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When the Cost has Sunk: Measuring and Comparing the Sunk-Cost Bias in Autistic and Neurotypical Persons” (2021) by N. Rogge in Journal of Economic Psychology.
무엇을, 왜 연구했나?
요즘 어딜 가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극 중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를 가진 우영우 변호사는 천재적인 기억력으로 소송을 승리로 이끈다. 우영우의 동료, 친구들은 심리적, 업무적으로 우영우의 버팀목이 돼 준다. 한편으로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ASD 장애인과 함께 일을 해본 적이 없으며 살면서 이들을 본 적 없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과연 ASD 장애인과 함께 일하며 높은 성과를 거둔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정신의학협회에 따르면 ASD는 사회적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의 장애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포함하는 일련의 신경 발달 장애로 자폐증의 여러 유형을 총칭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0.6%에서 2% 사이가 ASD로 분류되고 EU와 미국에서만 각각 약 670만 명, 490만 명이 ASD를 겪고 있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ASD를 가진 사람의 50∼60%가 타인의 큰 도움 없이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중요한 경제적 결정도 독립적으로 내린다.
다양한 편향이 사람들의 판단, 선택,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많은 행동경제학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편향이 ASD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ASD 장애인의 생각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미흡하다. 이러한 연구는 ASD 장애인과 그들의 가족, 친구, 동료, 더 나아가 보건•의료 종사자와 비장애인이 편향으로 인한 오류를 최소화하도록 돕는 의사결정 지침과 행동 규칙을 수립하는 초석이다.
벨기에 뢰번가톨릭대 로그 교수의 매몰비용 편향(Sunk Cost Bias)과 ASD 사이 상관관계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몰비용 편향은 인간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미 지출해 회복 불가능한 비용(매몰비용)을 무시하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합리적 의사결정자라면 매몰비용을 배제하고 현재와 미래의 비용만을 고려해야 한다. 로그 교수는 매몰비용 편향이 최적(Optimal) 의사결정을 방해하는지, ASD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매몰비용 편향 효과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해 편향과 ASD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임과 동시에 장애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곽승욱swkwag@sookmyung.ac.kr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경제학, 기업 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 및 규제, AI 재무 분석 등이고 역·저서에는 『재무관리의 이해』와 『생각과 행동, 그리고 투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