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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미지 개선 위해 때론 전략적 침묵도 필요 外

강신형,문광수 ,곽승욱,이왕휘 | 248호 (2018년 5월 Issue 1)
Strategic Management

기업 이미지 개선 위해 때론 전략적 침묵도 필요

Based on “Strategic Silence: Withholding Certification Status as a Hypocrisy Avoidance Tactic”, by W. Chad Carlos and Ben W. Lewis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외부 기관이 발행하는 인증제도는 기업 이미지 개선에 유용한 수단이다. 제3자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제품 혹은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을 갖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인증을 받아놓고도 이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부 와이너리는 유기농 인증을 받고도 이를 홍보하거나 제품에 표기하지 않는다. 이케아(IKEA)는 산림관리협회 인증을 받은 좋은 목재만을 사용함에도 소비자에게 이를 적극 알리지 않는다. 호텔 역시 환경 관련 인증을 받고도 홍보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왜 기업은 힘들여 취득한 인증을 외부에 알리지 않을까? 기업은 왜 좋은 홍보 소재를 ‘전략적으로 침묵(strateic silent)’하는 것일까?

무엇을 발견했나?

매리어트경영대의 차드 카를로스 교수와 연구팀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에 편입된 미국 상장사 276개를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조사했다. 세계 최대 금융정보회사인 미국 다우존스가 매년 발표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연구자들은 표본 기업이 사업보고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기업 홍보 기사 등을 통해 자사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 사실과 그 순위를 홍보하는지 1년 단위로 측정했다. 또한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에서 제공하는 기사, 공시 자료 등을 통해 각 기업의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환경 및 비환경 측면에서 기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슈를 제기하는지를 측정하고 기업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홍보 여부와의 관련성을 살펴봤다.

실증 분석 결과, 기업은 자신에 대한 환경 이슈가 불거질수록 자신이 사회적, 환경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에 대한 기사를 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오히려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에 대한 홍보를 자제하고 전략적 침묵을 선택했다. 실제로는 각종 환경 문제에 연루됐으면서 겉으로만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것 같은 위선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언행불일치는 기업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오히려 여론의 불필요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기업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

부정적 여론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침묵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기업일수록 두드러졌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증일수록 기업은 홍보를 자제하는 경향이 짙었다. 인증제도가 널리 알려지고 기업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커질수록 기업의 위선적 행동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언론의 기사화 가능성 역시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업계에서 친환경 이미지를 가진 기업일수록 자사의 환경적 측면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 여부를 홍보하지 않았다. 또한 이런 현상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의 대중적 인지도가 상승할수록 자주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심리학에서 인지부조화란 기존의 믿음, 생각, 가치에 반하는 정보를 접할 때 개인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불편함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기업을 불편해하며 위선적이라고 인지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독성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회사가 친환경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공표할 때 사람들은 이를 위선으로 인지하고 그 기업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따라서 외부에서 인증받은 내용을 홍보에 활용할 때는 언행불일치의 소지가 있는가를 우선 판단해야 한다. 특히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일수록 무엇을 홍보할 것인지를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한다.

만약 언행불일치의 위험성이 없다면 외부기관의 인증 내용을 적극 알리는 것이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나이키나 월마트의 경우 노동조건에 대한 이슈가 불거질수록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했다. 노동 분야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환경 분야의 친사회적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다. 분야가 다르면 사람들이 위선으로 인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와 평판은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이 때로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david.kang98@gmail.com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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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형sh.kang@cnu.ac.kr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강신형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M&A이며 관련 학술 논문 및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스타트업 M&A 현황과 활성화 방안’ 등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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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광수

    문광수 ksmoon@cau.ac.kr

    -(현)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전)인사컨설팅기업 SHR
    -(전)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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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욱

    곽승욱swkwag@sookmyung.ac.kr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경제학, 기업 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 및 규제, AI 재무 분석 등이고 역·저서에는 『재무관리의 이해』와 『생각과 행동, 그리고 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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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왕휘

    이왕휘lee.w@ajou.ac.kr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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