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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비시장 유형과 공략 전략

골드미스, 리얼맘, 新노년여성… ‘진짜지갑’ 손에 든 여성의 친구가 되라

김경자 | 91호 (2011년 10월 Issue 2)








1.
왜 여성 소비자인가?
미래 시장의 핵심 소비자로서 여성 소비자의 위상이 날로 커지고 있다. 소비주체로서 여성의 역할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목받아 왔지만 생산시장과 구매 의사결정 단계에서 증가하는 파워, 그리고 사회적 지지를 바탕으로 한 여성 소비자의 부상은 그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9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여성이 한 해 벌어들인 소득은 13조 달러였는데(Silverstein & Sayre, 2009) 5년 후 이 금액은 18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재 시장에서는 여성이 더 큰 구매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들이 실제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연간 소비시장 규모는 20조 달러에 달하고 앞으로 5년 이내에 28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여성 소비자가 소비하는 금액은 인도와 중국이 소비하는 금액을 합한 것보다 약 2배 정도 많다. (그림 1)

여성의 교육수준 증가와 취업률 증가, 그리고 그로 인한 만혼 경향 등으로 소비시장 잠재력을 키운 여성 소비자집단은 크게자신에게 투자하는 미혼 여성아이를 키우는 기혼 여성육아 등 주부로서의 각종 의무에서 벗어난 노년 여성 등 세 가지로 대별해볼 수 있다.

자신에게 투자하는 골드미스 소비시장에서 우선 두드러지는 여성 소비자 집단은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여성 싱글 집단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여성의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여성의 비율이 과거 15년 동안 33%나 증가해 2000년 들어 3000만 명 정도에 달한다(AASP, 2000). 일본에서도 20대 후반 여성의 미혼율이 과거 15년 동안 30%에서 50%로 증가했다. 영국도 역사상 가장 낮은 결혼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평균 결혼연령은 만 29세다. 30대 여성 미혼율은 20.4%이고 서울의 경우 31.1%로 나타났다. 특히 고학력 전문직이 많이 사는 강남구의 경우 30대 여성 미혼율은 43.5%까지 치솟았다.

리서치 전문업체인 영앤루비캠(Young & Rubicam)에 따르면 미국 도시에 사는 싱글 여성들의 75%가 차량을 소유하고 있고 60%는 자기 소유의 집을 갖고 있다(AASP, 2000). 


파트너가 없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의 확장이 중요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영화 관람과 외식, 스포츠 활동 같은 여가와 오락 부문에 많은 돈을 소비한다. 싱글 여성의 50%는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데 대개 안정지향적으로 저위험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성향을 보인다. 비즈니스 여행을 다니는 인구구성 분포를 따져보더라도 전체의 약 40% 정도는 싱글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고용정보원(2007)에 따르면 대졸 이상 학력에 연봉이 4000만 원 이상인 골드미스라 불리는 미혼여성은 2001 2152명에 불과했지만 2006년 말 기준 27233명에 달하고 있다. 골드미스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법률 분야로 전체 여성취업자 5명 중 1명이 골드미스였다. 이들의 소비생활을 분석한 장현선(2008)에 따르면 골드미스들은 연 평균 3회 정도 해외여행을 다니며 본인 소유의 자동차가 있고 스키와 요가, 골프를 즐기고 있다. 또한 이들은 부동산과 자동차, 여행, 그리고 명품시장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하는 엄마 소비자
- Real Mom 여성 소비자 집단 중 주목을 받아야 할 또 다른 집단은엄마소비자 집단이다. 특히 취업한 엄마 소비자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BCG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자녀를 위해 완벽하게 헌신하던슈퍼맘(Super Mom)’이 지고 보다 현실적인 양립을 추구하는리얼맘(Real Mom)’이 뜨고 있다고 한다. 변화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사회에 살아계신 마지막 엄마세대(70∼80)는 대체로 식민지 시대가 끝나갈 무렵부터 해방 전후에 태어난 세대다.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청소년기나 청년기에 6.25전쟁을 겪었으며 평균 4∼6명의 자녀를 낳아 키우면서 자녀의 교육과 성공을 위해 전념했던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기혼 여성의 취업률이 증가하면서 희생적 엄마상은 지고 새로운 엄마상이 등장한다. 바로 슈퍼맘이다. 슈퍼맘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완벽하게 양립시키는 엄마를 말한다. 사회에서 능력 있는 여성이 대우받기는 하지만 그것은 가정생활을 직장생활만큼 잘한다는 전제하에서였다. 어떤 이유로든 가정생활을 희생하거나 가정을 우선시하지 않는 엄마는, 설령 대기업 CEO가 됐더라도 죄책감을 가져야 했다. 직장을 가지지 않은 엄마라도 집안 경제관리와 가족 관계관리를 총괄하는 ‘CEO이 되거나 아이의 생활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슈퍼 매니저인알파맘이 돼야 했다. 최소한 특별한 소신을 가지고 친환경적인 삶과 교육을 추구하는에코맘’, 아이들의 문화적 욕구와 감성을 채워주는 데 주력하는컬처맘이 돼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한다. 바로 리얼맘이다. 이 집단은 그동안 X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로 각각 불렸던 30∼44세와 18∼29세 사이의 연령층에서 두드러지는 젊은워킹맘을 일컫는다. 이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완벽한 엄마 역할까지 하려는 슈퍼맘과 달리 두 역할을 조화시켜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효율성과 실용주의를 추구한다. 즉 리얼맘은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모두에 가치를 두지만 그것이 꼭 모든 일을 손수 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집단이다.

