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sung Dual View Camera: A Customer-Driving Marketing Strategy

“고객의 눈에 딱 맞췄다” 듀얼 뷰 100만대 신화

66호 (2010년 10월 Issue 1)

 
카메라는 소니, 캐논, 니콘 등 일본 기업들이 한국 기업보다 앞서 있다고 여겨지는 분야다. 삼성은 LCD TV를 비롯해 반도체, 휴대전화에서는 굳건히 선도 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카메라 분야에서는 일본 기업에 뒤처졌다. 지난해 삼성의 카메라 세계시장 점유율은 11.3%로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는 캐논, 소니에 이어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주로 저가(低價) 제품을 대량 판매했고,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대표 상품이 없었다. 삼성 카메라는 일본의 경쟁 기업들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삼성 카메라의 주요 고객들은 전자제품 매장에서 중저가(non-premium)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졌다. 삼성 카메라는 최고와 최초를 좋아하는 삼성이란 브랜드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카메라는 전자산업의 가치사슬에서 콘텐츠 생성이라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들어 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자산업에서 카메라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정보 처리(반도체), 저장(플래시 메모리), 재생(LCD 모니터), 전달(휴대전화)이라는 가치사슬에서 카메라를 활용해 콘텐츠를 생성하는 게 첫 단계다. 반도체, 메모리, LCD, 휴대전화 등 전자산업의 핵심 업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이 이들 업종에 비해 카메라에 신경을 덜 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카메라 사업이 전자산업 생태계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하는 첫 단계로 점차 중요해짐에 따라 삼성에서는 2008년부터 카메라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방산업체인 삼성테크윈에 소속돼 있던 카메라 사업부를 지난해 2월 삼성디지털이미징으로 분사시켰다. 올해 4월,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삼성전자의 디지털이미징사업부로 정식 편입됐다. 이는 삼성이 카메라 사업을 비롯한 광학기기 사업을 TV, 휴대전화에 버금가는 삼성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현재 삼성의 카메라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박상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사장이다. 박 사장은 2008년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사업부장(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2008년부터 삼성의 카메라 사업을 이끌고 있다. 197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박 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실장, 삼성전자 무선전략마케팅 팀장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박 사장은 삼성이 카메라 부문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이기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삼성 카메라에 대한 고객들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캐논과 니콘은 세계적으로 화상 품질의 명성이 자자하고, 소니는 화려한 신기술을 접목하면서 명성을 얻은 반면, 삼성 카메라는 저가라는 이미지 외에는 딱히 특징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박 사장은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이 이미 많이 앞서 있는 아날로그 광학기술로 승부를 내기보다는 다양한 전자사업 분야를 갖춘 삼성이 잘 할 수 있는 다른 기기와의 연결, 즉 디지털 융합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편리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내놓으면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박 사장은 삼성 카메라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소비자의 마음에 쏙 드는 글로벌 히트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는 ‘콜럼부스 프로젝트’라고 명명됐다.
 
경쟁사인 일본의 캐논, 니콘은 모델 당 200만∼300만 대씩 팔린 글로벌 히트 제품이 있었지만 삼성 카메라의 기존 라인업에는 없었다. 삼성이 글로벌 히트 제품을 내놓겠다는 목표로 2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선보인 것이 바로 삼성 ‘듀얼 뷰(Dual View) 카메라’다. 국내에서는 ‘한효주 카메라’ 혹은 ‘셀카 카메라’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셀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카메라 뒷면은 물론 앞면에 1.5인치 LCD를 장착한 ‘듀얼 뷰 카메라’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대 이상 팔렸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규모가 휴대전화의 10분의 1인 점을 감안하면 휴대전화 1000만 대 판매와 맞먹는 성과다.
 
