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Innovation

혁신의 출발점은 ‘엉뚱한 질문’

269호 (2019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평범한 팩스기 외판원이었던 사라 블래이클리는 스타킹을 신은 채로 발가락이 드러나는 샌들을 신고 싶어서 스타킹의 발목 아래를 잘라냈다. ‘스타킹은 발까지 덮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대해 ‘왜 꼭 그래야만 하지?’라는 도전적 발상을 했고 이를 제품화했다. 고객 중심의 혁신,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를 위해 기업은 수많은 방법론과 프로세스를 도입해 사용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숙달하기 어려운 것은 블레이클리가 한 것처럼 ‘왜 그럴까?’ ‘왜 그래야만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다. 어린아이들처럼, ‘이노센트 와이(innocent why)’의 마음가짐이 혁신가에게 필요하다.


편집자주
DBR ‘공감디자인 툴킷’ 시리즈를 연재했던 김철수 필자가 ‘와이 이노베이션(Why Innovation)’ 연재를 시작합니다. 어린아이처럼 엉뚱한 질문을 하는 방법, 즉 ‘이노센트 와이(Innocent Why?)’가 왜 중요한지, 관련된 국내외 비즈니스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유용한 자극과 실용적인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이노베이터의 황금 질문법, ‘Innocent Why’
일상에서, 또 비즈니스를 하며 직면하는 수많은 문제. 그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은 어디에서 올까?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혁신이 우연히 찾아올 것 같지만 혁신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결과다. 기획자나 의사결정자의 호기심과 열정적 몰입이 바탕에 깔려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기존 솔루션의 개선 수준을 넘어 큰 변화를 가져오는 진정한 혁신을 원한다면 해당 문제의 이면에 숨은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그것을 해결하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해 탁월하게 실행하는 과정에서 혁신은 완성될 수 있다.

창의성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일상에서 늘 보았던 것으로부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거나 아주 작은 단서 속에서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역량이다. 이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과 노력으로 축적할 수 있는 후천적 역량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창의적인 관점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는 사고에 있어 아무런 제약이나 편견이 없던 10살 이전이다. 세상 모든 것에 ‘왜?’라는 궁금증을 가졌으며, 같은 책을 수십 번씩 읽으면서도 항상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아이디오(IDEO)의 전 최고경영자 톰 켈리는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에서 새로운 통찰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을 버리고 어린애 같은 호기심과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호기심이 없다면 코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볼 수는 있어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뚫어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고객 중심의 혁신 및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의 실무에 있어서, 방법론이나 프로세스를 익히는 것보다 새로운 관점을 통찰하려는 호기심과 열정을 유지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며 어렵다. 방법론과 프로세스 숙련도는 경험과 시간에 어느 정도 비례하지만 호기심과 열정의 유지는 신념이나 자세에 관한 것이므로 경험에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이노센트(Innocent)라는 단어는 ‘아무 잘못이 없는’ ‘결백한’ 등의 의미를 가진다. ‘순결한’ ‘순수한’ ‘특별한 의도가 없는’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활용 측면에서 이노센트 와이(Innocent Why?)는 ‘순수한 궁금증’ ‘엉뚱한 호기심’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1 이노센트 와이는 디자인적 사고 및 고객 중심의 이노베이션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난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 머물지 않고 보다 깊은 곳에 존재하는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기존의 문제 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솔루션을 찾도록 생각의 지평을 넓혀 준다. 혁신은 바로 ‘왜?’라는 도전적 질문에서부터 시작되고 이노베이터의 탁월한 실행력으로 완성된다.

이노센트 와이는 크게 2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 이면에 숨은 본질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왜 그럴까?’라고 질문하는 호기심 (Reason Why)이다. 둘째,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고정관념이나 기존의 당연한 정의에 대해 ‘왜 그렇게 해야만 할까’ ‘왜 꼭 그런 방식으로만 해야 할까’(Challenge Why)이다. 당연한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순수한 궁금증과 엉뚱한 호기심을 가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기존의 익숙한 고정관념이나 당연한 정의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혁신에 있어 이노센트 와이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디자인적 사고는 발견하기-정의하기-개발하기-전달하기의 네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왜?’라는 질문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그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끊임없이 ‘왜 그럴까’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 말이나 현상에 대해서조차 ‘고객은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왜 고객은 저렇게 말했을까’라며 관찰자 스스로 궁금증을 가질 수 있어야 함이다. 이 질문은 고객 공감을 기반으로 한 ‘발견하기’ 과정뿐만 아니라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에서도 본질적인 이유, 즉 ‘미충족 욕구(unmet needs)’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또한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 ‘왜’라는 도전의 질문을 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이나 창의적 솔루션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



