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현장에서의 신뢰쌓기

고객을 이해하고 우리(We)가 돼라 강한 의지로 성장파트너를 만들자

189호 (2015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다. 신뢰를 쌓기 위해 고객에게 다가갈 때는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하면 좋다. 첫째, 단순히 자사 제품이 좋다고 말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라. 둘째, 영업 담당자는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라. 셋째, 회사 차원에서 강력한 의지를 보여라 등이다. 신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객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때는 나(I), 당신(You)이 아닌 우리(We)가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고객을 판매의 대상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례

어느 날 한 회사의 영업 담당자가 고객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고객사는 6개월 후 있을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서를 써달라고 요청했다. 제안요청을 받았음에도 영업 담당자의 표정은 탐탁지 않아 보였다. 왜일까? 프로젝트 제안서를 요청해놓은 후 기술과 정보만 흡수하고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자 이 회사는 자연스레 고객사의 제안 요청을 모두 거절하기 시작했다.

 

고객이 아니라 영업 담당자들이 문제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영업이 시작되면 영업 담당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해 고객에게 무리한 약속을 남발한다. 매번 약속 시간에 늦게 나타나고, 자료 요청에 대한 마감일을 넘겨서 자료를 보내는 담당자들이 있다. 한두 번은 참고 넘어가겠는데 같은 일이 계속되면 특정 영업 담당자뿐만 아니라 공급사 전체에 불신이 쌓이게 된다.

 

두 경우는 모두 영업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다. 두 문제의 바탕에는 신뢰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신뢰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신뢰는 영업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본고에서는 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신뢰에 대한 현상을 정량적(Quantitative)1 , 정성적(Qualitative)인 방법론을 통해 분석2 했다. 정량적인 분석(성과 결정에서의 신뢰, SPC 모델을 활용한 신뢰 요인의 분석)에서는 SPC(Sales Performance Chain)3  모델을 분석모형으로 활용했다. 정성적인 분석은 설문 및 인터뷰 내용을 분석했다. <그림 1>에서 제시한 SPC 모델은 영업의 성과를 통합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개발한 것이며, 평가 및 분석 모두에 활용 가능하다.

 

 

1. 성과 결정에서의 신뢰

 

영업 교육에 참석한 영업 담당자와 관련 부서 담당자를 대상으로영업의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해당 질문에 대한 변수는 SPC 모델에 포함된 신규 고객 확보, 고객 관계 강화, 잠재고객 발굴, 새로운 판매수주방법 발굴, 재구매 비율, 고객 충성도이다. 6가지 주요 활동이 영업의 성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5점 리커드 척도4 로 설문을 진행했다. 6개 변수에 대해서는 신뢰 형성 이후에 관한 변수와 신뢰 형성 이전에 관한 변수로 나눠 영업성과 결정 영향 요인을 재분류했다.

 

● 신뢰(Trust) 형성 이후에 관한 변수

- 고객 관계 강화, 재구매 비율, 고객 충성도

● 신뢰(Trust) 형성 이전에 관한 변수

- 신규 고객 확보, 잠재고객 발굴, 새로운 판매 수주 방법 발굴

 

설문 표본 특성 및 신뢰도 검증

설문은 2015 93일부터 2015 1024일까지 진행했으며 표본의 특성은 < 1>과 같다.

 

 

 

표본 특성 분석결과 직급에 있어서는 과장부터 부장까지가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다. 임원 이상은 14명이었다. 연령대는 30∼40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담당 업무는 영업이 5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구개발과 마케팅이 그 뒤를 이었다. 경력에 있어서는 10년 미만이 46.3%, 10년 이상이 53.7%의 비율로 나타났다. 전체 경력에서 영업을 수행한 기간은 1∼10년이 54.7%로 가장 많았으며 10년 이상은 23명으로 24.2%를 차지했다. 표본의 특성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응답자들은 설문에 대한 질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또 신뢰도 검증을 수행한 결과 Cronbach 알파 계수5 가 전체 설문 25개에 대해서는 0.925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성과에 관련된 6개 항목을 별도로 검증했을 경우에는 0.772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설문 응답에 대한 신뢰도 기준은 확보됐다.