삼성의 ‘듀얼 뷰 카메라’는 기술, 기계 중심의 상품 개발에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중심으로 한 상품개발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듀얼 뷰 카메라의 성공으로 전 세계 글로벌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10.8%에서 지난해 12%까지 올라갔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임직원들과의 심층 인터뷰와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삼성 듀얼 뷰 카메라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차별화를 위한 핵심 아이디어, 듀얼 뷰
2008년 초, 글로벌 히트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콜럼부스 프로젝트’에 착수한 삼성디지털이미징사업부 상품기획 그룹은 삼성 카메라가 경쟁업체인 캐논, 소니, 니콘보다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처음엔 품질을 의심했다. 하지만 더 고민해보니 근본적인 문제는 새롭고 참신한 제품이 없다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경쟁사들은 소비자가 갖고 싶은 카메라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 반면 삼성의 카메라는 평범했다. 고민 끝에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진정 어떤 카메라를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필요했다. 우선 심층적인 시장 조사를 위해 중점 타깃 지역을 선정했다. 과거 데이터를 뽑아서 분석해보니 미국시장에 포커스를 맞춰 성공하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할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프로젝트 팀은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소비자들이 기존 카메라에 갖는 불만은 무엇인지, 갖고 싶은 카메라의 기능은 무엇인지 치밀하게 조사했다.
 
삼성전자는 2006년 실리콘밸리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PIT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PIT는 Product Innovation Team of Global Marketing Opera-tion의 약자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는 글로벌 히트 작품을 만들기 위해 PIT와 처음부터 일을 함께 진행했다. PIT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공학 기술자, 소비자 조사 전문가, 디자이너, 마케터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콘셉트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카메라 분야의 전문가들끼리만 모여서 카메라 제품 콘셉트를 진행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변화였다.
 
콜롬부스 프로젝트 팀은 미국 내 전문적인 시장조사 기관을 선정해 온라인 정성조사, FGD(Focused Group Discussion)조사 등 200회 이상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차별화 콘셉트를 발굴하려고 노력했다. 조사 결과, 삼성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이가 어릴수록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카메라는 보수적인 전자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디지털 기기가 넘쳐나고 있지만 아날로그적 요소가 강하게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제품군이다. 이 때문에 기성 세대는 캐논, 니콘 등 전통적 선도 기업을 선호했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삼성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고 신제품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을 타깃으로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젊은 층에 어필하기 위한 카메라 콘셉트로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 중 프로젝트 팀이 핵심 콘셉트로 뽑아낸 것이 듀얼 뷰(Dual View)와 와이 파이(Wi-fi)다.
 
프로젝트 팀은 카메라로 소비자들이 무엇을 가장 많이 찍는지 조사해보니 의외로 자기 자신의 모습, 즉 ‘셀프 카메라(셀카)’를 많이 찍는다는 분석 결과에 주목했다. 소비자들은 풍경보다 자기 자신을 더욱 많이 찍는데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카메라로는 셀카를 찍는 게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듀얼 뷰다. 앞쪽에 아예 LCD 창을 하나 더 달아서 셀카를 자유자재로 찍을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와이 파이는 전 세계적으로 무선에 대한 잠재 니즈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소비자들은 사진을 찍은 뒤 앨범에 넣어 보관했지만 지금은 사진을 찍고 난 후에 바로 블로그 등 웹에 올려 공유한다. 이런 트렌드를 감안, 카메라에 무선 기능을 탑재해 와이 파이 존에서 웹으로 바로 사진 전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황충현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디지털 시대에 와서 사람들의 습관이 달라졌다. 필름 시대에 셀카는 많지 않았다. 이때는 대부분 앨범에 저장하기 위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인터넷 시대에 소비자들은 자기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특히 우리가 주력 타깃으로 잡은 젊은 세대들이 갖고 싶은 카메라의 기능을 요약해보니 셀카와 와이 파이였다. 그래서 이 둘을 신제품의 핵심 콘셉트로 정했다”고 말했다.
 
