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콘텐츠 비즈니스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콘텐츠 산업
‘아기상어’처럼 디지털 생태계에 올라타라

314호 (2021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아기상어 댄스(Baby Shark Dance)’ 영상은 2020년 11월2일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비디오’에 등극했다. 이 같은 ‘아기상어’의 기록적인 흥행은 한국 동요의 빌보드 차트 핫100 진입을 가능케 하고 영향력을 키우는 데 일조한 전 세계 음악 유통 구조의 변화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의 힘을 일찍이 간파하고 그 흐름에 올라탄 아기상어의 성공 모델은 앞으로의 콘텐츠 비즈니스가 1) 파급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지적재산(IP) 2) 가치 기반의 연결과 확장 3) 팬덤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0년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최고의 성과를 꼽으라면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1위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방탄소년단의 역사와 사업 비전뿐만 아니라 K-Pop 생산 시스템과 팬덤 기반의 비즈니스 구조 모두 대중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하루아침에 글로벌 시장을 제패한 것은 아니다. 변화는 훨씬 오래전부터 더 직접적이고 꾸준하게,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핑크퐁 아기상어’ 콘텐츠의 성장이다. 2015년 11월26일에 업로드된 ‘아기상어’의 원본 비디오는 다수의 파생 영상으로 이어졌고, 그중 2016년 6월17일에 업로드된 ‘아기상어 댄스(Baby Shark Dance)’ 영상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영상은 2020년 11월2일, 역대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비디오’로 등극했다. 무려 70억37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를 제친 것이다. 2021년 1월에는 78억 조회 수를 넘기며 명실상부 전 세계 조회 수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 영상이 업로드된 채널인 ‘Pinkfong! Kids' Songs & Stories’ 채널의 구독자 수는 4350만 명이다.

이 같은 ‘아기상어’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지속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글로벌 미디어 환경과 그에 따른 서비스 정책의 변화, 그리고 이 큰 흐름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빼놓을 수 없다. 결국 ‘아기상어’를 제작한 스마트스터디의 성공은 콘텐츠 비즈니스를 둘러싼 변화들을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적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스터디의 역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0년 전후로 격동하기 시작한 콘텐츠, 그중에서도 음악 비즈니스 생태계를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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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상어’를 음악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

2020년 11월, ‘아기상어’는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로부터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았다. 다이아몬드는 1000만 장의 싱글 판매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유료 디지털 다운로드와 오디오•비디오 스트리밍을 합산해 최고의 히트곡에만 부여하는 상징이다. 1 수많은 히트곡 중에서도 트래비스 스콧의 ‘Sicko Mode’, 레이디 가가의 ‘Poker Face’, 칼리 래 젭슨의 ‘Call Me Maybe’, 에미넴의 ‘Lose Yourself’ 등 겨우 20곡만이 다이아몬드 그룹에 속할 정도다. 이렇게 쟁쟁한 후보 중에서 동요가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는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혜성같이 등장한 아기상어는 2019년 1월 빌보드 핫100의 32위로 진입한 이후 총 59주나 차트에서 머무르며 파죽지세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키웠다.

이처럼 당대 최고의 히트곡 반열에 오른 아기상어는 2019년 중반부터 켈로그와 협업을 시작했고, 오리지널 뮤지컬로 제작됐으며, ‘앵그리버드 더 무비 2’의 삽입곡으로 쓰였다. 또한 ‘저스트 댄스 2020’이라는 리듬 게임에까지 등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유튜브, 빌보드 차트, K-Pop, 아시아 등을 등에 업고 비상한 아기상어의 성과는 음악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1. 2009년, 음악 유통의 핵심으로 부상한 유튜브

2009년 6월16일, 유튜브는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유통하는 비보(Vevo)라는 법인 채널을 론칭했다. 구글과 유니버설뮤직그룹의 주도로 설립된 이 법인에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와 워너뮤직그룹, 아부다비미디어가 주주로 참여했다. 비보의 설립 배경에는 2005년 설립 이후 유튜브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저작권 이슈가 있었다. 유튜브는 애초에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동영상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였지만 초기에 업로드된 대부분의 영상은 기존의 방송, 뮤직비디오,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재촬영하거나 복제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저작권 이슈에 시달렸다. 특히 음악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2006년부터 EMI와 유니버설뮤직 같은 글로벌 유통사들은 수많은 소송을 통해 유튜브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숨통이 트인 건 2006년 말,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한 뒤였다. 1년 사이에 하루 1억 명이 방문하는 서비스로 급성장한 유튜브의 가능성을 파악한 구글은 유튜브를 인수하고 곧바로 저작권 이슈 해결에 앞장섰다. 현재 ‘콘텐츠(Contents) ID’로 불리는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2007년에 다수의 음악 레이블, 유통사와 방송사, 영화사와 제휴를 맺으며 막대한 사용자 트래픽을 기반으로 브랜드 광고 기반의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의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였고, 이것이 2009년에 비보 채널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지금은 유튜브의 핵심 자산을 ‘크리에이터’로 꼽지만 2009년 당시만 해도 뮤직비디오였다. 당시 음악 산업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던 단적인 사례는 저스틴 비버의 성공이다. 저스틴 비버는 2007년 1월, 캐나다 지역 오디션에서 3위로 입상한 자신의 모습을 친척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다. 1년 뒤, 이 영상이 스쿠터 브라운이라는 젊고 야심만만한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우여곡절 끝에 아일랜드 데프 잼 레코드와 계약을 한다.

