다. 제휴 매뉴얼에는 제휴 추진 계획, 파트너 적합성 평가, 협상 전술, 지식 공유 및 학습, 지적 자산 보호, 직원 교육 및 훈련 등과 관련한 기준과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제휴 역량을 보유한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현실화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