리얼맘이라는 용어는 원래 육아클럽 사이트나 대중매체 프로그램, 육아 관련 서적 등에서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맘에 대비해 사용되던 단어이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라는 잡지와 광고회사인 JWT 2009 870명의 성인 미국 여성에 대한 질적, 양적 조사를 수행한 후 이처럼 독특한 특성을 지닌 집단(segment)을 발견하고 리얼맘이라고 이름을 붙였다(Miley & Mack, 2009). 리얼맘 집단은 그 이전 세대와 비교해 결혼을 늦게 했고 상대적으로 고학력자다. 취업률은 이전 세대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높고 소득과 자산수준도 훨씬 높다. 이들은 같은 나이의 남성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신의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직업이 자신의 정체성 형성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슈퍼맘처럼 직장을 택할 것이냐, 가정을 지킬 것이냐 하는 식의 양자택일 문제로 고민하지 않는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의 기사에 따르면 리얼맘은 과거 슈퍼맘이 고민하던엄마의 덫(mommy trap)’을 심리적으로 극복해낸 세대다.

BCG에 따르면 미국 내 리얼맘들이 지배하는 소비재 시장의 규모는 약 43000억 달러다(Miley & Mack, 2009). 이는 미국 내 총 소비재 시장 규모 59000억 달러의 약 73% 정도에 해당한다. 이들은 소비자로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위해, 그리고 그들 자신을 위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소비자로서 리얼맘의 파워는 그들의 소비지출액수가 커지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결정권이 커지는 것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자녀의 결혼비용보다 자신의 노후비용을 먼저 걱정하는 엄마들이 리얼맘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엄마상을 가진 이들 집단은 자신과 가족, 자녀를 위한 소비시장에서 그 전과는 상당히 다른 의식과 행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대 여성 노년층 신세대 여성 노년층도 앞으로 무시하지 못할 집단이다. 오늘날의 노인은 예전의 노인과 다른 신세대 노인이다. 미국이나 영국 시장에서도 노인 소비자를 가난하고 소비성향이 낮은 집단으로 보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고등교육을 받은 독립적이고 경제력 있는 잠재 시장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현재 55∼65세 사이의 여성 노인들은 상당수가 인터넷을 이용할 줄 알고 25∼44세 사이의 소비자들보다 두 배 더 저축한다. 실제 자유재량소득 측면에서도 여성 노인들의 소득이 두 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할 것으로 전망되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실버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롭게 등장할 이들 노년층은 상당수가 대학 교육을 받았고 국민연금 외에 개인연금을 수령하게 될 것이며 충분히 신체적으로 건강한 집단이다. 그 이전 부모세대에 비해 자아실현 욕구가 크고 자녀로부터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독립적인 세대다. 따라서 자녀에 대한 지원보다 자신의 노후를 우선적으로 즐기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평균 기대수명인 81세보다 더 오래 살면서 그 어느 단일 집단보다 규모가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요양산업과 기기산업, 정보, 여가, 금융, 한방, 주택, 농업 분야에서 노인시장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실버산업 규모는 2002 12조 원 규모였으나 2010 44조 원을 넘어섰고 2020년에는 14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60세 이상 소비자의 60% 정도는 여성이다. 남성보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6년 정도 길기 때문이다. 또한 노인층에서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남성보다 여성의 구매의사결정권이 크고 여성이 다른 가족원의 대리소비를 하는 경향도 높다. 실버산업시장의 성장에 따라 노인 여성소비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2.
소비를 결정하는 여성의 무의식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묻는다.

