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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마케팅 外

270호 (2019년 4월 Issue 1)





“스토리를 발견하십시오. 단, 발명하지는 마십시오. 왜냐하면 스토리는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진짜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책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의 말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짜’ 스토리란 무엇일까.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문제다. 요즘 소비자들이 ‘가짜’에 더없이 민감하기 때문이다. 잠재 고객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마케팅을 상술, 사기, 교묘한 포장술 따위로 취급하고, 기업의 꾐에 넘어가 지갑을 여는 사람들을 ‘호갱(호구 고객)’이라 조롱할 정도다. 광고나 협찬에 쉽사리 현혹되지 않는 이들을 상대로 무리한 마케팅을 펼치다가는 역효과만 일으킬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알아주기만 기다려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저자는 이런 때일수록 제품의 고유한 가치와 강점에 집중하는 ‘진정성 마케팅’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진정성 마케팅도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전략의 하나다. 이 전략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브랜드들의 공통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중 두드러진 특징이 바로 ‘겸손과 정직’이다. 최근에는 떠들썩하게 제품의 장점을 자랑하는 브랜드보다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브랜드가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무인양품이 대표적 예다. 무인양품은 “우리는 브랜드가 아니다. 개성과 유행을 상품화하지 않고 상표의 인기를 가격에 반영시키지 않는다”라고 강조해 역설적으로 기업가치 1조 원이 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국 이마트의 ‘노브랜드’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차별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적정 품질과 가성비라는 핵심을 부각해 독립 매장까지 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개념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타이어의 결함을 숨긴 포드자동차, 반도체 칩의 연산 에러를 덮은 인텔, 배기가스 테스트 결과를 속인 폴크스바겐은 ‘개념 없는’ 브랜드의 대명사가 되며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마케팅의 4P(Price, Place, Promotion, Product) 전략에 명분(Purpose)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제품을 구입하면서 사회적 명분까지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끌리는 브랜드’를 만드는 9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흥미롭게도 책에는 ‘쿨한 브랜드(Be cool)’가 되라는 주장과 ‘따뜻한 브랜드(Be warm)’가 되라는 주장이 동시에 등장한다. 얼핏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는 것이다. 과연 인기에 영합하거나 시류에 따르기를 거부하는 ‘쿨함’과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품어야 하는 ‘따뜻함’이 공존할 수 있을까. 쿨함이 전달하는 개성과 자율, 따뜻함이 전달하는 연민과 공감 중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

정답은 없다. 기업에 맞는 ‘브랜드 온도’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기업의 진정성을 가장 잘 전달할지에 집중하는 일이다. 저자는 진정성 마케팅의 핵심이 인간적인 브랜드가 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쿨하지만 따뜻하고, 유능하지만 겸손하고, 열정적이지만 의식 있는 브랜드의 ‘인간적 면모’를 발견하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온라인이 오프라인 공간을 대체해버릴 것이라는 염려는 기우였다. 디지털이 익숙한 Z세대가 새로운 소비의 주축으로 떠올랐지만 제품을 보고,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은 오히려 더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공룡 아마존이 오프라인 숍 확장에 공을 들이고, 나이키가 ‘디지털이 오프라인 매장을 만난다면’이란 별칭의 체험형 매장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것도 이런 현상의 단면이다. 오늘날 공간은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고객에게 경험을 주는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공간을 통해 최상의 고객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지 그 비책을 소개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플라톤의 외침은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보는 ‘자기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기 인식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주변 세상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아는 것에서 출발하며 인간의 가장 주목할 만한 능력 중 하나다. 그러나 조직심리학자인 저자는 우리가 놀라울 만큼 스스로에 대해 무지하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사람이 자기 인식 대신 자기 망상의 길로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포천 500대 기업을 상대로 숱한 코칭 활동을 해온 그는 인간이 왜 스스로의 참모습을 잘 깨닫지 못하는지, 그 대책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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