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Concert

“최고의 제품을 만들었다면 이제 소비자의 심장을 건드려야 한다”

119호 (2012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기사의 작성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정수(서강대 영미어문학과 4학년), 윤경미(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마케팅 3.0을 넘어라는 주제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2에서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는 하영원 서강대 교수와의 토크콘서트에서 한국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할 전략 방향으로 충성 고객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 등을 꼽았다. 토크콘서트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하영원 교수: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인 코틀러 교수와 토크콘서트를 가지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시카고에서 1981년에 Marketing Management라는 과목에 입문을 할 때 코틀러 교수의 교과서를 가지고 배웠다. 그리고 논문을 지도했던 Stephen Hoch 교수가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따지면 할아버지쯤 된다. 우선 오늘 힘든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활력이 넘치는데 건강 비결은 무엇인가.

 

Philip Kotler 교수: 내가 건강의 비밀을 알고 있다면 여러분들에게 돈을 받고 팔았을 것이다. 다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9명의 손주가 있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뭔가에 대한 도전의식을 느끼면서 급변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으면 건강해진다. 또 운동을 하고 영양식을 먹고 적절한 식이요법을 유지하면 된다. ‘흡연 하지 말고 마약 하지 말며 술도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이와 같은 건강의 원칙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하영원: 비밀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우리가 아는 바를 잘 실천하고 있는 게 비결인 것 같다. 결국 마케팅 3.0도 어떻게 보면 우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건강성을 회복하고 거기에 걸맞은 마케팅을 해보자는 취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다시피 세계 경제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가득한 경제환경하에서 한국 기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단히 많은 고민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지금까지 보여준 역동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해지려면 기조연설에서 언급하신 8가지 성장전략 중 특히 어디에 방점을 찍으면 좋겠는지, 또는 어떠한 전략들의 조합을 가져가는 게 좋겠는지에 대해 의견을 말씀해 달라.

 

 

필립 코틀러 교수(오른쪽)와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하영원 서강대 교수.

 

 

Kotler: 좋은 질문이다. 왜냐하면 답이 없기 때문이다(웃음). 각 회사마다 기회도 다르고 역사도 다르다. 따라서 8개 모두 다 탐구해 본 뒤 지금 활용하는 것과 다른 2개를 미래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쓰면 된다. 밟을 수 있는 일련의 단계는 있다. 먼저 <Chaotics>라는 4년 전에 나온 내 책을 한번 읽어 봤으면 한다. 당시 금융위기가 시작됐을 때다. 그 책에서 나는 금융위기의 발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엄청난 소용돌이에서 빠져 죽지 않으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먼저 조기 경보 시스템을 잘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경쟁자가 갑자기 등장했다고 해서 놀라면 안 된다. 사전에 경고 장치가 있다면 놀랄 이유가 없다. 동료들과 앉아서 망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가 있는지, 어떠한 기술이 또는 어떠한 변화가 우리를 망할 수 있게 만드는지 한번 정리해봐야 한다. 그래서 취약점을 파악을 한 뒤에 스스로 틀을 깨야 한다. 사전에 내가 위험한 것을 감지한다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면 스스로 비즈니스를 개선할 것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현재대로 계속 비즈니스를 영위하려는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된 사업 말고 사이드 비즈니스까지 만드는 것이 힘들다. 그렇지만 시도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두 번째로는 시나리오 플래닝이 중요하다. 내일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내일을 비관할 수 있고 낙관할 수도 있다. 통상적인 내일을 상상할 수도 있겠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만 가지고 있어도 좋겠지만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를 먼저 예측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사전에 논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상황이 훨씬 좋을 때 어떻게 그 기회를 활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발현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팀 컬리 씨가 사업을 수성하는 방법과 관련한 책을 쓴 적이 있다. 고객을 유지해야 하고 판매망, 공급 업체를 유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는 8개의 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

 