 “당신 화장실 가고 싶지 않아?”

 남자는 대꾸한다.

 “아니.”

 이번에 아내가 다시 묻는다.

 “혹시 뭐 마시고 싶지 않아?”

 남편이 다시 대답한다.

 “아니, 괜찮아. 목 안 말라.”

 그 다음부터 아내는 말이 없다. 그리고 집에 다 도착했을 즈음 남편이 아내에게 묻는다.

 “집에 가서 저녁 먹을까? 아니면 먹고 들어갈까?”

 아내가 앞만 보면 대꾸한다.

 “알아서 해.”

 비로소 남편이 아내를 쳐다본다.

 “당신 화났어? ... ?”

                                                       <출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왜 우리는 특별히 여성인 소비자를 주목해야 하는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대화처럼 남녀는 여러 가지로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의사소통 과정에서 여성들은우리 집은 늘 엉망이야라거나모든 사람들은 이건 당연하다고 여겨라는 식의 감정(feeling)에 치우친 표현을 하는 반면 남성들은늘 그런 건 아니지라던가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아라고 사실(fact)을 표현하려고 한다.

소비시장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다를까? 물론 그렇다. 소비는 사람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며 처분하는 과정을 아우르는 단어다. 소비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궁극적인 가치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이다. 사람들에게 존재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만족을 제공하는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생물학적인 성에 따라 다를 뿐 아니라 연령대에 따라 다르고 태어난 지역에 따라 다르며 출신학교에 따라 다르다. 태어난 서열에 따라서도, 종교에 따라서도 각각 달라진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이해하면 왜 여성은 몇 시간씩 쇼핑을 하고도 지치지 않는지, 왜 어제 산 제품에 대해 남자들보다 더 많이 여러 사람에게 떠들어 대는지 알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이 다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다. 즉 여성은 남성과 다른 뇌구조와 호르몬 및 세포 구조를 갖고 있다. 사실 그 차이는 아주 작지만 이 미세한 차이가 아주 많은 부분에서 남녀의 평균을 다르게 만든다. 가령 공격성이나 지배성과 관련된 남자들의 뇌 중추는 여자보다 2.5배나 크다. 반면 언어나 청각중추와 관련된 뇌세포는 여자가 남자보다 10% 정도 더 많다. 또한 진화적 문제에서 유리한 위치를 갖기 위해 여성들은 배우자를 찾을 때 경제적 조건과 긍정적인 사회적 위치, 야망을 가진 배우자를 선호한다. 반면 남성들은 신체적으로 매력이 있고 건강하며 젊은 짝을 선호한다. 지능과 동기, 성격 측면에서의 남녀 차이도 흥미롭다.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수학능력이 우수하고 여성은 언어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남성은 실제적이고 기계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고 여성은 예술과 음악, 드라마, 문학, 사회과학, 자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남성과 여성이 다르게 되는 두 번째 이유는 그 사회의 문화 때문이다. 문화란 오랜 세월 그 사회의 기후와 지형, 산업, 종교 등을 반영해 발전해온 한 사회의 이념적 구성물이다. 문화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규범을 제공한다. 남성과 여성의 문제에서도 문화는 각 성에 적절한 성역할과 규범을 제시한다. 개인은 타고난 성에 따라 그 사회의 규범에 맞게 사회화된다. 여기서 모든 남녀가 각각 다른 게 아니고 남녀의평균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어떤 남성, 가령 어떤 메트로섹슈얼은 여성보다 외모관리나 패션지향성에서 더 여성적인 특성을 보이고 더 여성답게 행동한다. 물론 남성보다 더 남성적인 여성도 있다. 격투기와 폭탄주를 즐기고 밤새워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콘트라섹슈얼을 보라. 이러한 남녀의 동질화 경향은 요즘 가속화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남성과 여성은 아직도 많이 다르다.