Reason Why 사례
상하이 여성들은 왜 여행 가방을 거실에 보관할까
필자는 중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커머스 활동으로부터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상하이와 칭다오에서 고객 중심의 혁신 방법론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주부와 직장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와 원룸을 방문해 그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기회의 실마리를 찾고자 애썼다. 30대 초반의 한 중산층 주부를 인터뷰하고 관찰하던 중 매우 흥미로운 단서 하나를 포착했다. 거실 피아노 앞에 놓인 빨간색 여행 가방이었다. 함께한 동료들과 통역사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필자는 여행 가방을 슬쩍 들어 보았는데 예상대로 가방은 텅 비어 있었다. 이 주부는 왜 여행 가방을 거실에 보관하고 있을까?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거실 여행 가방의 존재에 대한 순수한 궁금증은 프로젝트 전체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관점을 얻도록 도왔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행동의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을까? 만약, “왜 거실에 여행 가방을 보관하고 계신가요?”라고 묻는다면 그녀는 아마 “조만간 해외여행 가려고 준비 중이에요”라는 예상 가능한 답변을 제시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남들에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특히, 낯선 사람에게는 비합리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진짜 이유를 숨기려는 경향도 크다. 때로는 진짜라고 믿고 말하지만 잘못된 기억이나 무의식적 거짓말도 많이 한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구글의 빅데이터 전문가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저서 『모두가 거짓말을 한다』에서 통상적인 서베이 결과와 실제의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소개했다. 투표, 종교, 섹스 같은 다소 민감한 주제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취향에 있어서도 사람들은 실제 자기 생각과 다르게 답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시간대 로저 투랑조(Roger Tourangeau) 전 교수는 그것을 민감성(Sensitivity)과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민감한 질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는 이유로 질문 자체를 사생활의 침해라고 느끼거나, 내 의견이 외부에 알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받아들여지는 답을 하려는 경향 등을 꼽았다.



필자는 그래서 여행 가방에 대해 일절 묻지 않았다. 통역사를 통해 가장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언제이며, 다음 여행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즐거운 표정으로 “1월 설 연휴에 유럽을 다녀왔어요. 그리고 7월에 미국을 다녀올 계획이죠”라고 답했다. 당시는 5월이라 해외여행 다닐 때 사용하는 캐리어가 거실에 놓여 있는 이유로는 어색했다. 필자는 여행 가방을 주부의 잠재된 욕망을 담고 있는 대상으로 봤다. 다른 소비자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짐작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어떤 주부는 캐리어를 소파 바로 옆에 보관하기도 했다. 통역을 담당한 중국 현지인에게 물어봤는데, 그는 그 가방이 거실에 있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말뿐만 아니라 일상 속 증거물을 관찰하고 당연해 보이는 것에 대해서조차 엉뚱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상하이 주부들에게 여행 가방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 잠재된 욕구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거실에 여행 가방을 두는 것은 남들에게 “나는 해외여행을 자주 다닐 정도로 여유 있는 사람이야”를 드러내는 은근한 과시의 표현이다. 어떤 집에서는 소파 앞 탁자에 명품 브랜드 가방이 마치 대충 보관하는 것처럼 놓여 있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것 역시 브랜드를 통한 자기 과시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통역사에 따르면 과거에는 저녁 시간에 파자마 차림으로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 역시 자신의 경제적 수준과 여유로움을 드러내는 행동이었다고 한다.

필자는 지역과 시대를 불문하고 나타나는 자기과시 욕구를 넘어서는 진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 20∼30대의 잠재된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 삶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는 1980년대에 태어난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세대를 바링허우(八零後)라고 부른다. 최근 중국 온라인 커머스의 흐름을 주도하는 왕훙들은 주로 1990년대에 태어난 주링허우(九零後)인데, 그들의 바로 앞세대라고 보면 된다. 덩샤오핑이 주도한 1978년 개혁과 개방 정책 이후 고도의 경제 성장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은 세대로서 바링허우는 교육 수준이 높고 해외여행이나 유학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전 세대에 걸쳐 해외여행이 보편화됐지만 10∼20대 젊은 나이에 해외여행을 경험한 것은 이들 세대부터다.

여러 소비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또 그들의 쇼핑 증거를 관찰하면서 필자는 거실에 놓인 여행 가방을 이들 바링허우 세대가 공유하는 문화코드의 증표로 봤다. 이것은 은근한 과시나 허세를 넘어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일상 속에서도 누리고 싶어 하는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비록 현실은 해외여행을 허락하지 않더라도 거실에 앉아 면세점 쇼핑의 즐거움, 해외의 새로운 문화나 라이프 스타일을 꿈꿀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 왜 여행 가방을 거실에 보관하느냐고 묻는다면 “곧 여행을 갈 거예요”라고 말하겠지만 말이다. 이런 가정을 바탕으로 고객 소비행동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고, ‘카우치 트래블(couch travel)’이라는 개념을 그렸다. 카우치 트래블이란 소파나 카우치에 앉아서 떠나는 여행, 즉 일상 속에 잠재된 여행과 쇼핑에 대한 미충족 욕구를 말한다. 이 개념은 이후 핵심적인 고객 통찰로 이어졌고 다양한 서비스 컨셉 구축에 활용할 수 있었다.