아까 어떠한 조합이 좋겠냐는 질문을 해주셨다. 먼저 두 번째 전략, 즉 현재 시점의 고객을 어떻게 더 깊숙하게 능동적으로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개입시킬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한국이 수출 위주 국가이다 보니 한국의 내부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 성장을 할 시장 중에 아직까지 다른 경쟁사가 진출하지 않은 시장이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는 9%대의 GDP 성장률을 보이는 국가들이 있다. 케냐, 나이지리아, 그리고 일부 다른 지역을 보면 아직까지는 거기 진출한 회사가 없을 수 있고 여러분 회사에 그곳에서 판매할 수 있는 재화가 있을 수 있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페라리가 굉장히 잘 팔린다고 한다. 돈이 어디서 나왔을까? 아프리카에는 굉장히 부자인 사람들도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성장률이 낮지만 국가의 특정 도시는 성장률이 굉장히 높을 수 있다. 이를 Micro pocket이라 부른다. 마케팅 쪽의 연구 역량을 키워서 이런 지역을 찾아야 한다.

 

하영원: 시나리오 플래닝을 불확실성을 대체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나름대로 장점이 많이 있는 경영 기법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시니컬한 사람들은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차이가 나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비상 계획의 가치에 대한 부연을 더 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Kotler: Eisenhower 대통령은계획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계획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planning is everything, the plan is nothing)’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계획은 금방 무용지물이 된다. 하지만 계획을 짜기 위해 계속 사고하고, 생각을 자극하고,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 계획과 계획을 하는 과정은 다르다. 계획을 하는 과정에서는 틀에 박힌 사고가 아닌 개방된, 수평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서 생각을 할 수 있다.

 

효율적인 경영이란 어떤 것일까. 아침에 먹는 시리얼은 보통 General Mills Kellogg 제품이다. 하지만 아침마다 똑같은 회사의 시리얼을 먹으면 지루해진다. 그런데 시리얼이 다양해질 수 있다. 견과류를 더 집어 넣거나 건포도를 더 집어 넣는 등 끊임없이 바꿀 수 있다. 시리얼을 캔디바의 형태로 만드는 것은 안 될까? 이것을 health bar라고 하면 좋겠다. 실제 최근 시리얼로 만들어진 식사대용의 막대 바가 출시되기도 했다.

 

커피 회사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커피 회사 네슬레는 Starbucks가 수많은 매장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커피를 사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Nestle가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 무려 50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커피를 밤에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그냥 일반적 커피가 아니라 디카페인 커피를 원한다는 가정이 사실일까? 뭔가 대안이 될 수 있는 맛이 들어간 커피가 있을까 등 50개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중에서 5개의 아주 멋진 최고의 아이디어를 뽑아냈다. 조만간 이 5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것이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좀 더 브레인 스토밍을 해보라는 거다. 체계적인 방법으로 브레인 스토밍을 하고 정말 황당무계할 정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연구해보면 새롭고 멋진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자동차 예를 들어보자. 차를 2500달러에 팔 수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라탄 타타(Ratan Tata) 회장은 아주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인도 도시를 가보면 교통이 매우 혼잡하다.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데 한 대에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녀 두 명이 모두 타고 가다가 끔찍한 사고가 났다. 타타 회장은 이 사고를 보고 오토바이가 아니라 온 가족이 탈 수 있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돈이 없으니까 아주 싼 자동차를 만들었다. 거대한 꿈과 야망을 가지고 타타 회장이 10년을 연구해 2500달러짜리 자동차를 만들었다. 컬렌스가 쓴 책에는 아주 멋지고 황당무계한 아이디어를 계속 모색하면 뛰어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버리는데 타타 회장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창의성을 강조하고 싶다. 창의성이야말로 마케팅의 최고 핵심이 될 수 있으며 기업들은 좀 더 창의적인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

 

월풀(Whirlpool)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는 수천 명의 직원들 중 각각 다른 부서 400명의 직원을 뽑아 창의성 교육을 시켰다. 그후 Whirlpool은 급성장했다. 400명의 특수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마음자세를 키워주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는 마음자세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창의성 교육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은 차고(garage)에서 일을 한다. 차고는 보통 차를 세우기도 하지만 창고처럼 필요 없는 물건들, 예를 들어 잔디 깎는 기계 등을 보관하는 장소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작업장처럼 사용한다. 이 직원은우리는 왜 창고에 냉장고를 두지 않을까? 창고에서 많은 일을 하는데 냉장고를 두면 얼마나 편할까와 같은 생각을 했고 Whirlpool은 주차장 창고를 개조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자전거를 보관하는 선반을 벽에 만들어 쓰레기더미 같은 창고를 멋진 작업장으로 바꿔놓았다. 400명의 교육받은 사람 중 한 명이 사람들이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차고를 멋진 공간으로 만들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으며 이제 Whirlpool이 그쪽에 주력을 하고 있는 선도업체가 된 것이다.

