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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tech Marketing Group 실전 솔루션

소셜 커머스, 스마트 프라이싱을 만나다

이장혁 | 77호 (2011년 3월 Issue 2)

 

편집자주 DBR이 하이테크 마케팅 그룹(HMG, 회장: 성균관대 경영대학 한상만 교수) 전문가들의 기고를 연재합니다. HMG는 세계적인 연구 업적을 내고 있는 하이테크 마케팅 분야의 학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새로운 경영 지식을 창출하고 교류하기 위해 결성한 모임입니다. 한국의 MIT 미디어랩(Media Lab)을 지향하는 HMG DBR 기고를 통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전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정부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물가를 억제하고 있다. 정부가 고삐를 죄면 죌수록 기업은 기발한 방법으로 적절한 가격을 책정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 방법을 고민하게 마련이다. 1970∼1980년대 정부가 자장면, 라면 등을 물가 관리 집중 품목으로 지정하자, 많은 기업들은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용물의 양만 줄여 적정 이익을 보장했다. 이는 매우 고전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유선, 무선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통신 수단의 확산은 기업의 고전적인 가격 책정 방식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왔다.

가격이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변동비, 고정비, 판매량 등 다른 변수와 비교해보면 차이는 더 현격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의 자그모한 라주, 존 장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고정비용을 1% 절감할 때 기업의 수익성은 평균 2.45% 상승하고, 판매량이 1% 증가하면 수익성은 3.28% 오른다. 변동비용을 1% 절감하면 수익성은 6.52% 증가한다. 하지만 가격을 1% 높이면 수익성은 무려 10.29%나 상승한다.(그림1) 가격 변동이 미치는 영향은 산업별로도 큰 차이가 있다. 산업 표준에 따라 업계를 8개 산업으로 나눌 때, 도소매업과 같은 유통산업에서 특히 가격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그림2)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대부분의 기업은 가격 책정에 소극적일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21세기에도 왜 비용 가산법, 경쟁 기반법, 소비자 지각 가치법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만 선호할까. 생산 비용에 적정 이윤을 더해 가격을 정하는 비용 가산 책정법은 적용 방식이 간단하고, 소비자가 보기에 공정해 보이는데다, 재무적 안전성까지 제공한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공기업의 사용 빈도는 압도적이다.

그러나 비용 가산 책정법의 3가지 장점 중 어느 하나도 이의 사용을 정당화해주지는 않는다. 첫째, 간단한 방법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제품들의 경우 생산자들조차 정확히 원가를 계산하기 어려워한다. 또 많은 소비자들은 제품 원가를 정확히 파악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제품이 제공하는 편익(benefit)에 더 관심을 갖는다.1 특히 낮은 가격은 기능과 관계없이 상징적 편익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제조 원가가 낮다고 해서 무조건 낮게 가격을 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스카프, 지갑, 만년필과 남이 알아 보기 쉬운 의류, 시계, 가방, 자동차와 같은 상품은 남들이 알아 주는 가격 수준이 곧 그 제품의 가치를 반영한다. 제조 원가가 낮다고 제품 가격 또한 낮게 책정할 필요가 없는 상품들이다.

둘째, 소비자들이 가격에 적용하는공정함의 기준은 생산자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대 이론으로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공동 연구자들의 연구에 따르면2 이들의 조사에 응한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공정함은 기업이 정당한 이윤을 포기하는 일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동시에혁신과 효율성 제고로 인한 것이 아닌, 투입 원가 절감으로 인한 비용 절감분은 소비자들에게 귀착돼야 한다고 답했다. 즉 국제 원유가격이 하락하면 주유소의 휘발유 값도 하락해야 마땅하지만, 어떤 기업이 정제 비용을 낮추면서 옥탄가를 높이는 고급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면 원가 하락에 연동해 가격을 내리지 않거나 심지어 가격을 올려도 된다고 답한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즉 소비자는 절대 투입 비용에 대한 공정성보다 최종 결과물이 제공하는 가치의 공정성에 더 큰 무게를 둔다. 이는 곧 비용 가산법이 소비자에게 공정함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셋째, 비용 가산법이 재무 안정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 특히 책정된 가격이 생산 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낮을 때 문제가 생긴다. 제품 원가는 판매량과 상관이 있다. 즉 고정 비용은 판매량에 따라 제품당 비용이 달라지는데, 많은 판매 담당자들은 목표 판매량을 너무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실제 판매량이 목표 판매량보다 작으면 제품의 원가는 높아지고 판매 수익은 줄어 심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비용 가산법이 주는 재무 안정성 또한 목표 판매량 대비 실제 판매량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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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혁

    이장혁janglee@korea.ac.kr

    (현)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삼성전자 구주 총괄 시니어 애널리스트(senior analyst), 프랑스 HEC 경영대학원 조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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