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Changing tracks: How status affects category shifts in the Korean popular music industry” (2025) by Heeyon Kim, Yoonjeoung Heo, Chi-Nien Chung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Volume 46, Issue 11, pp. 2752-2797.
K팝 2세대 걸그룹 소녀시대는 데뷔 초 ‘다시 만난 세계’의 청순한 이미지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곧이어 파워풀한 힙합 콘셉트의 ‘I GOT A BOY’, 강력한 ‘블랙 소시’ 콘셉트의 ‘Run Devil Run’을 선보이며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했다. 이처럼 끊임없이 다채로운 정체성(multifaceted identity)을 보여준 것은 소녀시대가 오랫동안 대중들의 인기를 얻은 비결 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K팝 산업은 어떻게 이런 콘셉트 전환을 추진할까?
코넬대와 시안교통리버풀대 교수들로 이뤄진 연구팀은 K팝 기획사의 시장 지위에 따라 콘셉트 전환 전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76개 기획사 소속 122개 아이돌 그룹, 680곡의 뮤직비디오 데이터를 분석했다. K팝에서 콘셉트는 음악 장르를 넘어 의상, 안무, 뮤직비디오 서사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카테고리다.
연구 결과 중위권 기획사는 시장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대세’ 콘셉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따르는 경향을 보였다.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편승해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연구팀은 기획사의 지위와 콘셉트의 시장 유행과 유사도 사이에 역(逆)U자형 관계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