 

 

하영원: 넓은 시각으로 재미있는 예를 들어 설명해준 것 같다. 마케팅 3.0에 대해 질문하겠다. 마케팅 3.0의 태동 배경을 보면 세계화의 패러독스, 창조 사회(Creative society)의 출현, 트위터 같은 신기술(New wave technology)이 나타나면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엄청난 사회적인 문제들, 특히 부의 불균형, 청년 실업 문제, 지구의 온난화 현상과 같이 풀기 어려운 엄청난 문제들을 마케팅을 통해 해결해 볼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교수님이 대안을 내놓았다. 통찰력 있는 분석임에도 불구하고 실천에 옮기는 데 문제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마케팅 3.0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문제들을 바라보는 기업의 자세에 대한 진정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기업들의 주된 활동 무대인 시장은 냉혹하다. 기업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재무적인 가치를 뛰어넘는 기업의 사명과 충실한 마케팅을 수행해보라는 지침은 경우에 따라서 지나치게 이상적인 제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Kotler: 마케팅을 도구로 사용해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로 내가 처음 소셜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200여 명의 소셜 마케터로 불리는 전문가 집단이 모여 건강과 환경 문제를 다루는 네트워크가 생겨났다. 올해 소셜 마케팅 회의가 런던에서 열렸고, 또 토론토에서 열렸고 조만간 리스본에서도 열릴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명칭은 다를 수 있지만 회사들도 소셜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이를 Corporate social marketing이라고 부른다. 이런 활동을 한다고 해서 판매가 늘어나거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은 된다. <Good Works!>라는 책을 공동으로 집필했는데 이 책을 보면 회사들이 어떤 선한 일을 할 수 있는지 찾게끔 도와준다. 특정 어종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과잉 어업과 같은 문제가 있고 산림훼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태국 사람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 사람이 제지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나무를 베는 것이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2년 안에 다 자라는 유칼립투스 수종을 논 둘레에 심었다. 그리고 쌀 농사를 짓는 농민들한테 추가적인 비용을 제공하고 나무에 물 좀 주라고 부탁을 했다. 산림을 재조성하는 것을 제지업과 아주 밀접하게 진행한 것이다. 또 나무를 베는 만큼 다시 심었다. 이 사람이 바로 ‘Double A’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다. 사회적 기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하영원: 우리 기업들의 마음가짐 문제가 새 시대에 맞게 점차 변화돼야만 한다는 얘기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마케팅 3.0 질문은 이해관계자들 중 제일 설득하기 어려운 주주를 설득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어떤 기업의 최고경영진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화적인 마케팅을 늘려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활동이 주주들의 단기 재무적 이득을 어느 정도 희생할 수밖에 없다면 아무리 이상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설명한다 해도 상당수의 주주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들은 단기적인 재무적 이득에 훨씬 더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불법도 아니다. 이런 주주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까?

 

Kotler: 질문이 너무 마음에 든다.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보통 두 가지 종류의 회사가 있다. 오너가 운영하는 회사와 상장이 된 회사다. 오너가 운영하는 회사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다. 대부분의 경우에 지키고자 하는 대의명분이 있을 것이다. 만약에 상장기업이나 공기업이면 이사회가 있을 것이다. 이사회는 주주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 돈을 모아서 뭔가 특별한 대의명분을 위해서, 사회 정의를 위해 돈을 쓰겠다고 하기 어렵다. 보통 이사회의 존중을 받는 리더가 설득을 해야 할 것이다. CEO가 돈을 가지고 사회의 선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면 주주들을 대상으로 강력하게 주장하기보다는 먼저 의견을 수렴해보아야 한다. 반대의 징조가 보인다면 반대자를 사적으로 접촉을 해서 비공식적으로, 우리 작게 한번 시작을 해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는 식으로 설득을 해나아가야 할 것이다.

