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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하고 호의적이고 독특한 나만의 명함을 만들자

곽준식 | 9호 (2008년 5월 Issue 2)
인터넷의 등장으로 가격비교가 가능해지고 월마트나 이마트와 같은 전문할인점 덕택으로 소비자의 가격민감도가 증가한 반면, 브랜드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에게 브랜드는 아주 중요한 경쟁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늘도 많은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강력하고, 호의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브랜드 관리는 주로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국한돼 연구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랜드 관리의 대상이 제품이나 서비스 차원을 넘어서 개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개인 브랜드 관리(Personal Brand Management,PBM)의 대상은 연예인, 정치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이 대중적인 인지도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과 제품 브랜드 자산의 가치가 인터브랜드, 브랜드파이낸스 같은 국제적인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기관에 의해 평가된다면 개인 브랜드(Personal Brand Equity) 가치는 연봉으로 평가될 것이다.
 
개인 브랜드 관리의 두 축 - 인지도와 이미지 관리
기업(제품) 브랜드 관리와 마찬가지로 개인 브랜드 관리의 핵심도 브랜드 인지도 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관리다. 이미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인지도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관리가 개인 브랜드 관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제품 및 기업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강력하고 우호적이며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기업은 광고, 직접 마케팅, 판매촉진과 PR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한다. 각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전략적 역할을 비교, 검토, 통합해 명료하고 일관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하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IMC)’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개인의 브랜드 관리의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매체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기업과 다르다. 중요한 것은 매체가 한정되어 있는 것이지 효과가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블로그나 UCC(User Created Contents)를 통해 하루아침에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거나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얻은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블로그나 UCC와 같은 1인 미디어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에는 블로그나 UCC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개인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명함이다. 블로그나 UCC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면, 명함은 일 대 일로 자신의 존재를 강력하고 호의적이며 독특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개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Personal Brand Communication)의 시작: 명함
명함은 성명, 주소, 직업 등을 적은 작은 종이지만, 요즘같이 취업하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힘든 때에는 단순한 이름표가 아니라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았다는 증명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업무관계로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먼저 건네는 것이 명함이다. 이 명함에도 작은 아이디어를 넣으면 훌륭한 개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

 
①은 고무로 명함을 만들어 힘을 주어 고무를 당겨야 이름과 연락처를 알 수 있게 한 헬스트레이너의 명함이다. ②는 명함을 반으로 나눌 수 있게 만들었다. 이혼을 상담하러 온 부부에게 명함 한 장을 찢어 각자 나누어 가질 수 있게 한 이혼 전문 변호사의 명함이다. 두 명함은 모두 자신의 정체성을 강력하고 호의적이고 독특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③은 즉석복권처럼 스크래치 부분을 긁으면 이름이 나오게끔 만든 스크래치형 복권으로 상대방의 호기심을 유발해 자신의 존재를 좀 더 명확하게 인식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아이디어가 가미된 명함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한 정치인은 선거기간 동안 스크래치 부분을 긁으면 자신의 공약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추석을 맞이해 ④처럼 명함 뒷면에 적힌 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인터넷에서 상품권처럼 쓸 수 있는 ‘명함 상품권’을 출시하기도 했다.
 
2006년 특허청 보도 자료에 따르면 연간 20건 정도이던 기능성 아이디어 명함의 출원이 1999년 이후 평균 60건 정도로 급증했다. 특히 나만의 개성을 표현한 독특함이 부각된 명함의 경우 34건에 불과하던 출원건수가 1999년 이후 평균 20건 이상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독특함이 부각된 명함의 종류에는 퍼즐놀이가 가능한 조립식 명함, 만화 캐릭터와 본인사진을 합성한 명함, 경품·복권이 형성된 명함, 뒷면이 거울로 된 명함, 가장자리를 눈금자와 머리빗처럼 만든 명함, 향기 나는 명함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명함은 단순히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리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개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 브랜드 관리를 위한 첫걸음으로 오늘 하루 상대방에게 강렬하고도 호의적이고 독특한 자신만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명함을 디자인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필자는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리앤디디비 마케팅 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동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소비자 정보처리 및 의사결정 분야가 전공. 저서로는 <마케팅 리더십>(2005년)과 <선택받는 나>(2008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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