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tech Marketing Group 실전 솔루션
편집자주
DBR이 하이테크 마케팅 그룹(HMG, 회장: 성균관대 경영대학 한상만 교수) 전문가들의 기고를 연재합니다. HMG는 세계적인 연구 업적을 내고 있는 하이테크 마케팅 분야의 학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새로운 경영 지식을 창출하고 교류하기 위해 결성한 모임입니다. 한국의 MIT 미디어랩(Media Lab)을 지향하는 HMG는 DBR 기고를 통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전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나이키(Nike)는 달리기(GPS running club), 실내 운동(Training club), 주요 도시 소개(True city) 등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 앱(App·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런데 나이키의 제품을 직접 소개하는 앱은 없다. 왜 그럴까?
나이키의 목적은 따로 있다. 나이키는 이러한 앱을 통해 현재 고객 또는 잠재 고객과 소통을 하며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식당, 주점, 문화시설 등 고객 동선 정보, 운동 종류, 운동 시간대, 총 운동량 등과 같은 다양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확보하는 것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보다 개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적절한 가격과 판매 경로를 설정해 맞춤형 판촉 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나이키와 같이 최종 고객과 직접 접점이 없는 회사에는 마케팅 활동을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고객 정보를 확보하는 별도의 수단이 긴요하다.
나이키의 사례처럼 자사 상품과 간접적으로 관련된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와 매출, 이익을 늘리기 위한 간접적인 고객 접촉은 인터넷 등 뉴미디어가 등장하기 전에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타이어 제조회사인 미쉐린(Michelin)은 자동차 사용을 늘려 타이어 소모를 촉진시키기 위해 여행용 지도를 제작해 판매했다. 또 주요 식당을 등급화해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개인 단위의 접촉 수준까지는 내려가지 못하고 매스 마케팅 수준에 머물렀다.
모바일 인터넷의 등장은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 즉 기업이 스마트폰 앱, 모바일 웹 등을 활용해 개인 수준에서 고객과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기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느냐의 차이가 기업의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객과 직접적인 접촉이 제한적인 대부분의 소비재 제조업체와 직접 접촉은 있으나 고객의 사용 및 결제 정보를 개인적으로 식별해 자동적으로 저장하기가 어려운 요식업, 극장, 놀이동산 등 서비스업체에 있어 그 영향의 정도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유선 인터넷의 등장은 e메일과 웹사이트를 활용해 기업이 시공간의 제약을 적게 받으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양적으로 늘렸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휴대기기를 이용한 SNS(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사회연결망 서비스) 등 모바일 인터넷의 대두는 기업과 고객 간 접촉의 양과 질 모두를 혁신적으로 늘렸다. 모바일 인터넷은 와이파이(Wifi) 또는 무선 전화망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사용자와의 소통이 즉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사용자의 위치 정보, 특히 사용자가 특정 시간대에 어느 장소에 있었는지와 같은 아주 세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화된 판촉 등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나이키 ‘True city’ 사례
나이키는 유럽 주요 6개 도시를 소개하는 ‘도시 안내’ 앱을 출시했다. 나이키는 이 앱에서 젊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좋아하는 식당, 주점, 전시, 공연, 쇼핑 등 지역 정보를 올리도록 유도하고 등록된 내용을 앱과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사용자와 공유하도록 했다. 이 앱은 2010년 2월 서비스 시작 후 첫 달에만 구글(Google) 검색 횟수 130만 건을 올렸고 아이튠즈(iTunes)에서 앱 다운로드 횟수 14만 건을 기록해 유럽 지역 아이튠즈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나이키는 이 앱 출시 초기에는 지역별 트렌드세터(trend setter)인 나이키 인사이더(Nike Insider)를 통해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하는 정보를 등록하게 했다. 특히 도시 곳곳에 QR 코드와 비슷한 geo tagging을 활용, 이를 스캔한 사용자에게 VIP 행사 소식 및 미공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한 사용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나이키 ‘True City’ |
나이키 ‘geo tagging’ |
폭스바겐(Volkswagen) ‘Real Racing GTI 2010’ 사례
폭스바겐은 북미 시장 소비자를 대상으로 자사 차종인 골프(Golf) 차량 중 엔진 출력이 큰 GTI 모델의 홍보를 위해 자동차 경주 오락을 앱으로 제공했다. 이 회사는 골프 GTI를 잠재적으로 구매할 소비자층과 기술에 민감한 아이폰 사용자 간 겹치는 부분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 아이폰 사용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폭스바겐이 제공하는 게임은 혼자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웹으로 연결해 다른 사용자와 기록을 비교한 순위도 볼 수 있다. 홍보 기간 중에는 특별 제작한 한정판 골프 GTI를 경품으로 걸고 게임을 많이 하면 할수록 당첨 확률을 높임으로써 고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 앱은 최초 북미 시장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무려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36개 국에서 무료 앱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고객의 판매장 방문 시 운전 신청 및 판매 책자 요청이 무려 8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폭스바겐 ‘Real Racing’