이러한 생물학적 차이와 문화적 영향은 소비자의 태도와 소비행동을 지배하는 의식과 무의식을 생성한다. 무의식이란 지각작용과 기억작용이 없는, 이른바 무의적(無意的)인 의식장애의 현상 또는 상태를 말한다. 사실상 소비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의식보다는 무의식이다(Rapaille, 2006). 많은 소비자연구자들은 소비자의 의식보다 무의식 속에 각인(imprinting)돼 있는 어떤 대상이 소비자의 구매행동 또는 소비행동을 더 잘 설명한다고 주장한다. 각인(imprinting)이란 거위나 오리 같은 동물이 태어난 직후 앞에 앉아 있던 대상을 어미처럼 여기고 따라다니며 행동을 흉내 내는 것이다. 라파이유(Rapaille)는 사람들에게도 대개 7세 이전에 인간이 살면서 필요로 하는 많은 기본적인 사물들에 대한 각인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어떤 사물을 처음 대할 때의 기억과 그 느낌을 무의식에 저장하고 이후에 각인과 관련된 단서가 제공되면 무의식에 저장된 느낌에 따라 행동으로 반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가령 어린 시절 쌀이 없어 매일 밥 대신 국수를 먹었던 사람과 어머니가 비 오는 날 별미로 해주시던 맛있는 국수를 먹었던 사람은 국수에 대해 서로 다른 기억과 느낌(무의식)을 가지게 될 것이고 국수에 대한 호불호도 각각 달라질 것이다.


소비자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말로 제대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며 또 말한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실제로 왜 자기가 어떤 상품을 사고 싶은지, 왜 특별한 브랜드에 끌리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무의식이 욕구와 선호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려면 그들에게 말로 물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을 잘 관찰해 보면로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제품을 요구하면서으로는 원하는 다른 제품을 만지작거리고으로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사도록 나를 설득해줄 구원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를 곳곳에서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무의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다. 그러나 주의할 것 한 가지! 무의식은 소비자의 선호와 욕망을 결정하지만 정작 의사결정의 마지막 방아쇠를 당기게 만드는 것은 소비자가의식할 수 있는명분이다. 무의식적인 욕망에 따라 구매를 하게 되면 소비자는 불편함과 죄의식을 느낀다.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명분을 찾을 수 없으면 소비자는 무의식에서 솟구치는 욕망을 자제하려고 애쓴다.

여성 소비자의 무의식은 어린 시절에 처음 접했을 많은 상황이나 자극과 관련돼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생물학적 차이에 의한 것 외에도 태어나자마자 바로 분홍색 옷을 입고 인형을 선물로 받아 가지고 놀던 기억, 상냥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애교를 발달시켜 사람들의 칭찬을 받던 기억이 여성의 무의식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의식의 세계가 성장하면 무의식의 세계는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의식의 영향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 번은 고등교육을 받고 직업적으로 성공한 미혼 여성을 인터뷰했는데 그녀는 분홍색 옷과 레이스 달린 옷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하지만 그 여성은 옷을 잘 차려 입고 곱게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고 나 자신을 위해서였다.

화장하는 게 자신에게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자신감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단정한 옷차림과 화장이 어떻게 그녀에게 자신감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결국 이렇게 답했다.그래야 남들 보기에 꿇리지 않잖아요!” 그녀의 무의식에는 남에게 인정받고 무시당하지 않으려는 욕구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녀의 의식은 타인에 의해 인정받아야만 무너지지 않는 자아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에게 옷이나 화장품을 팔려면 무의식 속에 있는 욕망(다른 사람이 보고 멋있다고 생각할거야)과 그녀가 의식할 수 있는 명분(당신은 이걸 쓸 만한 가치가 있는 멋진 사람이야)을 같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 2)


3.
소비시장에서의 남성과 여성

생물학적 차이와 다른 문화적 영향으로 말미암아 서로 다르게 길러진 남자와 여자는 소비시장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남성 소비자와 여성 소비자의 차이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쇼핑에서 바라는 것: 욕구와 동기 다음커뮤니케이션이 LG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한국인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2009)에 따르면 남성이 인터넷 기사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주제어는자동차’ ‘게임’ ‘IT신제품(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등)’ ‘레저등이고 외식, 식품, 패션 등은 거의 최하위였다. 반면 여성은재벌’ ‘뷰티, 패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트위터, 페이스북 등)’ ‘임신과 육아등을 많이 검색했고 남성이 많이 검색한 자동차와 게임은 거의 순위 밖이었다. 보고서는 뉴스 소비 행태에서 즐거움, 지배, 성취감, 부 등에 대한 남성의 욕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은 외모관리에 대한 욕구와 안정을 추구하려는 욕구,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욕구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여성은 특히 쇼핑 자체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쇼핑은 세상과 자신을 연결해주는 도구이며(Rapaille, 2006) 자아정체성을 확인해주는 수단이다. 그들은 판매대에 있는 모든 상품을 자신의 아바타에 입혀보고 안겨주는 상상을 한다. 판매자의 정중한 환대는 그들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수단이다. , 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어울릴 옷과 장식품, 음식과 가구를 확인하고 이를 아바타에 입혀보고 안겨주는 상상을 하면서 소비재에 부여된 의미를 자신에게 전이시킴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한다.

