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의 수는 전 세계 3위 수준입니다. 국가나 인구 규모를 생각했을 때 놀라운 수치입니다. 창업의 기본이 되는 도전 정신과 호기심, 끈기 등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모두 체계적으로 주어진 것이 그 비결로 꼽힙니다. 천백민 상명대 교수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문화와 대표 기업들을 신규 연재 코너를 통해 소개합니다.
Article at a Glance
이스라엘에는 현재 7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수만 해도 100여 개에 이른다. 이스라엘이 이렇듯 스타트업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에는 ‘하브루타’라는 독특한 교육 방법이 꼽힌다. 하브루타는 선생님과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답을 찾는 학습법이다. 또한 이스라엘의 군대 제도 역시 이스라엘 기업들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모든 젊은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남자는 32개월, 여자는 24개월 의무 복무를 하는데 어느 부대에 입대하는지가 어느 대학에 입학하는지만큼 중요하다. 좋은 부대에 입대할수록 이후 취업이나 창업에 필요한 기술과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탈피오트’나 ‘8200’ 등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부대에선 복무 기간에 수학, 물리학 등을 함께 공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입대 경쟁률 역시 수천 대 1에 달한다.
이스라엘 하면 팔레스타인 및 중동과의 분쟁이나 예루살렘 성지가 있는 나라 혹은 유대인의 나라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세계적인 창업 강국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22년 현재, 이스라엘에는 7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있고 이 가운데 지금까지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의 수는 100여 개에 이른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그림 1]은 2021년 기준,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분야별 투자 유치 순위를 나타낸 그래프다. 매년 순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투자를 많이 받는 분야는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헬스케어(Healthcare), 기업용 소프트웨어(Enterprise Software), 핀테크(Fintech), 이커머스(e-commerce) 등이다. 2021년에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금융 분야에 IT를 접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가 2위를, 이스라엘이 전통적으로 강국인 사이버 보안 분야가 3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규모의 대기업은 없지만 다양한 스타트업이 탄생하면서 나라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을 통해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규모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인지도 측면에서 이스라엘보다 더 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스라엘은 어떤 배경을 갖고 있기에 스타트업 강국이 됐을까? 유대인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기에 창업에 강할까? 이에 대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교육 특징, 군대 제도, 그리고 문화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대인의 학습법
흔히들 유대인은 똑똑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의 아이큐 평균은 106으로 이스라엘 국민 평균인 94보다 높다. 유구한 역사와 더 많은 인구, 더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는 우리보다 유대인이 세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미국의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 활동하는 유대인 네트워크의 영향력도 한몫하지만 그들의 교육 방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천백민bmchun@smu.ac.kr
상명대 지능·데이터융합학부 조교수
연세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상명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IBM과 Stratasys에서 근무하며 ICT와 3D프린팅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으며 창업을 통해 이스라엘 스타트업 기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 상명대에서 신기술과 스타트업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