NCD프로세스에 충실하다
콜롬부스 프로젝트 팀은 ‘듀얼 뷰 카메라’의 성공 요인으로 NCD(New Concept Development) 프로세스에 충실한 점을 든다. NCD 프로세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발굴한 혁신 콘셉트를 상품화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NCD 프로세스는 매우 단순하고 상품 기획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교과서적인 내용이지만 일관된 하나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매 단계를 거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각각의 단계마다 여러 부서들과 협업을 해야 하며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콜롬부스 프로젝트 팀의 NCD 프로세스는 크게 다섯 가지 단계로 진행됐다. 첫째, Planning 단계. 조사를 설계하고 이를 수행할 조사 에이전시를 선정했다. 둘째, Understand 단계에서는 온라인, FGD 정성조사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했다. 셋째, Concept Ideation 단계로 차별화된 테마를 선별해 실제 디자인을 스케치해보고, 콘셉트 및 디자인 방향을 설정했다. 넷째, Concept Development 단계에서는 강조할 콘셉트를 확정하고, 마지막 Concept Finalization에서는 실제 상품에 반영될 아이디어들만 최종적으로 채택했다.
 
NCD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러 부서들 간의 소통이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PIT, 상품기획 외에 삼성전자 내 글로벌 마케팅 조직인 GMO, 유저인터페이스(UI) 부서도 참여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프로젝트 팀은 콘셉트를 개발하면서 외부의 다양한 집단들과 자주 워크숍을 열었다. 그 과정에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혁신적 아이디어인 듀얼 카메라 콘셉트가 나왔다.
 
듀얼 뷰와 와이 파이라는 핵심 콘셉트를 확정한 후에는 엔지니어들을 이해시키는 작업이 중요했다. 일반적으로 제품 개발을 하기 전에 시제품을 만드는 선행 개발을 한다. 이때, 기술 개발자들이 ‘기술적으로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실패 확률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마인드를 ‘어렵지만 해보겠다’고 바꿔주는 게 중요하다. 작은 LCD 화면을 앞면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엔지니어들은 디자인 측면에서 아름답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프로젝트 팀은 시장 논리를 들어 엔지니어들을 설득했다. 시장 상황으로 당위성을 설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설득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소비자 조사를 해보니 소비자들은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고, 이런 기능이 있는 걸 좋아한다는 식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황 상무는 “최고가 된다는 것은 최고의 제품을 누구보다도 먼저 선보이는 것이다. ‘월드 퍼스트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시장에서의 현재 우리 위치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특히 시장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큰 자극이자 도전이다. 프로젝트 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는 소통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부서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다른 부서와 회식을 하도록 하고 있다. 1년이면 12부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확실한 목표 고객군을 공략하다
박상진 사장은 삼성의 카메라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시장세분화(Segmen-tation), 타깃팅(Targeting), 브랜드 포지셔닝(Positioning) 등 STP부터 새롭게 정립했다. 세그멘테이션을 6개군 17개 세부단위로 나눠 각각의 단위에 맞는 소비자들이 선호할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6개군은 Essential(프리미엄 제품이 아닌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군), Plus One(일반적인 카메라에 디자인, 사용 편의성 등 눈에 띄는 특징을 한두 개 더 보유한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군), Wannabe(전문가가 되고 싶어하는, 비교적 카메라에 대해 잘 알고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고객군), Expertise(전문가 고객군), Style(남보다 좋은 카메라를 갖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제품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고객군), Share(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걸 좋아하고, 유·무선 기능을 중시하는 고객군)다.
 