유튜브, 트위터 같은 당시의 뉴미디어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성공시키는 열쇠라고 생각했던 스쿠터 브라운은 저스틴 비버를 알리기 위해 1) 레거시 미디어에 내보내던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로 옮기고 2) 그 콘텐츠를 가지고 트위터에서 바이럴을 일으킨 다음 3) 이렇게 일어난 화력을 아이튠즈와 유튜브 채널로 집중시키는 전략을 활용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저스틴 비버의 채널에 어셔, 와이클래프 진 같은 당대의 스타들을 출연시키고, 트위터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했으며, 당시 최고의 화제작이던 ‘아메리칸 아이돌’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특별 무대를 조직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2009년, 저스틴 비버는 데뷔 싱글이 발매된 지 30시간 만에 10개국에서 각종 차트를 휩쓸었고, 2010년 1월에는 싱글 ‘Baby’를 발표하면서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월드 스타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 사례는 이후 음악 산업에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공식처럼 활용됐다.

이처럼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유튜브는 MTV의 영향력을 대체하는 새로운 음악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당시 ‘닐슨 뮤직 360’이 미국 10대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접하는 경로를 조사했는데 10대의 64%가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듣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라디오, 아이튠즈, CD보다 10∼14% 높은 수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의 새로운 연결 구조가 미국 밖으로, 다시 말해 글로벌로 확장된 사례가 바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성공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성공한 과정은 저스틴 비버가 성공한 과정과 같았다. 싸이, 씨엘, 빅뱅의 미국 매니지먼트 역시 스쿠터 브라운이 맡았다. 2009년 비보의 설립, 2010년 저스틴 비버의 성공, 2012년 ‘강남스타일’ 신드롬은 급변하는 팝 음악 유통 구조의 상징이 됐다.

이어 2013년, 빌보드 차트는 핫100에만 적용되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횟수를 힙합, 컨트리, 알앤비 등 주요 장르별 차트로도 확대하기로 했고, 나아가 핫100에 유튜브 조회 수도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음악 산업에 있어 유튜브 등 플랫폼의 영향력을 공식화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여러 아티스트와 충돌과 갈등을 빚긴 했지만 이미 대세를 거스를 순 없었다. 2019년, ‘아기상어’가 빌보드 차트 핫100에 진입할 수 있던 데는 이렇듯 유튜브가 음악 유통의 중심으로 떠오른 시대적 배경이 작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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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5년, 유튜브 키즈의 등장과 크리에이터의 영향력 확대

2015년은 한국의 콘텐츠 비즈니스가 모바일로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으로 편입되는 시간이었다. K-Pop을 기반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한 네이버의 V-Live가 문을 열었고, 250억 이상의 투자를 받은 메이크어스가 ‘딩고’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페이스북과 유튜브 전용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넷플릭스와 애플뮤직이 나란히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지난 5년간 한국의 콘텐츠 유통 구조는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바이럴 미디어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콘텐츠는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강제 글로벌 진출’을 요구받기도 했다.

‘아기상어’도 2015년 이런 변화의 한복판에서 처음 업로드됐다. 유튜브에 키즈 채널이 처음 생긴 때이자 ‘크리에이터’라는 존재가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진행자들의 자연스러운 매력과 기존 방송에선 볼 수 없던 소재로 유튜브가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도 달라졌다. 근본적인 변화는 창작자에서 구독자로 힘이 옮겨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창작자가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라 구독자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방식, 이른바 ‘고객 중심 사고’가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스며들었다.

‘아기상어’의 성공은 이 같은 고객 중심 사고를 적극 반영한 결과였다. 부모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설정했고, 실험을 거듭하며 고객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았다. 직원들의 자녀와 그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친구들도 테스트 대상이 됐다. 일반 유튜브에 비해 더 강한 필터링이 적용되는 유튜브 키즈 채널 등장은 ‘아기상어’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콘텐츠에 꽂히면 끊임없이 반복해서 시청하는 어린아이들의 특성까지 맞물리면서 ‘아기상어’에 대한 관심과 밀도는 끝없이 높아졌다.