여성에게 쇼핑경험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아는 유통업체들은 여성들의 시장나들이가 이제 구매(purchasing)에서 쇼핑(shopping)의 시대를 넘어 물건을 사는 일과 재미를 함께 추구하며 즐기는 몰링(malling)으로 가고 있음을 간파하고 있다. 영등포역의 타임스퀘어는 여성 소비자의 이런 트렌드 변화를 겨냥해 기획됐다. 개관 6개월 만에 방문객 4000만 명을 돌파했고 일평균 28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부산의 센텀시티도 개관 7개월 만에 10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았다.


전통사회의 여성은 자신과 가족의 소비를 대행하기 위해 돈을 썼지만 오늘날의 여성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막대한 돈을 쓴다. 자기 자신을 위해 소비(self-gifting)하고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물건을 사는 일은 여성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언더힐(Underhill, 2008)에 의하면 여성이 쇼핑을 통해 얻는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요소는 매우 강하다. 그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상적인 이미지와 연결되는 상품을 원한다. 스스로 선택한 물건에 의해 좀 더 바람직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성은 또한 상품구매를 통해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 하며 제대로 선택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 한다.

매장에서: 의사결정과 쇼핑스타일의 차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산섹터의 주체가 남자라면 소비사회의 주체는 여성이었다. 그러나 생산주체가 이제 더 이상 남성들만의 분야가 아닌 데 비해 소비사회의 주체는 여전히 여성이다. 여성들은 오랫동안 가정에서 소비의 주체로서 구매와 소비의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여성 소비자들이 탁월한 쇼핑기술을 발전시켜 온 것에 대해 보다 더 근원적인 해석을 내리는 이도 있다. 여성의 역할은 선사시대 이래 사냥꾼이 아니라 가정에 남아 풀뿌리나 과실류를 채집하면서 동시에 아이를 돌보는 채집자였기 때문에 쇼핑에 능숙할 수밖에 없는 유전자를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냥과 전쟁에 전문화했던 남성의 쇼핑 스타일에 대해서도 그럴 듯한 설명을 제공한다.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통로에서 더 빨리 움직이고 물건을 구경하는 시간도 더 짧으며 구입할 의사가 없는 물건에는 눈길도 돌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남성들은 대개 원하는 물건이 있는 코너로 사냥을 하듯이 직행한다. 의류코너에서 한 번 옷을 입어봤다면 여성에 비해 그 옷을 구매하는 비율도 훨씬 높다.

실제 언더힐(2008)에 따르면 대형 할인점에서 쇼핑한 여성의 25%가 실제로 물건을 구매한 반면 남성들은 이 비율이 무려 68%에 달했다(그림 3). 이는 여성들의 경우 쇼핑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여성들은 편안하게 쇼핑(shopping purchasing이 아니다!)을 즐기고 상품을 비교하며 판매자에게 질문하고 상품을 시험해본다. 그리고 물건을 사지 않고도 편안하게 아무 죄의식 없이 매장을 나선다. 구매하게 될 때는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신중하게 고려한다. 그래야 쇼핑을 하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도아주 보람 있는 선택을 했다고 자부심을 느끼며 자신을 합리화할 수 있다.

불평하고 칭찬하기: 입소문 내기 입소문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여성, 특히 주부 집단에 초점을 맞춘다. 그 이유는 우선 여성이 남성보다 소비재 구매시장에서 더 큰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바로 여성들의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때문이다. 여성들은 어떤 사실(fact)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둘러싼 전후 사정과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까지를 전달하고 싶어 한다. 여성은 경험한 사실을 객관적으로가 아니라 최대한 드라마틱하게 전달하며 구전 후 상대의 반응을 확인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표시다. 반면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관심과 배려보다는 신뢰와 인정을 원한다. 원하지 않는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는 표시다.

