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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을 통한 구매 혁신

구매단가보다 공급사슬 총비용 고려해야

이영해 | 19호 (2008년 10월 Issue 2)
기업경영의 최대 목표는 고객만족이다. 다양화되고 고도화된 글로벌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서는 기업경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수요보다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기술이나 제품의 품질 등이 세계적으로 평준화돼 가는 가운데 저렴한 제품 가격과 적시 인도,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 등은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한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원재료 발굴부터 완제품이 최종 고객에게 배송되기까지의 전 단계를 관리하는 공급사슬경영(SCM)이 주목 받고 있다. 많은 선진 기업이 원재료 공급업체, 제조업체, 유통업체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공급사슬 전체의 수익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SCM 기법을 추진하고 있다.
 
SCM 기법 활용해 구매전략 수립해야
공급사슬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 공급업체부터 제조업체, 도매업체, 소매업체를 거쳐 최종 고객까지의 네트워크를 말한다. SCM은 공급사슬의 구성원 간에 주고받는 물품과 정보, 자금 흐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해 공급사슬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공급사슬의 총수익이 결국에는 공급사슬의 여러 단계를 거쳐 완성된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최종고객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급사슬에서 총수입은 오직 최종 고객에게 판매한 수입이 유일한 원천이다. 공급사슬에 속한 기업은 공급사슬의 총수익에서 일정 부분에 해당하는 이익으로 기업의 수익을 창출한다. 해당 제품의 공급사슬에 속한 구성원들은 오직 최종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최소 비용으로 적시에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경영 방식에서는 기업 생존이 기업 내부 노력만으로 가능하다고 봤지만 SCM에서는 기업과 기업의 상생 경영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는 데에서 찾는다. 특히 공급사슬 전체에 대한 물자 흐름, 즉 물류가 원활하지 않으면 납기지연, 재고비용 증가, 고객서비스 수준 하락, 판매 감소 등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공급사슬 총비용은 증가하는 반면에 최종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총수입은 하락하게 된다. 결국 공급사슬에서 달성해야 할 수익 목표를 얻지 못하게 되고 해당 공급사슬에 속한 기업의 수익성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국내 많은 기업이 구매 부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무 개선을 통한 구매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선진 기업에 비해 실효성이 있는 결과를 얻은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여전히 국내 대부분 기업에서 구매 부문은 단순히 구입 가격 및 비용 중심의 전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SCM 기법을 적극 도입, 활용해 구매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매전략의 수립과 실천 방법이 필요하다.
 
공급사슬 속 구매의 양면성
구매 부문은 공급사슬경영에서 기업 내·외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기업과 기업이 관계의 접점에서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구매 부문이 근본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과 내·외부 관계가 악화되고, 결국 기업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준다.
 
공급사슬에서 구매 부문은 제품을 제조하거나 개발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 내·외부의 타 부문 또는 타 기업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업무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기업 내부에서 우수한 제품을 제조하기 위한 제품의 품질 확보는 품질관리 부문의 성과, 생산성 향상은 생산관리 부문의 성과로 각각 나타난다. 또한 기업 외부에서는 적시에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수량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물류 부문의 협업 결과로 좋은 성과가 나타난다. 이와 같이 구매 부문은 기업 내·외부에서 다른 부문의 성과가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구매 부문 외에서 향상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 있다. 구매 부문이 이러한 양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목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매 성과 목표를 기업의 비전과 경영 전략에 맞춰 설정해야 한다. 또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다른 부문과의 협업을 통한 구매전략과 실천 방법을 수립해야 한다.

구매전략 수립을 위한 다섯 가지 팁
공급사슬경영을 염두에 두면서 구매전략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최근의 세계 경제는 글로벌 체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구매 업무도 국내외의 다양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현재 국내에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거나 해외 공장 이전을 통해 현지에서 물품을 조달하는 경우가 흔해졌다. 그러므로 우수한 품질의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은 물론 물류와 관련된 비용을 포함한 공급사슬 총비용을 고려해 구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저렴하게 품질 좋은 제품의 구매처를 찾았다 하더라도 물류비용이 이런 장점을 상쇄한다면 재고해야 한다.
 
