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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철 박사의 마케팅 코칭

선물? 가능하면 빨리 화끈하게…

신병철 | 138호 (2013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마케팅은 이론과 실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10년 넘게 통찰력 분야를 연구해 온 신병철 스핑클그룹 대표가 마케팅, 소비자행동, 인지심리학 분야의 주요 연구 80편을 기초로 이론과 실무 간 단절 고리(broken linkage)를 찾아내 양자를 이어주는 마케팅 코칭을 시작합니다. 복잡하고 때론 이해하기 힘든 학문적 연구들을 실제 마케팅 상황에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솔루션을 소개합니다.

 

2006년 강남역 근처에 커피 브랜드를 론칭한 한 기업은 최근에 들어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출시 초기만 해도 매장 앞에는 10m 이상씩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지금은 과거에 비해 고객이 4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광고도 해 보고 인테리어도 바꿔봤지만 소비자의 발걸음을 되돌리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 커피 브랜드의 경영진은 고민에 빠졌다.

 

문제는 무엇인가? 핵심은 제품의 차별점을 만들기 쉽지 않고 경쟁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은 비단 이 커피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완전 경쟁에 빠졌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고객은 한정돼 있고 경쟁자는 넘쳐난다. 기업은 한정된 고객으로부터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 바로 일반 고객을 최대한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기업의 바람일 뿐 고객은 그럴 의향이 전혀 없다. 어떤 고객이 알아서 충성고객이 되겠는가? 고객의 60∼80%는 내 브랜드의 품질과 서비스에 만족하면서도 이탈한다. 시장에는 너무나 많은 브랜드가 있고 소비자는 하나의 브랜드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이게 기업의 골칫거리다. 어떻게 하면 내 브랜드를 사랑하게 해 반복 구매를 유도하고 충성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기업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재구매하거나 거래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충성 고객층이 있어야 한다. 충성 고객층이 있다는 건 재구매율이나 유지율, 고객 지갑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충성고객층을 확보한 기업은 경쟁 기업 대비 재구매율, 고객 유지율, 지갑 점유율이 높아지고 안정적 매출과 고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고객이 브랜드에 충성심을 갖게 될까? 고객의 충성도를 유도하는 3가지 전술을 제안한다.

 

1. 선물을 주려면 처음에 많이 줘라

 

많은 브랜드들이 고객을 붙잡기 위해 포인트 제도를 선물로 쓴다. 커피 10잔을 마시면 1잔을 무료로 주거나 파스타 10번을 먹으면 샐러드를 무료로 준다. 이런 포인트 제도는 소비자의 충성도를 유도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싱가포르국립대와 펜실베이니아대의 연구팀 연구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매력적인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는 신용카드를 더 많이 생각하고 실제 사용빈도 역시 월등히 높다.1

  

 

더 흥미로운 것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효용이 별로 없는 포인트 제도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구매 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그 신용카드에 일정한 포인트 제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는 주의를 기울이며 구매 시 사용할지 말지 고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2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소비자들은 포인트 제도가 주는 부가적 혜택에 매우 민감하며 정확히는 계산하지 못하지만 자신에게 더 호감 가는 포인트 제도를 탐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높다. 그래서 여성들의 지갑에는 수많은 포인트 카드가 들어 있고 나름의 계산방식에 의해 선택과 사용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구매의사에 영향을 주는 포인트 제도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는 없을까? 같은 값이면 더 많은 혜택을 느끼게 해서 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는 없을까?

 

랜 키베츠(Ran Kivetz)의 연구에 따르면 매우 흥미로운 해결방안이 있다. 포인트제도 A B는 모두 10개의 빈칸에 도장을 받으면 무료로 하나의 서비스를 추가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다른 점은 A 10개가 모두 빈칸이고, B 12개의 칸 중 2개에 이미 도장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두 조건은 모두 10개의 도장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두 가지 조건 중 소비자들은 어떤 포인트 제도를 더 선호하고 충성도를 표현할까? 포인트 제도 B에 대한 선호도가 월등히 높고 더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3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것은 빈도와 확률의 문제 때문이다. 채워야 하는 빈도는 모두 10칸이지만 첫 번째 조건은 10칸 모두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100%의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반면 두 번째 조건은 12칸 중 10칸을 채워야 하므로 17%는 이미 달성한 것이기 때문에 나머지 83%만 채우면 된다. 따라서 빈도는 동일하지만 비율은 차이가 난다. 그래서 포인트 제도 B에 대해 사람들은 더 많은 혜택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포인트 제도에 집중하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무슨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이왕 포인트를 준다면 처음에 많이 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전체 총량은 동일하더라도 앞쪽에 혜택을 주면 더 높은 가치가 지각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만족은 높아지고 행동은 내 브랜드로 묶이게 된다. 그 결과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 역시 높아지게 된다.

 

같은 관점으로 다른 예를 생각해 보자. 무료 비행기 쿠폰을 받을 수 있는 항공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떻게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처음 거래를 시작한 시점에 높은 마일리지를 주는 게 월등히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보자. 부산까지 무료로 비행기를 이용하는 쿠폰을 받기 위해 2만 점의 마일리지가 필요하다고 치자. 처음 고객이 거래를 시작했을 때 0마일리지부터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처음 거래가 생겼을 때 1만 마일리지를 먼저 주고 3만 마일리지까지 채우게 하는 편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훨씬 유효한 방법이다. 채워야 하는 총마일리지의 량은 동일하지만 후자가 훨씬 더 소비자에게 가치 있게 느껴진다.

 

대개 혜택을 준다면 앞쪽에서 주는 게 효과적이다. 이 점을 이용한다면 다양한 측면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이런 예도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브랜드에 따라 연료 게이지가 내려가는 속도가 어떤 차는 앞쪽에서 빨리 떨어지고, 어떤 차는 뒤쪽에서 빨리 떨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더 큰 가치를 주기 위해서라면 앞쪽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뒤쪽에서 빨리 떨어지는 연료 게이지를 좋아할까, 아니면 앞쪽에서 빨리 떨어지고 뒤쪽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것을 좋아할까? 위의 내용에 따른다면 답변은 자명해진다. 연료 게이지가 떨어지는 총량은 같아도 당연히 앞쪽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뒤쪽에서 빨리 떨어지는 게 효과적이다. 생각해보자. 만약 기름을 가득 넣었는데 운행을 시작하자마자 금방 게이지가 떨어진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상실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인트 선물을 주려거든 총량은 유지하되 앞쪽에 더 많이 배치하라. 그러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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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철

    - (현) 브릿지컨설팅 대표 (Brand Consulting Agency)
    - 숭실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2005~현재)
    - 고려대 경영대/경영대학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원, 외국어대학교 경영대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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