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Editor’s Letter

“New You”

김현진 | 339호 (2022년 02월 Issue 2)
2000년대 초, 국내에서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 화제가 됐을 때 저자인 사이쇼 히로시 조기기상심신의학연구소 소장을 인터뷰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저자는 “역사적 위인들은 대부분 아침형 인간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새벽에 일어나 인생을 2배로 사는 법에 대해 역설했습니다. 반대로 새벽 기상은 의지나 습관의 문제만은 아니며 인간은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이나 특정 유전자(Per3)의 길이에 따라 수면 패턴이 달라진다고 반박하는 학자들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특히 MZ세대 사이에 인기가 높은 ‘미라클 모닝’ 등 습관 형성 캠페인은 아침잠을 줄여 하루를 더 길게 살라고 촉구했던 ‘아침형 인간’ 개념과 달리 아침이라는 절대적 ‘시간대’보다는 루틴이라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습관으로 체화되지 않으면 지키기 힘든 ‘하루 10분 스트레칭하기’ ‘5분간 명상하기’ 등을 실천하고 서로를 동기부여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생산적으로 사는 삶. 거창한 ‘결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과정’을 이겨내는 삶의 방식에 대해 이들은 스스로 영어 갓(God)과 인생이란 뜻의 생(生)을 합쳐 ‘갓생산다’고 표현합니다.

다양한 습관 형성 캠페인과 커뮤니티,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서비스와 앱 등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스스로 이상적인 상태로의 변화, 즉 ‘퍼스널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역시 팬데믹발(發) 특수 현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경험 경제 이후, ‘트랜스포메이션 경제’의 도래를 예측한 조지프 파인 2세 스트래티직 호라이즌스 창업자는 DBR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사태 이후 소비자들은 스스로에게 더 이상 더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오히려 의미 있는 경험,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추구하는 것을 가장 가치 있는 일로 여기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는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최신 호에서 퍼스널 트랜스포메이션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당신(New You)’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이며 이러한 변화의 수요가 늘어난 기회를 활용해 기업 역시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앞서가는 비즈니스 리더라면 ‘퍼스널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도래를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첫째는 의지력만으로는 습관 형성, 그리고 이를 통한 획기적 변신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많은 소비자도 알고 있는 만큼 이를 관리, 지원, 코칭해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고객의 체중 감량을 지원하는 헬스케어 기업, ‘눔’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헬스기구 공급 업체로 창업했던 눔은 고객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도구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코치진을 영입해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을 맞춤식으로 관리한 결과 사용자의 78%가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처럼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한 고객들은 해당 서비스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겨 평생 동안 높은 충성도를 나타냅니다.

또 하나는 조직 관리 이슈입니다. 즉 스스로도 ‘퍼스널 트랜스포메이션’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조직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해 염두에 둬야 할 내용입니다. 특히 학창 시절부터 내신 수행 평가 등으로 평소 생활을 낱낱이 평가받아온 MZ세대 직원들에게는 매일의 성과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소소한 성취에도 인정을 표하는 것이 성취감과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에 눈길이 갑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은 서로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인간의 수면 패턴이 다양한 것은 ‘공존을 위한 진화’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었습니다. 인류학자인 캐롤 워스맨 에모리대 교수는 “사람마다 수면 스케줄이 다르기에 누군가 잠을 잘 때 다른 누군가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집단을 향한 위협을 감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불가항력적인 팬데믹 위기를 맞아 인류가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할 대상으로 삼은 것이 이제는 ‘게으른 나’ ‘변화에 저항하는 나’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는 인간의 절박감을 느끼게 합니다. 강력한 생존 본능을 가진 인류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발휘할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에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010

김현진 편집장•경영학박사
bright@donga.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