디아지오(Diageo)는 많은 사람들이 “나 어제 저녁 어디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어”라고 자신의 무용담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디아지오는 자사의 보드카 브랜드인 스미르노프(Smirnoff)와 관련한 고객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모으기 위해 2010년 16개 국 팬을 대상으로 본인이 거주하는 도시의 최고의 밤 문화를 찾는 캠페인을 열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팬들에게는 다른 도시의 밤 문화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캠페인의 파티 동영상은 유튜브(YouTube)에, 사진은 플리커(Flickr)에 게시했고 이후 트위터를 통해 토론과 투표를 실시해 최고의 파티를 선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2011년에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9월 현재 미국 약 95만 명, 영국 약 66만 명, 브라질 약 100만 명이 ‘좋아요’를 표시하며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스미르노프 ‘Global Nightlife Exchange’
전략적 고객접촉을 위한 뉴미디어 활용법
여러분의 회사가 현재 뉴미디어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고객을 접촉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사용자 입장에서 접촉 방법이 쉽고, 재미있고, 유용하다고 여겨지는지, 둘째, 사용자의 경험을 다양한 방법으로 게시하고 있으며 그 내용이 사용자 간에 공유 및 전파가 되고 있는지, 셋째, 타깃 사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매체를 중심으로 이들을 접촉하고 있으며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다른 매체와도 유기적인 연결이 되는지다.
기술 마케팅 관련 전문 조사 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는 성공적인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한 다음의 세 가지 고려 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접촉 방법의 접근성이다. 국내의 경우 웹 사용은 일반화됐고 모바일 웹 및 스마트폰 앱에 대한 접근성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둘째, 사용자 대면(user interface·UI) 방식으로 시각적으로 산뜻하게 보이는 미적인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행동을 빠른 시간 내에 적은 클릭 및 터치로 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 된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이 세 가지 기준을 활용해 2008년부터 미국의 주요 산업 및 주요 기업의 고객 경험 지수(CE index)를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기준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제공하고 있는 고객 경험이 얼마나 독창적인가’를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에서 폭스바겐의 Real racing GTI와 비슷한 Veloster 앱을 제공하고 있지만 처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 폭스바겐에 비해 신선한 정도가 떨어져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독창적인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회사 중심의 시각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스미르노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타깃 고객의 주요 관심사가 무엇인가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모바일 인터넷은 웹, 블로그, 커뮤니티와 같은 전통적 수단 이외에 활용 가능한 새로운 미디어를 등장시켰다. 약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사용자 간의 정보 전파에 유용한 트위터, 보다 유대 관계가 강한 친구들 간의 정보 공유에 유용한 페이스북, 동영상을 저장하고 공유하는 유튜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플리커, 피카사(Picassa)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고객의 다양한 경험 및 정보가 쉽게 게시가 되고 간편한 방법으로 공유 및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활용이 필수적이다. 또한 나이키의 geo tagging 활용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스포츠, 문화 행사 등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결합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연결 고리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때는 더 많은 타깃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나이키는 유럽 6개 대도시의 행사 참석자 중 상당수가 이미 아이폰(iPhone) 사용자였기 때문에 아이폰 앱을 적극 활용했다. 폭스바겐은 기술에 민감한 성향을 보이는 골프 GTI 구매고객과 아이폰 사용자 간의 교집합이 크다고 판단해 역시 아이폰 앱을 중심으로 고객 접촉 활동을 이끌어나갔다. 스미르노프는 캠페인 첫해에는 웹을 중심으로 유튜브와 플리커를 부가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잇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타깃 소비자에 적합한 매체를 마케팅 활동의 중심에 두기 위해서는 잠재력이 큰 Google+, 애완 동물 SNS인 Frank Pet과 같은 새로운 SNS의 등장 및 확산 추이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장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janglee@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ESSEC 경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HEC 경영대학원 조교수 등을 거쳐 고려대 경영대학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연구재단 SSK ‘인터넷 소비문화’ 연구단 소속이다. 주 연구 분야는 소셜 네트워크, 고객 평생 가치, 로열티 프로그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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