 

수사학은 설득으로 이뤄져 있다. 고대 그리스에 소피스트라는 그룹이 있었는데 이 그룹은 정말 첨예하게, 기가 막힌, 아주 솔직하지 못한, 나쁜 방법으로 설득을 잘하는 그룹이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이 한 명 있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바로 고대 그리스에서 지금의 구글과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다. <설득의 미학>이라는 책을 썼는데 내용은 어떻게 하면 내가 내 말을 이용해서 누구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이다. 나는 가끔 인류 역사상 첫 번째 마케팅 담당자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라고 농담을 하곤 한다. 수사학이라는 것은 CEO가 어떠한 말을, 어떻게 표현을 해서, 어떻게 하면 이사들을 설득을 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아가게끔 하는 것이다. 만약 너무 잘 설득한다면 열정적으로 찬성을 해서 도움을 줄 것이다. 강력한 저항자가 아니라 강력한 찬성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영원: 마케팅 3.0이 지적하는 실업 문제나 소득 양극화 문제, 환경 문제 해결의 1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통성이 있는 민주적인 정부는 예산 배분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정당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기업이 이러한 사회 문제들을 염두에 두고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어 주거나 기업 가치를 충분히 제공해줄 때 가능하다. 사기업이 특정 산업 분야에서 사회문제의 해결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거나 기업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Kotler: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정직한 비용일까, 아니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전술인까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결론은 불명확하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선의를 베푸는 것과 좋은 수익 간의 상관관계가 있을 때 어떤 게 원인이고 어떤 게 결과일지 연구를 해봐야 한다. 기부를 하는 회사들은 이미 수익성이 좋은 회사다. 그래서 사회에 감사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기부를 하기도 한다. 기부를 했기 때문에 수익성이 생겨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관대함이 수익성을 해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선의를 베풂으로써 그만큼 되돌려 받는다. 적어도 수익성을 유지할 만큼은 다시 되돌려 받는다. 그래서 자선활동 비용을 회복하고 추가적인 고객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에 민감한 고객들이 회사의 고객이 될 수도 있다. 산림을 재조성하고 오염을 줄이는 회사들이 있는데 폐기물을 줄이고 오염을 줄이면서 돈(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아주 정교한 연구를 해보기 전까지는 부인하기도 힘들고 또 그렇다고 확인하기도 힘들다. 선의의 활동이 수익성이 있는 활동인지, 아닌지 또는 돈만 나가는 활동인지 사실 추상적으로 답변하기 힘들다.

 

김영기 ㈜LG CSR담당 부사장: 나는 CSR을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문제(환경 오염 등)를 줄이면서 긍정적인 효과(고용창출 등)를 높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코틀러 교수도 지난 3월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World Marketing Summit에서 ‘Make better world through marketing’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CSR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이제 CSR을 넘어서 CSV로 가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 3.0에서 자선의 관계를 넘어서 공익 마케팅의 단계로, 공익 마케팅의 단계를 넘어서 사회 문화적 변혁의 단계로 나아가자고 했다. 그런데 마이클 포터 교수는 CSR의 가치를 선한 것을 한다는 아주 좁은 개념으로 봤다. 코틀러 교수는 자선의 단계에 들어가 있는 것을 CSR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CSR CSV를 포함하고 있는가, 아니면 CSV는 전혀 다른 것인가?

 

두 번째, TOMS(탐스)라는 신발회사가 있다. 탐스를 만들어낸 CEO는 아르헨티나에 갔다가 많은 산골어린이들이 신발이 없는 것을 보고 신발산업을 시작했다. 고객이 신발을 사면 신발 하나를 공짜로 산골 어린이들에게 보내겠다고 해서 많은 이익을 얻었다. 최근에는 안경을 만들어내서 똑같은 방법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CSV인가, 아니면 공익 마케팅의 일환인가?