2017년 9월, 인도네시아에서 불어닥친 ‘베이비 샤크 챌린지’도 소셜미디어 시대를 만나 파급력을 가지게 된 경우다. 단순한 리듬에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동작으로 이뤄진 아기상어 율동은 학생, 공무원, 상인, 연예인 가리지 않고 대중의 스마트폰 카메라 앱을 열게 했다. 여기에 플레이보이 모델이자 인스타그램 스타였던 아만다 커니(Amanda Cerny) 같은 크리에이터가 가세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인도네시아 TV 쇼에 출연한 그가 ‘베이비 샤크 챌린지’를 선보이고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공유한 지 일주일 만에 총 4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당시 핑크퐁의 인도네시아 채널 구독자는 300% 이상 증가했고, ‘아기상어’의 유행은 2018년 여름 미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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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상어의 성공이 2021년 콘텐츠 비즈니스에 주는 시사점

2020년 2월, ‘아기상어’는 장난감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올해의 토이 어워드(Toy of The Year Award: TOTY)’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콘텐츠로서는 최초였으며 포켓몬, 어벤저스, 토이스토리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무엇보다 수상 부문이 ‘올해의 라이선스’와 ‘올해의 봉제 장난감’ 부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사실상 장난감 산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지적재산권(IP)과 캐릭터 부문에서 수상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코로나19라는 강력한 바이러스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글로벌 환경을 만들었고 뉴노멀 시대의 콘텐츠 비즈니스의 향방도 묘연해졌다. 그렇다면 2021년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콘텐츠 산업은 어떤 비전을 세우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그 비결은 아기상어의 성공 모델에서 엿볼 수 있다.

1. 콘텐츠를 통한 IP 비즈니스

2020년을 강타한 비대면 환경은 콘텐츠 중에서도 음악 비즈니스의 변곡점이 됐다. 한국의 경우 2002년 멜론과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등장 이후, 미국의 경우 2008년 아이튠즈의 온•오프라인 통합 매출 1위 기록 이후 음악 시장은 디지털 시장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그러나 팬데믹의 상황은 음악 산업이 여전히 오프라인 기반의 콘서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폭로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온라인 스트리밍이 제시되긴 했으나 비대면 환경은 음악 비즈니스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던졌다.

이 점에서 ‘아기상어’의 활약은 이 구조조정이 ‘콘텐츠를 통한 IP 기반 비즈니스’를 지향해야 한다는 이정표를 제시한다. 콘텐츠 IP 기반의 비즈니스는 무엇보다 전제 조건이 다소 빡빡한데 ‘아기상어’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IP 기반의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 먼저 오리지널 콘텐츠가 강력한 파급력을 가져야 하고 2) 그로부터 사업 주체가 고객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을 가져야 하며 3)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팬덤과 소통하면서 밀도 높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런데 ‘아기상어’는 이 세 가지를 두루 갖췄다. 스마트스터디는 고객의 니즈에 맞춘 짧은 콘텐츠의 포맷과 캐릭터를 개발했고, 새로운 포맷을 자유로이 테스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췄으며, 이를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자동차, 게임, 스포츠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과 제휴 사업을 벌였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더 오래 머물게 된 아이들은 디지털 콘텐츠에 더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조건은 더 다양한 비즈니스를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2. 가치 기반의 연결 비즈니스

소셜미디어가 없던 시절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제품의 완성도와 유통 및 판매 채널에 많이 좌우됐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과 비대면 상황에서는 콘텐츠 자체의 완결성이나 완성도보다 그 콘텐츠가 연결하는 가치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타깃 고객에게 맞춰진 메시지뿐 아니라 기업의 핵심 가치와 철학, 직업윤리가 모두 포함된다. 팬데믹 이후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결국 소셜미디어 환경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미디어의 역할은 달라졌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졌다. 기술적 격차가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 그리고 메시지가 담고 있는 가치다.

