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크라우드소싱, 안티-소셜미디어

65호 (2010년 9월 Issue 2)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성장세가 놀랍다. 대표적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이용자 수는 각각 5억 명과 1억 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소셜미디어는 양방향 소통과 참여의 새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기업들도 저비용 마케팅 도구로서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업 외부로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1 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포레서터리서치가 2008년 102개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혁신의 효과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조사했다. 47%의 기업들이 시장으로부터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고 테스트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떨까?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는 사례나, 페이스북을 이용한 사회공헌활동으로 팬(fan) 수를 늘렸다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어서, 즉 크라우드소싱에 성공해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상품을 개발했다는 사례는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찾아보기 힘들다.
소셜미디어가 단지 유명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일방향 소통 채널, 의미 없는 메시지의 홍수에 그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조사 업체인 페어애널리틱스가 조사한 결과, 41%에 이르는 트윗(tweet·트위터에서 주고 받는 단문 메시지)이 ‘무의미한 재잘거림’에 그쳤다고 한다. 일방향 소통과 악성 코드의 출현, 근거없는 비판의 범람까지 지켜본 일부 사람들은 트위터가 전혀 소셜(social: ‘인간 사회와 그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 관련된’이라는 뜻)하지 않다는 뜻에서 ‘안티-소셜미디어(Anti-social Media)’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기업의 활용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저비용으로 크라우드소싱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란 기대가 사그라지면서 ‘안티-크라우드소싱(Anti-crowdsourcing)’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애플과 P&G 등 크라우드소싱에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살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사실 ‘대중’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 또는 ‘전문가 수준의 아마추어’로부터 아이디어와 기술, 콘텐츠를 얻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 올라온 애플리케이션,
P&G의 웹 사이트에 모인 아이디어는 대부분 외부 전문가들이 올린 것이다. 그 자체가 혁신 사례인 크라우드소싱 모델 자체도 크라우드소싱에서 나오지 않았다. 애플과 P&G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영진 등 소수 리더들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하는 ‘플랫폼(platform)’ 비즈니스 모델이 모든 기업에 적합한 모델도 아니다. 해클린이 제시한 컨버전스 전략 모델을 살펴보면(DBR 64호 ‘탐구하는 조직이 컨버전스 챔피언’ 참조), 플랫폼 전략은 지식·기술의 융합이 용이한 산업군에 속해 있으며, 시장에서 이미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규모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대기업에 적합한 모델이다. 결론적으로 소셜미디어가 크라우드소싱과 혁신에 적합한 도구라고 보기 힘들고, 모든 기업들이 크라우드소싱에 기대를 걸어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대량생산 혁신으로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연 헨리 포드는, “내가 만약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물어봤다면, 더 빨리 달리는 말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게임의 룰을 바꿀 혁신을 원한다면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즉 소비자들이 지금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시장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미래의 기술로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소셜미디어가 대중의 현재 관심사를 넓게, 그리고 빨리 들을 수 있는 통로인 것은 맞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만 의지하는 것은 위험하다. 고객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를 주도할 혁신을 원한다면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고, 머리를 비우고, 산책을 하고, 고전을 읽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꿈을 꿀 필요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