 

이상의 표본 특성과 설문 응답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영업의 신뢰 형성 이후와 신뢰 형성 이전의 성과 인식 요인에 대한 변수를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전체 표본, 영업 직군, 기타 직군, 5년 이상 영업 경력 표본, 5년 이하 경력 표본 집단 달리해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각 집단 간 영업 신뢰도에 대한 성과 인식의 특성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분석 결과

전체 표본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고객 충성도(평균=4.46)>고객 관계 강화(평균=4.36)> 재구매 비율(평균=4.33)순으로 높은 평균을 보였다. 신규 고객 확보(평균=3.94), 잠재 고객 발굴(평균=4.03), 새로운 판매 수주 방법 발굴(평균=4.06)은 영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에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분석 결과 신뢰 형성 이후의 영업 활동이 영업성과 결정에 대한 인식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업 직군 54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고객 충성도가 평균 4.46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고객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4.43으로 높게 나타났다. 영업 직군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고객 관계 강화가 전체 표본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보다 높게 나타나는 특성을 보였다. 또한 전반적으로 각 변수의 평균 점수가 다른 직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신뢰를 중심으로 한 요인으로 해석해 보았을 경우에는 전체 표본과 영업 직군 모두에서 신뢰를 형성한 이후의 활동이 그렇지 않은 활동에 비해 성과에 높은 인식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에서 활용한 6가지 변수들은 모두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활동이다. 이 조사 결과를 통해 모든 분석 단위에서 신뢰 형성을 기반으로 한 영업 활동은 영업 담당자들로 하여금 영업의 성과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됨을 알 수 있었다.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잠재 고객을 발굴하며, 새로운 판매 및 수주 방법을 발굴하는 활동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뢰의 형성을 통해 거래 고객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 이후 고객과의 관계 역량 강화는 고객과의 충성도를 높이고 재구매 비율을 올린다. 그동안 우리는 다양한 주장을 통해 영업의 성과를 결정함에 있어 고객과의 신뢰가 매우 중요함을 인식해 왔다. 지금까지 진행한 분석결과 또한 기존의 주장에 더해 신뢰의 구축과 지속이 영업의 성과에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업은 영업 활동을 수행함에 있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충분히 활용해야 함과 동시에 신뢰 구축 이전의 신규 고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기존 고객의 활용만을 통해서는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을 할 수밖에 없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 고객의 활용도가 소진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함의

위 결과를 통해 신뢰 형성 이후 영업활동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런 활동들은 모두 초반에 의미 있는 신뢰가 형성돼야만 가능한 것이다. 기업들은 신뢰 형성 이전에 어떻게 해야 고객사에 접근하고, 첫 번째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첫째, 제품이나 기술력, 서비스를 통한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둘째, 영업 담당자의 태도를 통해 고객은 마음의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 셋째, 회사 차원의 지원 의지를 보여야 한다.

 

제품이나 기술력, 그와 연관된 서비스의 높은 질은 경쟁사와의 정량적인 비교를 통해서, 혹은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서 제시해야 한다. 자사의 제품이나 기술력에 대해 너무 주관적인 자료들만을 부각하게 되면 오히려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필자는 실제 프로젝트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슈나 문제점을 정리해 이를 통계적 자료로 분석해서 고객에게 제출했다. 이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들마다 어떤 문제이고 누가 얼마 동안의 기간 내에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기록해뒀다. 이를 통해 필자가 근무한 기업의 프로젝트 역량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으며 문제 해결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할 수 있었다.

 

영업 담당자의 태도는 고객과의 만남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신규 고객이나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상황에서의 영업 담당자의 열정은 고객의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와도 같다. 실제 B2B 영역에서 고객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90% 이상의 영업 담당자가 고객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 반대로 고객이 선호하는 영업 담당자는 주도적인(proactive) 모습을 보이며, 고객의 사업을 이해하고, 고객의 문화와 고객의 전략에 흥미를 보이는 영업 담당자라고 답변했다. 이러한 주도적이며, 능동적이며, 열정적인 영업 담당자의 모습이야말로 신뢰가 형성되기 이전에 고객의 마음을 두드리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회사 차원의 지원 의지를 고객에게 보여주는 것은 고객으로 하여금 상당한 신뢰를 갖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경쟁사에서는 고객과의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회사의 고위 임원 내지는 대표이사가 직접 담당 영업과 함께 고객을 방문했고, 자사는 영업 담당자 혼자 고군분투하며 고객을 대응하고 있다. 당신이 고객이라면 과연 누구에게, 혹은 어떤 회사에 신뢰가 가겠는가? 이처럼 고객에게 회사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은 고객사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공급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뿐만 아니라 영업을 담당하는 담당자 또한 회사의 이러한 모습에 고객에게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2. SPC 모델을 활용한 신뢰 요인의 분석

 

다음으로 SPC 모형 전반에 대한 정성적 분석을 통해 영업 담당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뢰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분석을 위해 필자는 영업 담당자들에게 다음 3가지 질문을 했다. 영업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영업 활동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필요한 지식과 역량은 무엇인가? 전체 답변 중에 중복된 부분을 제거하고,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을 정리했다.