 

세 번째, 탐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그들이 처음 만들었을 때는 블루오션이었다. 누구도 하지 않은 분야였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그 모델을 따라 하고 있다. 이제는 그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가고 있다. 이 모델은 지속가능한 것인가?

 

Kotler : 너무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CSR, CSV, 그리고 마케팅 3.5 이 세 가지를 같이 비교해주신 것이 첫 번째 질문이었다. 그리고 또 덧붙여서 마케팅3.0이 마이클 포터 교수의 CSV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이라 말씀해 주셨는데 관련 답변을 하겠다. 40개 회사를 대상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했었다. 40개 기업들이 CSR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종류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40개 기업이 모두 하고 있었다. 아주 사소한 사회적 책임을 하는 기업도 있는데 대의명분이 모두 하나씩 있었다. 기업들은 CSR을 할 때 이것은 올바른 일이기 때문에 한다, 원하는 진정한 대의라서 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최근 들어 CSV라는 개념을 포터 교수와 동료 교수들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저술을 했다. CSV에 대해서는 포터 교수가 네 가지 이유를 기술했다. CSR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고 적고 있다. 왜냐하면 CSR은 그저 인류박애적인 정신에서 시작된 것이지 비즈니스 의사결정 모델과 연관이 없다. CSV는 공통의 가치를 창출한다. 마음에서 뿌리깊게, DNA로부터 사내에 체질화돼 있어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항상 영향을 받는 것이다. 기업의 의사결정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사회적 행동 양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CSV는 훨씬 더 기업에 직결돼 있다. 그리고 효과를 낼 때 훨씬 더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CSV는 기업 전체의 마인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으로서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기업은 정말 수익성 있게,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사실 우리는 CSV를 정확히 잘 모른다. 많은 기업들이 CSR을 통해 인류박애적인 활동을 수행해 오다가 이제 마음자세를 모두 고쳐서 기업 DNA 체질을 깊게 뿌리 내린 CSV를 하고 있는지 여부를 아직 시간이 없어서 연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

 

마케팅 3.0 50억 명의 불우하고 빈곤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여기서 동정(compassion)이라는 것이 나왔다. 돈을 더 벌자는 것이 아니라 정말 기업이 영혼이 있다면 동정심과 영혼을 가지고 박애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라미드의 제일 바닥, 정말 모든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빈곤층까지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이 나왔다. 빈곤국가에 가면 샴푸를 병에다 넣어 팔지 않는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샴푸를 아주 작은 패키지에 집어넣어서 파는데 그러면 이 패키지를 한 10번 정도 쓸 수 있다. 인도에 몇 년 전에 갔을 때 보니 담배를 한 개비씩 팔더라. 한 갑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빈곤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탐스의 예를 들었는데 나도 정말 좋아하는 회사다. 탐스가 가진 비즈니스 모델을 수많은 회사들이 따라 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안경을 하나 주문하면 돈이 없어 안경을 구매할 수 없는 누군가가 공짜로 안경을 하나 얻는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블루오션이다. 향후 5∼10개 정도의 회사가 더 나와서 이런 아이템을 출시하겠지만 여전히 효과가 있다. 왜냐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2, 3의 회사가 동일한 아이디어를 모방한다고 해서 곧바로 레드오션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회사의 예도 있다. Zappos라는 회사인데 신발을 주문하면 3가지 사이즈를 보내준다. 정확하게 어떤 신발이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안 맞는 신발 2개는 돌려주면 된다. 이는 CSR이 아니다. 그냥 신발을 온라인에서 더 잘 팔기 위한 새로운 방식일 뿐이다. 또 한 안경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300∼400달러짜리 수준의 안경을 50∼70달러에 판다. 자선활동 중 으뜸은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회사의 제품이 비용을 절감하면 된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맞다. 실질적으로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싸서 못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까 세 가지 상품 라인을 만들면 된다. 좋은 것, 그 다음에 좀 더 나은 것, 그리고 아주 베스트의 상품을 만들어 브랜드 명을 각각 달리하는 것이다. 가격대를 달리 한다면 필요에 따라 사람들이 각각의 제품들을 구매할 것이다.