이를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모델이 방탄소년단이다. 이들은 음악, 부가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공연을 통해 ‘Love Yourself’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그를 통해 생성된 팬덤을 위버스라는 자체 플랫폼으로 모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사가 관리하는 아이돌 그룹의 IP를 음반, 굿즈, 캐릭터, 게임 등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아기상어’ 역시 압도적인 콘텐츠 파워와 브랜딩으로 IP 확장 구조를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키즈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니켈로디언과 제휴해 2020년 12월 미국에서 스페셜 애니메이션을 선보였고, 2021년부터는 TV 애니메이션도 방송한다.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음악이 오직 음악만으로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음악의 성공에는 거의 언제나 필름, 라디오, TV, 유튜브 같은 미디어와 그 미디어에 최적화된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있었다. ‘아기상어’ 역시 유튜브 콘텐츠와 결합해 높은 반응을 얻었고, 이를 토대로 장편 시리즈로까지 확장된 바 있다. 이렇듯 IP 기반의 콘텐츠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필요한 것은 역설적으로 모든 콘텐츠를 관통하는 가치, 메시지,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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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팬덤 중심의 관심 비즈니스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사용자/구독자와 브랜드의 거리는 전에 없이 가까워졌다. 소셜미디어로 이미 밀접하게 연결된 사용자 경험이 보다 일상적인 관계로 전환됐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콘텐츠뿐 아니라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팬덤 경제를 따르는 현상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팬덤 경제는 결국 ‘마음의 비즈니스’다. 마음은 관심이다. 그리고 관심이야말로 곧 시간이다. 결국 사용자의 시간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앞으로의 비즈니스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의 시간을 점유하려는 사업자의 노력은 다시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 바로 고객 중심의 콘텐츠 설계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K-Pop 아티스트뿐 아니라 테일러 스위프트, 두아 리파, 카니예 웨스트 같은 팝 스타와 마찬가지로 스마트스터디의 콘텐츠 전략은 모두 철저하게 팬덤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고객 중심의 콘텐츠 설계와 서비스 전략은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같은 플랫폼의 성공을 가져온 요인이기도 하다. 애플의 판매 전략과도 연결된다. 요컨대, 2021년 이후의 사업 전략에 고객을 정의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스마트스터디의 매출은 2015년 94억 원에서 2019년 1055억 원으로 11배 넘게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347억 원을 기록하며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할 힘을 구축했다. 비대면 환경, 콘텐츠의 연결 구조, 팬덤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는 모두 앞으로의 콘텐츠 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자사의 IP를 겨냥한다. IP의 생성, 연결과 확장이야말로 콘텐츠 사업의 목표가 돼야 한다.

‘아기상어’의 경우 주요 소비 연령층이 너무 어리다는 점이 큰 문제일 수 있다. 관심에 따른 집중도가 매우 짧다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스마트스터디에 숙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영유아가 아닌 10대 초반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설계하고, 그들이 적어도 10대 중후반이 될 때까지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이돌 음악의 노하우를 좋은 레퍼런스로 참고할 수 있다. 관건은 결국 사용자의 마음을 붙들어 둘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콘텐츠 비즈니스 전환기와 새로운 관점

2020년 한 해 동안 경험한 위기는 21세기의 대전환기를 통틀어 가장 가혹했지만 그 와중에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서비스는 존재했고 글로벌 영역에서 성공 사례들도 등장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동남아, 남미, 유럽 등지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높아졌다. 이런 현상은 미디어 환경 변화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21세기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산업적 지표로 드러나지 않는 영역, 다시 말해 ‘감정’과 ‘마음’의 영역에서 전개된다. 이미 ‘자동 번역’이나 ‘실시간 업데이트’ 같은 기술은 세계가 국경을 뛰어넘도록 돕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인종, 언어, 문화로 구분되던 경계가 흐릿해졌다. 이는 새로운 세대가 뉴노멀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면서 기존의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고도 이해할 수 있다.

다중 미디어와 마이크로 미디어 구조에서 개인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나’의 개성은 변별력이나 차별성과 같은 개념이다. 현재의 미디어 환경은 내가 나일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 ‘내가 나여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하는 툴이다. 이런 환경에서 전 세대와 미디어를 지배하는 ‘슈퍼스타’보다는 각 영역, 각 세대, 각 취향 공동체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는 다수의 스타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2021년 이후 10대가 되는 세대는 여느 세대보다 자기 정체성과 방향성을 우선시하는 세대일 것이다. 앞으로는 누구나 이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감각을 고민해야 한다. 이 세대의 가치를 토대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구축하고, 나아가 마음을 사로잡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핑크퐁의 성공 모델은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사례다. ‘아기상어’가 이제까지 헤쳐온 궤적은 ‘콘텐츠 기반의 IP 비즈니스’를 상상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차우진 평론가는 1999년부터 음악 산업에 대한 비평과 기획을 병행했다. 최근 5년간 메이크어스, 스페이스오디티 등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 및 구축했으며, 저서로는 『청춘의 사운드』가 있다. 2020년부터는 콘텐츠 비즈니스 관점으로 음악 산업을 분석하는 전문 미디어 TMI.FM(Tech/Media/Inspired)를 운영 중이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현대카드뮤직 콘텐츠 기획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하는 대중음악백서의 기획위원을 맡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