 

영업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

영업 활동을 하면서가장 힘든 사항중에서 고객의 신뢰와 연관된 내용을 요약하면 <3>과 같다. 이 가운데서 신뢰와 관련한 부분을 추출해 능동적 신뢰와 수동적 신뢰로 구분했다.

 

● 능동적 신뢰: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 사업 이행에 따른 고객만족, 고객의 정확한 요구사항 파악, 깐깐한 고객의 신뢰 확보, 기존 고객과의 관계 유지, 고객의 성향에 맞추는 것

● 수동적 신뢰: 지나친 고객의 요구사항, 경쟁사에 빼앗긴 분위기, 기존 영업 업체에 대한 장벽, 사전 업체 내정

 

 

 

 

영업 활동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

‘영업 활동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통해서는 능동적 신뢰에 관한 내용만이 도출됐다.

 

● 능동적 신뢰: 적합한 솔루션 제안 및 제공,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가치 전달, 제품을 이용한 다양한 활용 방안 제시, 고객과의 친화력,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인식한 대화 능력, 협력업체와의 유대감, 고객의 니즈를 협업 부서에 정확히 전달, 고객 요구사항에 대한 정확한 이해, 고객의 요구 사항에 대한 빠른 대처, 기존 고객과의 유대감, 고객의 숨겨진 욕구 파악, 기존 고객을 통한 신규 고객 확보

 

 

필요한 역량과 지식

영업 성과를 내기 위해 영업사원이 갖춰야 할 역량과 지식 중 신뢰와 연관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능동적 신뢰: 고객을 이해시키는 능력, 긍정적인 마인드 및 태도, 사전 준비된 자세,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지식, 고객과의 대화에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 (고객 및) 요구사항에 대한 정확한 파악

 

 

SPC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영업의 신뢰는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넘어서 고객이 식별하지 못한 욕구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SPC 모델을 활용해 분석 결과를 정량적인 데이터로 변환해서 살펴보자.

 

 

2.4. SPC 모델 분석

 

SPC 모델을 적용해 나온 데이터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그림 2>와 같다. 영업 현장에서 가장 힘든 것은 고객에 대한 이해 부분이었다. 영업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사원의 개인 역량과 관계된 것들이었다. 영업사원이 갖춰야 할 필수 지식과 역량은 회사 내부 전략에 대한 이해였다

 

 

SPC 모델을 활용한 영업 활동 및 성과 요인에 대한 분석결과를 종합해 보면 영업의 활동은 특정한 요인 하나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전략과 자질들이 더해져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업 활동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한 가지 요소가 바로 신뢰다. 많은 영업 담당자들이 고객과의 거래 이후 신뢰를 유지하지 못하고 기존 고객과 멀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개인의 역량이 부족한 경우도 있으며, 내부의 전략 방향이 변화해 고객에게 더 이상 가치를 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경쟁자보다 우위에 서지 못하고, 변화하는 시장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의 분석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영업이 고객에게 지속적인 신뢰를 갖지 못하는 가장 근본이 되는 원인은 역시 고객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많은 영업 담당자들은(I)’를 중심으로 한 영업6 을 한다. 영업 담당자들은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 기술력, 서비스가 매우 좋으니 믿어달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때 세일즈 토크(sales talk)우리 제품 정말 좋아요. 한번 사용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와 같다. 하지만 고객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관점은고객(You)’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고객이 중심이 됐을 때 영업 담당자는 진심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고객의 상황을 파악하고 고객의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세일즈 토크는 다음과 같이 달라진다. ‘지금 처해 있는 문제 상황에 대해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와 같은 표현이 된다. 고객을 중심으로 한 관점을 조금 더 발전시켜 보면우리(We)’를 중심으로 한 접근이 된다. 이것이 고객과의 신뢰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된다는 것은 고객과 내가 파트너가 된다는 의미다. 고객을 판매의 대상이 아닌 함께 성장해야 하는 대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때의 세일즈 토크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현재 처해 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중심으로 한 영업에서 고객을 중심으로 한 영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를 중심으로 한 신뢰기반의 영업이 돼야 한다. 신뢰는 형성되기도 어려울뿐더러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신뢰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영업의 성과를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를 넘어 고객과 내가 함께 우리가 되는 것이다. 고객을 판매의 대상으로 해석하지 말고, 고객을 나의 동반자로 여기는 마음이 신뢰를 형성한다. 그렇게 형성된 신뢰야말로 지속가능한 신뢰가 될 것이다.