주부 포털 사이트인 아줌마닷컴에서 전국의 30∼50대 주부 23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였던 주부의 83%내가 좋다고 생각한 제품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가?’라는 질문에그렇다고 답했다. 여성이 입소문을 내는 양이나 속도는 남성보다 방대하며 신속하다. 마케팅 전문가 로리모스코위츠 레플러는여성은 자기 친구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브랜드를 추천할 가능성이 남성보다 3배나 높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이야기하기 위해 남성들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상대를 찾아 나선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사용자 중 모든 연령층에서 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림 4)


4.
여성 소비자 - 그들의 유형 분류

남성과 다른 여성 소비자의 특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전 세계의 절반에 이르는 여성 소비자 집단 모두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은 성공하기 어렵다. 각 기업은 여성 소비자의 무의식에 각인된 기업과 제품, 그리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파악하고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집단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소비자를 유형화하는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의 의식과 무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온갖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유형화하는 작업은 초기에는 소득과 연령, 학력, 거주지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령이나 거주지, 학력이 비슷하면 유사한 가치관과 규범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기본적인 요소 외에도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과 태도, 행동 등을 감안해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끼리 묶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소비자 전체를 유형화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많은 연구들은 주부나 미혼 여성, 특정지역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특정제품에 대한 소비행태에 근거해 소비자를 유형화하고 있다         



비교적 다양한 여성 소비자를 포괄적으로 다룬 연구는 홍성태(2006)의 연구다. 그는 10대부터 50대까지의 여성소비자 1000명을 조사한 후 그들의 소비패턴과 생활의식(성역할, 교육관, 환경관, 사회관), 구매습관과 화장습관 및 태도에 따라 조사대상자를자포자기형욕구불만형알뜰소박형안정건실형미시(missy)개성형대세리드형 등 6가지 집단으로 분류했다. 각 집단의 특징은 < 1>과 같다.

홍성태의 연구 외에도 화장품이나 외식, 의류소비를 예측하기 위해 전통적인 AIO(Activity, Interest, Opinion) 문항과 기타 디지털 분야 행동 및 소비습관 등을 기초로 여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류하고 소비자를 유형화한 연구들이 있다. 선정희와 유태순(2003), 홍성태와 박은아(2005), 이상현 외(2005) 등은 여성소비자의 화장품 소비행동을, 한경미와 나경주(2002)는 의류소비행동을, 반주원(2008)은 외식소비행동을 연구하기 위해 여성 소비자를 각각 세분화했다

소비자들은 유형별로 해당 제품에 대해 각각 다른 정도의 관심과 가치를 부여하고 브랜드 태도나 해당 제품에 소비하는 액수, 선호하는 감성 등의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화장품 구매 여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류한 이상현 외(2005)에 따르면 여성소비자는전통실속형웰빙추구형개방형과시형의 네 집단으로 나뉜다. 각 집단의 특징은 <2>와 같다.

소비자를 몇 개의 집단으로 분류하는 연구에서 각 소비자들은 절대적으로 어느 한 집단에 속하기보다 여러 집단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가령 홍성태(2006)의 연구에서 알뜰소박형에 속하는 주부는 자신을 위해서는 매우 알뜰한 소비행태를 보이지만 자녀를 위해서는 명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미시(missy)개성형에 속한 미혼 여성도 결혼 후에는 알뜰소박형으로 바뀔 수 있다. 소비자를 유형화하는 목적은 어느 한 소비자의 소속집단을 예측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해당 집단의 특성을 보이는 집단이 어느 정도 규모로 존재하는가를 파악하고 그 집단의 특성에 맞게 상품을 기획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가령 여성 소비자 중에서도 전형적인 여성성과는 거리가 먼 콘트라섹슈얼 집단을 보자. 콘트라섹슈얼은 결혼이나 육아에 중점을 두는 전통적인 여성상보다는 사회적 성공과 고소득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20∼30대 여성상을 일컫는 용어다. 이들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돈을 많이 벌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삼는다. 둘째, 30대 중반까지는 결혼이나 자녀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사회활동에 전념한다. 셋째, 섹스나 데이트를 즐기면서도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남녀 관계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 이들은 소비를 통해 여성성을 부각시키기보다 자신들의 사회적 성공과 지위, 그로 인해 얻게 된 파워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버튼 스노보드(Burton Snowboard)사는 이 사실을 재빠르게 인식한 기업 중의 하나다. 이 회사는 예전에 스포츠 의류 분야에서 스몰 사이즈로 나온 남성(boy)용 의류를 입던 여성 소비자들을 위해 고품질 여성용 의류와 스키용 기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성 모델의 사진은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게 찍어서 모델이 좀 더 강인한 인상을 보일 수 있도록 했다.

