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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어몽 어스’ 흥행으로 본 방구석 게임

친구들과 오프라인서 파티 게임 하듯
‘거리 두기’의 대안 놀이가 통했다

이경혁 | 310호 (2020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마피아게임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 게임 ‘어몽 어스’는 엄청 독창적이지도, 대단한 그래픽과 규모를 자랑하지도 않지만 2020년 대흥행을 일으키며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았다. 출시 후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이 단순한 게임이 언택트 시대에 갑자기 역주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성공 요인이 있겠지만 ‘어몽 어스’가 게임 밖 플레이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발하고 온라인 매칭을 넘어 원래 알던 지인끼리 모여 노는 파티 게임의 기능을 대리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이 게임의 흥행은 코로나라는 새로운 시대 상황과 맞물려 가상 공간 안에서의 게이밍이 아닌, 콘텐츠를 두고 현실의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게이밍의 가치를 제시한다. 메타-게이밍(meta-gaming)이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디지털 게임을 사람과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으로 포지셔닝한다.



초등학교 앞 가게에는 아이들을 유혹하는 뽑기 장난감 기계, 이른바 ‘가챠퐁’이라는 상품 판매기가 있다. 가챠퐁이라는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동전 하나를 넣고 레버를 돌리면 플라스틱 캡슐 안에 든 장난감이 굴러 나오는 기계라고 하면 누구나 알아들을 것이다. 이 기계 안에 어떤 상품이 들었는지는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 무엇이 가장 유행하는지를 보여주는 유용한 척도다. 2020년 초반까지만 해도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무기나 아이템 장난감이 주를 이뤘던 가챠퐁의 트렌드는 2020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 헬멧과 점프슈트로 얼굴을 가린 인형들이 가챠퐁 상품 트렌드를 완전히 점령했다.

폭풍과 같은 인기몰이의 주인공은 PC와 모바일로 발매된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 ‘어몽 어스’다. 우주복을 입은 원색의 캐릭터들은 어느 날 소리 없이 인기 순위를 역주행하면서 치고 올라오더니 이제는 아예 초등학생을 넘어 남녀노소가 가리지 않고 찾는 대세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갑작스럽게 등장해 순식간에 2020년 ‘올해의 게임’의 위상을 꿰찬 ‘어몽 어스’의 성공이 어떻게 가능했고, 어떤 배경 속에서 이뤄졌는지를 짚어보는 것은 비대면 시대 게임, 나아가 엔터테인먼트가 갖춰야 할 조건과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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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혁grolmarsh@gmail.com

    현)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게임문화 연구, 게임연구자
    현)시사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 게임 관련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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