 

 

김상래 성도GL대표: 중소기업을 대표해서 질문을 하겠다. 오늘 강의 내용은 상당수 대기업에 해당되는 것 같다. 한국의 경우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마케팅 3.0이 강조하는 사회적 책임, 공유가치 창출 등의 개념들을 자본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특별히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는가?

 

Kotler: CSR은 사실 성공적인 대기업들이 내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한다. 작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만큼 기부를 많이 안 해도 된다. 왜냐하면 그만큼 성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한 대기업들에는 사회에 환원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중소기업에는 사실 그런 요구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사회적인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 그 수가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적기업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선한 일을 행하고 싶어 한다. 돈을 버는 것보다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사실 경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들을 위한 마케팅 책을 써 줄 수 있는지 많이 물어본다. 그러면 나는 그러고 싶지만 일반적인 마케팅 책에 나오는 내용과 똑같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대기업에 통하는 지혜가 그들에게도 통한다. 내 동료인 스탠리 스태시(Stanely Stasch) 교수가 중소기업을 위한 마케팅 책을 썼다. 마케팅 3.0이 아니라 상업적인 마케팅 책인데 만약 중소기업을 위한 마케팅, 예산이 적은 기업을 위한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검색해보면 될 것 같다.

 

박재항 이노션 마케팅 본부장: 미국 민주당 오바마 캠프는 니치 마케팅을 잘하고 롬니가 속한 공화당은 매스 마케팅을 해서 실수했다며 미국 대선을 언급했다. 그런데 4년 전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공화당은 왜 똑같은 실수를 하는 것인가?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마케팅 3.0을 실천하는데 한국, 일본 등의 Country of origin을 반영해서 조금 다르게 실천함으로써 다른 이미지, 혹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잘 수용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Kotler: 공화당도 나름대로 분석은 했다. 데이터를 모집하고 마이닝도 실시했으며 그 결과 또한 연구했다. 그런데 제대로 어필을 못했다. 예를 들어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문제는 제대로 언급하지도 못했다. 정책을 고수하면서 불법 이민자들은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던 것이다. 이는 히스패닉 쪽의 표를 즉각적으로 다 놓쳐버린 결과를 가져왔다. 절대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표를 얻을 수는 없다. 반면 민주당은 계속해서 분석해서 데이터를 향상시켰다. 사람들을 이해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분석했다. 아주 첨예한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두 개의 회사가 똑같은 데이터 마이닝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공화당과 민주당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하고 있는지, 분석력이 충분히 있는지, 그리고 분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통해 새로운 시장 세분화, 트랜드를 발견하고 있는지 등을 묻고 싶다. 왜냐, 경쟁사는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마이닝만 해놓고 적용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법도 좋지만 적용이 더 중요하다.

 