타깃 고객군의 연령, 가구 형태, 소득 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데이터에만 머물면 고객의 잠재된 욕구나 특이점이 뭉뚱그려져 데이터 압축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360도 다면적으로 고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해당 타깃군이 속한 세대, 지역, 문화 공동체가 가지는 공감대적 맥락과 욕구를 읽으려 노력해야 한다.


Challenge Why 사례
왜 스타킹 위에 샌들을 신을 수 없을까
‘왜 그렇게 해야만 하지?’라는 엉뚱한 궁금증 하나로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가로 성장한 여성이 있다. 바로 보정 속옷 브랜드 스팽스(SPANX)의 CEO 사라 블레이클리(Sara Blakely)의 이야기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7년 동안 평범한 팩스기 외판원으로 일하다 어떻게 일상 속의 작은 불편함을 발견해 큰 기회로 만들 수 있었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1998년이었다. 파티에 가기 위해 바지를 샀는데 엉덩이가 튀어나오고 속옷 라인이 드러나 난감했다. 그래서 몸매도 보정하고 속옷이 비치는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스타킹을 착용했다. 이번에는 신발이 문제였다. 맨 발가락이 드러나는 오픈토 샌들이었기 때문에 스타킹의 봉제선이 그대로 드러난 것. 이 순간 그녀는 엉뚱한 궁금증이 생겼다. ‘왜 스타킹을 신으면 샌들을 신을 수 없지?’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솔루션은 과감하게 스타킹의 발목을 싹둑 잘라버린 것이다. 스타킹을 신으면 구두를 신어야 한다는 당연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 몸매 보정은 물론 앞코가 없는 샌들도 거뜬히 신을 수 있게 됐다.



여성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익숙해진 불편함을 해결한 이 아이디어에 대해 모든 특허 변리사와 공장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조언을 구했던 많은 사람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안 될 것 같은데…”였다. 그래서 그는 비용도 아낄 겸 혼자 특허 체계를 공부해 직접 특허 등록을 마쳤다. 16세기 스타킹이 발명된 이래 400년 동안 발을 덮지 않는 스타킹(Footless Pantyhose)을 특허 등록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니 놀라운 일 아닌가? 기존에 정해진 룰이나 고정관념을 지지하고 강화하는 일은 쉽지만 그것에 도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블레이클리는 ‘왜 그렇게 해야만 하지?’라는 엉뚱한 궁금증을 가질 때 새로운 관점과 문제의 정의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가 5000달러의 사업 자금으로 시작한 스팽스는 현재 2억5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노베이터의 2가지 무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 최첨단 기술이 비즈니스의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듯하다. 그러나 자칫 기술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우리에게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기술로 과연 사람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사람들이 진정으로 해결되기를 원하는 것, 즉 미충족 요구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기술의 진화를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람들의 숨겨진 욕구를 간파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바로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 역량의 결합이다. 빅데이터는 기존보다 압도적인 크기, 다양한 원천 데이터로부터 기존보다 압도적인 속도로 가치 있는 비즈니스 통찰을 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마케팅 활동으로부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 데이터 통합에 필요한 정형화된 원천 데이터의 부족,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의 조합 속에서 의미 있는 통찰을 찾아낼 수 있는 기획자나 데이터 엔지니어의 역량의 한계 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어려움은 사람들의 변화무쌍한 삶의 맥락(context) 자체에 있다. 어제의 행적을 보고 예측하더라도 오늘의 움직이는 고객 욕구를 적중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사람에게서도 맥락에 따라 다양한 욕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1인 10색 소비자 시대가 된 것이다.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남들이 보지 못한 창의적 가설을 도출하고 확신을 가지고 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이러한 가설과 해석 역량의 향상에 스몰데이터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은 저서 『스몰데이터(Small Data)』에서 빅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일상 속에 흩어져 있는 혁신의 작은 실마리, 즉 스몰데이터의 활용을 강조했다. 물론 스몰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 스몰데이터는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해석함에 있어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객관적 증거를 중요시하는 비즈니스 현실에서는 이해관계자에게 확신을 주지 못할 때가 많다. 스몰데이터에서 얻은 통찰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이해관계자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빅데이터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 역량의 결합은 새로운 통찰의 발견, 창의적 솔루션의 발상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노베이터의 핵심 역량이다. 그리고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를 활용한 통찰의 발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법이자 일하는 자세가 바로 ‘이노센트 와이’다.


필자소개 김철수 SK플래닛 매니저 myconceptone@gmail.com
필자는 시카고 IIT 디자인대학원(IIT Institute of Design)에서 이노베이션 디자인 방법론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SK텔레콤과 SK플래닛에서 마케팅, 신규 사업 기획 등의 업무를 거쳐 인간 중심의 혁신 방법론(Human Centered Innovation)으로 고객 인사이트와 상품 컨셉을 제안하는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미디어 사업에 몸담고 있다. 저서로 『당신의 한 줄은 무엇입니까』 『인사이트, 통찰의 힘』 『작고 멋진 발견』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