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 Cases in Books

웃어야 팔린다

139호 (2013년 10월 Issue 1)

 

 

 

실력과 인간관계 중 어느 것이 성공에서 더 중요할까? 카네기공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실패한 사람들의 85%는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해서 실패했다.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해서 실패한 사례는 15%에 불과하다. 6040이 아니라 8515라는 숫자가 놀랍지 않은가? 인생에서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다. 그런데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가 웃음이다. 웃음은 나와 상대방의 마음을 즐겁게 만든다. 웃음은 대화의 통로를 열어주고 상호 신뢰감을 높여준다. 잘 웃고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은 인기가 높다. 그에게는 사람들도 더 잘 모이기 마련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중요한 점은 이제 기업들도 웃음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깨달아야 한다. 개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중시되는 정보화시대에서 웃음경영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채용 기준에 유머감각을 포함시키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한국웃음경영연구소 이요셉 소장은 저서 <매출의 기적 성공웃음(이요셉 지음, 한국웃음연구소, 2012)>에서 웃음이 개인과 기업의 성공을 가져오는 핵심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웃음이 인생을 바꾼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영화배우 비비안 리이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여주인공 역을 맡은 비비안 리의 탁월한 연기와 강렬한 눈빛이다. 이 영화에서 거의 무명에 가깝던 여배우는 스칼렛 오하라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고 그 결과 대망의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전설적인 여배우 비비안 리가 영화 오디션에서 탈락할 뻔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비안 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여배우를 선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오디션이 끝난 뒤 감독이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여주인공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군요.

 

비비안 리는 기대가 컸던 만큼 당연히 실망도 컸을 것이다. 그러나 잠시 생각하고 나서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잘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군요. 그러나 실망하진 않겠어요.

 

비비안 리는 얼굴을 찡그리기는커녕 활짝 웃으며 인사한 뒤 경쾌한 걸음으로 출입문을 향했다. 그런데 비비안 리가 출입문을 막 열려는 순간 감독이 다급하게 달려왔다.

 

“잠깐! 잠깐만요!

 

“……?

 

“미소, 당신이 조금 전에 지었던 바로 그 미소와 표정을 다시 한번 지어보세요.

 

이렇게 해서 비비안 리는 대망의 스칼렛 오하라 역에 발탁됐다. 오디션에 떨어져 실망했을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시무룩하기는커녕 활짝 웃으며 등을 돌리는 그녀의 모습에서 감독은 스칼렛 오하라를 봤던 것이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서도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라며 당당하게 일어섰던 스칼렛 오하라의 모습과 오디션에 떨어지고도 활짝 웃을 수 있는 비비안 리의 모습이 닮은꼴이었던 것이다. 웃음의 힘이 비비안 리의 운명을 바꿨다. 만약 그가 다른 참가자들처럼 사뭇 풀이 죽은 모습으로 도망치듯 오디션장을 빠져나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세계적인 명배우 비비안 리는 영원히 존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웃음은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웃음으로 역경을 딛고 일어나 당당하게 도전해야 성공의 문 앞으로 성큼 다가설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우는 어떨까? 웃음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는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이다. <고품격 CEO 유머(유해관 저, 느낌이있는책, 2006)> <유머의 기술(정혜전 지음, 미래지식, 2005)>에서는 항공업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 9·11 테러 이후에도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이 인력 감축은커녕 4000명을 신규 채용하며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 웃음 경영의 결과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32년 동안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 평균 1015% 성장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이 선정하는 ‘시간을 가장 잘 지키는 항공사’와 ‘고객 불만이 가장 작은 항공사’ 등의 순위에서도 거의 매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회사인 것이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의 허브 켈러허 회장은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신입사원 최종 면접에서 응시자들에게 지난 3개월 동안 했던 농담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을 이야기해보라고 요구한다. 이 면접에서 켈러허 회장을 웃기지 못한 응시자는 불합격이다. 그는 유머가 넘치는 행동을 한다. 경쟁 업체와의 항공 노선권 배분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자리에서 좀처럼 협상이 진척되지 않자 웃으면서 경쟁사의 CEO에게 팔씨름으로 승부를 겨루자고 제의해서 단 한 판에 이긴 적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점잖은 오찬장에서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으로 등장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고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허브 켈러허 회장의 유머 철학은 이렇게 정리된다.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은 창의적이고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나다.”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은 교육을 통해서 익힐 수 있지만 몸에 배어 있는 태도는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

 

그렇다면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어떻게 고객들에게 유머경영을 실현하고 있을까?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에 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연결이 늦어진다면 이런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담당자와 30초 이상 연결되지 못한 고객은 8번을 눌러주십시오. 그렇다고 빨리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분은 좋아질 겁니다.

 

이런 멘트를 들으면 피식 웃게 된다. 웃는 동안 시간이 흐르게 되고 담당자와는 웃는 얼굴과 목소리로 통화하게 된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의 압권은 기내방송이다. 먼저 출발하면서 이런 방송을 한다.

 

“신사숙녀 여러분, 방금 기장이 안전벨트 표시 등을 껐습니다. 하지만 비행 중에는 팔과 다리를 항상 기내에 두시기 바랍니다.