다음은 country of origin 이슈를 질문했다. 아주 흥미롭다. 한국의 이미지가 어떤지, 전 세계가 느낄 수 있는 한국의 country of origin을 연구해 보고 싶다. 국가의 이미지가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하이얼(Haier)이란 회사가 있다. 중국회사인데 왜 이렇게 성공했을까? 사람들은 이 회사가 독일회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이얼(Haier)’이라는 이름이 독일어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는 좋은 일이다. 중국 회사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만약 중국 회사라면정말 양질의 냉장고, 에어컨을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국가마다 이미지가 다르다. 한편 일본의 이미지는 멋지고 환상적인 것을 떠올린다. 멋진 디자인의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퀄리티라는 콘셉트, 식스시그마(Six-Sigma)의 개념, 린 효과(Lean Effect),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다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이 우리에게 이러한 이미지를 줬다. 일본이 만드는 제품은 신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한다. 최근의 소니를 보라. 삼성이 소니를 제쳤다. 삼성은 최고의 TV, 핸드폰을 만든다는 이미지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만드는 다른 것도 믿을 만하다는 이미지 만들고 있다. 이렇게 탁월한 기업들이 없었더라면 이러한 이미지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지에 약점이 있으면 안 된다. 기업 차원은 물론이고 국가적인 차원으로 표출하는 이미지에서 약점이 있어선 안 된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한국의 미덕이 무엇인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지 등에 대해 토론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철학은 무엇인가? 행복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나? 그리고 이 행복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부탄이라는 나라의 지도자가 지금까지의 왕족 중에 최초로 행복에 대한 질문을 제기했다. 어떻게 하면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을까를 생각했던 유일한 왕이다. 그래서 지표를 만들어 측정하려고 했는데 GDP 지수만 가지고는 행복을 측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GDP지수는 계속 향상되고 있는데 오히려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근면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데 남편이 밤 늦게까지 일만 하면 부부는 자주 싸우게 될 것이다. 행복지수는 계속 하락할 것이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아이들도 불행할 터이다. 개인의 삶, 일과 관련된 삶, 두 가지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이 앞 세션에서 세 회사의 대표들이 각 회사의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마케팅 3.0 활동이 기존 회사의 CSR 활동, PR 활동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차별화돼 있는지, 또 독특한지 묻고 싶다. 두 번째는 마케팅 3.0을 실천하기 위한 선행 조건이 있다는 생각이다. 논문에도 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제조업은 강하지만 마케팅은 약한 면이 있다. 그 이유로는 조직 구조 문제, 조직 문화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한다. 마케팅 3.0을 논하고 있는데 기업의 실제 조직 구조는 마케팅1.0이나 2.0 같다는 말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조직 문화나 조직 구조가 마케팅 3.0에 적합한지 묻고 싶다.

 

Kotler: 두 번째 질문에 먼저 답하겠다. 한국 회사들이 제조는 잘하는데 마케팅은 약하다고 했다. 그리고 마케팅 1.0 상태에 있다면 어떻게 3.0까지 가는가를 물었다. 만약 마케팅 1.0 상태에 있다면 마케팅 3.0으로 단번에 뛰어넘는 것은 안 된다. 마케팅 2.0을 먼저 거쳐야 한다. 굉장히 기능적인 회사,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다른 기업도 이 제품을 따라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회사는 소비자들의 심장을 건드려야 한다.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면 당신 회사는 스토리텔링이라는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다가가 터치를 해야 한다. 하이테크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하이터치 회사가 돼야 한다고 얘기한 바 있다. 박애라는 마케팅 3.0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마켓 2.0을 거쳐야 한다.

 

PR 얘기를 했는데 우리가 CSR, 마케팅3.0으로 가기 전에 아마 PR 쪽에서 그 일을 수행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사실 마케팅 쪽에서는 PR이 조금 간과되는 기능이긴 한데 PR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투자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PR도 있고 직원 PR도 있다. 내부 직원들과 그 가족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마케팅 PR이라고 하면 PR을 통해 마케팅하는 것인데 사실 별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30초 광고를 구매하는 것이 낫다. 왜냐면 일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PR을 하면 일을 훨씬 더 많이 하게 된다. PR은 뉴스 개발, 스토리 개발이 필요하고 이벤트도 만들어야 하고 평판 관리, 위기 관리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굉장히 잡다하고 많은 일이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마케팅 담당자들이 PR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 PR이 굉장히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 세미나에서 어떤 사람이주의 불러오기(Earning Attention)’란 제목으로 책을 쓴다고 했다. 오늘날 회사들이 겪는 문제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하루에 5000건 이상의 자극을 받는다는 것이다. 평균적인 소비자가 2000개에서 3000개의 광고 상황에 직면한다. 어떻게 관심을 집중시킬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더라도 페이스북에서, 트위터에서 어떻게 관심을 받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PR을 새롭게 볼 필요가 있다. 뉴스미디어에 회사가 어떻게 실릴까, 이런 평판을 관리하는 것이다. 켈로그대 교수가 저술한 <Corporate Reputation>, 회사의 평판과 관련된 책은 브랜딩과 얽혀 있다. 대부분 회사에서 마케팅과 브랜드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런데 이 브랜드가 결국 평판으로 이어진다. 전체적인 평판, LG나 삼성 등의 전체적인 평판을 관리하는 부서가 필요하다. 그렇게 회사의 평판을 조금 더 관리한다면 브랜드 관리가 쉬워질 것이다. 먼저 브랜드부터 강화하고 그 다음에 회사 평판을 전체적으로 만들어 나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회사의 평판을 전체적으로 만들어 놓으면 자연스럽게 브랜드 강화에 도움이 되는가는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제다. 회사의 평판과 브랜드의 강점은 서로 도움이 된다. PR팀이 아주 중요한 그룹으로서 회사 평판 관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브랜드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영원: B2B 쪽에선 이론과 현실이 다른 것 같다는 질문이 있다. B2B에서는 마케팅 전략이 좋은 기술과 좋은 제품을 이길 수 없는 것 같은데 마케팅 3.0 B2B 마케팅에서 어떠한 함의를 가질 수 있을까?