이와는 달리 남성들의 소비영역으로 들어와 남성용품을 소비하면서도 여전히 여성다움을 지키려는 집단도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면서도 핑크색 자동차를 찾고, 시뮬레이션 게임에 빠져 살면서도 핑크색 노트북을 찾는 여성이 그들이다. 사실 컴퓨터나 하이테크 제품도 더 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도 여성 고객을 위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전자제품 구매의 75%는 여성이 관여한다는 보고도 있다. 소니와 도시바, 그리고 삼성전자는 다양한 파스텔 컬러로 더욱 로맨틱해진 노트북 시리즈를 만들어 노트북을 기계에서 일종의 패션용품으로 변화시켰다. 스즈키 자동차는 경제적으로 자립할 능력이 있는 인도 여성들을 위해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자주색과 푸른색, 그리고 반짝이는 올리브색 등 여덟 가지 색상으로 된 젠 에스틸로(Zen Estilo)라는 자동차를 출시했다.


5.
여성 소비시장의 키워드

여성 소비시장의 잠재력을 이해했다면 그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키워드를 발굴해보자. 지금까지 말한 여성 소비자의 생물학적·사회적 특성을 정리하면 몇 개의 중요한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다. 물론 여성 소비자의 연령과 그들에게 건네고자 하는 제품에 따라, 그리고 그 제품 부류(class)에 따라 키워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는 달라질 수 있다.

첫째, 노예가 아닌 친구가 되라. 소비자가 중요하고 소비자를 존중하겠다는 의미에서 고객은 왕이라는 기치를 내거는 기업이 많다. 그렇게 되면 기업이나 종업원은 노예가 된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여성들은 타인을 지배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존중받기보다 관심과 이해를 먼저 원한다. 노예는 복종하지만 주인을 이해하거나 배려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는 노예보다는 친구를 원할 것이다. 여성 소비자와 친해질 다양한 방법을 물색하라. 다양한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이야기와 의견을 듣고 그들과 같이 즐겨라.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굳건한 친밀감은 항상 기술적 우위보다 중요하다. 주부들에게 육아정보와 교육정보, 요리정보까지 제공하면서 엄마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남양유업의남양아이사이트나 주부들이 모여 자유롭게 정보를 나눌 수 있는 테마별 게시판을 제공하고 그들과 설정된 관계를 기반으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아줌마닷컴이 그 좋은 예다.

둘째,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라. 여성들의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달라진 현상 중 하나가 가족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소비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고소득 전문직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많아졌고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여성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기꺼이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자녀와 남편이 아닌 자신에게도 투자할 줄 아는 중년여성을 일컫는 ‘NOW(New Older Women)’족도 등장했다. 화장품이나 패션용품, 취미용품을 넘어 자기계발과 여행상품, 금융, 주택상품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위한 투자 범위는 앞으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다양한 성취를 이루고 그 대가로 기특한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self-gifting’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여성 소비자에게 그들이 어떤 면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고 그에 상응하는 선물을 다양하게 준비하라



P&G(Proctor & Gamble)는 수십 년 동안 집안을 쓸고 닦고 요리를 하느라 쉴 틈 없는 주부들에게 그저 그런
제품을 팔면서도 오랜 세월 잘 버텨왔다. 그러다가 매서드(Method)가 이국적인 향을 첨가한 주방용 세제를 예쁜 병에 담아 팔기 시작하면서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Target) 내 매장 자리를 매서드에 양보해야 했다. 주부들은 집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멋진 디자인에 담긴 향기 나는 주방세제라는 작은 사치품을 통해 자신과 자신의 일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로레알(L’oreal)은 성취지향적인 미국 여성들이 유혹과 아름다움, 섹시함을 추구하면서도 그러한 요소를 불안함과 위험과 같은 맥락에서 인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로레알은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면서 유혹적인 머릿결을 만들어줄 샴푸를 사도록 만드는 것보다 마음 놓고 당당하게 소중한 자신을 위한 합당한 선물로서 샴푸를 사게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로레알의 유명한 슬로건나는 소중하니까요(I’m worth it)”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셋째, 여성 소비자의 일인다역을 지원하라. 슈퍼맘이든 리얼맘이든 오늘날 우리나라 여성들은 그 누구보다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멀티태스킹의 대가다. 쇼핑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회계사여야 하고 자녀의 교사여야 하며 영양사여야 하고 동시에 상담사여야 하며 전통문화 해설사이자 축구코치 역할도 해야 한다. 남편을 위해 패션 코디네이터 역할도 해야 하고 인테리어 장식도 할 수 있어야 하며 가끔은 간호사나 의사도 돼야 한다. 다양한 업무로 늘 복잡한 그물망 사고를 해야 하는 여성 소비자에게 짧은 시간이라도 허락해줄 수 있는 제품은 크게 환영받을 것이다.