듀얼 뷰 카메라의 핵심 고객층으로 설정한 집단은 6개군 중 ‘Style’로 Style 고객군을 다시 세부적으로 쪼갠 ‘Style Basic’, ‘Style Feature’, ‘Style Prestige’ 중에서도 가장 상위군인 ‘Style Prestige’다. 듀얼 뷰 카메라의 핵심 콘셉트인 듀얼 액정과 사진 공유에 편리한 와이 파이 기능이 이들의 특징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타깃군으로 설정한 Style Prestige에 속하는 고객들의 특징은 이렇다. 이들은 25∼34세 사이의 기혼 여성으로 화이트 컬러, 전문직, 관리직에 종사하면서 월 평균 수입은 3600달러 이상이다. 듀얼 뷰 카메라의 두 가지 모델 발매 당시, 미국 내 소매가격은 각각 349달러와 299달러로 프리미엄 급의 가격이었다. 이를 기꺼이 지불할 수 있을 만한 경제력을 지녔는지가 중요했다. 또 이들은 남보다 좋은 카메라를 갖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DSLR처럼 조작이 어려운 카메라보다는 조작이 편리해서 카메라에 탑재된 모든 기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를 원한다. 제품 디자인은 자신의 스타일과 잘 매칭돼야 하며 일상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처럼 확실한 목표 고객군을 설정해서 마케팅을 벌인 결과 반응은 뜨거웠다. 듀얼 뷰 카메라는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소비자 편의 기능으로 ‘2010 iF Communication Awads’에서 ‘Smart Gesture UI’ 디자인으로 삼성전자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금상을 받았다.
 
새로운 브랜드 포지셔닝
삼성은 듀얼 뷰 카메라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삼성 카메라에 대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새롭게 하려고 했다.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카메라 시장을 선도해온 캐논과 니콘 카메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좋은 화질’이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던 소니의 브랜드 포지셔닝은 ‘뉴 테크놀로지’다. 반면 삼성 카메라는 이렇다 할 이미지가 없었다.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화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만한 브랜드 포지셔닝으로 내세운 것이 ‘easy to use’ 같은 사용 편의성이다. 이는 Samsung Smart Cameras. Innovation makes it easy. 즉, 삼성 카메라의 혁신은 카메라를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에게는 조작과 작동이 어려운 카메라 대신, 간편한 터치만으로 손쉽게 화상도 높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듀얼 LCD 카메라는 주요 광고 및 마케팅 메인 카피로 ‘Twice the fun of any camera. Dual LCD makes it easy’로 정했다.
 
듀얼 뷰 카메라는 기존 삼성 카메라에 대한 인식을 바꾼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14개국에서 68개의 기술, 디자인 관련 상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뉴욕타임스, ABC 뉴스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에 6000여 건 이상 소개돼 1200만 달러 상당의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삼성은 보고 있다.
 
제품 만족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셀카를 찍기에 용이한 앞면의 LCD 화면이다. 상품 기획 단계에서 앞면의 LCD 스크린을 어떻게 처리해야 제품의 디자인을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중박막사출 기능이다. 듀얼 뷰 카메라는 전원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는 앞면의 LCD 스크린이 보이지 않는다. 전원을 켜면 LCD 창이 선명하게 나타나도록 외관 플라스틱의 빛 투과율을 조정한 기능이 바로 이중박막사출이라는 신기술이다. 이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무게는 메모리카드, 배터리를 제외하면 165.7g 밖에 되지 않는다. 무거운 DSLR 바디가 귀찮을 때 화질은 좋으면서도 간편한 디지털 카메라를 찾게 되는데 딱 적합한 용도다. 삼성이 글로벌 히트 카메라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년간 준비해서 선보인 듀얼 뷰 카메라는 기존의 화질 중심 위주의 기술 경쟁에서 벗어나 다른 식의 접근방법을 시도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카메라에 요구하는 것은 선명한 화질이라고 생각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남들에게 부탁하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타일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간단하지만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통찰력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이는 삼성 카메라에 대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전방위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다
삼성은 야심차게 준비한 ‘듀얼 뷰 카메라’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출시 전 영향력 있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품을 소개해 양질의 기사가 다량 게재되도록 유도했다. 한국 미국 영국 중국 태국 등 주요 5개국의 미디어, 거래선, 딜러를 중심으로 이번에 출시된 듀얼 뷰 카메라가 삼성 카메라의 전환점을 창출할 모델임을 강조했다. 자원을 집중해 전방위적 마케팅을 펼친 결과 단기간에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삼성이 마케팅 전략을 짜면서 가장 고민한 것은 듀얼 뷰 카메라의 핵심 콘셉트인 앞면의 LCD 액정을 어떻게 강조할 수 있을까였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실제 모델과 동일한 대형 목업(mock-up) 설치다. 평상시에는 LCD 창이 보이지 않지만 소비자 및 관람객이 1m 이내에 접근하면 센서가 작동해 셀프 포트레이트 모드로 전환돼 사진이 찍히도록 했다. 관람객들은 프런트 LCD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 착안해 매장 안에 별도 부스(End Cap)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직접 듀얼 뷰 카메라로 셀카를 찍어볼 수 있도록 했다.
 
