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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porate Rebranding Case Study 넥센타이어

10년 리브랜딩, 넥센의 고속성장 낳다

이방실 | 63호 (2010년 8월 Issue 2)
 

Rebranding
브랜드를 혁신적으로 재창조하는 ‘리브랜딩(Rebranding)’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고객의 욕구가 급변함에 따라 기존 브랜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혁신 작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브랜딩은 단순히 CI(Corporate Identity) 교체처럼 외형적 요소만 바꾸는 작업이 아닙니다.
오래된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소비자에게 차별적 가치를 인식시키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전략입니다.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위해선 최적의 타이밍이 언제인지 판단해야 하며 브랜드 자산에 대한 가치도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리브랜딩의 방향성과 강도를 결정한 후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성공적인 리브랜딩 솔루션과 다양한 사례를 전해드립니다.
 
 

국내 타이어 업계 3위 업체인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9662억 원의 매출액에 1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미쉐린, 브릿지스톤 같은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3% 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넥센타이어는 매우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넥센타이어는 과거 뼈 아픈 시련을 겪었다. 우선, 1970년대 들어 원풍그룹(1973년), 국제상사그룹(1979년), 우성그룹(1986년) 등 6,7년에 한 번 꼴로 경영권이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이후로도 프랑스 미쉐린과의 합작, 우성산업 단독 경영 등 변화의 파고를 탔다. 1994년에 이르러서야 우성산업에서 분리, 우성타이어로 새출발했지만, 곧이어 모(母)그룹인 우성이 부도 처리(1996년)되면서 우성타이어 역시 법정관리(1997년 4월)에 들어갔다.
 
부실 기업에서 우량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우성타이어의 반전 드라마는 1999년 3월 타이어 튜브 업체인 흥아타이어공업(현 넥센•넥센타이어의 모기업)에 인수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우선, 인수된 지 3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법정관리를 졸업(1999년 6월)했다. 이듬해 2월엔 부실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넥센타이어로 사명을 바꿨다(Renewal). 겉 모양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았다. 비용 절감과 영업 정상화를 도모하며 기초 체력을 길렀고, 조직 개편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활용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Restructuring).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한 후에는 ‘고수익 사업구조 정착’이라는 명확한 전략 목표 아래 과감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했다(Redesigning Portfolio). 이처럼 넥센타이어는 CI(Corporate Identity) 리뉴얼,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재편 등 ‘3 Re-s’로 요약할 수 있는 전략을 체계적이고 시의 적절하게 추진,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이 모든 활동을 진행하면서 내부 조직원들 간에 변화와 혁신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직원들의 결속은 결국 지속적 변화를 향한 추진 동력으로 작용해 넥센타이어 리브랜딩의 성공을 가능케 했다. 넥센타이어의 리브랜딩 사례를 분석했다.
 
Internal Marketing: 혁신을 위한 조직 내 공감대 형성
1999년 3월 흥아타이어공업이 법정관리 중인 우성타이어를 인수했을 당시 직원들은 패배 의식에 젖어있었다. “입사하고 나서 단 하루도 회사가 잘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김수철 넥센타이어 경영관리팀장)”이다. 김 팀장은 “그 동안 하도 많이 경영권이 바뀌어서 흥아에 인수된다고 했을 때에도 ‘또 다시 주인이 바뀌는구나’ 라는 생각만 했을 뿐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다”고 술회했다.
 
당시 우성타이어의 새 법정관리인으로 부임한 이규상 사장(흥아타이어공업 사장 역임)은 의식 전환이 우성타이어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 동시에 이 사장은 모든 부서와 조직원들을 한꺼번에 변화의 대열에 동참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조직 전체의 변화를 꾀하는 대신 ‘킹핀(kingpin)’을 공략하기로 했다. 볼링에서 한 방에 스트라이크를 하려면 킹핀(5번 핀)을 쓰러뜨려야 하듯, 조직에서도 다른 부서로의 파급력이 큰 킹핀 부서를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이 사장은 영업부로 눈길을 돌렸다. 영업부는 직접적으로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최일선 부서인 만큼, 이들의 변화는 조직 전체에 의미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우성타이어에서 영업부서는 직원들이 좌천됐을 때 배치되는 곳으로 여겨졌다. 당연히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었고 패배의식도 팽배했다. 효과적인 보상 체계도 설계돼있지 않았고 동기부여 수준도 최악이었다.
 
이 사장은 1999년 4월 부임하자마자 전국 7개 영업지점을 모두 돌아보며 영업사원을 격려했다. 지점장과 함께 지역 거래처를 방문했을 뿐 아니라 말단 영업사원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현장의 고충에 귀를 기울였다. 본사와 각 지점 영업사원 모두를 데리고 강릉, 속초, 지리산 등을 돌아다니며 워크숍도 수 차례 열었다. 김수철 팀장은 “우성타이어 창사 이래 사장이 영업지점을 방문한 것도, 사장이 영업 부서 말단 직원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도, 워크숍을 휴양지에서 연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워크숍을 열어 단순히 영업사원들의 의견만 청취한 게 아니다.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직접 실행에 옮겼다. 실제 이 사장은 영업직원 대상 워크숍에 생산, 경영지원, 연구소 등 다른 부서의 간부들을 참여시켰다. 영업 사원들의 건의를 즉각 실무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영업 직원 1인당 영업활동비 지원, 무(無)연고 영업지점 발령 시 전세 대여금 지원 등 파격적 경비 지원이 당시 워크숍을 통해 즉석에서 결정된 사항들이다.
 
영업사원들의 목소리가 즉각 기업의 정책 변화로 연결되는 것을 목격한 직원들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대리점주가 먼저 요구하지 않으면 물건을 가져다 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책상만 지켰던 영업 직원들이 스스로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 고객들을 만났다. 기피 부서로만 여기던 영업부서가 어느덧 제 1순위 선호부서로 바뀌어갔다.
 
흥아타이어에 인수된 지 3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영업부서에서 가시적인 매출 성과가 속속 나타나자 “우리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우성타이어가 사명을 바꾸기로 결정한 건 바로 조직원들 사이에 이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변화 의지가 형성되고 난 후였다.
 
Renewal: 사명 변경과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법정관리 졸업으로 한 숨을 돌린 우성타이어 경영진은 기업 회생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재도약의 발판이 될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모 기업이었던 우성그룹의 부실 이미지를 없애버리는 게 급선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선 사명(社名)을 변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사명 교체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새 출발을 위해선 이름을 바꾸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21세기 문턱에 들어서는 시기로 많은 회사들이 보다 진취적인 이름으로 사명을 바꿔가는 추세이기도 했다. 법정관리 조기 졸업, 현장 밀착 경영 등의 공로로 우성타이어 내부 조직원들 사이에 변화와 혁신 의지가 충분히 확산된 만큼, 경영진들은 더 이상 사명 변경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1999년 9월, 우성타이어 기획팀은 CI 변경 작업에 착수한다. 우선 경쟁 입찰을 통해 종합 광고대행사를 선정, 새로운 CI 개발 작업을 맡겼다. 이와 동시에 전 직원 대상으로 사명 변경 공고도 냈다. ‘새천년을 준비하는 기업’ ’작지만 강한 기업’의 비전을 담은 우성타이어의 새 이름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사명 변경을 전문가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사내 공모를 병행한 이유는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조직원들이 공유하고 내재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김철준 넥센타이어 전략기획팀장)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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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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