한경희 스팀청소기는 대부분의 주부들이 가장 귀찮고 하기 싫은 일로 간주하던 청소를 대신해주면서도 주부들이 원하던 청결의 표준을 충족시켜주는 스팀청소기로 주부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 청소기는 주부들의 신체적 노력을 줄여주고 불완전한 청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스트레스도 줄여준다. 일하는 바쁜 여성 소비자의 시간을 절약해주든, 혹은 노동력이나 정신노동을 절약해주든, 소비자에게 쉴 틈을 주는 제품, 즉석음식이나 배달서비스, 다양한 가사노동 대체서비스, 자녀양육을 돕는 안심제품들은 앞으로도 계속 여성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넷째, 참여시켜 함께 브랜드를 키우라. 여성의 무의식에는 기본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양육하는 데서 보람을 찾도록 하는 유전자가 자리 잡고 있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거나 무력한 존재를 키워 성장하게 만드는 일은 많은 여성들의 기쁨이다. 특히 여성용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는 여성이 동참해야 한다. 여성용 화장품을 남자가 발라보면서 시험하거나 여성용 속옷을 마네킹에 입혀보면서 남자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어떻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겠는가? 가구 디자인이나 아파트 설계, 자동차 디자인에 여성을 참여시키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이 사용할 휴대폰이나 컴퓨터, 여성용 화장품, 여성을 위한 각종 서비스 개발에는 여성의 참여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 오늘날에는 서비스나 상품기획은 물론 디자인이나 영화 스토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소비자와 함께 성장한다. 브랜드 양육에 참여한 소비자라면 소비자들은 제품 기획과 홍보, 사용의 모든 영역에서 브랜드를 관리하는 데 자발적으로 헌신할 것이다. 오토바이 판매회사인 할리데이비슨은 50개 국 55만 명 규모에 이르는 HOG(Harley Owners Group)를 운영한다. 이들은 매년 오토바이 랠리에 참가하고 여러 가지 캠페인을 함께 전개하면서 고객과 기업 간의 결속을 강화하고 할리데이비슨의 전통과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다섯째, 어떤 경우든 스타일은 포기하지 말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 발굴업체인 트렌드워치닷컴에 따르면 모든 소비자는 결국 외모를 개선하고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돈을 쓴다. 적어도 여성 소비자의 경우에는 이 말이 진실이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외모를 개선하고자 하는 열망은 인간이 아닌 짝짓기를 하는 모든 동물에게조차 공통된 특성이다. 지위 과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과시하고자 하는 지위(status)는 경제적인 부()나 권력일 수도 있고 세련된 취향일 수도 있으며 아름다움이거나 선량한 성격일 수도 있다. 외모 개선과 지위 과시의 모든 측면에는 스타일에 대한 고려가 포함된다. 특히 제품 간의 성능차이가 심하지 않은 소비재 분야에서는 디자인이 곧 기능이다.

불행하게도 좋은 스타일에 대한 기준은 각기 다르다. 아이폰과 갤럭시폰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각각이듯이멋짐세련됨의 기준을 정해 하나의 좋은 스타일로 소비자의 안목을 사로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입으로는 명분을 말하면서도 무의식이 요구하는 그 스타일, 그것이 모양이든 색이든 냄새든 질감이든 그 스타일을 향해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민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소비자가 말로 원하는 스타일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소비자가 눈으로 원하는 스타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경자 가톨릭대학교 소비자학 교수 kimkj@catholic.ac.kr

 

필자는 서울대 소비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어바나 샴페인에서 소비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비자 트렌드, 소비자 조사, 고객 서비스 분야 전문가다. 특히 다양한 정성조사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생활과 니즈를 이해하고 이를 상품기획이나 프로모션, 고객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방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 <소비자와 시장> <소비자트렌드와 시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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