한이석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장은 “상품 기획 단계부터 시작해 맨 끝의 단계인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고민을 대충한 게 없다. 주요 타깃 고객들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방법들을 집약한 홀리스틱 마케팅(Holistic Marketing)을 펼쳤다”고 말했다.
 
주요 타깃 고객군이 젊은 층인 만큼 이들에게 익숙한 소셜미디어도 적극 활용했다. 본격 출시 전에 ‘Tap it, Take it, love it’이란 주제로 이색 티저 마케팅을 진행했다. 잠재 소비자들이 티저 사이트를 방문하도록 유도해 듀얼 뷰 카메라의 실루엣을 살짝 공개하는 등 호기심을 유발했다.
 
마케팅을 진행하면서도 듀얼 뷰 카메라가 가진 다양한 기능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듀얼 뷰와 와이 파이를 강조했다. 여러 개의 기능을 동시에 홍보할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이 제품을 인식하는 강도가 떨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성공요인
①즐거운 놀라움(pleasant surprise)’을 선물하다
마케팅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팔고자 하는 계획과 행동을 말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비슷한 물건들이 시장에 너무 많이 나와 있어 다른 상품과는 무언가 다르고 독특한 것이 아니면 팔리기 힘들다. 또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술력이나 제품력을 가지고 상품을 차별화하기가 힘들어졌다. 많은 시장이 성숙기 단계에 도달했다.
 
마케팅은 설득의 과학(science of persuasion)이다. 설득은 정말 차별화된 독특한 상품이어야 가능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creative idea)’, ‘정말 새로운 상품(really new product)’, ‘혁신적 상품(innovation)’ 등이 예나 지금이나 마케팅에서 영원한 화두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한다. 미국 사람들이 종종 쓰는 표현으로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놀라움(pleasant surprise)’을 선사하는 것이다. 삼성의 듀얼 뷰 카메라는 전면에 작은 LCD 화면을 추가함으로써 ‘셀프 카메라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잠재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놀라움을 선물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항상 상품에 대한 기대와 욕심을 가지고 면밀히 관찰하고 성찰하고 토의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 듀얼 뷰 카메라의 성공 뒤에는 전문영역 간의 긴밀한 대화와 협조가 있었다. 전문영역 간에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마케터는 디자이너와 항상 긴밀하게 교류, 협조해야 한다. 디자인 마케팅으로 성공한 미국 애플사의 아이맥(iMac), 아이팟(iPod), 아이폰(iPhone) 등을 살펴보자. 이러한 성공 뒤에는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마케터와 유능한 디자이너 간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애플의 성공 뒤에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라고 하는 시장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가진 마케터와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라고 하는 유능한 디자이너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체의 경우, 디자이너(Designer)-엔지니어(Engineer)-마케터(Marketer), 즉 D-E-M 기능 간의 협업이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삼성은 글로벌 히트 카메라 상품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으로 70여 명으로 구성된 ‘콜럼부스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업했다.
 
②소비자의 사회적 욕구에 집중했다
온라인 매체를 통한 교류가 유행이다. TGIF, 즉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 등이 이러한 온라인 교류를 활발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이런 매체들은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감성적으로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소비자의 사회적 욕구의 ‘스윗 스팟’을 적중시켜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진이나 동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교류의 기본 요건이 됐다. 사진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것이 디지털 카메라다.
 