 

고객을 방문할 때 고성과자와 저성과자가 함께 방문해 성공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이때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는 고객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고성과 영업과 저성과 영업의 신뢰에 대한 분석

 

이제 본 연구에서는 고성과 영업 담당자와 저성과 영업 담당자의 특성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결과를 토대로 영업 담당자 스스로가 생각하는 영업인의 특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영업은 결과적으로 성과가 있어야 의미가 있는 직군이다. 고성과를 달성하는 영업 담당자와 저성과에 머물러 있는 영업 담당자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우선 살펴보도록 하자. 필자가 진행한 영업 전략 교육에 참여한 3개 그룹을 대상으로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특성을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도출했다. 교육은 2015 9월과 10월에 진행했으며 각 그룹은 28, 25, 27명이었다. 전체 80명을 조당 5∼6명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했다.

 

고성과자의 특성은 132(중복 포함), 저성과자의 특성은 81개가 각각 도출됐다. 각각의 특성요인을 고객, 태도, 관계 요인으로 재분류해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고성과자들은 신뢰와 관련해서 저성과자들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신뢰에 대한 인식이 높고, 이를 형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영업 사원일수록 좋은 성과가 난다는 의미다. 또 현장에서 능동적이고 정성을 다하며,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형성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반면 저성과자들의 특성은 고객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하는 특성을 보였으며, 수동적이고, 불성실하며, 책임감이 없다. 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고객과의 소통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제 조직 차원에서 저성과자를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우선 개별적 접근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저성과 영업 담당자는 성공 경험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매사에 자신이 없고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한다. 이런 저성과 영업 담당자에게 조그마한 성공 경험의 체험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고객을 방문할 때 고성과자와 저성과자가 함께 방문해 성공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이때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는 고객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사항은 중요한 프로젝트나 거래를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높지 않으나 좋은 성공 경험을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나 거래를 시작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 전체적으로는 고성과자의 사례를 공유하고 저성과자를 체계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교육을 마련해야 한다. 저성과자는 자극을 받으면 오히려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고성과자들이 수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교육 시간을 통해 충분히 사전 준비를 한 후 영업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다른 방법은 Best Practice 공유를 통해 동기부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일 년에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저성과 그룹에서 발생한 성공 사례를 취합해 발표회를 진행하면 좋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인사 고과에 반영하거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의 포상을 주면서 저성과 그룹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 필자가 근무했던 L사에서는 매년 이런 행사를 통해 파격적인 승진 기회를 제공하고 성과급을 지급했다. 더불어 조직 구성원 모두가 이런 행사를 축제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행사용 준비가 아닌 팀원 간 협업을 이루고 서로를 격려하며 발전하는 계기가 형성됐다. 저성과자는 고성과자의 성공 사례를 적극 수용하고, 고성과자는 저성과자를 포용하고 참여시킴으로써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개별 영업 담당자는 고성과자가 될 수도, 저성과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은 영업 담당자를 통해서 공급사를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성과자의 문제는 영업을 진행하는 개별적 개인의 문제로 해결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직 차원에서 고성과자의 특성을 발굴하고 저성과자가 이러한 특성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영업에서의 신뢰는 영업 담당자 개인의 신뢰의 크기가 곧 회사의 신뢰의 크기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간혹 영업 교육을 진행하거나 영업 현장에서 컨설팅을 진행하다보면 선임 영업 관리자들이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영업 담당자들에게 이런 조언을 한다. 영업은 연애를 하는 것과 같으니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라는 내용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고성과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수차례의 인터뷰와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고성과를 달성하는 영업 담당자는 저성과 영업담당자에 비해 전반적으로 고객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I Love You’와 같은 영업의 형태는 그 지속성에서 다른 말로 대체돼야 한다. 애석하게도 사랑은 언젠가는 변하기 때문이다. 영업은 I Love You가 아닌 ‘I See You’가 돼야 한다. 이는나는 당신을 봅니다. 내가 당신을 보는 이유는 당신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찾고, 당신이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서 당신을 봅니다라는 의미다. 영업은 이렇게 고객을 바라봐야 한다. 고성과를 달성하는 영업 담당자가 지속적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영업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고객을 끊임없이 바라봐야 한다. 그 이후에 고객이 원하는 모습으로 내가 다가가야 한다. 아주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말이다.

 

영업은 새로운 고객이 첫 거래 이후 오랜 기간 신뢰를 형성하며 우리 곁에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영업의 성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고객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다. 신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구자원서울과학종합대학원 영업혁신 MBA 과정 교수 jwgu@assist.ac.kr

 

필자는 서강대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은 후 헬싱키경제대에서 E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 CNS IT 기업에서 13년 이상 기술영업, Business Analyst, PM 등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영업전략>을 집필했다. 현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영업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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