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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위임을 재설계해야 하는 이유

김현진 | 452호 (2026년 11월 Issue 1)

올해 상반기 미국 테크업계에서 유행한 신조어 ‘토큰 맥싱(Tokenmaxxing)’은 AI가 처리하는 정보의 단위인 토큰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를 놓고 경쟁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AI 사용량을 순위표로 공개하며 이를 생산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AI를 많이 활용한다고 반드시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메타 역시 단순한 AI 사용량보다 업무의 질과 실질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평가 기준을 조정했습니다.

이는 기업의 관심이 AI 활용의 양에서 질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실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무엇을 어디까지 맡기고 그 결과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새로운 경영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제 AI 활용의 성패는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업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위임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인텔의 전설적인 CEO 앤디 그로브는 저서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High Output Management)』에서 업무를 위임하더라도 관리자의 감독과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 역시 AI 에이전트 관리가 전통적인 경영관리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I에 목표를 부여하고 허용할 행동과 금지할 행동을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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