삼성 듀얼 뷰 카메라는 셀카를 찍을 때 자신의 모습(사진에서 얼굴의 크기와 각도 등)을 보며 찍을 수 있게 했다. 또 와이 파이를 탑재한 카메라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은 후 카메라에서 바로 웹으로 전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소비자들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스마트한 기능을 제대로 뽑아낸 것이다. 삼성은 사람들이 왜, 어떻게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과 성찰을 통해 이 제품을 디자인했다.
 
③ STP전략에 충실했다
마케팅 콘셉트의 기본은 목표 마케팅(target marketing)이다. 한 가지 상품으로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상품에 대해 시장을 세분화하고(시장 세분화: Segmenting), 이 세분화된 시장 중에서 목표시장을 정해(목표시장 선정: Targeting), 상품의 이미지(브랜드 이미지)를 목표시장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심어주는 작업(포지셔닝: Positioning)을 거치게 된다. 각 과정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소위 STP 전략은 모든 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본이다.
 
삼성 듀얼 뷰 카메라의 충족목표 욕구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사회적 욕구이지만 그 외 감성적 욕구나 실용적 욕구 충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존경받고 싶은 사회적 욕구가 있다. 그래서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자랑할 만한 모습들을 올린다. 그리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즐거워한다. 이러한 즐거움을 주는 매개물이 사진이나 동영상이다. 듀얼 뷰 카메라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이라고 하는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크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 웹에 올리는 일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갖는 실용적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 듀얼 뷰 카메라의 타깃은 주로 젊은 층이다. 삼성은 국내 젊은 층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 한효주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한효주는 2개다’라는 야릇한 슬로건과 함께 한효주가 섹시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듀얼 뷰로 보여주었다. 물론 듀얼 뷰의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타깃 고객군의 감성 코드에 맞는 광고모델과 창의성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성공을 가져왔다.
 
도전 과제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는 ‘듀얼 뷰 카메라’를 개발하면서 고객을 가장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 기존 기술 중심 가치가 아닌 고객 중심 가치를 첫째로 여기고 그들의 미충족 욕구를 찾아내기 위해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그것을 간파했다. 조사에서 얻은 듀얼과 와이 파이라는 핵심 아이디어를 NCD 프로세스를 통해 실제 상품으로 탄생시켰다. 이제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삼성의 도전 과제일 것이다.
 
1위의 자리는 차지하기도 힘들지만 유지하기는 더욱 힘들다. 항상 모든 사람이 지켜보고 있고 많은 경쟁사들의 위협을 이겨내야 한다. 기술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고, 소비자들의 욕구와 라이프 스타일, 구매행태를 더욱 잘 이해해야 한다. 어떠한 흐름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결정도 내려야 한다. 더 많은 계획을 필요로 하며 선견지명이 있어야 하고, 더욱 강력한 지도력과 혁신이 필요하다.
 
삼성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이다. 이번 듀얼 뷰 카메라와 같은 혁신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이려면 항상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 소비자들을 첫째로 여기고, 그들의 미충족 욕구를 찾아내기 위한 마켓 리서치를 주기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이 결과를 디자인팀과 연구개발팀에 전달해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해내야 한다. 이러한 시장과의 연계활동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지속돼야 한다. 특히 카메라는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과의 감정적인 친밀도가 매우 높은 제품이다.
 
촬영과 재생이라는 카메라의 기본 기능이 강조되던 시대에는 일본 기업들이 카메라 시장을 지배했지만 다양한 편의 기능과 인터넷 연결성이 중요해진 현재는 삼성이 유리할 수 있다. 삼성은 현재 보유한 핵심 부품,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과 디자인 역량 등을 활용해 디지털 카메라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 또 신기술과 연결해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기본적인 광학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카메라는 브랜도 선호도 및 로열티가 강한 제품군으로 광학적 성과가 좋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바로 등을 돌릴 수 있다. 꾸준히 브랜드 로열티를 키워야 진정한 1등으로 도약할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송지현(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김진경(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김동혁(한국외국어대 영어통번역학과 3학년)씨가 참여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