미국의 2005년도 연간 물류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의 물류비용이 급격히 상승해 해외 수입 물품의 구입 원가가 아무리 저렴해도 반드시 총비용 측면에서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매를 단순히 물품의 구매 비용만의 측면에서 볼 것이 아니라 구매와 관련한 공급사슬의 총비용 개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공급사슬경영 관점에서 구매전략은 전통적인 가격 중심의 전략은 물론 기업과 기업의 상호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또 구매 비용과 이익을 고려해 국내외 구매 특성에 따른 공급사슬 맞춤형 구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공급사슬 맞춤형 구매전략은 구매 물품의 특성을 고려해 외부 환경과 사내 상황에 따른 총비용 및 총이익의 양쪽 측면을 모두 분석한 뒤 향후 몇 년간의 구매 정책과 방침을 규정하는 것이다. 공급사슬을 구성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상호이익이 있을 때 더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부가가치 실현을 위해서는 투입된 총비용과 함께 총수익을 함께 고려해 구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세 번째, 협력업체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기능을 하는 공급사관계관리(SRM) 시스템과 공급사슬경영의 구매전략이 연계돼야 한다. 공급사슬경영에서 추구하는 상호 이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업의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급업체를 평가해 관계 차별화를 통해 공급업체의 역량과 역할을 향상시키면서 해당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 공급사슬경영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구매전략은 기업 내·외부와 협력해 수립해야 한다. 기업 내부에서는 구매와 관련된 전 부문의 협업이 중요하다. 구매 부문은 마케팅은 물론 상품기획, 제품개발, 제조 등 타 부문과 협조해 필요한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기업 외부적으로는 공급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배송은 물론 1차 공급업체 외에 2차, 3차 공급사까지 포함한 새로운 물류 거점 설치 등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다섯 번째, 구매 부문에 대한 아웃소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업은 미래 시장 상황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야만 한다. 글로벌 경쟁 구도, 맞춤 지향형 고객의 증가, 제품 수명주기 단축 등 경영 환경 변화 속에서 해당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핵심적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여러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구매전략 실천 방법을 위한 팁
공급사슬경영을 활용해 구매전략을 잘 수립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이 필요하다.
 
첫 번째, 구매전략을 잘 수립하기 위한 방법론이 필요하다. 기업이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급사슬 전체에 걸쳐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두 번째, 구매 부문의 성과를 잘 측정할 수 있는 정교한 성과측정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구매 부문의 운영 성과가 잘 측정되지 않으면 구매 프로세스가 개선될 수 없다.
 
세 번째, 구매전략의 실현 여부를 실제 구매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실제 구매 현장에서는 품질 문제, 납기 지연 등과 같은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네 번째, 최고경영자(CEO)에게 구매 부문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어느 기업이든 CEO의 관심의 없으면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정기적인 보고와 함께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해 CEO가 구매 부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매 부문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매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구매 전문가는 구매와 관련한 자료 분석과 함께 공급업체와의 협상 능력 등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 내부 타부문과의 업무 절충을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협업 역량도 필요하다.
 
상당수 국내 기업에서 구매 부서는 아직 한직으로 취급받고 있다. 구매 기능이 이익을 낳는 중요한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원가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서가 구매 부서임에도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구매책임자(CPO)가 없는 곳이 많다. 구매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는 출발점은 CEO의 인식 전환과 함께 핵심 인재를 구매 부서에도 배치하는 것이다.
 
과거 기업의 경쟁 구도가 기업 대 기업의 경쟁구도였다면 이제는 공급사슬 대 공급사슬의 경쟁 구도로 경영 환경이 변했다. 따라서 기업의 CEO는 기업 내부 현황은 물론 기업 외부와 연결된 공급사슬에 대해 다양한 상황을 점검하고 정확한 정보를 확보해 향후 사업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래야만 미래 경영에 관한 현명한 나침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낡은 구매 프로세스는 그대로 두고 각 업무 단계에서의 협소하고 소극적인 관점으로 구매 혁신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공급사슬 혁신을 바탕으로 한 SCM은 기업의 경영혁신과 새로운 경영기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경영의 핵심이다. 이제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공급사슬 전체 혁신을 통해 기업의 구매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프로세스를 재편하는 공급사슬 혁신 마인드를 갖는 것이 구매 혁신으로 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필자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산업공학·경영과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 정보경영공학과 교수, 한국SCM학회장, 한국물류단체연합회 공동창립준비위원장, 국제물류 및 SCM시스템 연맹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2006년 한국물류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2005년 IBC영국국제인명센터의 ‘세계 100대 교육자’, 1999년 미국 BARON 출판사의 ‘세계 차세기 지도자 500인’에 선정됐다.
  • 이영해 | - (현) 한양대 정보경영공학과 교수
    - (현) 한국SCM학회장
    - (현) 한국물류단체연합회 공동창립준비위원장
    - (현) 국제물류 및 SCM시스템 연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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