 

Kotler: 대부분의 교과서들은 사실 컨슈머 마케팅에서 많은 예를 뽑아온다. 그래서 B2B 마케팅이 잘 다뤄지지는 않는다. B2B는 사실 광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한 회사가 다른 비즈니스 회사와 구매를 하는 것이다. B2B 시장은 사실 영업 쪽에서 시작됐다. 마케팅의 역사적인 측면에서 설명을 하면 영업하는 직원들이 마케팅 연구가들의 연구를 필요로 했다. 영업직들은 너무 바쁘기 때문에 스스로 마케팅 연구를 할 시간이 없다. 두 번째로 영업 직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하지 않고도 방문하면 팔 수 있는 가능성 높은 곳을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들은 브로슈어나 광고를 만들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사실 마케팅이란 것은 마케팅 부서가 생기기 전에 영업 부서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 이후에 브랜드 매니저, 세그먼트 매니저가 생겨나고 가격 전문가가 나타났다. 나중에야 마케팅 부서로 독립한 것이다. 마케팅 부서는 영업 부서를 돕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마케팅 부서가 영업 쪽의 호응을 받지 못한다면 회사는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영업 담당 직원들이 더 이상 마케팅 쪽에 돈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세일즈 쪽에 돈을 더 많이 주고 마케팅 부서를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말이다. 마케팅 쪽에서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가 세일즈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러 회사에서 마케팅과 세일즈 사이에 다툼이 있어 왔다. 세일즈 쪽에서는 광고가 마음에 안 든다, 고객들은 광고 싫어한다더라, 왜 돈을 썼느냐. 이런 식이다. 혹은 가격을 왜 이렇게 높게 측정했느냐, 그 가격으로는 도저히 못 팔겠다 등. 마케팅이 현명하다면 먼저 영업 쪽을 설득해서 같이 참여해서 함께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 전에마케팅과 세일즈 간의 전쟁 종식(Ending the War between Sales and Marketing)’이라는 기사를 기고한 바 있다. 나는 어떤 회사에 갈 때, 세일즈 매니저와 한 시간 동안 이야기하고 이와는 별도로 마케팅 매니저와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한다. 그러고 나면 이 둘의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shopper market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마케팅 부서 사람들이 브랜드를 원하게끔 전략을 세운다. 예를 들면 삼성 핸드폰에 대한 구매욕구를 불러일으켜 매장에 가서 삼성 제품을 사게끔 하는 것이 마케팅 부서의 일이다. 그런데 삼성 전화기를 사려고 왔던 사람이 아이폰 혹은 노키아 핸드폰을 사서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세일즈 환경에서 마케팅 부서 사람들이 무시한 점이 쇼퍼 마케팅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가게에 잘 가보지 않는다. 그냥브랜드 선호도를 어떻게 높일까와 같은 문제만 생각한다. 내가 소니 카메라 사려고 작정하고 갔는데 나올 때는 샤프 카메라를 들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구매시점에서 샤프의 디스플레이, 특정 기능, 가격을 직접 매장에서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랜드 매니저들이 마지막 구매 시점 단계, POS(point of sales) 직전에서 선호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놓치고 있다. 이때 상점 직원, 유통 업체 직원이 방해할 수 없게 해야 할 것이다.

 

 

정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