 

“이 비행기는 숨이 막히는(Choking) 비행기가 아닙니다. 금연(Smoking) 비행기죠. 그래도 부득이하게 손님께서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언제든지 마음대로 비행기 날개 위에 있는 라운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환상의 노천 라운지에서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어떤 노래 가사는 애인과 헤어지는 방법이 50가지나 있다지만 이 비행기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6가지뿐입니다. 비상출구는 앞쪽 2, 천장 2, 뒤쪽에 2곳이 있습니다.

 

“손님 앞쪽 주머니에서 안내문을 꺼내세요. 다들 아시죠? 보통 껌 포장지를 버리는 바로 그 주머니 말입니다. 그러면 이제 안전벨트를 입(Lips)에 두르세요. , 실수했군요. 제 말은 엉덩이(Hips)말입니다. 또한 어린이를 데리고 여행하시는 분 중에서 갑자기 비행기 좌석 앞에 산소마스크가 떨어졌는데 마음에 안 든다고 아이에게 씌우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입니다. 참고로 산소는 처음 1분간은 2달러이고 그 이후부터는 1달러입니다.

 

이렇게 웃으며 여행을 마친 뒤 도착지에서 보내는 착륙 안내 방송에서도 유머가 넘친다.

 

“우리의 경이로운 비행기가 출구에 닿자마자 손님께서는 비행기에서 곧바로 내리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시는 동안 저희 단골 탑승객 프로그램에 등록해주시기 바랍니다. 조종사나 승무원과 결혼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다음으로 좋은 혜택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가? 이왕 가는 여행과 출장이면 크게 웃으면서 길을 떠나고 싶지 않은가? 웃음이 사우스웨스트 에이라인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맥도날드가 모스크바에 처음으로 진출했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채택했던 성공전략은 ‘지옥의 스마일 훈련’이었다. 종업원을 선발하는 기준도 첫째가 잘 웃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도 높은 스마일 훈련을 통해서 직원들이 항상 밝은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도록 습관을 들였다. 맥도날드의 환한 웃음이 웃음과 친하지 않던 러시아인의 마음을 삽시간에 사로잡았다. 그렇다. 상품 이전에 웃음을 먼저 팔 수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례가 미국에만 있을까? 이요셉 소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웃음경영사례로 방제회사 세스코를 소개하고 있다. 1976년 설립, 전국에 36개의 직영사업소 운영, 1000여 명의 방제기술자 보유, 10만 건 이상의 연간계약 확보, 이직률 23%, 2030대 네티즌들의 인지도 80%. 이상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제전문기업인 세스코(SESCO)에 대한 기업정보다. 세스코는 이런 정보보다는 ‘세스코 유머’로 더욱 유명하다. , 회사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이 웃음과 유머의 힘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인가? 2001년 오픈한 지 1년도 안 된 세스코의 홈페이지에 누리꾼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깜짝 놀란 직원들이 원인을 알아보니 고객의 질문에 재치 있는 답변을 성실하게 제공해온 게시판 때문이었다. 세스코의 고객게시판은 아무리 짓궂고 생뚱한 질문이라도 결코 무시하지 않고 성의 있고도 유머러스한 답변을 꼬박꼬박 달아줬다. 누리꾼 사이에 재치 있는 답변이 매우 재미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 결과 접속 과잉으로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이다. 질문들은 다음과 같았다.

 

질문바퀴벌레나 모기를 영양식으로 즐겨도 괜찮을까요?

답변바퀴, 모기 등의 해충은 고단백질로 영양가는 있으나 많은 병원균이 묻어 있으니 처리를 잘하고 드셔야 합니다.

질문 : 나는 안드로메다에서 온 우주인인데 집으로 돌아가려면 몇 번 버스를 타야 하죠?

답변 : 어렵게 생각지 마시고 그냥 오실 때 이용한 버스를 타고 가십시오. 길을 건너서 타는 것을 잊지 마시고요.

질문 : 국회에 우글대는 해충들은 어떻게 퇴치합니까?

답변 : 처음 들어보는 해충이로군요. 샘플을 채취해 보내주시면 현미경 등 각종 첨단장비로 분석해서 완벽한 박멸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프린스턴대 판매연구소의 제이슨 박사가 연기자 150명을 동원해서 판매와 웃음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연기자 50명은 시종일관 웃고 50명은 무표정한 얼굴로 있으며 나머지 50명은 험상궂게 인상을 쓰며 상품을 팔았다. 그 결과 웃음 팀은 목표량의 3001000%를 팔았고 무표정 팀은 목표량의 1030%를 팔았으며 인상을 찌푸린 팀은 전혀 팔지를 못했다. 판매원들은 95%의 이성과 5%의 감성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지만 고객은 5%의 이성과 95%의 감성으로 판매원을 대한다. 환한 웃음은 95%의 감성에 흔들리는 고객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직접적으로, 강렬하게 영향을 끼친다. 경기가 어려운가? 웃음으로 고객을 대하라. 경기가 살아나는가? 더 환한 웃음으로 고객을 대하라. 예전에는 후흑(厚黑), 즉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속마음이 성공의 조건이라고 했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소통의 시대다. 제대로 표현할 줄 알고,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람이 성공한다. 개인과 기업의 성공이 이제는 환한 웃음에서 이뤄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책 읽고 행복하시길.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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