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법학, 경제학, 정치학 전공 교수 및 연구원들로 구성된 ESG연구회가 ESG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합니다. ESG연구회는 2013년 여름부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격월간 세미나를 지속하며 ESG의 개념과 한국 기업 환경에서의 함의를 고민하고 토론해왔습니다. DBR와 ESG연구회가 공동으로 기획해 연재하는 기사를 통해 ESG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지혜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Article at a Glance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주요 국가에서 ESG 관련 다양한 이슈에 관한 주주제안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서 ESG 경영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려면 먼저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를 도입해 주주의 폭넓은 경영 참여를 보장하고 주주총회에서 다양한 ESG 관련 안건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의 내용을 사업보고서에도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 기후변화 관련 공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최근 경제개혁연대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 투자회사 APG로부터 위임받아 현대산업개발에 정관 변경에 관한 주주제안을 했다. 정관 변경의 내용은 네 가지인데 (1) 지속가능 경영, 안전 경영 및 건설 관련 법령의 준수 등에 관한 회사의 의무를 명문화하는 전문 신설, (2)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3) 이사회 내 위원회인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4) 지속가능 경영 공시 도입 등이었다. 2022년 1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시 서구 화정동의 공동 주택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건설 노동자 5명이 사망했다. 2021년에도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광주 학동 주택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철거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는데 학동 주택 재개발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비슷한 사고가 또 일어난 것이다. 이에 APG와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산업개발의 경영진이 앞으로 건설 안전 및 ESG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정관 변경을 제안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종적으로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제안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창민changmin74@hanyang.ac.kr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이창민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Indiana University at Bloomington)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금융, 기업재무, 지배구조, 규제 및 정치경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